“생존 인물 명칭 배제”…규정까지 어긴 합천 일해공원

입력 2021.11.03 (06:53) 수정 2021.12.0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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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두환 씨 고향인 경남 합천에는 전 씨의 호를 딴 '일해공원'이 있습니다.

KBS 취재 결과 '일해공원'이란 지명은 생존 인물의 인명 사용을 배제한다는 정부의 권고와 절차를 무시한 채 결정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송현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남 합천 황강 변의 '일해공원'입니다.

공원 입구 표지석에는 합천 출신 전두환 씨를 칭송하는 글귀와 함께 전 씨의 친필 휘호가 있습니다.

합천군이 2004년 공원 완공 때 명칭인 '새천년 생명의 숲'에서 전 씨의 호를 딴 '일해공원'으로 변경을 강행한 것은 2007년입니다.

당시 합천군은 설문조사 결과를 들어 '일해공원' 지명의 정당성을 주장했습니다.

[박현주/당시 합천군의원 : "관변단체라고 하는 게 군에서 주는 지원금과 밀접한 관계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군에서 하는 말을 다 들어요. 대부분."]

공원 지명을 둘러싼 찬반 갈등은 14년 째 이어졌습니다.

당시 합천군은 이 공원 이름을 정할때 정부가 권고한 원칙과 절차를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간정보관리법과 2006년 건설교통부의 '지명 표준화 편람'에는 생존 인물의 인명 사용은 배제가 원칙이라고 명시됐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겁니다.

또, 지방과 시·도, 중앙의 지명위원회를 거쳐 결과를 관보에 고시하도록 돼 있지만, 당시 합천군은 지역 일간지 공고로 갈음했습니다.

'일해공원'을 공식 지명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음성변조 : "사람들이 (일해공원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지명으로서 제정 절차를 밟거나 이런 것은 하나도 없어요."]

합천군은 당시 회의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원칙과 절차를 지키지 않은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군정조정위원회를 거쳤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송현준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그래픽:백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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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존 인물 명칭 배제”…규정까지 어긴 합천 일해공원
    • 입력 2021-11-03 06:53:15
    • 수정2021-12-01 20: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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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두환 씨 고향인 경남 합천에는 전 씨의 호를 딴 '일해공원'이 있습니다.

KBS 취재 결과 '일해공원'이란 지명은 생존 인물의 인명 사용을 배제한다는 정부의 권고와 절차를 무시한 채 결정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송현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남 합천 황강 변의 '일해공원'입니다.

공원 입구 표지석에는 합천 출신 전두환 씨를 칭송하는 글귀와 함께 전 씨의 친필 휘호가 있습니다.

합천군이 2004년 공원 완공 때 명칭인 '새천년 생명의 숲'에서 전 씨의 호를 딴 '일해공원'으로 변경을 강행한 것은 2007년입니다.

당시 합천군은 설문조사 결과를 들어 '일해공원' 지명의 정당성을 주장했습니다.

[박현주/당시 합천군의원 : "관변단체라고 하는 게 군에서 주는 지원금과 밀접한 관계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군에서 하는 말을 다 들어요. 대부분."]

공원 지명을 둘러싼 찬반 갈등은 14년 째 이어졌습니다.

당시 합천군은 이 공원 이름을 정할때 정부가 권고한 원칙과 절차를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공간정보관리법과 2006년 건설교통부의 '지명 표준화 편람'에는 생존 인물의 인명 사용은 배제가 원칙이라고 명시됐지만, 이를 지키지 않은 겁니다.

또, 지방과 시·도, 중앙의 지명위원회를 거쳐 결과를 관보에 고시하도록 돼 있지만, 당시 합천군은 지역 일간지 공고로 갈음했습니다.

'일해공원'을 공식 지명으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국토지리정보원 관계자/음성변조 : "사람들이 (일해공원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지명으로서 제정 절차를 밟거나 이런 것은 하나도 없어요."]

합천군은 당시 회의 자료가 남아 있지 않아 원칙과 절차를 지키지 않은 이유를 알 수는 없지만, 군정조정위원회를 거쳤기 때문에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KBS 뉴스 송현준입니다.

촬영기자:이하우/그래픽:백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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