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청소년 게임 중독 “정신적 아편”…업계 규제하고 ‘부모 책임도 추궁’?

입력 2021.11.03 (07:00) 수정 2021.11.1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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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업체 텐센트의 대표 인기 온라인 게임 ‘왕자영요(王者榮耀·왕저룽야오)’ 합성 이미지중국 업체 텐센트의 대표 인기 온라인 게임 ‘왕자영요(王者榮耀·왕저룽야오)’ 합성 이미지

■ '中 신규 게임 허가 중단' 100일 넘어서…"2018년 9개월의 허가 중단 이후 최장 기간"

중국 당국이 게임업체의 신규 게임 허가를 중단한 지도 100일이 지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달 29일 보도했습니다.

이날은 중국 게임 부문을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서(NPPA)가 7월의 마지막 허가 이후로 실제 신규 게임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발급을 중단한지 100일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중단이 2018년 9개월간 중단한 이후로 최장기간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당국은 아무런 공식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게임업계에서는 이런 상태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문은 "게임 허가가 재개된대도 허가를 받는 게임의 수가 적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3개월간 허가가 중단되면서 (경영이 어려워진) 일부 게임회사들은 회사 면허를 비슷한 게임을 만드는 다른 업체에 불법 매각하고 있다고 중국 매체가 보도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보도에 따르면, 2019년 5월 이후 국가신문출판서가 허가한 새로운 게임은 매월 80∼100건이었지만, 지난 6월과 7월에는 각각 86개와 87개의 게임이 허가를 받았습니다.

■ 온라인 게임업계 규제, 또 규제…中 "게임은 정신적 아편", 청소년 금·토·일 휴일에만 1시간씩

시작은 지난 8월 초 관영 매체인 경제참고보가 온라인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기사였습니다. '정신적 아편'이라는 표현은 반나절 만에 삭제됐지만, 기사의 의도는 명확했습니다.

기사에서는 특히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게임이자 텐센트의 대표적 모바일 게임인 '왕자영요'를 일부 학생이 하루 8시간씩 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어떤 산업, 어떤 스포츠도 한 세대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발전이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온라인 게임을 "전자 마약"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지난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온라인게임 중독으로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한 연설 내용을 전했습니다.

이 기사 직후 중국당국의 규제가 IT와 사교육 분야에서 이제는 게임산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텐센트 등 게임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폭락했습니다.

그러자, 중국의 대표 기술기업이자 매출의 3분의 1을 게임에 의존하는 텐센트는 주가 폭락 당일 오후 바로 성명을 냈는데, 12세 미만 이용자는 게임 도중 아이템 구매를 금지하고 미성년자의 일일 게임 이용시간을 추가로 줄이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다른 게임업체들도 청소년 보호 대책을 잇달아 내놨습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원하는 것은 업계가 제시한 수준 이상이었습니다.

중국 당국은 지난 8월 30일 18세 미만 미성년자의 게임 시간을 주말과 휴일로만 한정해서 오후 8~9시, 주당 3시간으로 제한하는 새 규제를 발표했습니다. 그 이전까지 휴일 3시간, 그 외엔 하루 1.5시간이었지만 한층 강화된 것입니다. 게임 회사들은 그 외 시간에는 청소년이 게임을 하도록 허용해서도 안 되고, 청소년들은 실명 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했습니다.

바로 그다음 날 중국시청각디지털출판협회 산하 중국게임공작위원회는 텐센트와 넷이즈를 포함해 최소 41개 게임회사가 해당 정책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밝혔습니다.

곧이어 중국 당국은 텐센트, 넷이즈 등 자국의 대형 게임 업체, 주요 게임업체, 게임 계정 거래 플랫폼, 게임 방송 플랫폼 등을 소집한 '웨탄'(約談·예약면담)'을 진행했습니다.

당국은 이 자리에서 미성년자 게임 제한 규정을 철저히 지킬 것을 요구하면서 당분간 신규 게임 판호 발급이 없을 것이라는 방침을 통보했습니다. 웨탄은 정부 기관이 감독 대상 업체나 기관을 불러 질타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일종의 '군기 잡기'입니다.

중국 당국이 웨탄에서 게임업체들에 "맹목적으로 금전을 추구하거나 이용자 유입량만을 쫓지 말라"는 요구까지 하고 나서면서, 다음 날 홍콩 증시에 상장된 게임 업체를 포함한 중국 대형 기술주 주가는 또다시 폭락했습니다.

또 온라인 게임 콘텐츠에 대한 심의도 강화하라고 요구했는데, "잘못된 가치관이 들어있거나 음란하고 잔인한 내용은 엄금하며 배금주의, '여성스러운 남자'(娘炮·냥파오), BL(남자 동성애 소재) 등의 불량 문화를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런 내용에 맞춰 중국 게임회사 213곳은 정치적으로 해롭거나 역사적 허무주의로 여겨지는 콘텐츠 등 당국이 못마땅해하는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금지하겠다는 서약에 서명했습니다.

하지만 중국당국은 게임업계의 위반행위에 대한 신고 전용 웹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규제의 강도를 더했습니다.

또한, 앞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게임 전자 신분 인증제를 도입하고 16세 미만은 오디오나 영상 온라인 생중계 서비스에 아예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게임산업을 '유해 업종'으로 간주해 강력한 규제를 가하면서, 바이트댄스(중국명 쯔제탸오둥) 산하 모바일 게임 스튜디오인 오하유는 지난달(10월) 말 일반 직원 수십 명을 해고하는 대규모 감원에 들어갔습니다.

지난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업체 측은 "거의 100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바이트댄스는 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더우인(抖音)과 그 해외판인 틱톡의 대성공으로 중국 인터넷 업계에서 급부상한 뒤 게임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한 상태였습니다.

■ 그래서, 중국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은 줄었을까?…처음엔 '서버 붕괴', 한 달 뒤엔 우회로 이용?

중국 당국이 미성년자의 온라인 게임을 휴일 밤 8∼9시로 제약한 규제 시행 첫 주말,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의 가장 인기있는 온라인 게임 왕자영요(王者榮耀·왕저룽야오)에는 접속자가 몰려 결국 서버가 '붕괴'하는 운영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중국 매체들은 토요일이었던 9월 4일 밤 왕자영요 모바일판에서 나타난 접속 장애 현상에 대해 미성년자들 게임 허용 시간을 맞아 수요가 순간적으로 급증하면서 서비스 운영에 장애가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업계에서는 당국이 부모 등 성인의 인적 정보를 이용한 미성년자들을 철저히 걸러내려고 모든 온라인 게임 이용자가 안면인식 등의 방법으로 새로 실명 인증을 하도록 요구함에 따라 왕자영요 서버의 정보 처리량이 더욱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는 '왕자영요가 붕괴했다'는 키워드가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오르며, 왕자영요의 서비스 운영 중단 사태가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가 됐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회로를 찾아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들도 생겼습니다.

지난달(10월)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까지의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 현황을 자체 조사한 결과, 많은 청소년이 부모의 아이디로 게임에 접속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중국 정부가 평일인 월~목요일에는 아예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미성년자가 온라인 게임을 할 때 전자 신분 인증 과정을 거치며 성인 아이디 불법 거래 사이트도 단속했지만, 황금 연휴 기간 성인의 아이디를 몰래 도용하거나 아예 부모가 자신의 아이디를 빌려주는 방법으로 게임을 장시간 즐긴 청소년이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온라인 게임 규제로 전용 게임기로 즐기는 콘솔 게임 등 다른 게임을 즐기거나 짧은 동영상 시청 시간을 늘리는 청소년이 많아졌다고 전했는데요, 청소년들이 이용자 등록이 필요 없는 다른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 中, 자녀 잘못하면 부모 훈계하는 '가정교육 의무' 법제화…인터넷중독 예방책임까지

하지만 확실히 여기서 그칠 중국은 아닌 것 같습니다. 중국당국은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모의 가정 교육 의무를 법제화했습니다.

지난달 24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가정교육촉진법 제정안이 전날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31차 회의에서 통과됐는데, 이 법은 "미성년자의 부모 또는 기타 보호자는 가정교육 시행을 책임진다"고 명시했습니다.

초·중·고교가 학생이 교칙, 기율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을 발견하면 즉시 제지·지도하는 한편 부모 또는 기타 보호자에게 고지하고 맞춤형 가정교육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습니다.

또 공안 기관, 인민검찰원, 인민법원은 사건 처리 과정에서 미성년자가 심각한 불량 행위나 범죄행위를 한 것을 발견하면 부모 또는 기타 보호자를 훈계하고 지도를 받도록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즉, 자녀가 심각한 잘못을 저지르면 학교나 법 집행기관이 학부모를 훈계 또는 지도한다는 것인데, 사실상 책임을 추궁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 법에는 부모가 미성년자의 공부와 휴식, 오락과 신체단련 시간을 합리적으로 안배하고, 미성년자가 인터넷에 중독되는 것을 예방하라는 내용도 들어갔습니다.

부모가 별거 또는 이혼할 때도 협력해서 가정교육 의무를 다해야 하며, 가정 교육 과정에서 미성년자를 폭행한 부모 등 보호자는 관련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지도록 했는데, 이 가정교육촉진법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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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 신규 게임 허가 중단' 100일 넘어서…"2018년 9개월의 허가 중단 이후 최장 기간"

중국 당국이 게임업체의 신규 게임 허가를 중단한 지도 100일이 지났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달 29일 보도했습니다.

이날은 중국 게임 부문을 총괄하는 국가신문출판서(NPPA)가 7월의 마지막 허가 이후로 실제 신규 게임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발급을 중단한지 100일째 되는 날이었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번 중단이 2018년 9개월간 중단한 이후로 최장기간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당국은 아무런 공식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게임업계에서는 이런 상태가 얼마나 더 지속될지 가늠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신문은 "게임 허가가 재개된대도 허가를 받는 게임의 수가 적을 것으로 전망한다"며 "3개월간 허가가 중단되면서 (경영이 어려워진) 일부 게임회사들은 회사 면허를 비슷한 게임을 만드는 다른 업체에 불법 매각하고 있다고 중국 매체가 보도했다"고 전했습니다.

이 보도에 따르면, 2019년 5월 이후 국가신문출판서가 허가한 새로운 게임은 매월 80∼100건이었지만, 지난 6월과 7월에는 각각 86개와 87개의 게임이 허가를 받았습니다.

■ 온라인 게임업계 규제, 또 규제…中 "게임은 정신적 아편", 청소년 금·토·일 휴일에만 1시간씩

시작은 지난 8월 초 관영 매체인 경제참고보가 온라인게임을 '정신적 아편'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기사였습니다. '정신적 아편'이라는 표현은 반나절 만에 삭제됐지만, 기사의 의도는 명확했습니다.

기사에서는 특히 학생들이 가장 많이 하는 게임이자 텐센트의 대표적 모바일 게임인 '왕자영요'를 일부 학생이 하루 8시간씩 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하면서 "어떤 산업, 어떤 스포츠도 한 세대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발전이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며 온라인 게임을 "전자 마약"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또 지난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온라인게임 중독으로 청소년의 정신 건강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말한 연설 내용을 전했습니다.

이 기사 직후 중국당국의 규제가 IT와 사교육 분야에서 이제는 게임산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텐센트 등 게임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폭락했습니다.

그러자, 중국의 대표 기술기업이자 매출의 3분의 1을 게임에 의존하는 텐센트는 주가 폭락 당일 오후 바로 성명을 냈는데, 12세 미만 이용자는 게임 도중 아이템 구매를 금지하고 미성년자의 일일 게임 이용시간을 추가로 줄이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다른 게임업체들도 청소년 보호 대책을 잇달아 내놨습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이 원하는 것은 업계가 제시한 수준 이상이었습니다.

중국 당국은 지난 8월 30일 18세 미만 미성년자의 게임 시간을 주말과 휴일로만 한정해서 오후 8~9시, 주당 3시간으로 제한하는 새 규제를 발표했습니다. 그 이전까지 휴일 3시간, 그 외엔 하루 1.5시간이었지만 한층 강화된 것입니다. 게임 회사들은 그 외 시간에는 청소년이 게임을 하도록 허용해서도 안 되고, 청소년들은 실명 확인 절차를 거치도록 했습니다.

바로 그다음 날 중국시청각디지털출판협회 산하 중국게임공작위원회는 텐센트와 넷이즈를 포함해 최소 41개 게임회사가 해당 정책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고 밝혔습니다.

곧이어 중국 당국은 텐센트, 넷이즈 등 자국의 대형 게임 업체, 주요 게임업체, 게임 계정 거래 플랫폼, 게임 방송 플랫폼 등을 소집한 '웨탄'(約談·예약면담)'을 진행했습니다.

당국은 이 자리에서 미성년자 게임 제한 규정을 철저히 지킬 것을 요구하면서 당분간 신규 게임 판호 발급이 없을 것이라는 방침을 통보했습니다. 웨탄은 정부 기관이 감독 대상 업체나 기관을 불러 질타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일종의 '군기 잡기'입니다.

중국 당국이 웨탄에서 게임업체들에 "맹목적으로 금전을 추구하거나 이용자 유입량만을 쫓지 말라"는 요구까지 하고 나서면서, 다음 날 홍콩 증시에 상장된 게임 업체를 포함한 중국 대형 기술주 주가는 또다시 폭락했습니다.

또 온라인 게임 콘텐츠에 대한 심의도 강화하라고 요구했는데, "잘못된 가치관이 들어있거나 음란하고 잔인한 내용은 엄금하며 배금주의, '여성스러운 남자'(娘炮·냥파오), BL(남자 동성애 소재) 등의 불량 문화를 단호히 배격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이런 내용에 맞춰 중국 게임회사 213곳은 정치적으로 해롭거나 역사적 허무주의로 여겨지는 콘텐츠 등 당국이 못마땅해하는 콘텐츠를 자체적으로 금지하겠다는 서약에 서명했습니다.

하지만 중국당국은 게임업계의 위반행위에 대한 신고 전용 웹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규제의 강도를 더했습니다.

또한, 앞으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게임 전자 신분 인증제를 도입하고 16세 미만은 오디오나 영상 온라인 생중계 서비스에 아예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렇게 중국 공산당과 정부가 게임산업을 '유해 업종'으로 간주해 강력한 규제를 가하면서, 바이트댄스(중국명 쯔제탸오둥) 산하 모바일 게임 스튜디오인 오하유는 지난달(10월) 말 일반 직원 수십 명을 해고하는 대규모 감원에 들어갔습니다.

지난 2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업체 측은 "거의 100명에 가까운 직원들이 영향을 받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바이트댄스는 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더우인(抖音)과 그 해외판인 틱톡의 대성공으로 중국 인터넷 업계에서 급부상한 뒤 게임사업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한 상태였습니다.

■ 그래서, 중국 청소년들의 게임 중독은 줄었을까?…처음엔 '서버 붕괴', 한 달 뒤엔 우회로 이용?

중국 당국이 미성년자의 온라인 게임을 휴일 밤 8∼9시로 제약한 규제 시행 첫 주말,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의 가장 인기있는 온라인 게임 왕자영요(王者榮耀·왕저룽야오)에는 접속자가 몰려 결국 서버가 '붕괴'하는 운영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당시 중국 매체들은 토요일이었던 9월 4일 밤 왕자영요 모바일판에서 나타난 접속 장애 현상에 대해 미성년자들 게임 허용 시간을 맞아 수요가 순간적으로 급증하면서 서비스 운영에 장애가 생긴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업계에서는 당국이 부모 등 성인의 인적 정보를 이용한 미성년자들을 철저히 걸러내려고 모든 온라인 게임 이용자가 안면인식 등의 방법으로 새로 실명 인증을 하도록 요구함에 따라 왕자영요 서버의 정보 처리량이 더욱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는 '왕자영요가 붕괴했다'는 키워드가 실시간 검색어 1위로 오르며, 왕자영요의 서비스 운영 중단 사태가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가 됐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우회로를 찾아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들도 생겼습니다.

지난달(10월)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7일까지의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 청소년들의 게임 이용 현황을 자체 조사한 결과, 많은 청소년이 부모의 아이디로 게임에 접속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신문은 중국 정부가 평일인 월~목요일에는 아예 게임을 하지 못하도록 하고, 미성년자가 온라인 게임을 할 때 전자 신분 인증 과정을 거치며 성인 아이디 불법 거래 사이트도 단속했지만, 황금 연휴 기간 성인의 아이디를 몰래 도용하거나 아예 부모가 자신의 아이디를 빌려주는 방법으로 게임을 장시간 즐긴 청소년이 많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온라인 게임 규제로 전용 게임기로 즐기는 콘솔 게임 등 다른 게임을 즐기거나 짧은 동영상 시청 시간을 늘리는 청소년이 많아졌다고 전했는데요, 청소년들이 이용자 등록이 필요 없는 다른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 中, 자녀 잘못하면 부모 훈계하는 '가정교육 의무' 법제화…인터넷중독 예방책임까지

하지만 확실히 여기서 그칠 중국은 아닌 것 같습니다. 중국당국은 미성년 자녀에 대한 부모의 가정 교육 의무를 법제화했습니다.

지난달 24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가정교육촉진법 제정안이 전날 제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 31차 회의에서 통과됐는데, 이 법은 "미성년자의 부모 또는 기타 보호자는 가정교육 시행을 책임진다"고 명시했습니다.

초·중·고교가 학생이 교칙, 기율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을 발견하면 즉시 제지·지도하는 한편 부모 또는 기타 보호자에게 고지하고 맞춤형 가정교육 지도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했습니다.

또 공안 기관, 인민검찰원, 인민법원은 사건 처리 과정에서 미성년자가 심각한 불량 행위나 범죄행위를 한 것을 발견하면 부모 또는 기타 보호자를 훈계하고 지도를 받도록 한다는 내용도 포함됐습니다. 즉, 자녀가 심각한 잘못을 저지르면 학교나 법 집행기관이 학부모를 훈계 또는 지도한다는 것인데, 사실상 책임을 추궁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 법에는 부모가 미성년자의 공부와 휴식, 오락과 신체단련 시간을 합리적으로 안배하고, 미성년자가 인터넷에 중독되는 것을 예방하라는 내용도 들어갔습니다.

부모가 별거 또는 이혼할 때도 협력해서 가정교육 의무를 다해야 하며, 가정 교육 과정에서 미성년자를 폭행한 부모 등 보호자는 관련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지도록 했는데, 이 가정교육촉진법은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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