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 채용된 줄 알았는데 전화금융사기 ‘수금책’…‘사기방조’ 혐의도

입력 2021.11.0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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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자료화면KBS 자료화면

"보이스피싱 가담 혐의로 체포합니다"

지난 달 14일 오후 1시쯤. 부산 사하구의 한 사우나 앞에서 20대 여성이 잠복 중이던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이 여성에게 전화 금융사기, 이른바 보이스 피싱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여성은 경찰에 잡히는 순간에도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 "스마트폰 구인앱 통해 제조업체 취업…업무지시 따라"

당시 경찰은 스마트폰이 해킹을 당했고 돈 전달을 요구하는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신고자에게 현금을 전달받기 위해 현장에 나온 이른바 현금 수거책이 바로 이 여성이었습니다.

이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지난 달 초 스마트폰 구인앱을 통해 경남 창원의 한 제조업체에 채용됐다고 말했습니다.

채용 통보와 업무 지시는 모두 텔레그램 메시지로 이뤄졌다고 하는데요. 별다른 면접 절차도 없었고 메신저를 통해 신분증 등을 확인했습니다. 회사는 코로나19 로 인해 직원들이 비대면 근무를 하고 있고 지시가 있으면 현장에 나가면 된다고 설명했다고 합니다.

이날도 회사 관계자가 부산 사하구로 가서 거래 대금을 받으러 오라고 했던 상황이라고 진술했는데요. 이 여성이 검거된 이후 회사 관계자가 이용하던 텔레그램 계정은 없어졌습니다.

경찰이 조사했더니 이 여성이 취업한 경남 창원의 제조업체는 포털사이트 주소지 검색에도 정보가 나타나지 않는 등 실체가 없었습니다.

부산 사하경찰서 전경. 자료화면부산 사하경찰서 전경. 자료화면

■ 수거책 모집 형태 다양화…회사 실체 등 확인해야

해당 여성은 사기 방조 혐의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데요. 만약 혐의가 인정되면 전과가 남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경찰은 최근 전화 금융사기 방식이 지능화되면서 수거책 모집 형태도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과거에는 고액알바나 채권추심 업체 입사 등의 형태로 수거책 모집이 이뤄졌는데요. 이번 사례는 고수익이라며 광고하지도 않는 등 일반적인 구인광고와 전혀 차이가 없었다고 합니다.

구직자들 사이에서도 과거 고액수익 홍보 업체는 전화금융사기 집단으로 인식되면서 이번 사례처럼 일반 기업인 것처럼 현금 수거책을 모집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경찰 관계자는 "구인 광고를 통한 취직 시 입사회사의 주소지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회사 관계자도 직접 만나봐야 한다"며 "단기간 고수익을 보장하는 구직광고는 특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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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조업체 채용된 줄 알았는데 전화금융사기 ‘수금책’…‘사기방조’ 혐의도
    • 입력 2021-11-03 13:46:20
    취재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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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 가담 혐의로 체포합니다"

지난 달 14일 오후 1시쯤. 부산 사하구의 한 사우나 앞에서 20대 여성이 잠복 중이던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은 이 여성에게 전화 금융사기, 이른바 보이스 피싱에 가담한 혐의로 체포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여성은 경찰에 잡히는 순간에도 자신에게 닥친 상황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 "스마트폰 구인앱 통해 제조업체 취업…업무지시 따라"

당시 경찰은 스마트폰이 해킹을 당했고 돈 전달을 요구하는 보이스피싱이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신고자에게 현금을 전달받기 위해 현장에 나온 이른바 현금 수거책이 바로 이 여성이었습니다.

이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지난 달 초 스마트폰 구인앱을 통해 경남 창원의 한 제조업체에 채용됐다고 말했습니다.

채용 통보와 업무 지시는 모두 텔레그램 메시지로 이뤄졌다고 하는데요. 별다른 면접 절차도 없었고 메신저를 통해 신분증 등을 확인했습니다. 회사는 코로나19 로 인해 직원들이 비대면 근무를 하고 있고 지시가 있으면 현장에 나가면 된다고 설명했다고 합니다.

이날도 회사 관계자가 부산 사하구로 가서 거래 대금을 받으러 오라고 했던 상황이라고 진술했는데요. 이 여성이 검거된 이후 회사 관계자가 이용하던 텔레그램 계정은 없어졌습니다.

경찰이 조사했더니 이 여성이 취업한 경남 창원의 제조업체는 포털사이트 주소지 검색에도 정보가 나타나지 않는 등 실체가 없었습니다.

부산 사하경찰서 전경. 자료화면
■ 수거책 모집 형태 다양화…회사 실체 등 확인해야

해당 여성은 사기 방조 혐의로 입건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데요. 만약 혐의가 인정되면 전과가 남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경찰은 최근 전화 금융사기 방식이 지능화되면서 수거책 모집 형태도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과거에는 고액알바나 채권추심 업체 입사 등의 형태로 수거책 모집이 이뤄졌는데요. 이번 사례는 고수익이라며 광고하지도 않는 등 일반적인 구인광고와 전혀 차이가 없었다고 합니다.

구직자들 사이에서도 과거 고액수익 홍보 업체는 전화금융사기 집단으로 인식되면서 이번 사례처럼 일반 기업인 것처럼 현금 수거책을 모집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경찰 관계자는 "구인 광고를 통한 취직 시 입사회사의 주소지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회사 관계자도 직접 만나봐야 한다"며 "단기간 고수익을 보장하는 구직광고는 특별히 주의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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