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만들어낸 초미숙아 쌍둥이…“살아줘서 고맙다”

입력 2021.11.03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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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세종 충남대학교병원에서 열린 초미숙아 쌍둥이 선물.열무의 100일 잔치.3일 세종 충남대학교병원에서 열린 초미숙아 쌍둥이 선물.열무의 100일 잔치.

■ 100일 맞은 선물과 열무.."살아줘서 고맙다!"

세종 충남대학교 병원 신생아실 중환자실이 오랜만에 떠들썩한 날이었습니다. 위중한 신생아들을 돌보는 곳이어서 항상 긴장되고 분위기가 무거운 곳이지만, 오늘만큼은 다들 들떠서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지난 7월 초미숙아로 태어나 수차례 응급 상황을 맞았던 선물과 열무 쌍둥이 자매가 생사의 고비를 넘기고 건강을 회복해, 100일 만에 여러 사람 앞에 수줍은 얼굴을 공개했기 때문입니다.

100일 만에 온전하게 쌍둥이를 품에 안은 엄마와 아빠는 눈시울을 붉히며 '살아줘서 고맙다'는 말을 수도 없이 반복했습니다.

■ "우리 가족의 선물, 열 달 동안 무사히 있어 줘."

초미숙아 쌍둥이의 태명은 선물이와 열무입니다.

두 명 모두 소중한 가족의 선물이니, 열 달 동안 엄마 뱃속에서 무사히 있어 달라는 의미로 지었습니다. 그러나 바람과는 달리 쌍둥이 자매는 정상 임신 기간인 40주보다 16주나 빠른 24주 만에 세상에 나왔습니다.

태어날 당시 둘의 몸무게는 각각 500g과 700g. 정상 체중의 1/5 정도로, 어른 손바닥보다도 작았습니다.

신체기관이 제대로 성숙하지 못해 스스로 호흡조차 할 수 없어, 엄마 뱃속에서 나오자마자 심폐 소생술을 해야 했습니다.

쇼크와 저산소증, 괴사성 장염, 패혈증, 폐동맥 고혈압 등 이름도 생소한 위급 상황이 쌍둥이에게 연이어 찾아왔습니다.


동생 열무는 생후 한 달 뒤 심장 기능이 떨어져 심장 수술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소아청소년과와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 최고 실력의 전문 의료진이 24시간 쌍둥이를 살리는 데 투입됐고, 쌍둥이는 기적적으로 생후 2개월 만에 인공 호흡기를 떼고 건강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초미숙아 쌍둥이 자매 선물과 열무초미숙아 쌍둥이 자매 선물과 열무

■ 초미숙아 생존율 40%.. 간절했던 부모와 의료진, 아기들의 기적

25주 미만에 세상으로 나오는 초미숙아 생존율은 40% 정도로 높지 않습니다. 선물과 열무도 수차례 응급 상황을 맞았고, 의료진도 처음엔 쌍둥이의 생존을 장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부모는 간절하게 아기들의 회복을 기원했고, 의료진은 최고의 의술로 화답했습니다.

치료를 담당한 소아청소년과 이병국 교수는 "많은 상황이 악조건이었지만, 부모의 응원과 신뢰가 없었다면 쌍둥이도, 의료진도 힘든 시간을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생사의 고비를 무사히 이겨낸 쌍둥이에게는 아직 안과 관련 치료가 남아 있지만, 지금은 인큐베이터에서 나와 보조 산소 정도로 자가 호흡이 가능하고 열심히 수유 연습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3주만 더 지나면 마침내 병원을 벗어나 온전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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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적 만들어낸 초미숙아 쌍둥이…“살아줘서 고맙다”
    • 입력 2021-11-03 17:15:58
    취재K
3일 세종 충남대학교병원에서 열린 초미숙아 쌍둥이 선물.열무의 100일 잔치.
■ 100일 맞은 선물과 열무.."살아줘서 고맙다!"

세종 충남대학교 병원 신생아실 중환자실이 오랜만에 떠들썩한 날이었습니다. 위중한 신생아들을 돌보는 곳이어서 항상 긴장되고 분위기가 무거운 곳이지만, 오늘만큼은 다들 들떠서 얼굴에서 웃음이 떠나질 않았습니다.

지난 7월 초미숙아로 태어나 수차례 응급 상황을 맞았던 선물과 열무 쌍둥이 자매가 생사의 고비를 넘기고 건강을 회복해, 100일 만에 여러 사람 앞에 수줍은 얼굴을 공개했기 때문입니다.

100일 만에 온전하게 쌍둥이를 품에 안은 엄마와 아빠는 눈시울을 붉히며 '살아줘서 고맙다'는 말을 수도 없이 반복했습니다.

■ "우리 가족의 선물, 열 달 동안 무사히 있어 줘."

초미숙아 쌍둥이의 태명은 선물이와 열무입니다.

두 명 모두 소중한 가족의 선물이니, 열 달 동안 엄마 뱃속에서 무사히 있어 달라는 의미로 지었습니다. 그러나 바람과는 달리 쌍둥이 자매는 정상 임신 기간인 40주보다 16주나 빠른 24주 만에 세상에 나왔습니다.

태어날 당시 둘의 몸무게는 각각 500g과 700g. 정상 체중의 1/5 정도로, 어른 손바닥보다도 작았습니다.

신체기관이 제대로 성숙하지 못해 스스로 호흡조차 할 수 없어, 엄마 뱃속에서 나오자마자 심폐 소생술을 해야 했습니다.

쇼크와 저산소증, 괴사성 장염, 패혈증, 폐동맥 고혈압 등 이름도 생소한 위급 상황이 쌍둥이에게 연이어 찾아왔습니다.


동생 열무는 생후 한 달 뒤 심장 기능이 떨어져 심장 수술까지 받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소아청소년과와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 최고 실력의 전문 의료진이 24시간 쌍둥이를 살리는 데 투입됐고, 쌍둥이는 기적적으로 생후 2개월 만에 인공 호흡기를 떼고 건강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초미숙아 쌍둥이 자매 선물과 열무
■ 초미숙아 생존율 40%.. 간절했던 부모와 의료진, 아기들의 기적

25주 미만에 세상으로 나오는 초미숙아 생존율은 40% 정도로 높지 않습니다. 선물과 열무도 수차례 응급 상황을 맞았고, 의료진도 처음엔 쌍둥이의 생존을 장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부모는 간절하게 아기들의 회복을 기원했고, 의료진은 최고의 의술로 화답했습니다.

치료를 담당한 소아청소년과 이병국 교수는 "많은 상황이 악조건이었지만, 부모의 응원과 신뢰가 없었다면 쌍둥이도, 의료진도 힘든 시간을 이겨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생사의 고비를 무사히 이겨낸 쌍둥이에게는 아직 안과 관련 치료가 남아 있지만, 지금은 인큐베이터에서 나와 보조 산소 정도로 자가 호흡이 가능하고 열심히 수유 연습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3주만 더 지나면 마침내 병원을 벗어나 온전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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