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소수 대란’ 민간구급차도 발 동동…“환자 이송 어쩌나”

입력 2021.11.0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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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소수 대란'으로 민간구급차 운용 업체들도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민간구급차도 운행을 위해 요소수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취재진이 연락한 업체 중에는 이미 요소수가 떨어져 구급차 운영 중단을 고려 하는 업체도 있었습니다. 해외직구까지 알아보며 요소수 구하기에 나섰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민간구급차 운영 업체들은 코로나19 확진자를 이송하는 업무를 하는 곳도 있고, 대학병원 등과 계약을 맺고 중증환자 장거리 이송 업무를 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요소수가 부족해 민간구급차를 운영할 수 없게 되면 응급환자 이송에 큰 차질이 우려됩니다.


■서울 민간구급업체 15곳 중 11곳 "이대로면 한 달 안에 차 멈춰야 해"

KBS는 어제 서울에서 민간구급차를 운용하는 업체들에 전화를 돌려 요소수 부족으로 구급차 운용에 어려움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던 15개 업체 중 11개 업체가 "요소수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계속 요소수를 구하기 어렵다면,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 안에 차를 멈춰야 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요소수 비축분을 따로 가지고 있지 않아 일주일 안에 운행을 못 하는 차가 나올 수 있다고 말한 업체도 4곳이나 됐습니다.

민간구급차로 쓰이는 차량 중 2015년 10월 이후에 나온 차량은 모두 요소수가 필요한 차량입니다.

업체에선 이런 차량을 '신형구급차'로 부르는데, 15개 업체 대부분이 신형구급차를 구형 구급차보다 훨씬 많이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10대 중 8대를 신형구급차로 보유하고 있는 한 민간구급차 운영업체 대표는 "따로 가지고 있던 요소수가 없어 기존에 넣어뒀던 거로 버티고 있다"라며 "오늘 차 한 대가 요소수가 없어 운행을 정지했고, 다음 주부터 다른 차량도 운행이 정지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8천 원 하던 요소수 12만 원까지 올라…이거라도 사야 하나 고민 중"

요소수 대란 전까지만 해도 요소수는 10리터 들이 한 통에 8천 원 정도 했습니다. 아는 업체에서 구하면 한 통에 6천 원에도 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한 민간구급차 업체 관계자는 "가격이 싸고 주유소에서도 언제든 채울 수 있어 미리 비축해두지 않았다"라며 "이런 일이 생길 줄은 전혀 생각 못 했다"고 했습니다.

미리 사뒀다면 문제가 덜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많은 민간구급차 업체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구급차 한 대에 10리터 들이 요소수 한 통을 채우면 5천 킬로미터 정도 달릴 수 있는데, 구급차는 운행 거리가 길어 20일에서 한 달 정도면 다 소진된다는 게 구급차업체 측의 설명입니다.

차량 운행을 못 할 위기에 놓인 민간구급차 업체 대표들은 백방으로 요소수 구하기에 나서고 있지만, 너무 올라버린 가격에 선뜻 살 생각을 못 하고 있습니다.

한 민간구급차 업체 대표는 "인터넷을 찾아 보면 아예 구할 수 없는 건 아닌데 가격이 한 통에 12만 원까지 올라갔고, 오늘은 또 올랐을지도 모르겠다"라면서 "그 가격에 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요소수 대란이 해결되지 않으면, 환자 이송을 멈출 수는 없으니 결국 비싸도 사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다른 민간 구급차업체 실장도 "주유소하고 다 알아봤는데, 품절이라고 한다"라며 "해외 직배송이라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는데, 해외에서 판매하는 가격도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 확진자·중증환자 장거리 이송 등에 차질 우려

민간구급차 업체들은 병원 간 이송, 입원과 퇴원 시 환자 이송 등을 주로 담당합니다.

최근엔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각 지자체가 민간구급차업체들과 계약을 맺어 확진자 이송 업무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검사 후 양성판정을 받은 확진자들을 생활치료센터로 이송하는 일을 하는 겁니다.

코로나19 확진자 이송 업무를 하는 한 민간구급차 업체 대표는 "7월 이후 확진자가 많이 늘어나면서 확진자 이송 업무도 늘었다"라며 "업체마다 6~7대 정도는 매일 확진자 이송 업무에 가동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민간구급차가 운행을 멈추면 코로나19 확진자 이송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민간구급차 업체들은 대학병원 등과 중증환자 장거리 이송 위탁계약도 맺고 있습니다.

민간구급차업체들이 모여 있는 민간자원한국응급구조협회의 최미성 사무총장은 "전국에 100대가량 되는 중증환자 장거리 이송 차량 운행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서라도 요소수 문제는 해결돼야 한다"라며 "정부가 나서 요소수를 구해주든 구할 수 있게 해주든,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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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소수 대란’ 민간구급차도 발 동동…“환자 이송 어쩌나”
    • 입력 2021-11-05 13:43:37
    취재K

'요소수 대란'으로 민간구급차 운용 업체들도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민간구급차도 운행을 위해 요소수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취재진이 연락한 업체 중에는 이미 요소수가 떨어져 구급차 운영 중단을 고려 하는 업체도 있었습니다. 해외직구까지 알아보며 요소수 구하기에 나섰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민간구급차 운영 업체들은 코로나19 확진자를 이송하는 업무를 하는 곳도 있고, 대학병원 등과 계약을 맺고 중증환자 장거리 이송 업무를 하는 곳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요소수가 부족해 민간구급차를 운영할 수 없게 되면 응급환자 이송에 큰 차질이 우려됩니다.


■서울 민간구급업체 15곳 중 11곳 "이대로면 한 달 안에 차 멈춰야 해"

KBS는 어제 서울에서 민간구급차를 운용하는 업체들에 전화를 돌려 요소수 부족으로 구급차 운용에 어려움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던 15개 업체 중 11개 업체가 "요소수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계속 요소수를 구하기 어렵다면,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한 달 안에 차를 멈춰야 한다"며 어려움을 호소했습니다.

요소수 비축분을 따로 가지고 있지 않아 일주일 안에 운행을 못 하는 차가 나올 수 있다고 말한 업체도 4곳이나 됐습니다.

민간구급차로 쓰이는 차량 중 2015년 10월 이후에 나온 차량은 모두 요소수가 필요한 차량입니다.

업체에선 이런 차량을 '신형구급차'로 부르는데, 15개 업체 대부분이 신형구급차를 구형 구급차보다 훨씬 많이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10대 중 8대를 신형구급차로 보유하고 있는 한 민간구급차 운영업체 대표는 "따로 가지고 있던 요소수가 없어 기존에 넣어뒀던 거로 버티고 있다"라며 "오늘 차 한 대가 요소수가 없어 운행을 정지했고, 다음 주부터 다른 차량도 운행이 정지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8천 원 하던 요소수 12만 원까지 올라…이거라도 사야 하나 고민 중"

요소수 대란 전까지만 해도 요소수는 10리터 들이 한 통에 8천 원 정도 했습니다. 아는 업체에서 구하면 한 통에 6천 원에도 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한 민간구급차 업체 관계자는 "가격이 싸고 주유소에서도 언제든 채울 수 있어 미리 비축해두지 않았다"라며 "이런 일이 생길 줄은 전혀 생각 못 했다"고 했습니다.

미리 사뒀다면 문제가 덜했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은 많은 민간구급차 업체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구급차 한 대에 10리터 들이 요소수 한 통을 채우면 5천 킬로미터 정도 달릴 수 있는데, 구급차는 운행 거리가 길어 20일에서 한 달 정도면 다 소진된다는 게 구급차업체 측의 설명입니다.

차량 운행을 못 할 위기에 놓인 민간구급차 업체 대표들은 백방으로 요소수 구하기에 나서고 있지만, 너무 올라버린 가격에 선뜻 살 생각을 못 하고 있습니다.

한 민간구급차 업체 대표는 "인터넷을 찾아 보면 아예 구할 수 없는 건 아닌데 가격이 한 통에 12만 원까지 올라갔고, 오늘은 또 올랐을지도 모르겠다"라면서 "그 가격에 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요소수 대란이 해결되지 않으면, 환자 이송을 멈출 수는 없으니 결국 비싸도 사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다른 민간 구급차업체 실장도 "주유소하고 다 알아봤는데, 품절이라고 한다"라며 "해외 직배송이라도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는데, 해외에서 판매하는 가격도 하루가 다르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코로나 확진자·중증환자 장거리 이송 등에 차질 우려

민간구급차 업체들은 병원 간 이송, 입원과 퇴원 시 환자 이송 등을 주로 담당합니다.

최근엔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늘면서 각 지자체가 민간구급차업체들과 계약을 맺어 확진자 이송 업무도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검사 후 양성판정을 받은 확진자들을 생활치료센터로 이송하는 일을 하는 겁니다.

코로나19 확진자 이송 업무를 하는 한 민간구급차 업체 대표는 "7월 이후 확진자가 많이 늘어나면서 확진자 이송 업무도 늘었다"라며 "업체마다 6~7대 정도는 매일 확진자 이송 업무에 가동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요소수를 구하지 못해 민간구급차가 운행을 멈추면 코로나19 확진자 이송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겁니다.

민간구급차 업체들은 대학병원 등과 중증환자 장거리 이송 위탁계약도 맺고 있습니다.

민간구급차업체들이 모여 있는 민간자원한국응급구조협회의 최미성 사무총장은 "전국에 100대가량 되는 중증환자 장거리 이송 차량 운행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서라도 요소수 문제는 해결돼야 한다"라며 "정부가 나서 요소수를 구해주든 구할 수 있게 해주든,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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