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도 ‘빈익빈 부익부’…대도시는 환한데, 농촌은 ‘깜깜’

입력 2021.11.05 (21:35) 수정 2021.11.05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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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도시는 한밤 중에도 환하게 가로등이 켜져있죠.

반면, 도심 외곽이나 농촌의 도로는 어둡습니다.

가로등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밤길 다니기 불편하고, 범죄에 노출될까 불안하다는 주민들이 많습니다.

김초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화천군의 왕복 2차선 도롭니다.

인도도, 가로등도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마을회관을 지날 때도, 주택가를 지날 때도 도로엔 온통 깜깜한 어둠뿐입니다.

2년 전 이 부근에서 20대 남성이 승용차에 부딪혀 숨지기도 했지만, 그 후로도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습니다.

[방종구/택시기사 : "이 시내를 벗어나면 가로등 없는 데가 많이 있어요, 있기는요. 외곽도로들 아무래도 컴컴한 게."]

이웃 춘천시 도로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56번 국도의 경우 전체 180km 가운데 가로등이 설치된 구간은 6km.

3%에 불과합니다.

[조정환/택시기사 : "밤에 진짜 사람을 만났을 때 구별이 안 될 정도로 깜깜해요. 가시거리가 잘 안 보일 정도로."]

국토교통부가 관리하는 전국의 일반국도는 11,000km.

이 가운데 가로등이 설치된 구간은 3,100km.

26%에 그칩니다.

가로등이 대도시, 그것도 도심지에 집중된 탓입니다.

도로 관리 기관별 조명 설치율은 강원도가 6%로, 전국에서 가장 낮습니다.

전라북도와 진주, 경상북도도 10%대 초반에 불과합니다.

반면 경기도 관리 도로는 87%가 넘고, 전북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100%에 달합니다.

[전병규/국토교통부 도로시설안전과 시설사무관 : "예산의 한계가 있어서 예산 우선 순위에 따라 (대도시 위주로) 지원을 해서,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농촌 주민들은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도 농촌에서 안전한 밤 도로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가로등 설치 문제를 예산 효율성이 아닌 주민 안전 확보 차원에서 접근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초롱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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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로등도 ‘빈익빈 부익부’…대도시는 환한데, 농촌은 ‘깜깜’
    • 입력 2021-11-05 21:35:21
    • 수정2021-11-05 21:5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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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도시는 한밤 중에도 환하게 가로등이 켜져있죠.

반면, 도심 외곽이나 농촌의 도로는 어둡습니다.

가로등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아 밤길 다니기 불편하고, 범죄에 노출될까 불안하다는 주민들이 많습니다.

김초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강원도 화천군의 왕복 2차선 도롭니다.

인도도, 가로등도 설치돼 있지 않습니다.

마을회관을 지날 때도, 주택가를 지날 때도 도로엔 온통 깜깜한 어둠뿐입니다.

2년 전 이 부근에서 20대 남성이 승용차에 부딪혀 숨지기도 했지만, 그 후로도 아무것도 달라진 게 없습니다.

[방종구/택시기사 : "이 시내를 벗어나면 가로등 없는 데가 많이 있어요, 있기는요. 외곽도로들 아무래도 컴컴한 게."]

이웃 춘천시 도로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56번 국도의 경우 전체 180km 가운데 가로등이 설치된 구간은 6km.

3%에 불과합니다.

[조정환/택시기사 : "밤에 진짜 사람을 만났을 때 구별이 안 될 정도로 깜깜해요. 가시거리가 잘 안 보일 정도로."]

국토교통부가 관리하는 전국의 일반국도는 11,000km.

이 가운데 가로등이 설치된 구간은 3,100km.

26%에 그칩니다.

가로등이 대도시, 그것도 도심지에 집중된 탓입니다.

도로 관리 기관별 조명 설치율은 강원도가 6%로, 전국에서 가장 낮습니다.

전라북도와 진주, 경상북도도 10%대 초반에 불과합니다.

반면 경기도 관리 도로는 87%가 넘고, 전북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100%에 달합니다.

[전병규/국토교통부 도로시설안전과 시설사무관 : "예산의 한계가 있어서 예산 우선 순위에 따라 (대도시 위주로) 지원을 해서,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농촌 주민들은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도 농촌에서 안전한 밤 도로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가로등 설치 문제를 예산 효율성이 아닌 주민 안전 확보 차원에서 접근해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초롱입니다.

촬영기자:최혁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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