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코로나19에도 ‘빛의 축제’ 축하…불꽃놀이에 최악의 ‘대기 질’

입력 2021.11.07 (08:01) 수정 2021.11.12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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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파가 몰려나오는 '빛의 축제' 강행이냐, 코로나 19 방역이 우선이냐.....

인도의 코로나19 상황을 걱정하는 방역 전문가들이라면 고민을 해봤을 만한 질문입니다. 이미 AP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 외신들은 일찍부터 인도 종교 축제와 관련해 우려 섞인 전망을 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인도에서 코로나19가 감소세에 들어섰지만, 사람들이 밖으로 몰려나오고 불꽃놀이를 하는 '디왈리'(Diwali)를 기점으로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

현지 시간으로 4일 힌두교 최대 명절인 '빛의 축제'가 코로나19 확산과 대기 오염 증폭 우려 속에 개막했다고 외신들이 전했습니다.

인도는 종교적인 전통에 따라 이 시기를 기념하며, 수많은 등불을 밝히고 가족 및 친구들과 어울려 선물을 교환합니다.

해외에서도 이를 축하하기도 하는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기념 사진이 올라와 현지 언론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디왈리'는 어떤 의미일까?

흔히 디왈리는 ‘어둠’이 상징하는 악(惡), 무지(無知)를 극복하고 ‘빛’으로 대표되는 선(善), 지혜가 우리 삶에서 늘 승리한다는 의미를 담아서, 밤새 꺼지지 않는 램프를 켜놓습니다.

보통 축제는 5일간 계속되며 힌두력으로 ‘새해(New Year)’에 해당돼 시크교 등 다른 종교인들도 함께 축하하는 범국민적인 축제입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지난해와 달리 한껏 분위기가 고조됐는데, 방역 당국이 대규모 모임을 피하라고 권고한 것은 거의 '무용지물'이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이미 이런 축제 분위기는 사전에 감지되기도 했는데, 등불, 초, 폭죽 등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일찌감치 전통시장에 몰렸기 때문입니다.

외신들과 현지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디왈리' 축제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코로나19 방역 상황 때문만은 아닙니다. 폭죽과 화염이 곳곳에서 타오르면서, 해마다 대기 오염도가 이 시기에 최악의 수준을 기록하기 때문입니다.

외신들은 "뉴델리 주민들은 유독성 스모그에 잠에서 깨어나 지금까지 가장 위험하게 오염된 공기를 들이마셨다"며 "불꽃놀이 금지령은 매년 그러했듯이 무시됐고 매캐한 연기가 가득했다"고 현지 상황을 묘사했습니다.

인도 뉴델리는 전 세계 수도들 가운데 대기 질이 나쁜 것으로 악명이 높은데, 가장 큰 축제를 가장 매캐한 방법으로 축하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주재원들이나 외교관들은 인접 국가로 휴가를 떠나기도 합니다.


겨울로 접어들수록 뉴델리에서 초미세먼지(PM2.5)를 비롯한 대기오염이 심각할 정도로 나빠지는데, 전문가들은 '디왈리' 영향 이외에도 인근 지역에서 농작물을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한 연기와 자동차 매연이 주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인도는 이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미세먼지를 함께 잡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셈이라고 인도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기오염 센터의 수닐 다히야 분석관은 "폭죽 금지 조치는 성공하지 못했고, 결국 이것은 여러 해 동안 지속된 오염원에 더해 위험한 미세먼지 오염 수치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선진국에서는 미세먼지 절감을 위해 인도에서도 석탄발전소 등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인도 정부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기업들의 경제 활동을 중단시킬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미세먼지(PM2.5)는 폐암과 같은 심혈관 및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대기오염으로 해마다 백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사망한다는 연구를 제시하지만, 인도에서는 이런 환경 관련 수치에 대해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이와 관련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목표한 기한보다 20년이 늦는 2070년까지 탄소배출 '순제로'(net zero)를 달성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모디 총리는 최근 영국 글래스고에서 진행된 COP26 연설에서 "인도는 2070년까지 탄소배출 순제로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며 "인도의 인구가 세계 17%를 차지하지만, 탄소배출 비중은 5%에 불과하다"는 논리를 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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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코로나19에도 ‘빛의 축제’ 축하…불꽃놀이에 최악의 ‘대기 질’
    • 입력 2021-11-07 08:01:15
    • 수정2021-11-12 13:52:13
    세계는 지금

인파가 몰려나오는 '빛의 축제' 강행이냐, 코로나 19 방역이 우선이냐.....

인도의 코로나19 상황을 걱정하는 방역 전문가들이라면 고민을 해봤을 만한 질문입니다. 이미 AP통신과 영국 가디언 등 외신들은 일찍부터 인도 종교 축제와 관련해 우려 섞인 전망을 하기도 했습니다.

최근 인도에서 코로나19가 감소세에 들어섰지만, 사람들이 밖으로 몰려나오고 불꽃놀이를 하는 '디왈리'(Diwali)를 기점으로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

현지 시간으로 4일 힌두교 최대 명절인 '빛의 축제'가 코로나19 확산과 대기 오염 증폭 우려 속에 개막했다고 외신들이 전했습니다.

인도는 종교적인 전통에 따라 이 시기를 기념하며, 수많은 등불을 밝히고 가족 및 친구들과 어울려 선물을 교환합니다.

해외에서도 이를 축하하기도 하는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기념 사진이 올라와 현지 언론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디왈리'는 어떤 의미일까?

흔히 디왈리는 ‘어둠’이 상징하는 악(惡), 무지(無知)를 극복하고 ‘빛’으로 대표되는 선(善), 지혜가 우리 삶에서 늘 승리한다는 의미를 담아서, 밤새 꺼지지 않는 램프를 켜놓습니다.

보통 축제는 5일간 계속되며 힌두력으로 ‘새해(New Year)’에 해당돼 시크교 등 다른 종교인들도 함께 축하하는 범국민적인 축제입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위축됐던 지난해와 달리 한껏 분위기가 고조됐는데, 방역 당국이 대규모 모임을 피하라고 권고한 것은 거의 '무용지물'이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이미 이런 축제 분위기는 사전에 감지되기도 했는데, 등불, 초, 폭죽 등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일찌감치 전통시장에 몰렸기 때문입니다.

외신들과 현지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디왈리' 축제에 관심을 가진 이유는 코로나19 방역 상황 때문만은 아닙니다. 폭죽과 화염이 곳곳에서 타오르면서, 해마다 대기 오염도가 이 시기에 최악의 수준을 기록하기 때문입니다.

외신들은 "뉴델리 주민들은 유독성 스모그에 잠에서 깨어나 지금까지 가장 위험하게 오염된 공기를 들이마셨다"며 "불꽃놀이 금지령은 매년 그러했듯이 무시됐고 매캐한 연기가 가득했다"고 현지 상황을 묘사했습니다.

인도 뉴델리는 전 세계 수도들 가운데 대기 질이 나쁜 것으로 악명이 높은데, 가장 큰 축제를 가장 매캐한 방법으로 축하하기 때문에 이 시기에 주재원들이나 외교관들은 인접 국가로 휴가를 떠나기도 합니다.


겨울로 접어들수록 뉴델리에서 초미세먼지(PM2.5)를 비롯한 대기오염이 심각할 정도로 나빠지는데, 전문가들은 '디왈리' 영향 이외에도 인근 지역에서 농작물을 태우는 과정에서 발생한 연기와 자동차 매연이 주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인도는 이제 코로나19 바이러스와 미세먼지를 함께 잡아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 셈이라고 인도 시민단체 관계자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기오염 센터의 수닐 다히야 분석관은 "폭죽 금지 조치는 성공하지 못했고, 결국 이것은 여러 해 동안 지속된 오염원에 더해 위험한 미세먼지 오염 수치를 높이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따라 선진국에서는 미세먼지 절감을 위해 인도에서도 석탄발전소 등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인도 정부는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기업들의 경제 활동을 중단시킬 수 없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미세먼지(PM2.5)는 폐암과 같은 심혈관 및 호흡기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대기오염으로 해마다 백만 명 이상의 사람들을 사망한다는 연구를 제시하지만, 인도에서는 이런 환경 관련 수치에 대해 크게 관심을 두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이와 관련해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제26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서 목표한 기한보다 20년이 늦는 2070년까지 탄소배출 '순제로'(net zero)를 달성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모디 총리는 최근 영국 글래스고에서 진행된 COP26 연설에서 "인도는 2070년까지 탄소배출 순제로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며 "인도의 인구가 세계 17%를 차지하지만, 탄소배출 비중은 5%에 불과하다"는 논리를 펼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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