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기자들Q] ‘무늬만 규제?’ 언론의 자율규제기구…해법은?

입력 2021.11.07 (10:01) 수정 2021.11.07 (11:42)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언론의 '자율규제기구'를 아시나요?

문제가 있는 기사를 심의해 잘못의 정도에 따라 제재 수위를 결정, 통보함으로써 해당 언론사에 자정을 촉구하는 곳입니다. 언론계 스스로 잘못된 기사를 걸러내 언론 신뢰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외부 행정 기관의 제재가 아니라는 점에서 '자율규제기구'라고 부릅니다.

대표적으로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인터넷신문위원회,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가 있습니다. 이들 기구에는 매년 국민의 세금도 들어갑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신문윤리심의사업 명목으로 한해 20억 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구가 하는 자정 노력은 이런 겁니다. 예를 들어 설명드리겠습니다.

지난 7월 '핫팬츠'를 입은 여자 승객이 지하철에서 쓰러졌는데 성추행범으로 몰릴까 봐 남성들이 외면했다는 기사가 게시됐습니다. 씁쓸한 현실을 반영한 기사로 포털사이트에서 주목을 받았고 커뮤니티 등에서도 화제가 됐습니다.

하지만 오보였죠. 이후 당시 상황이 사실은 남녀랄 것 없이 모두가 도왔고 여성이 입고 있던 바지도 '핫팬츠'가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러자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이 기사가 '사실의 전모를 정확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보도함으로써 진실을 추구해야 한다'라고 규정한 신문윤리강령 제4조 「보도와 평론」을 위반했다며 '주의' 조처했습니다. 해당 기사에 문제가 있다고 본 독자가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심의해달라고 제보하면서 이뤄진 조치였습니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 〈9월 독자불만처리현황〉 내용 갈무리한국신문윤리위원회 〈9월 독자불만처리현황〉 내용 갈무리

그렇다면 이런 자율규제기구의 결정이 언론사의 자정으로 이어지고 있을까요?

주의 통보를 받은 언론사는 이후에 기사를 수정하거나 삭제하지 않았습니다. 오보로 밝혀진 기사는 언론사 홈페이지포털사이트에 여전히 그대로 게시돼있습니다.

이 기사만 그런 게 아닙니다. 올해 초 뉴스1은 학대 감금 사건을 보도하면서 잔혹해 보일 수 있는 삽화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신문윤리위로부터 '경고'를 받았습니다.

신문위는 '주의' 제재보다 높은 수준의 '경고'처분을 내린 이유로, 1년 전 다른 기사에서 같은 삽화를 사용해 이미 '주의'처분을 받은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1년 전 문제로 지적된 삽화가 고스란히 재사용된 점을 심각하게 본 겁니다. 그럼에도 두 기사는 지금도 수정 조치 없이 그대로 게시돼있습니다.

1년 전(좌) 지적받았던 삽화가 1년 후(우) 그대로 게시됐다. (제작진이 모자이크 처리)1년 전(좌) 지적받았던 삽화가 1년 후(우) 그대로 게시됐다. (제작진이 모자이크 처리)

이쯤되면 '자율규제라는 게 왜 필요한 거지?'라고 느끼실지 모르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국민의 세금도 지원되고 있는데 말이죠. 한국신문위원회는 출범한지 올해로 60년이 넘었고 인터넷신문위원회는 10년이 다 되어갑니다. 나름대로 역사도 깊은데, ' 하나마나한 자율규제'라는 말이 나옵니다.

최근에는 언론 관련 7개 단체가 언론 신뢰를 회복하고 사회적 책무를 강화하겠다면서 이른바 '통합형 언론 자율규제기구'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미 있는 기관 외에 또 하나가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인데요. 왜 이런 방안이 나오게 됐을까요? 문제는 없을까요?

이번 주 <질문하는 기자들 Q> 에선 언론의 자율규제기구에 대해 알아봅니다.

현재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이자 인터넷 신문·케이블 방송 등 여러 심의에 참여하고 있는 심영섭 언론인권센터 정책위원과 함께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내밀한 부분까지 들여다볼텐데요. 김솔희 KBS 아나운서가 진행하고 조수진 장신대 교양학부 미디어트랙 교수, 임주현 KBS 기자가 출연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7일(일) 밤 10시 35분에 KBS 1TV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질문하는 기자들 Q> 다시 보기는 KBS 홈페이지와 유튜브 계정에서 가능합니다.
▲ 프로그램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193&ref=pMenu#20211031&1
▲ 유튜브 계정 <질문하는 기자들 Q>: www.youtube.com/c/질문하는기자들Q/featured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질문하는 기자들Q] ‘무늬만 규제?’ 언론의 자율규제기구…해법은?
    • 입력 2021-11-07 10:01:17
    • 수정2021-11-07 11:42:58
    취재K

언론의 '자율규제기구'를 아시나요?

문제가 있는 기사를 심의해 잘못의 정도에 따라 제재 수위를 결정, 통보함으로써 해당 언론사에 자정을 촉구하는 곳입니다. 언론계 스스로 잘못된 기사를 걸러내 언론 신뢰를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외부 행정 기관의 제재가 아니라는 점에서 '자율규제기구'라고 부릅니다.

대표적으로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인터넷신문위원회,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가 있습니다. 이들 기구에는 매년 국민의 세금도 들어갑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신문윤리심의사업 명목으로 한해 20억 원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들 기구가 하는 자정 노력은 이런 겁니다. 예를 들어 설명드리겠습니다.

지난 7월 '핫팬츠'를 입은 여자 승객이 지하철에서 쓰러졌는데 성추행범으로 몰릴까 봐 남성들이 외면했다는 기사가 게시됐습니다. 씁쓸한 현실을 반영한 기사로 포털사이트에서 주목을 받았고 커뮤니티 등에서도 화제가 됐습니다.

하지만 오보였죠. 이후 당시 상황이 사실은 남녀랄 것 없이 모두가 도왔고 여성이 입고 있던 바지도 '핫팬츠'가 아니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러자 한국신문윤리위원회는 이 기사가 '사실의 전모를 정확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보도함으로써 진실을 추구해야 한다'라고 규정한 신문윤리강령 제4조 「보도와 평론」을 위반했다며 '주의' 조처했습니다. 해당 기사에 문제가 있다고 본 독자가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심의해달라고 제보하면서 이뤄진 조치였습니다.

한국신문윤리위원회 〈9월 독자불만처리현황〉 내용 갈무리
그렇다면 이런 자율규제기구의 결정이 언론사의 자정으로 이어지고 있을까요?

주의 통보를 받은 언론사는 이후에 기사를 수정하거나 삭제하지 않았습니다. 오보로 밝혀진 기사는 언론사 홈페이지포털사이트에 여전히 그대로 게시돼있습니다.

이 기사만 그런 게 아닙니다. 올해 초 뉴스1은 학대 감금 사건을 보도하면서 잔혹해 보일 수 있는 삽화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신문윤리위로부터 '경고'를 받았습니다.

신문위는 '주의' 제재보다 높은 수준의 '경고'처분을 내린 이유로, 1년 전 다른 기사에서 같은 삽화를 사용해 이미 '주의'처분을 받은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1년 전 문제로 지적된 삽화가 고스란히 재사용된 점을 심각하게 본 겁니다. 그럼에도 두 기사는 지금도 수정 조치 없이 그대로 게시돼있습니다.

1년 전(좌) 지적받았던 삽화가 1년 후(우) 그대로 게시됐다. (제작진이 모자이크 처리)
이쯤되면 '자율규제라는 게 왜 필요한 거지?'라고 느끼실지 모르겠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국민의 세금도 지원되고 있는데 말이죠. 한국신문위원회는 출범한지 올해로 60년이 넘었고 인터넷신문위원회는 10년이 다 되어갑니다. 나름대로 역사도 깊은데, ' 하나마나한 자율규제'라는 말이 나옵니다.

최근에는 언론 관련 7개 단체가 언론 신뢰를 회복하고 사회적 책무를 강화하겠다면서 이른바 '통합형 언론 자율규제기구'를 만들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미 있는 기관 외에 또 하나가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인데요. 왜 이런 방안이 나오게 됐을까요? 문제는 없을까요?

이번 주 <질문하는 기자들 Q> 에선 언론의 자율규제기구에 대해 알아봅니다.

현재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이자 인터넷 신문·케이블 방송 등 여러 심의에 참여하고 있는 심영섭 언론인권센터 정책위원과 함께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내밀한 부분까지 들여다볼텐데요. 김솔희 KBS 아나운서가 진행하고 조수진 장신대 교양학부 미디어트랙 교수, 임주현 KBS 기자가 출연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7일(일) 밤 10시 35분에 KBS 1TV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질문하는 기자들 Q> 다시 보기는 KBS 홈페이지와 유튜브 계정에서 가능합니다.
▲ 프로그램 홈페이지: https://news.kbs.co.kr/vod/program.do?bcd=0193&ref=pMenu#20211031&1
▲ 유튜브 계정 <질문하는 기자들 Q>: www.youtube.com/c/질문하는기자들Q/featured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