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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코로나·분쟁…빈곤국 식량난 더욱 악화
입력 2021.11.08 (17:23) 취재K
카린 마넨테 세계식량계획(WFP) 정부공여국장. 한국 정부와의 업무 협의를 위해  지난 2~6일 방한했다.카린 마넨테 세계식량계획(WFP) 정부공여국장. 한국 정부와의 업무 협의를 위해 지난 2~6일 방한했다.

■ 기후변화·코로나19·분쟁...세계 식량난 더욱 악화

세계식량계획(WFP)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이름입니다. 1964~1984년까지 한국도 이 단체로부터 식량과 영양 지원, 치수 사업, 도로 건설 등에서 많은 지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어엿한 공여국이 되었습니다. 2020년 한국이 WFP에 공여한 금액은 8,870만 달러, WFP 후원자 가운데 15번째로 큰 금액입니다.

한국이 이 단체에 후원한 금액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결과를 공유하고, 어떤 분야의 후원이 더 필요한지 등을 협의하기 위해 WFP와 한국 정부가 연례 회의를 엽니다. 올해는 카린 마넨테 WFP 정부공여국장이 지난 2~6일 한국을 찾았습니다.

마넨테 국장은 인류를 위협하는 3C(Climate change 기후변화, COVID-19 코로나, Conflict 분쟁)를 설명하며 KBS와의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WFP 조사를 보면,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 상승하면, 세계에서 1억 8,900만 명이 기아에 시달릴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피해는 주로 저소득 국가에서 크게 나타납니다. 농업, 어업, 축산업처럼 기후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업종이 주요 수입원이기 때문입니다.

기후 위기는 분쟁 지역에서 더 큰 피해로 이어집니다. 기반 시설이 무너진데다, WFP같은 구호단체들의 활동마저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프가니스탄입니다. WFP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달 공동 발표한 '통합 식량안보 단계 분류'를 보면, 아프가니스탄 인구의 절반이 넘는 2,280만 명이 이달부터 급성 식량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러분의 후원이 필요한 시기는 바로 지금입니다. 지금 후원을 받아야 식량난이 심해질 12월, 1월에 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

마넨테 국장은 한국 등 후원 규모가 큰 정부 후원자들을 만나 "후원을 미루면, 정작 도움이 필요한 시점에 도울 수 없다"고 호소합니다. 아프가니스탄 구호 활동을 위해 내년까지 2억 2천만 달러가 필요한데, 현재까지 인도적 대응을 위한 유엔 기금은 3분의 1 정도만 모금된 상태입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7월 16일 가뭄 실태를 보도하며 공개한 농경지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북한 조선중앙TV가 7월 16일 가뭄 실태를 보도하며 공개한 농경지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북한, 식량난 크게 악화...올해 식량 86만 톤 부족"

마넨테 국장은 한국보다 북한과 먼저 인연을 맺었습니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 WFP 북한 사무소에서 일했습니다. 남한과 북한을 둘 다 본 느낌이 어떤지를 물었더니 "사람들, 도시 풍경, 생활 습관 등 남북한이 많이 비슷해서 놀랐다"라고 말했습니다.

마넨테 국장이 지적한 '3C' 가운데 두 가지가 북한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를 입은데다, 코로나 차단을 위해 2년째 국경을 봉쇄하고 있어 식량난이 악화됐습니다.

WFP와 FAO가 공동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연간 북한의 곡물 부족량이 86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북한 주민이 2개월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

마넨테 국장은 "2개월 분이 부족하니, 결국 주민들은 식량 재고분에 맞춰 먹는 양을 줄여야 한다"며, "북한이 국경을 열면 북한 당국과 협의해 주민 77만여 명에게 식량 지원 등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평균 기온은 1951∼1980년과 비교했을 때 2.0℃ 상승했습니다. 이는 세계 평균(1.7도)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한국은 같은 기간 평균 기온이 1.4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은 기후변화 대응에도 적극적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9월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재해성 이상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재난 대응 중심의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며 "여러 관련 국제회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넨테 국장은 대북 지원사업 계획을 세울 때 "북한 주민에게 당장 식량 지원을 하는 것과 함께 가뭄이나 홍수 등 자연 재해에 대응하는 방안을 당국과 함께 협의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 기후변화·코로나·분쟁…빈곤국 식량난 더욱 악화
    • 입력 2021-11-08 17:23:14
    취재K
카린 마넨테 세계식량계획(WFP) 정부공여국장. 한국 정부와의 업무 협의를 위해  지난 2~6일 방한했다.카린 마넨테 세계식량계획(WFP) 정부공여국장. 한국 정부와의 업무 협의를 위해 지난 2~6일 방한했다.

■ 기후변화·코로나19·분쟁...세계 식량난 더욱 악화

세계식량계획(WFP)은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이름입니다. 1964~1984년까지 한국도 이 단체로부터 식량과 영양 지원, 치수 사업, 도로 건설 등에서 많은 지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어엿한 공여국이 되었습니다. 2020년 한국이 WFP에 공여한 금액은 8,870만 달러, WFP 후원자 가운데 15번째로 큰 금액입니다.

한국이 이 단체에 후원한 금액이 어디에 어떻게 쓰였는지 결과를 공유하고, 어떤 분야의 후원이 더 필요한지 등을 협의하기 위해 WFP와 한국 정부가 연례 회의를 엽니다. 올해는 카린 마넨테 WFP 정부공여국장이 지난 2~6일 한국을 찾았습니다.

마넨테 국장은 인류를 위협하는 3C(Climate change 기후변화, COVID-19 코로나, Conflict 분쟁)를 설명하며 KBS와의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WFP 조사를 보면, 지구 온도가 산업화 이전보다 2℃ 상승하면, 세계에서 1억 8,900만 명이 기아에 시달릴 것으로 예측됐습니다. 피해는 주로 저소득 국가에서 크게 나타납니다. 농업, 어업, 축산업처럼 기후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업종이 주요 수입원이기 때문입니다.

기후 위기는 분쟁 지역에서 더 큰 피해로 이어집니다. 기반 시설이 무너진데다, WFP같은 구호단체들의 활동마저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프가니스탄입니다. WFP와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지난달 공동 발표한 '통합 식량안보 단계 분류'를 보면, 아프가니스탄 인구의 절반이 넘는 2,280만 명이 이달부터 급성 식량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러분의 후원이 필요한 시기는 바로 지금입니다. 지금 후원을 받아야 식량난이 심해질 12월, 1월에 지원을 할 수 있습니다."

마넨테 국장은 한국 등 후원 규모가 큰 정부 후원자들을 만나 "후원을 미루면, 정작 도움이 필요한 시점에 도울 수 없다"고 호소합니다. 아프가니스탄 구호 활동을 위해 내년까지 2억 2천만 달러가 필요한데, 현재까지 인도적 대응을 위한 유엔 기금은 3분의 1 정도만 모금된 상태입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7월 16일 가뭄 실태를 보도하며 공개한 농경지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북한 조선중앙TV가 7월 16일 가뭄 실태를 보도하며 공개한 농경지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북한, 식량난 크게 악화...올해 식량 86만 톤 부족"

마넨테 국장은 한국보다 북한과 먼저 인연을 맺었습니다. 2000년부터 2002년까지 WFP 북한 사무소에서 일했습니다. 남한과 북한을 둘 다 본 느낌이 어떤지를 물었더니 "사람들, 도시 풍경, 생활 습관 등 남북한이 많이 비슷해서 놀랐다"라고 말했습니다.

마넨테 국장이 지적한 '3C' 가운데 두 가지가 북한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뭄과 홍수 등 자연재해를 입은데다, 코로나 차단을 위해 2년째 국경을 봉쇄하고 있어 식량난이 악화됐습니다.

WFP와 FAO가 공동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0월까지 연간 북한의 곡물 부족량이 86만 톤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북한 주민이 2개월 동안 먹을 수 있는 양입니다.

마넨테 국장은 "2개월 분이 부족하니, 결국 주민들은 식량 재고분에 맞춰 먹는 양을 줄여야 한다"며, "북한이 국경을 열면 북한 당국과 협의해 주민 77만여 명에게 식량 지원 등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평균 기온은 1951∼1980년과 비교했을 때 2.0℃ 상승했습니다. 이는 세계 평균(1.7도)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한국은 같은 기간 평균 기온이 1.4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북한은 기후변화 대응에도 적극적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한이 9월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재해성 이상기후 변화 대응을 위한 재난 대응 중심의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며 "여러 관련 국제회의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마넨테 국장은 대북 지원사업 계획을 세울 때 "북한 주민에게 당장 식량 지원을 하는 것과 함께 가뭄이나 홍수 등 자연 재해에 대응하는 방안을 당국과 함께 협의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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