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도 공사, 농로는 포기해”…농민 반발

입력 2021.11.10 (09:55) 수정 2021.11.1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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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순천과 전북 정읍을 잇는 국도 22호선 일부 구간에 도로 공사가 한창인데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당초안과 달리 도로 계획이 변경되면서 오히려 사고 위험이 높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정아람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총 길이 210킬로미터, 순천과 전라북도 정읍을 잇는 국도 22호선입니다.

광주와 전북 등을 오가는 차량만 하루 평균 3천여 대로 일부 구간은 도로 폭이 좁고 굽은 길이 많아 사고 위험이 큽니다.

국토부는 지난 2019년부터 순천 주암과 화순 동면 9.71킬로미터 구간을 직선화하는 공사에 들어갔는데 주민들은 오히려 반발하고 있습니다.

당초 설계에는 농로로 직선 도로가 생기면서 농민들의 편의를 위해 통로박스를 세 곳에 설치해주기로 했는데, 한 곳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교차로 이용 시 다른 마을로 돌아가야하는데다 과속 차량과 충돌 등 교통사고 위험도 크다는게 주민들의 주장입니다.

[박기옥/순천시 주암면 주민 : "사고가 많이 나기 때문에 길을 반듯이 내는데, 여기도 사고가 없도록 내줘야 될 거 아닙니까. 그럼 주민들이 불안해서 신호등 설치한다고 그러면 못살겠다고 해요. 노인들이…."]

주민설명회도 없이 설계가 변경된 사실을 안 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립니다.

[김영래/순천시 주암면 주민 : "우리가 쫓아가니까 설계변경이 됐다는 거예요. 그건 말이 안 되죠. 그것은…."]

국토부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루 통행량이 7천대 미만이어서 도로 구조시설 규정상 통로박스 한 곳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합니다.

[임병일/익산지방국토관리청 도로공사과 : "도로의 구조 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서 입체 교차로는 2킬로미터 간격으로 설치하도록 돼 있어서 설치 기준에 맞지 않는다…."]

국토부가 당초 설계를 할 때 도로 시설 기준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농민들은 계획대로 공사를 강행할 경우 국토부에 민원 제기서를 제출하는 등 단체 행동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KBS 뉴스 정아람입니다.

촬영기자:김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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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도 공사, 농로는 포기해”…농민 반발
    • 입력 2021-11-10 09:55:44
    • 수정2021-11-10 10:50:01
    930뉴스(광주)
[앵커]

순천과 전북 정읍을 잇는 국도 22호선 일부 구간에 도로 공사가 한창인데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습니다.

당초안과 달리 도로 계획이 변경되면서 오히려 사고 위험이 높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정아람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총 길이 210킬로미터, 순천과 전라북도 정읍을 잇는 국도 22호선입니다.

광주와 전북 등을 오가는 차량만 하루 평균 3천여 대로 일부 구간은 도로 폭이 좁고 굽은 길이 많아 사고 위험이 큽니다.

국토부는 지난 2019년부터 순천 주암과 화순 동면 9.71킬로미터 구간을 직선화하는 공사에 들어갔는데 주민들은 오히려 반발하고 있습니다.

당초 설계에는 농로로 직선 도로가 생기면서 농민들의 편의를 위해 통로박스를 세 곳에 설치해주기로 했는데, 한 곳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교차로 이용 시 다른 마을로 돌아가야하는데다 과속 차량과 충돌 등 교통사고 위험도 크다는게 주민들의 주장입니다.

[박기옥/순천시 주암면 주민 : "사고가 많이 나기 때문에 길을 반듯이 내는데, 여기도 사고가 없도록 내줘야 될 거 아닙니까. 그럼 주민들이 불안해서 신호등 설치한다고 그러면 못살겠다고 해요. 노인들이…."]

주민설명회도 없이 설계가 변경된 사실을 안 주민들은 분통을 터트립니다.

[김영래/순천시 주암면 주민 : "우리가 쫓아가니까 설계변경이 됐다는 거예요. 그건 말이 안 되죠. 그것은…."]

국토부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루 통행량이 7천대 미만이어서 도로 구조시설 규정상 통로박스 한 곳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합니다.

[임병일/익산지방국토관리청 도로공사과 : "도로의 구조 시설 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라서 입체 교차로는 2킬로미터 간격으로 설치하도록 돼 있어서 설치 기준에 맞지 않는다…."]

국토부가 당초 설계를 할 때 도로 시설 기준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농민들은 계획대로 공사를 강행할 경우 국토부에 민원 제기서를 제출하는 등 단체 행동을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KBS 뉴스 정아람입니다.

촬영기자:김선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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