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란 바뀌어 남의 아이 출산한 美 여성…병원에 소송 제기

입력 2021.11.10 (15:27) 수정 2021.11.12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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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란이 바뀌어 남의 아이를 낳은 카디널 부부수정란이 바뀌어 남의 아이를 낳은 카디널 부부

■ 열 달 품었는데 내 아이 아니었다…바뀐 수정란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 살고 있는 다프나 카디널과 알렉산더 카디널 부부는 둘째 아이를 갖기 위해 수년간 노력했습니다. 2019년, 부부는 불임 클리닉인 캘리포니아 생식건강센터(CCRH)와 엘런 모 박사의 도움을 받아 체외수정 절차를 통해 아이를 갖게 됐습니다.

부부는 딸을 낳았는데 출산 직후 이 아이가 자신들의 아이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부부는 백인이었지만, 아이는 피부색이 어두웠고 머리카락도 진한 흑발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자랄수록 의심이 더욱 커졌습니다. 결국, 부부는 출산 8주 뒤 DNA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아이가 생물학적으로 자신들의 친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인공수정한 수정란이 뒤바뀌면서 다른 부부의 아이를 낳게 된 겁니다. 카디널 부부의 친딸은 다른 부부에게서 태어났습니다. 부모들은 수정란이 바뀐 사실을 알기 전까지 석 달 동안 다른 사람의 아이를 키웠습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카디널 부부가 병원과 엘런 모 박사를 의료 과실, 계약 위반,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다른 부부 역시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태동 느끼고 초음파 볼 기회 빼앗겨"…소송 제기

카디널 부부는 소송 발표 기자회견에서 "두려움, 배신, 분노, 그리고 마음의 상처에 압도됐다"며 "내 아이를 뱃속에서 기르고 유대 관계를 맺으며 태동을 느끼고 초음파로 볼 수 있는 기회를 빼앗겼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7살 첫째 딸에게 '의사들이 실수했고 함께 살던 아기는 너의 여동생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일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부부는 "병원이 신중하지 못하고 태만했으며 수정란을 잃어버렸다는 점을 알았거나 적극적으로 다른 수정란을 주기로 마음먹었다"며 소송을 제기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현재 두 아이는 모두 자신의 친부모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다프나는 그 이후로도 가족끼리 교류하며 대가족 같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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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 달 품었는데 내 아이 아니었다…바뀐 수정란

미국 로스앤젤레스 카운티에 살고 있는 다프나 카디널과 알렉산더 카디널 부부는 둘째 아이를 갖기 위해 수년간 노력했습니다. 2019년, 부부는 불임 클리닉인 캘리포니아 생식건강센터(CCRH)와 엘런 모 박사의 도움을 받아 체외수정 절차를 통해 아이를 갖게 됐습니다.

부부는 딸을 낳았는데 출산 직후 이 아이가 자신들의 아이가 아닐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부부는 백인이었지만, 아이는 피부색이 어두웠고 머리카락도 진한 흑발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자랄수록 의심이 더욱 커졌습니다. 결국, 부부는 출산 8주 뒤 DNA 검사를 진행했습니다. 그 결과 아이가 생물학적으로 자신들의 친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인공수정한 수정란이 뒤바뀌면서 다른 부부의 아이를 낳게 된 겁니다. 카디널 부부의 친딸은 다른 부부에게서 태어났습니다. 부모들은 수정란이 바뀐 사실을 알기 전까지 석 달 동안 다른 사람의 아이를 키웠습니다.

AP통신 등 외신들은 카디널 부부가 병원과 엘런 모 박사를 의료 과실, 계약 위반, 사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고 9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다른 부부 역시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태동 느끼고 초음파 볼 기회 빼앗겨"…소송 제기

카디널 부부는 소송 발표 기자회견에서 "두려움, 배신, 분노, 그리고 마음의 상처에 압도됐다"며 "내 아이를 뱃속에서 기르고 유대 관계를 맺으며 태동을 느끼고 초음파로 볼 수 있는 기회를 빼앗겼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7살 첫째 딸에게 '의사들이 실수했고 함께 살던 아기는 너의 여동생이 아니다'라고 말하는 일은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다"고 전했습니다.

부부는 "병원이 신중하지 못하고 태만했으며 수정란을 잃어버렸다는 점을 알았거나 적극적으로 다른 수정란을 주기로 마음먹었다"며 소송을 제기한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현재 두 아이는 모두 자신의 친부모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다프나는 그 이후로도 가족끼리 교류하며 대가족 같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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