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좋아졌다는데 ‘저소득 무직자’는 왜 늘었나?

입력 2021.11.10 (21:31) 수정 2021.11.10 (22:41)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코로나19 이전의 99.9%까지 회복했다"

지난달 고용 성적표에 대한 정부의 평가입니다. 이런 자신감을 보일 만큼 지표는 나아지고 있습니다.

취업자 수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65만 명 늘어 8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임금 노동자, 그 중에서도 상용직 취업자 수가 많이 늘었고요,

특히 청년층 고용률이 17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비대면 디지털 분야 중심으로 민간 일자리가 늘어난 데다, 지난해 안 좋았던 때와 비교하다 보니 수치상으론 회복세가 두드러지죠.

하지만 고용 시장이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닙니다.

취약계층의 어려움은 더 커지고 있는데 누가, 어디서 일자리를 잃고 있는지 김수연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하루 벌이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고용 훈풍은 아직 먼 얘기입니다.

[일용직 구직자/음성변조 : “건설 현장에서 목수 일 하고 있는데 일거리가 그렇게 많진 않아요. (쉰 지) 두 달 좀 넘었어요.”]

임시직이나 일용직을 찾기가 전보다 어려워졌다는 말도 나옵니다.

[이영자/60대 구직자 : “아무래도 식당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청소하는 데로 다 몰리니까 (최근엔) 하루도 못 했죠.”]

일자리 상황이 코로나19 이전만큼 회복됐다는 정부, 과연 모든 계층에서 좋아진 걸까요?

소득 수준에 따라 취업 상황이 어떻게 변했는 지 분석해봤습니다.

가장 눈에 띈 계층은 소득 최하위층입니다.

올해 1분기 이 계층의 무직 가구 비중은 1년 전보다 4%포인트 정도 늘어나 60%를 넘었습니다.

10가구 중 6가구꼴로 가구주가 무직이란 뜻입니다.

어디서 일자리를 잃었나 봤더니, 일용직 가구 비중이 이렇게 비슷한 규모로 줄었습니다.

그나마 생계를 유지했던 일용직마저 잃고 무직 상태가 됐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다른 계층은 어땠을까요?

소득 중상위층에서는 무직 가구 비중이 1년 전과 비교해 오히려 줄거나, 비슷했습니다.

이런 차이에는 재택근무 여부가 큰 변수가 됐습니다.

저소득층이 일하는 일용직은 주로 식당이나 숙박시설 같은 대면서비스업종으로 코로나19 충격을 많이 받았죠,

하지만, 고소득층 일자리는 재택근무가 가능해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었다는 분석입니다.

이런 흐름, 코로나19가 끝나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엄상민/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배달 애플리케이션이 요지, 비식업의 서빙 직무를 어느 정도 대체한다든지 대면 전환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더욱 공고화되고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고용이 나아지고 있다는 기대와 함께 저소득층 일자리의 위기 역시 커졌다는 사실이 통계로 드러난 셈입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촬영기자:송상엽/그래픽:고석훈 이근희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고용 좋아졌다는데 ‘저소득 무직자’는 왜 늘었나?
    • 입력 2021-11-10 21:31:32
    • 수정2021-11-10 22:41:34
    뉴스 9
[앵커]

"코로나19 이전의 99.9%까지 회복했다"

지난달 고용 성적표에 대한 정부의 평가입니다. 이런 자신감을 보일 만큼 지표는 나아지고 있습니다.

취업자 수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65만 명 늘어 8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습니다.

임금 노동자, 그 중에서도 상용직 취업자 수가 많이 늘었고요,

특히 청년층 고용률이 17년 만에 최고치입니다.

비대면 디지털 분야 중심으로 민간 일자리가 늘어난 데다, 지난해 안 좋았던 때와 비교하다 보니 수치상으론 회복세가 두드러지죠.

하지만 고용 시장이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닙니다.

취약계층의 어려움은 더 커지고 있는데 누가, 어디서 일자리를 잃고 있는지 김수연 기자가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하루 벌이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고용 훈풍은 아직 먼 얘기입니다.

[일용직 구직자/음성변조 : “건설 현장에서 목수 일 하고 있는데 일거리가 그렇게 많진 않아요. (쉰 지) 두 달 좀 넘었어요.”]

임시직이나 일용직을 찾기가 전보다 어려워졌다는 말도 나옵니다.

[이영자/60대 구직자 : “아무래도 식당에서 일하던 사람들이 청소하는 데로 다 몰리니까 (최근엔) 하루도 못 했죠.”]

일자리 상황이 코로나19 이전만큼 회복됐다는 정부, 과연 모든 계층에서 좋아진 걸까요?

소득 수준에 따라 취업 상황이 어떻게 변했는 지 분석해봤습니다.

가장 눈에 띈 계층은 소득 최하위층입니다.

올해 1분기 이 계층의 무직 가구 비중은 1년 전보다 4%포인트 정도 늘어나 60%를 넘었습니다.

10가구 중 6가구꼴로 가구주가 무직이란 뜻입니다.

어디서 일자리를 잃었나 봤더니, 일용직 가구 비중이 이렇게 비슷한 규모로 줄었습니다.

그나마 생계를 유지했던 일용직마저 잃고 무직 상태가 됐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다른 계층은 어땠을까요?

소득 중상위층에서는 무직 가구 비중이 1년 전과 비교해 오히려 줄거나, 비슷했습니다.

이런 차이에는 재택근무 여부가 큰 변수가 됐습니다.

저소득층이 일하는 일용직은 주로 식당이나 숙박시설 같은 대면서비스업종으로 코로나19 충격을 많이 받았죠,

하지만, 고소득층 일자리는 재택근무가 가능해 상대적으로 영향이 적었다는 분석입니다.

이런 흐름, 코로나19가 끝나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엄상민/명지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 “배달 애플리케이션이 요지, 비식업의 서빙 직무를 어느 정도 대체한다든지 대면 전환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더욱 공고화되고 가속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고용이 나아지고 있다는 기대와 함께 저소득층 일자리의 위기 역시 커졌다는 사실이 통계로 드러난 셈입니다.

KBS 뉴스 김수연입니다.

촬영기자:송상엽/그래픽:고석훈 이근희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