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최고급 아파트에 사무실 차린 불법 대부업체…이자는 연 5천%

입력 2021.11.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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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해운대구 엘시티.부산 해운대구 엘시티.
바다가 훤히 보이는 부산의 최고급 아파트 해운대 엘시티. 건립 과정부터 입주까지 특혜 분양 논란 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곳입니다.

이번에는 이곳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최대 연 5천%에 이르는 고금리로 불법 대부업을 한 일당 등 46명이 경찰에 붙잡혔는데요. 경찰은 이중 총책인 40대 남성을 구속했습니다.

■'보안 철저' 고급 아파트에 사무실 차려… '부를 향한 욕망' 동기부여도

이들이 빌린 아파트는 보증금만 무려 3억 원에 월세는 4백만 원이 넘습니다. 불법 대부업체가 굳이 이렇게 비싼 건물에 사무실을 마련한 이유는 바로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통상적으로 경찰은 범죄가 의심되는 곳을 먼저 답사하고 영장 등을 집행하지만, 경비가 삼엄한 엘시티 아파트는 영장 없이는 경찰 출입조차 쉽지가 않았습니다.

이 일당은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는지, 엘시티 아파트 3곳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주기적으로 업무 장소를 바꿨습니다.

고급 아파트는 이런 보안상 장점은 물론 '동기 부여' 효과도 제공했습니다.

이 일당의 조직원들은 고급 아파트에 근무하면서, 자신도 일을 열심히 하면 이런 곳에 살 수 있을 것이란 상상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해운대 뿐만 아니라 이 조직이 전국에 차린 다른 사무실도 대부분 고급 아파트 안에 있었습니다.

경찰이 압수한 범죄 수익금. 부산경찰청 제공경찰이 압수한 범죄 수익금. 부산경찰청 제공
■연 5천% 고금리…압박 위해 가족관계서 요구도

범죄 대상은 코로나 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이었습니다.

2019년 12월부터 최근까지 7천9백여 명에게 최고 연 5,214%의 초고금리로 4백억 원대 불법 대출을 해줬습니다. 이후 이들이 받아 챙긴 부당이득만 140억 원이 넘습니다.

이들 일당은 대부 상환을 압박하기 위해 대출 때 채무자의 가족과 친구의 연락처는 물론 직장명을 작성하도록 요구했습니다. 또 신청서를 낼 때 가족관계증명서까지 첨부하도록 했습니다.

조직은 부산뿐만 아니라 대구, 경남, 경기, 서울, 대구, 광주 등 전국에 퍼져 있었습니다. 40대 총책은 조직원들을 엘시티 사무실 등에 합숙하도록 하며 업무 전반을 관리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총책 자신은 남양주 등에 거주하며 팀장 외 일반 조직원들에게는 정체를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업무 지시도 대포폰을 이용했습니다.

조직 관리도 치밀했습니다. 조직원들은 같은 지역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만 알았을 뿐, 다른 지역에 있는 사무실의 운영이나 인원 구성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채무자를 모집해 이자수익을 얻으려다 적발된 조직원은 바로 퇴출되기도 했습니다.

40대 총책이 구입한 고급 차량. 부산경찰청 제공40대 총책이 구입한 고급 차량. 부산경찰청 제공
■고급아파트·외제차 구입 초호화 생활

40대 총책은 이렇게 벌어들인 범죄 수익금으로 해운대구 등에 고급아파트 4채를 얻었습니다. 또 롤스로이스, 포르쉐 등 고급 외제차와 고가의 요트까지 구매해 그야말로 초호화 생활을 즐겼습니다.

부산경찰청은 구속된 40대 총책의 자동차와 부동산 임차보증금 등 7억 4천여만 원을 동결시켰고, 현금 3억 7천3백만 원을 압수했습니다.

경찰은 동결시킨 자금을 몰수할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 등에 무등록 대부업 수익금 몰수보전을 위한 법적근거 마련도 요청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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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최고급 아파트에 사무실 차린 불법 대부업체…이자는 연 5천%
    • 입력 2021-11-11 11:00:06
    취재K
부산 해운대구 엘시티.바다가 훤히 보이는 부산의 최고급 아파트 해운대 엘시티. 건립 과정부터 입주까지 특혜 분양 논란 등으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곳입니다.

이번에는 이곳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최대 연 5천%에 이르는 고금리로 불법 대부업을 한 일당 등 46명이 경찰에 붙잡혔는데요. 경찰은 이중 총책인 40대 남성을 구속했습니다.

■'보안 철저' 고급 아파트에 사무실 차려… '부를 향한 욕망' 동기부여도

이들이 빌린 아파트는 보증금만 무려 3억 원에 월세는 4백만 원이 넘습니다. 불법 대부업체가 굳이 이렇게 비싼 건물에 사무실을 마련한 이유는 바로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통상적으로 경찰은 범죄가 의심되는 곳을 먼저 답사하고 영장 등을 집행하지만, 경비가 삼엄한 엘시티 아파트는 영장 없이는 경찰 출입조차 쉽지가 않았습니다.

이 일당은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는지, 엘시티 아파트 3곳에 사무실을 마련하고 주기적으로 업무 장소를 바꿨습니다.

고급 아파트는 이런 보안상 장점은 물론 '동기 부여' 효과도 제공했습니다.

이 일당의 조직원들은 고급 아파트에 근무하면서, 자신도 일을 열심히 하면 이런 곳에 살 수 있을 것이란 상상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해운대 뿐만 아니라 이 조직이 전국에 차린 다른 사무실도 대부분 고급 아파트 안에 있었습니다.

경찰이 압수한 범죄 수익금. 부산경찰청 제공 ■연 5천% 고금리…압박 위해 가족관계서 요구도

범죄 대상은 코로나 19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이었습니다.

2019년 12월부터 최근까지 7천9백여 명에게 최고 연 5,214%의 초고금리로 4백억 원대 불법 대출을 해줬습니다. 이후 이들이 받아 챙긴 부당이득만 140억 원이 넘습니다.

이들 일당은 대부 상환을 압박하기 위해 대출 때 채무자의 가족과 친구의 연락처는 물론 직장명을 작성하도록 요구했습니다. 또 신청서를 낼 때 가족관계증명서까지 첨부하도록 했습니다.

조직은 부산뿐만 아니라 대구, 경남, 경기, 서울, 대구, 광주 등 전국에 퍼져 있었습니다. 40대 총책은 조직원들을 엘시티 사무실 등에 합숙하도록 하며 업무 전반을 관리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총책 자신은 남양주 등에 거주하며 팀장 외 일반 조직원들에게는 정체를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업무 지시도 대포폰을 이용했습니다.

조직 관리도 치밀했습니다. 조직원들은 같은 지역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만 알았을 뿐, 다른 지역에 있는 사무실의 운영이나 인원 구성에 대해서는 알지 못했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채무자를 모집해 이자수익을 얻으려다 적발된 조직원은 바로 퇴출되기도 했습니다.

40대 총책이 구입한 고급 차량. 부산경찰청 제공 ■고급아파트·외제차 구입 초호화 생활

40대 총책은 이렇게 벌어들인 범죄 수익금으로 해운대구 등에 고급아파트 4채를 얻었습니다. 또 롤스로이스, 포르쉐 등 고급 외제차와 고가의 요트까지 구매해 그야말로 초호화 생활을 즐겼습니다.

부산경찰청은 구속된 40대 총책의 자동차와 부동산 임차보증금 등 7억 4천여만 원을 동결시켰고, 현금 3억 7천3백만 원을 압수했습니다.

경찰은 동결시킨 자금을 몰수할 수 있도록 금융위원회 등에 무등록 대부업 수익금 몰수보전을 위한 법적근거 마련도 요청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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