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빅데이터 분석해 백신 이상반응 과학적으로 규명”…박병주 백신안전성위원장 인터뷰

입력 2021.11.1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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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건수가 8천만 건 가량 쌓였습니다. 국민의 81% 이상이 백신 접종에 한 번 이상 참여했는데요.

높은 참여율과는 별개로, 백신에 대한 불신과 이상반응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민간 전문가 22명으로 꾸려진 ‘백신 안전성위원회’는 그래서 출범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은 과연 안전한지, 이상반응과의 연관성이 얼마나 타당한지 빅데이터를 통해 장기적,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의학계의 석학들이 모인 의학한림원 부원장 출신인 박병주 위원장을 KBS 취재진이 단독으로 인터뷰했는데요. 주요 내용 정리했습니다.

인터뷰 중인 박병주 백신안전성위원회 위원장인터뷰 중인 박병주 백신안전성위원회 위원장

정부 위원회와의 차이는? “개별사례 아닌 빅데이터 분석”

통계청 사망자료에 의하면 매년 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8만 명이 넘습니다.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도 3만 2천 명이고요.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자도 2만 2천 명입니다.

그런데 어떤 특정 질병을 쭉 앓고 계시다가 사망하게 되었는데 그 직전에 예방주사를 맞았다, 그러면 ‘예방주사 때문에 사망한 것인가’ 따져볼 여지가 있는 거죠.

정부 피해보상전문위원회에서는 사망과 접종의 선후관계는 인정되지만 그 전에 사망자가 어떤 질환을 앓고 계셨는지, 기저질환이 악화돼서 돌아가신 건지, 아니면 백신이 원인이 되었는지를 따지는 인과성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정부 위원회는 ‘개별 사례’에 대해서 인과성을 따지는 겁니다.

저희 백신 안전성위원회는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해서 나오는 연구 결과, 일종의 확률 개념입니다. 그것을 봅니다. 그래서 ‘어떤 조건을 가진 사람에서는 사망 확률이 얼마나 된다’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요.

비슷한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돌아가신 폐암 환자 측에서 과거에 담배를 피웠기 때문에 담배공사에 손해배상을 신청했어요. 대법원 판례는 무엇인가 하면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분석을 한 결과는 흡연이 폐암을 유발한다라고 밝혀져 있다, 그러나 그것은 확률적 개념인데 어떤 특정 개인에게 그 담배를 피운 게 직접 사망을, 폐암을 유발했는지를 따지기에는 충분한 조건은 아닐 수 있다” 이런 판결이 나왔습니다.

저희 안전성위원회의 연구 분석을 통해 나온 결론을 피해보상전문위원회에 전달하게 되는데요. 확률적으로 어느 정도 가능성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피해보상전문위원회는 저희 근거만 보는 게 아니라 개인의 기저질환, 상태 경과, 또 다른 상태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서 평가하기 때문에 도움이 되는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최종적인 사례에 대한 개별 평가는 피해보상전문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 “한국인에 특화된 과학적 근거 생성”

예방접종 피해보상 신청이 들어오면 정부 피해보상전문위원회 산하의 조사팀이 있습니다. 훈련을 받은 역학조사관이 피해자의 가족들을 인터뷰 하고 피해자가 치료 받은 병원에 가서 의무기록 조사도 하고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평가합니다. 피해보상전문위원회가 분기에 한 번씩 열리는데 거기에서 발표를 합니다. 그러면 전문가들이 인과관계 가능성이 있다면 피해보상 결정을 하는 식이거든요.

그런데 우리 안전성위원회는 그런 개별 사례가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합니다.

뇌졸중을 예로 들어보죠.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 2019년 이전에 뇌졸중이 어느 정도 발생했고 사망률이 얼마나 된다고 했는데, 코로나 시대 이후에도 뇌졸중 발생률과 사망률이 차이가 없다 그러면 백신이 기여한 바는 별로 없다고 보겠죠.

그런데 만약 코로나 시대에 갑자기 증가했다면 코로나가 일정 부분 기여한 게 아닌가 하는 것을 통계적인 연관성으로 판단할 수 있고, 그러면 진짜 코로나 백신이 환자의 뇌졸중 발생과 사망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또 인과성 평가를 할 수 있는 연구 설계, 환자 대조군 연구, 코호트 연구 등의 연구 방법을 적용해서 자료 분석과 더 심층적인 연구를 하는 겁니다.

이미 외국에서 밝혀진 것을 우리가 그냥 받아들이기만 하겠다면 이런 위원회가 필요 없겠죠. 그러나 백인이나 흑인이나 외국 사람들과 우리 황색인종의 한국인과 인종 간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고, 한국인만의 어떤 특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의 연구 결과를 충분히 참고를 해야 하죠. 그러나 그것을 참고하면서도 한국인에게서 나온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함으로써 한국인만의 과학적 근거를 생성함으로 인해서 외국에서 파악되지 않았던 이상반응이 한국인에서 나타나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고, 아니면 외국에서는 다 인정되는데 한국인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열린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백신 맞고 아픈데도 상관이 없답니다. 왜 그렇죠?

우리가 인과성을 이야기할 때 두 가지(통계적/인과적 관련성)를 자꾸 혼동하는데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통계적 관련성’이라고 하면 어떤 두 가지 현상이 상관관계를 가지는 거죠.

예를 들면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교통사고 건수도 늘어나고 있다면 자동차 소유 대수와 교통사고 건수는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거죠. 그것은 통계적 관련성이라고 그럽니다. 연관성이라고 그러는데요.

그런데, 한 가지 더 다른 예를 들어보면 우리나라가 최근에 커피를 굉장히 마시는 양이 증가하고 있지 않습니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마시는 국가들 중 하나가 됐는데 그것과 교통사고 발생 건수를 분석하면 통계적 연관성이 나타납니다. 양(+)의 상관관계에 있는 거죠.

그러면 커피 자체가 교통사고를 유발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따져보니까 어떤 사람이 커피를 많이 마시는가 봤더니 장거리 운전하는 사람들이, 야간운전하는 사람들이 졸리고 피곤하니까 커피를 마셔대는 겁니다. 그러다가 아차 하는 순간에 사고가 나는 거죠.

그래서 이것은 커피 자체가 교통사고를 유발한 게 아니라 커피를 마신 사람들의 건강 상태, 몸 상태가 너무 피곤하기 때문에 교통사고를 유발한 것이구나. 즉 커피가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고 커피를 마신 동기가 되는 피로가 교통사고를 유발한 원인이구나, 그것을 우리가 ‘인과적 관련성’을 평가한 거라고 합니다.

그래서 두 가지가 구분되어야 하는 거죠. 통계적 연관성은 바로 쉽게 상관관계 분석으로 파악할 수 있지만, 그 다음 단계로서 진정한 원인이 뭔가를 따지기 위해서는 각종 바이러스라든지 이런 것들을 제거하기 위한 연구방법론이 같이 적용이 되어야만 제대로 된 결론을 내릴 수가 있습니다.

박병주 위원장과 인터뷰하는 이효연 기자박병주 위원장과 인터뷰하는 이효연 기자

급히 만든 백신, 면밀한 분석 필요…“국민 신뢰 얻는 게 목표”

코로나19 백신, 특히 mRNA 백신은 처음으로 개발돼 전 세계 인류에게 접종되는 겁니다. 말하자면 그 백신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거죠.

그래서 저희 안전성위원회도 백신 종류에 따라 어떤 이상반응을 유발하고 사망 위험을 높이는지에 대해 지금부터 지속적으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기간의 문제가 아니라 기존에 경험하지 못했던 백신이 사람 몸에 들어왔을 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장기적인 관점을 통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기존 백신들은 이상반응이 다 파악이 되고 우리 몸의 기전을 통해 어떤 이상반응을 유발하는지까지 대부분 밝혀져 있기 때문에 예측 가능하고 인과성을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있는 지식을 그냥 적용하면 되니까요.

근데 지금 코로나 백신은 그런 기존의 지식이 없기 때문에 그걸 지금부터 만들어내는 노력이 필요하고, 어느 정도 자료 분석 연구를 통해서 나와야만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게 아직은 없다고 보면 됩니다.

의학이 굉장히 발전해 있지만 아직도 우리 인체의 현상을 완전히 설명하지는 못하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더구나 코로나 백신도 급하게 개발해서 접종을 했고 아직 기간이 충분히 경과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백신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작용을 하는지는 충분히 완전히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설프게 웬만한 것들을, 백신 맞은 이후에 생긴 것은 다 백신 부작용이다라고 간주해 버리면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불필요하게 백신과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백신 때문에 유발된 것으로 오해를 하게 되면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예방접종을 기피하려는 현상도 생길 수가 있죠.

득과 실을 따졌을 때 백신을 맞음으로 해서 국민 전체가 받게 되는 득이 이상반응에 대한 피해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저희가 백신접종을 권장하는 것입니다. 과학적인 근거에 입각해서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는 것은 당연히 보상을 해야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한 경우는 아니다라고 정리를 해 줘야 불필요한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습니다.

예방 접종으로 팬데믹을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료를 정확하게 분석해 과학적 근거를 생성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고 그것을 저희 안전성위원회가 지원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이효연 기자, 정리: 모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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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12 17: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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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코로나19 백신 접종 건수가 8천만 건 가량 쌓였습니다. 국민의 81% 이상이 백신 접종에 한 번 이상 참여했는데요.

높은 참여율과는 별개로, 백신에 대한 불신과 이상반응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민간 전문가 22명으로 꾸려진 ‘백신 안전성위원회’는 그래서 출범했습니다. 코로나19 백신은 과연 안전한지, 이상반응과의 연관성이 얼마나 타당한지 빅데이터를 통해 장기적, 심층적으로 분석합니다.

의학계의 석학들이 모인 의학한림원 부원장 출신인 박병주 위원장을 KBS 취재진이 단독으로 인터뷰했는데요. 주요 내용 정리했습니다.

인터뷰 중인 박병주 백신안전성위원회 위원장
정부 위원회와의 차이는? “개별사례 아닌 빅데이터 분석”

통계청 사망자료에 의하면 매년 암으로 인한 사망자가 8만 명이 넘습니다. 심장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도 3만 2천 명이고요.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자도 2만 2천 명입니다.

그런데 어떤 특정 질병을 쭉 앓고 계시다가 사망하게 되었는데 그 직전에 예방주사를 맞았다, 그러면 ‘예방주사 때문에 사망한 것인가’ 따져볼 여지가 있는 거죠.

정부 피해보상전문위원회에서는 사망과 접종의 선후관계는 인정되지만 그 전에 사망자가 어떤 질환을 앓고 계셨는지, 기저질환이 악화돼서 돌아가신 건지, 아니면 백신이 원인이 되었는지를 따지는 인과성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정부 위원회는 ‘개별 사례’에 대해서 인과성을 따지는 겁니다.

저희 백신 안전성위원회는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해서 나오는 연구 결과, 일종의 확률 개념입니다. 그것을 봅니다. 그래서 ‘어떤 조건을 가진 사람에서는 사망 확률이 얼마나 된다’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요.

비슷한 사례를 들어보겠습니다. 돌아가신 폐암 환자 측에서 과거에 담배를 피웠기 때문에 담배공사에 손해배상을 신청했어요. 대법원 판례는 무엇인가 하면 “인구 집단을 대상으로 분석을 한 결과는 흡연이 폐암을 유발한다라고 밝혀져 있다, 그러나 그것은 확률적 개념인데 어떤 특정 개인에게 그 담배를 피운 게 직접 사망을, 폐암을 유발했는지를 따지기에는 충분한 조건은 아닐 수 있다” 이런 판결이 나왔습니다.

저희 안전성위원회의 연구 분석을 통해 나온 결론을 피해보상전문위원회에 전달하게 되는데요. 확률적으로 어느 정도 가능성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피해보상전문위원회는 저희 근거만 보는 게 아니라 개인의 기저질환, 상태 경과, 또 다른 상태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서 평가하기 때문에 도움이 되는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최종적인 사례에 대한 개별 평가는 피해보상전문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됩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 “한국인에 특화된 과학적 근거 생성”

예방접종 피해보상 신청이 들어오면 정부 피해보상전문위원회 산하의 조사팀이 있습니다. 훈련을 받은 역학조사관이 피해자의 가족들을 인터뷰 하고 피해자가 치료 받은 병원에 가서 의무기록 조사도 하고 인과관계가 있는지를 평가합니다. 피해보상전문위원회가 분기에 한 번씩 열리는데 거기에서 발표를 합니다. 그러면 전문가들이 인과관계 가능성이 있다면 피해보상 결정을 하는 식이거든요.

그런데 우리 안전성위원회는 그런 개별 사례가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합니다.

뇌졸중을 예로 들어보죠. 코로나19가 시작되기 전, 2019년 이전에 뇌졸중이 어느 정도 발생했고 사망률이 얼마나 된다고 했는데, 코로나 시대 이후에도 뇌졸중 발생률과 사망률이 차이가 없다 그러면 백신이 기여한 바는 별로 없다고 보겠죠.

그런데 만약 코로나 시대에 갑자기 증가했다면 코로나가 일정 부분 기여한 게 아닌가 하는 것을 통계적인 연관성으로 판단할 수 있고, 그러면 진짜 코로나 백신이 환자의 뇌졸중 발생과 사망에 얼마나 기여했는지는 또 인과성 평가를 할 수 있는 연구 설계, 환자 대조군 연구, 코호트 연구 등의 연구 방법을 적용해서 자료 분석과 더 심층적인 연구를 하는 겁니다.

이미 외국에서 밝혀진 것을 우리가 그냥 받아들이기만 하겠다면 이런 위원회가 필요 없겠죠. 그러나 백인이나 흑인이나 외국 사람들과 우리 황색인종의 한국인과 인종 간의 차이가 있을 수도 있고, 한국인만의 어떤 특징이 있을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의 연구 결과를 충분히 참고를 해야 하죠. 그러나 그것을 참고하면서도 한국인에게서 나온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함으로써 한국인만의 과학적 근거를 생성함으로 인해서 외국에서 파악되지 않았던 이상반응이 한국인에서 나타나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고, 아니면 외국에서는 다 인정되는데 한국인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열린 마음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백신 맞고 아픈데도 상관이 없답니다. 왜 그렇죠?

우리가 인과성을 이야기할 때 두 가지(통계적/인과적 관련성)를 자꾸 혼동하는데 구별할 필요가 있습니다.

‘통계적 관련성’이라고 하면 어떤 두 가지 현상이 상관관계를 가지는 거죠.

예를 들면 자동차 수요가 급증하면서 교통사고 건수도 늘어나고 있다면 자동차 소유 대수와 교통사고 건수는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양(+)의 상관관계를 가지는 거죠. 그것은 통계적 관련성이라고 그럽니다. 연관성이라고 그러는데요.

그런데, 한 가지 더 다른 예를 들어보면 우리나라가 최근에 커피를 굉장히 마시는 양이 증가하고 있지 않습니까?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마시는 국가들 중 하나가 됐는데 그것과 교통사고 발생 건수를 분석하면 통계적 연관성이 나타납니다. 양(+)의 상관관계에 있는 거죠.

그러면 커피 자체가 교통사고를 유발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그래서 따져보니까 어떤 사람이 커피를 많이 마시는가 봤더니 장거리 운전하는 사람들이, 야간운전하는 사람들이 졸리고 피곤하니까 커피를 마셔대는 겁니다. 그러다가 아차 하는 순간에 사고가 나는 거죠.

그래서 이것은 커피 자체가 교통사고를 유발한 게 아니라 커피를 마신 사람들의 건강 상태, 몸 상태가 너무 피곤하기 때문에 교통사고를 유발한 것이구나. 즉 커피가 직접적인 원인이 아니고 커피를 마신 동기가 되는 피로가 교통사고를 유발한 원인이구나, 그것을 우리가 ‘인과적 관련성’을 평가한 거라고 합니다.

그래서 두 가지가 구분되어야 하는 거죠. 통계적 연관성은 바로 쉽게 상관관계 분석으로 파악할 수 있지만, 그 다음 단계로서 진정한 원인이 뭔가를 따지기 위해서는 각종 바이러스라든지 이런 것들을 제거하기 위한 연구방법론이 같이 적용이 되어야만 제대로 된 결론을 내릴 수가 있습니다.

박병주 위원장과 인터뷰하는 이효연 기자
급히 만든 백신, 면밀한 분석 필요…“국민 신뢰 얻는 게 목표”

코로나19 백신, 특히 mRNA 백신은 처음으로 개발돼 전 세계 인류에게 접종되는 겁니다. 말하자면 그 백신에 대한 연구가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거죠.

그래서 저희 안전성위원회도 백신 종류에 따라 어떤 이상반응을 유발하고 사망 위험을 높이는지에 대해 지금부터 지속적으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단기간의 문제가 아니라 기존에 경험하지 못했던 백신이 사람 몸에 들어왔을 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장기적인 관점을 통해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거죠.

기존 백신들은 이상반응이 다 파악이 되고 우리 몸의 기전을 통해 어떤 이상반응을 유발하는지까지 대부분 밝혀져 있기 때문에 예측 가능하고 인과성을 판단하는 데 어려움이 없습니다. 있는 지식을 그냥 적용하면 되니까요.

근데 지금 코로나 백신은 그런 기존의 지식이 없기 때문에 그걸 지금부터 만들어내는 노력이 필요하고, 어느 정도 자료 분석 연구를 통해서 나와야만 이야기를 해 줄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지금 단정적으로 말할 수 있는 게 아직은 없다고 보면 됩니다.

의학이 굉장히 발전해 있지만 아직도 우리 인체의 현상을 완전히 설명하지는 못하는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더구나 코로나 백신도 급하게 개발해서 접종을 했고 아직 기간이 충분히 경과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 백신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작용을 하는지는 충분히 완전히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설프게 웬만한 것들을, 백신 맞은 이후에 생긴 것은 다 백신 부작용이다라고 간주해 버리면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불필요하게 백신과 관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백신 때문에 유발된 것으로 오해를 하게 되면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예방접종을 기피하려는 현상도 생길 수가 있죠.

득과 실을 따졌을 때 백신을 맞음으로 해서 국민 전체가 받게 되는 득이 이상반응에 대한 피해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저희가 백신접종을 권장하는 것입니다. 과학적인 근거에 입각해서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는 것은 당연히 보상을 해야 하지만,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한 경우는 아니다라고 정리를 해 줘야 불필요한 불안감을 조성하지 않습니다.

예방 접종으로 팬데믹을 적절하게 관리할 수 있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료를 정확하게 분석해 과학적 근거를 생성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고 그것을 저희 안전성위원회가 지원할 계획입니다.

(인터뷰: 이효연 기자, 정리: 모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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