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숨에 88만개 팔린 한국화장품…중국시장 전환점?

입력 2021.11.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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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중국 최대 쇼핑 행사인 '광군제(11월 11일, 중국 독신자들을 위한 솔로데이)' 예약판매 첫날. 중국 인기 인플루언서인 웨이야가 LG생활건강의 ‘후’ 화장품 세트를 소개하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습니다.

웨이야가 직접 발라보며 소개한 화장품, 이날 하루 1,000억 원어치가 팔렸습니다.

웨이야는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제품도 라이브 방송을 통해 25만 개 세트를 완판시켰습니다.

올해 광군제는 중국 당국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면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지만, 'K-뷰티' 제품 수천억 원치가 팔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 광군제 역대 최고 실적…K-뷰티 명성 되찾을까

LG생활건강은 올해 광군제 행사에서 후와 숨, 오휘 등 화장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42% 증가한 3,700억 원을 기록했다고 어제(12일) 밝혔습니다.

중국 뷰티 인플루언서 웨이야가 LG생활건강 ‘후’ 화장품 세트를 소개하는 라이브 방송 영상중국 뷰티 인플루언서 웨이야가 LG생활건강 ‘후’ 화장품 세트를 소개하는 라이브 방송 영상

전체 매출 가운데 '후' 브랜드가 3,294억 원을 기록하는 등 고가 화장품이 효자 구실을 했습니다.

특히 후 천기단 화현 세트(29만원, 1,590위안)는 알리바바에서만 88만 개가 팔리며 단일제품 중 애플사의 아이폰13에 이어 2위에 올랐습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비싼 화장품이 잘 팔렸습니다.

'설화수' 브랜드의 고가 라인인 자음생 제품 매출이 83% 증가했고, 라네즈 화장품도 유명 인플루언서를 앞세운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면서 38% 매출이 증가해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습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인 티몰과 징둥 닷컴 외에도 중국 MZ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 등에서 고성장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약국 화장품 브랜드인 닥터자르트도 마스크팩 제품 판매 호조로 역대 최고인 50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 중국 소비 둔화, MZ세대 '애국소비' 경향 뛰어넘어야

광군제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지만 중국 내 한국 화장품 업황은 밝지만은 않습니다.

LG생활건강의 3분기 화장품 사업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 감소했고,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해외 매출이 지난해보다 9.2% 감소했습니다.


두 회사의 실적 부진은 중국 내 소비 둔화의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IBK 투자증권은 중국 내 화장품 소매 판매액 성장률이 올해 1분기 45%, 2분기 18%, 3분기 4.9%로 급격히 둔화 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중국의 'GEN Z 세대(1998년~2014년 출생, 대략 2억 8,000만 명, 전체 인구의 18%)'의 자국 브랜드 선호 현상, 이른바 애국 소비 경향도 넘어야 할 벽입니다.

IBK 투자증권 안지영 애널리스트는 최근 '화장품 산업 분석 보고서'에서 "중국의 Gen Z 세대는 그전 세대보다 애국심이 투철"하다며 "중국 색조 화장품 1위 화시즈가 '중국의 미는 아름답고 위대하다'는 애국 마케팅을 펼치자 중국 Z세대가 강하게 호응"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중저가 중국 화장품 브랜드가 최근 성장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의 중저가 브랜드인 이니스프리 중국 매장은 2019년 이후 200개 넘게 문을 닫았습니다.

■ '위드코로나' 기대하는 K-뷰티…면세점, 오프라인 실적 회복이 관건

한국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K-뷰티' 소비가 고가 브랜드에 쏠리고 있다며,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중국 오프라인 매장과 면세점 실적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로레알,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브랜드와 중국 현지 브랜드 사이에서 고전하고 있는 K-뷰티, 광군제 역대 최대 실적을 계기로 다시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동남아시아와 중동 등 수출 국가 다변화와 와 유명 브랜드 인수 등 다양한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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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숨에 88만개 팔린 한국화장품…중국시장 전환점?
    • 입력 2021-11-13 08:00:57
    취재K

지난달 20일, 중국 최대 쇼핑 행사인 '광군제(11월 11일, 중국 독신자들을 위한 솔로데이)' 예약판매 첫날. 중국 인기 인플루언서인 웨이야가 LG생활건강의 ‘후’ 화장품 세트를 소개하는 라이브 방송을 진행했습니다.

웨이야가 직접 발라보며 소개한 화장품, 이날 하루 1,000억 원어치가 팔렸습니다.

웨이야는 아모레퍼시픽 라네즈 제품도 라이브 방송을 통해 25만 개 세트를 완판시켰습니다.

올해 광군제는 중국 당국의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대한 규제가 심해지면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치러졌지만, 'K-뷰티' 제품 수천억 원치가 팔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 광군제 역대 최고 실적…K-뷰티 명성 되찾을까

LG생활건강은 올해 광군제 행사에서 후와 숨, 오휘 등 화장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42% 증가한 3,700억 원을 기록했다고 어제(12일) 밝혔습니다.

중국 뷰티 인플루언서 웨이야가 LG생활건강 ‘후’ 화장품 세트를 소개하는 라이브 방송 영상
전체 매출 가운데 '후' 브랜드가 3,294억 원을 기록하는 등 고가 화장품이 효자 구실을 했습니다.

특히 후 천기단 화현 세트(29만원, 1,590위안)는 알리바바에서만 88만 개가 팔리며 단일제품 중 애플사의 아이폰13에 이어 2위에 올랐습니다.

아모레퍼시픽 역시 비싼 화장품이 잘 팔렸습니다.

'설화수' 브랜드의 고가 라인인 자음생 제품 매출이 83% 증가했고, 라네즈 화장품도 유명 인플루언서를 앞세운 마케팅이 성공을 거두면서 38% 매출이 증가해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습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주요 이커머스 플랫폼인 티몰과 징둥 닷컴 외에도 중국 MZ세대를 대상으로 하는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 등에서 고성장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약국 화장품 브랜드인 닥터자르트도 마스크팩 제품 판매 호조로 역대 최고인 507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 중국 소비 둔화, MZ세대 '애국소비' 경향 뛰어넘어야

광군제에서 역대 최고 성적을 거뒀지만 중국 내 한국 화장품 업황은 밝지만은 않습니다.

LG생활건강의 3분기 화장품 사업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2% 감소했고,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해외 매출이 지난해보다 9.2% 감소했습니다.


두 회사의 실적 부진은 중국 내 소비 둔화의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IBK 투자증권은 중국 내 화장품 소매 판매액 성장률이 올해 1분기 45%, 2분기 18%, 3분기 4.9%로 급격히 둔화 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중국의 'GEN Z 세대(1998년~2014년 출생, 대략 2억 8,000만 명, 전체 인구의 18%)'의 자국 브랜드 선호 현상, 이른바 애국 소비 경향도 넘어야 할 벽입니다.

IBK 투자증권 안지영 애널리스트는 최근 '화장품 산업 분석 보고서'에서 "중국의 Gen Z 세대는 그전 세대보다 애국심이 투철"하다며 "중국 색조 화장품 1위 화시즈가 '중국의 미는 아름답고 위대하다'는 애국 마케팅을 펼치자 중국 Z세대가 강하게 호응"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중저가 중국 화장품 브랜드가 최근 성장하면서, 아모레퍼시픽의 중저가 브랜드인 이니스프리 중국 매장은 2019년 이후 200개 넘게 문을 닫았습니다.

■ '위드코로나' 기대하는 K-뷰티…면세점, 오프라인 실적 회복이 관건

한국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K-뷰티' 소비가 고가 브랜드에 쏠리고 있다며, 예전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는 중국 오프라인 매장과 면세점 실적 회복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로레알,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브랜드와 중국 현지 브랜드 사이에서 고전하고 있는 K-뷰티, 광군제 역대 최대 실적을 계기로 다시 과거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동남아시아와 중동 등 수출 국가 다변화와 와 유명 브랜드 인수 등 다양한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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