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도 기후변화 몸살…골프 발상지도 잠기나

입력 2021.11.13 (21:58) 수정 2021.11.13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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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제26차 UN 기후변화 총회가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렸죠.

스코틀랜드하고 하면 골프의 발상지, 스카치 위스키, 이런 것들이 떠오르는데요.

자연 환경이 뛰어난 스코틀랜드는 기후변화와는 동떨어져 있는 곳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곳에도 기후변화의 위기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유원중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잘 보전된 숲과 맑은 호수.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영국 스코틀랜드입니다.

그러나 이곳도 기후변화로 인한 상흔이 곳곳에 보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 곳곳이 침식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큰 파도가 저지대를 침수시키고 해안도로를 끊어 놓기도 합니다.

골프의 고향으로 불리는 세인트앤드류스 골프장.

바다를 끼고 있는 세인트앤드류스 올드 코스의 역사는 15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대 골프의 발상지로 유명한 세인트앤드류스 골프장입니다.

이곳도 해수면 상승으로 위협을 받고 있는데요.

만약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2030년과 2050년 사이 코스 일부가 물에 잠길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한 단체는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2030년 이후 영국과 유럽 서해안 등 곳곳이 침수 피해를 입을 것이란 예측 결과를 내놨습니다.

비관적인 상황을 가정할 경우 세인트앤드류스 골프장은 2050년 곳곳이 침수되고 2100년이면 거의 대부분이 물에 잠길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골프장은 바닷물이 코스로 넘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해안 모래 언덕을 높이는 작업을 벌였습니다.

[윌리엄 오스틴/세인트앤드류스 대학 교수 : "여기에는 돌로 채워진 철 구조물을 넣고 그 위에 모래를 다시 덮어서 자연적으로 보이는 모래 언덕으로 만든 겁니다."]

이런 방법으로 일부 지역은 지킬 수 있지만 전국 해안에서 벌어지는 침식과 침수 현상을 막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윌리엄 오스틴/세인트앤드류스 대학 교수 : "빙하가 녹으면서 땅이 솟아오르고 있는 스코틀랜드는 기후변화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이제는 지구온난화로 해수면 상승 속도가 지각 상승을 앞지르고 있어서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또 다른 자랑 스카치 위스키.

한 해 약 8조 원이 팔려 나가는 스카치 위스키는 스코틀랜드의 제1수출품입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위스키 제조 방식은 많은 화석 연료를 사용합니다.

[칼럼 류/위스키 양조장 생산관리자 : "위스키 생산은 에너지 집약적입니다. 곡물과 제품을 옮기는 많은 모터와 컨베이어를 가지고 있어요. 막대한 에너지와 전기가 필요한 제조 공정입니다."]

이에 따라 스코틀랜드 위스키 양조장들은 주 연료를 신재생에너지와 수소 전력 등으로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탄소 중립을 위해 양주병의 유리 사용량을 줄이고 포장재의 플라스틱을 없애는 등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스콧 트래비스/위스키 제품 포장 담당자 : "현재 우리 제품 포장의 95%가 재활용이 가능한 수준인데요. 2025년에는 100%로 올릴 계획입니다."]

스카치위스키 협회는 글래스고 기후변화 총회를 앞두고 야심 찬 계획을 내놨습니다.

영국 정부보다 10년 앞선 2040년에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5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고급 술의 대명사 스카치위스키가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발 빠른 변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엄 리틀존/스카치위스키 협회 국장 : "스카치위스키가 그래왔듯 전 세계 소비자들은 지속가능성을 갖고 있는 상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지난 10년 여년 동안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길을 걸어왔습니다."]

UN 기후변화 총회가 열린 영국 글래스고.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10만 명의 사람들이 항의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정치인과 관료들의 지지부진한 기후변화 대응을 규탄하면서 확실한 행동에 나설 것을 압박하기 위해섭니다.

[에블린/우간다 환경운동가 : "우리는 세계의 지도자들에게 말하기 위해 왔습니다. 아프리카와 남반부는 현재도 이미 재앙적인 상태입니다. 우리는 정의를 원합니다."]

기후변화 총회에서 초대된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젊은 세대의 저항에 힘을 실었습니다.

[오바마/전 미국 대통령 : "젊은이들은 불만을 가지는 게 맞습니다. 저희 세대는 당신들이 물려받게 될 재앙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지 않았습니다."]

위스키 회사들이 기후변화 대응에 돈을 쓰는 이유, 지구를 보호하고 싶다는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추기 위해섭니다.

기후변화 대응에 정부와 업계가 속도를 내게 하는 힘 역시 우리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요.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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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코틀랜드도 기후변화 몸살…골프 발상지도 잠기나
    • 입력 2021-11-13 21:58:28
    • 수정2021-11-13 22:23:31
    특파원 보고 세계는 지금
[앵커]

제26차 UN 기후변화 총회가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렸죠.

스코틀랜드하고 하면 골프의 발상지, 스카치 위스키, 이런 것들이 떠오르는데요.

자연 환경이 뛰어난 스코틀랜드는 기후변화와는 동떨어져 있는 곳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이곳에도 기후변화의 위기는 현실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현장을 유원중 특파원이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잘 보전된 숲과 맑은 호수.

수려한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영국 스코틀랜드입니다.

그러나 이곳도 기후변화로 인한 상흔이 곳곳에 보입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 곳곳이 침식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큰 파도가 저지대를 침수시키고 해안도로를 끊어 놓기도 합니다.

골프의 고향으로 불리는 세인트앤드류스 골프장.

바다를 끼고 있는 세인트앤드류스 올드 코스의 역사는 15세기 초로 거슬러 올라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골프장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현대 골프의 발상지로 유명한 세인트앤드류스 골프장입니다.

이곳도 해수면 상승으로 위협을 받고 있는데요.

만약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2030년과 2050년 사이 코스 일부가 물에 잠길 것이란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한 단체는 북극의 빙하가 녹으면서 2030년 이후 영국과 유럽 서해안 등 곳곳이 침수 피해를 입을 것이란 예측 결과를 내놨습니다.

비관적인 상황을 가정할 경우 세인트앤드류스 골프장은 2050년 곳곳이 침수되고 2100년이면 거의 대부분이 물에 잠길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골프장은 바닷물이 코스로 넘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해안 모래 언덕을 높이는 작업을 벌였습니다.

[윌리엄 오스틴/세인트앤드류스 대학 교수 : "여기에는 돌로 채워진 철 구조물을 넣고 그 위에 모래를 다시 덮어서 자연적으로 보이는 모래 언덕으로 만든 겁니다."]

이런 방법으로 일부 지역은 지킬 수 있지만 전국 해안에서 벌어지는 침식과 침수 현상을 막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윌리엄 오스틴/세인트앤드류스 대학 교수 : "빙하가 녹으면서 땅이 솟아오르고 있는 스코틀랜드는 기후변화 영향을 받지 않았지만 이제는 지구온난화로 해수면 상승 속도가 지각 상승을 앞지르고 있어서 큰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또 다른 자랑 스카치 위스키.

한 해 약 8조 원이 팔려 나가는 스카치 위스키는 스코틀랜드의 제1수출품입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위스키 제조 방식은 많은 화석 연료를 사용합니다.

[칼럼 류/위스키 양조장 생산관리자 : "위스키 생산은 에너지 집약적입니다. 곡물과 제품을 옮기는 많은 모터와 컨베이어를 가지고 있어요. 막대한 에너지와 전기가 필요한 제조 공정입니다."]

이에 따라 스코틀랜드 위스키 양조장들은 주 연료를 신재생에너지와 수소 전력 등으로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탄소 중립을 위해 양주병의 유리 사용량을 줄이고 포장재의 플라스틱을 없애는 등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하고 있습니다.

[스콧 트래비스/위스키 제품 포장 담당자 : "현재 우리 제품 포장의 95%가 재활용이 가능한 수준인데요. 2025년에는 100%로 올릴 계획입니다."]

스카치위스키 협회는 글래스고 기후변화 총회를 앞두고 야심 찬 계획을 내놨습니다.

영국 정부보다 10년 앞선 2040년에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겁니다.

5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고급 술의 대명사 스카치위스키가 소비자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발 빠른 변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엄 리틀존/스카치위스키 협회 국장 : "스카치위스키가 그래왔듯 전 세계 소비자들은 지속가능성을 갖고 있는 상품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지난 10년 여년 동안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길을 걸어왔습니다."]

UN 기후변화 총회가 열린 영국 글래스고.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10만 명의 사람들이 항의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정치인과 관료들의 지지부진한 기후변화 대응을 규탄하면서 확실한 행동에 나설 것을 압박하기 위해섭니다.

[에블린/우간다 환경운동가 : "우리는 세계의 지도자들에게 말하기 위해 왔습니다. 아프리카와 남반부는 현재도 이미 재앙적인 상태입니다. 우리는 정의를 원합니다."]

기후변화 총회에서 초대된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젊은 세대의 저항에 힘을 실었습니다.

[오바마/전 미국 대통령 : "젊은이들은 불만을 가지는 게 맞습니다. 저희 세대는 당신들이 물려받게 될 재앙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최선을 다하지 않았습니다."]

위스키 회사들이 기후변화 대응에 돈을 쓰는 이유, 지구를 보호하고 싶다는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추기 위해섭니다.

기후변화 대응에 정부와 업계가 속도를 내게 하는 힘 역시 우리 시민들이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요.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유원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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