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매출, 먹구름은 걷히지만…“누적 손실이 큰 부담”

입력 2021.11.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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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한 지 꼭 2주가 됐다. 돌아온 활기와 온기가 곳곳에서 확인된다. 경기장엔 관중이 모이기 시작했고, 관광지와 유원지도 북적인다. 밀린 숙제 하듯 각종 모임과 회식으로 주점은 붐빈다.

소비는 얼마나 회복 중일까. 특히, 자영업자 매출이 얼마나 반등했을까. 전국의 매출 상황을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한국신용데이터'의 빅데이터를 살펴봤다. 전국 85만 개 자영업 사업장이 대상이다.

1. 반등세는 확실했다

단계적 일상회복, 이른바 '위드 코로나'는 소비엔 확실히 호재였다. 통계로 명확하게 확인된다. 위드 코로나 첫 주인 11월 첫째주(11월 1일~11월 7일)는 물론, 10월 마지막주(10월 25일~10월 31일)도 반등세였다. 위드 코로나 효과가 10월 하순부터 선반영된 것이다.


그래서 위드코로나 효과를 정확하게 보려면, 10월 셋째주(10월 18일~10월 24일)를 비교해야 한다. 세부 업종의 매출 변화는 2주 간격으로 살펴본다.

2. 이태원 인파 봤지?…승자는 '주점'

10월 마지막 주말, 이태원은 정말 뜨거웠다. 핼러윈 인파가 엄청났다. 방송사 뉴스들이 앞다퉈 현장을 연결했다. 핼러윈 당일이었던 31일까지만 해도 음식점과 술집의 영업시간이 밤 10시로 묶여 있었다. 갑자기 꽤 많은 비도 내렸다. 하지만, 축제 인파는 거리낌이 없었다.

10월 31일 서울 이태원. KBS 카메라에 잡혔던  이 북적이는 모습은 빅데이터에 그대로 반영됐다.10월 31일 서울 이태원. KBS 카메라에 잡혔던 이 북적이는 모습은 빅데이터에 그대로 반영됐다.

대분류 업종 가운데는 외식업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유통업, 서비스업 등보다도 더 많이 증가했다. 11월 첫째주 매출은 2주 전인 10월 셋째주보다 7.8% 늘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증가폭은 10%를 넘었다.

외식업 중에서도 어디가 가장 수혜를 봤을까. 사실, 위 사진만 봐도 충분히 짐작될 것이다. 주점의 매출 회복이 압도적이었다. 2주 전보다 37% 뛰었다.

더구나 핼러윈 때와는 달리 11월 1일부터는 영업시간 제한도 사라졌다. 밀린 술을 마시려는 행렬을 빗대 '보복 음주' '보복 회식' 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위드코로나 첫주의 최대 승자는 단연코 주점이다.

3. 이동량, 아직은 2% 부족

매출 추이와 함께 봐야 하는 지표는 인구이동량이다. 통계청과 SKT는 매주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통신 모바일 데이터를 이용해 거의 실시간으로 파악된다. 코로나 이후 시작한 실험적 통계다.

10월 마지막주~11월 첫째주는 단풍이 절정이었다. 주요 산은 물론 도심의 단풍 핫플레이스도 붐볐다. 하지만, 아직은 2% 부족했다. 코로나가 없던 2019년과 비교해보면 이동량이 다소 못 미치는 상황이다.


특히나, 본인이 실거주하는 시군구를 벗어나는 '관외 이동량'이 상대적으로 더 적었다. 아직까지는 장거리 여행은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남아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운수서비스업의 자영업 매출만 떼서 보면, 다른 업종보다 매출 증가폭이 확실히 적다. 11월 첫째주가 10월 셋째주 보다 매출이 2.5% 느는데 그쳤다.

4. 그러나 쌓인 적자 생각하면…

소비 분야에 잔뜩 껴있던 먹구름이 위드 코로나로 개기 시작했다. 햇볕이 조금씩 비추기 시작했고, 특히나 음주와 관련된 업종은 거의 구름이 다 갰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통계엔 '평균의 함정'이 있다. 여러 사정으로 매출 회복세가 아직 더딘 곳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물이 들어오기 시작한 만큼, 배가 뜨는 건 분명하다. 시차가 조금 있을 뿐.

문제는 2년 가까운 코로나 기간 동안 쌓인 적자다. 위드 코로나 효과가 아무리 크다 해도, 2년 가까이 쌓인 적자를 메우려면 한참 더 걸릴 수밖에 없다.

손실보상은 물론 추가 대책이 필수적인 이유다. 정부가 11월 중순 종합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여든 야든 추가 재원 투입을 공언하고 있다.

5. '직원 언제 늘릴까'가 관전 포인트

자영업은 언제쯤 본궤도에 오를까. 누적 손실을 상당 부분 회복하고 코로나 없던 영업 규모로 돌아가게 될까. 핵심은 둘이다. 코로나 방역 상황이 하나, 다른 하나는 정부 대책의 규모다.

상인은 영업이 회복되면 직원을 적정 수로 늘린다. 사람이 부족해 돈 벌 기회를 놓칠 상인은 없다. 그동안 급감했던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통계가 관전 포인트다.

정식 직원이든 아르바이트생이든 아니면 가족이든 어떤 형태로든 직원을 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최근 지속적으로 줄어 왔다. 그 숫자가 반등하는 시점이 자영업에 꼈던 먹구름이 완전히 물러간 때일 것이다.

자료 : 한국신용데이터(KCD) 데이터포털 dataportal.kcd.co.kr

인포그래픽 :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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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영업 매출, 먹구름은 걷히지만…“누적 손실이 큰 부담”
    • 입력 2021-11-14 09:00:19
    취재K

단계적 일상회복을 시작한 지 꼭 2주가 됐다. 돌아온 활기와 온기가 곳곳에서 확인된다. 경기장엔 관중이 모이기 시작했고, 관광지와 유원지도 북적인다. 밀린 숙제 하듯 각종 모임과 회식으로 주점은 붐빈다.

소비는 얼마나 회복 중일까. 특히, 자영업자 매출이 얼마나 반등했을까. 전국의 매출 상황을 가장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한국신용데이터'의 빅데이터를 살펴봤다. 전국 85만 개 자영업 사업장이 대상이다.

1. 반등세는 확실했다

단계적 일상회복, 이른바 '위드 코로나'는 소비엔 확실히 호재였다. 통계로 명확하게 확인된다. 위드 코로나 첫 주인 11월 첫째주(11월 1일~11월 7일)는 물론, 10월 마지막주(10월 25일~10월 31일)도 반등세였다. 위드 코로나 효과가 10월 하순부터 선반영된 것이다.


그래서 위드코로나 효과를 정확하게 보려면, 10월 셋째주(10월 18일~10월 24일)를 비교해야 한다. 세부 업종의 매출 변화는 2주 간격으로 살펴본다.

2. 이태원 인파 봤지?…승자는 '주점'

10월 마지막 주말, 이태원은 정말 뜨거웠다. 핼러윈 인파가 엄청났다. 방송사 뉴스들이 앞다퉈 현장을 연결했다. 핼러윈 당일이었던 31일까지만 해도 음식점과 술집의 영업시간이 밤 10시로 묶여 있었다. 갑자기 꽤 많은 비도 내렸다. 하지만, 축제 인파는 거리낌이 없었다.

10월 31일 서울 이태원. KBS 카메라에 잡혔던  이 북적이는 모습은 빅데이터에 그대로 반영됐다.
대분류 업종 가운데는 외식업의 회복세가 두드러졌다. 유통업, 서비스업 등보다도 더 많이 증가했다. 11월 첫째주 매출은 2주 전인 10월 셋째주보다 7.8% 늘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증가폭은 10%를 넘었다.

외식업 중에서도 어디가 가장 수혜를 봤을까. 사실, 위 사진만 봐도 충분히 짐작될 것이다. 주점의 매출 회복이 압도적이었다. 2주 전보다 37% 뛰었다.

더구나 핼러윈 때와는 달리 11월 1일부터는 영업시간 제한도 사라졌다. 밀린 술을 마시려는 행렬을 빗대 '보복 음주' '보복 회식' 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다.


위드코로나 첫주의 최대 승자는 단연코 주점이다.

3. 이동량, 아직은 2% 부족

매출 추이와 함께 봐야 하는 지표는 인구이동량이다. 통계청과 SKT는 매주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 통신 모바일 데이터를 이용해 거의 실시간으로 파악된다. 코로나 이후 시작한 실험적 통계다.

10월 마지막주~11월 첫째주는 단풍이 절정이었다. 주요 산은 물론 도심의 단풍 핫플레이스도 붐볐다. 하지만, 아직은 2% 부족했다. 코로나가 없던 2019년과 비교해보면 이동량이 다소 못 미치는 상황이다.


특히나, 본인이 실거주하는 시군구를 벗어나는 '관외 이동량'이 상대적으로 더 적었다. 아직까지는 장거리 여행은 조심하자는 분위기가 남아 있는 것이다.

실제로 운수서비스업의 자영업 매출만 떼서 보면, 다른 업종보다 매출 증가폭이 확실히 적다. 11월 첫째주가 10월 셋째주 보다 매출이 2.5% 느는데 그쳤다.

4. 그러나 쌓인 적자 생각하면…

소비 분야에 잔뜩 껴있던 먹구름이 위드 코로나로 개기 시작했다. 햇볕이 조금씩 비추기 시작했고, 특히나 음주와 관련된 업종은 거의 구름이 다 갰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통계엔 '평균의 함정'이 있다. 여러 사정으로 매출 회복세가 아직 더딘 곳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물이 들어오기 시작한 만큼, 배가 뜨는 건 분명하다. 시차가 조금 있을 뿐.

문제는 2년 가까운 코로나 기간 동안 쌓인 적자다. 위드 코로나 효과가 아무리 크다 해도, 2년 가까이 쌓인 적자를 메우려면 한참 더 걸릴 수밖에 없다.

손실보상은 물론 추가 대책이 필수적인 이유다. 정부가 11월 중순 종합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여든 야든 추가 재원 투입을 공언하고 있다.

5. '직원 언제 늘릴까'가 관전 포인트

자영업은 언제쯤 본궤도에 오를까. 누적 손실을 상당 부분 회복하고 코로나 없던 영업 규모로 돌아가게 될까. 핵심은 둘이다. 코로나 방역 상황이 하나, 다른 하나는 정부 대책의 규모다.

상인은 영업이 회복되면 직원을 적정 수로 늘린다. 사람이 부족해 돈 벌 기회를 놓칠 상인은 없다. 그동안 급감했던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통계가 관전 포인트다.

정식 직원이든 아르바이트생이든 아니면 가족이든 어떤 형태로든 직원을 둔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최근 지속적으로 줄어 왔다. 그 숫자가 반등하는 시점이 자영업에 꼈던 먹구름이 완전히 물러간 때일 것이다.

자료 : 한국신용데이터(KCD) 데이터포털 dataportal.kcd.co.kr

인포그래픽 :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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