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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축하난 받은 야권 후보 3인…한때는 모두 ‘원팀’
입력 2021.11.15 (17:12) 수정 2021.11.15 (17:14) 취재K
"체력 안배 잘하시면서 다니세요."(문재인 대통령)
"여사님과 두 분 다 건강 잘 챙기십시오."(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1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축하난'을 전달했습니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결정된 지 10일 만입니다. '축하난'은 이철희 정무수석이 직접 국민의힘 당사를 방문해 윤 후보에게 전달했습니다.
윤 후보는 이 수석에게 "우리 대통령과 여사님 다 건강하십니까?"라며 대통령의 안부부터 물었습니다. 이에 이 수석은 "특별히 아픈 데는 없습니다만 피곤이 누적돼서, 대통령 되기 전에 비하면 얼굴이 많이 상했다"고 답했습니다. "대통령이란 자리가 혹사당하는 자리더라. 제가 가까이 가서 보니까 그렇더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이어 이 수석이 "화면으로 보니 살이 좀 빠지신 것 같다"고 말하자 윤 후보는 "못 먹어서 그렇다"며 차량 이동 중 김밥이나 빵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면서도 "그래도 재미가 있다"며 웃었습니다.
이 수석은 "대통령께서 축하 말씀을 꼭 전해달라고 하셨다"며 문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를 윤 후보에게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신(문 대통령)도 2번이나 대선을 치러봤으니까 체력 안배를 잘하시면서
다니시고"라며 문 대통령의 덕담을 전달했습니다.
이에 윤 후보는 "감사의 말씀 전해달라"며 "여사님과 두 분 다 건강 잘 챙기십시오"라고 답했습니다.

이어진 비공개 대화에서는 대선 과정에서의 '중립'을 놓고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국민의힘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면담이 끝난 뒤 브리핑에서 "윤 후보가 (이 수석에게) 대통령께 이번 대선에서 엄정한 중립을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이 수석도 대통령께 바로 전달하고, (윤 후보를 만나러) 오기 전에 대통령이 선거 엄정중립하겠다는 말 전해달라 했다고 이야기 했다"고 이 수석대변인은 전했습니다.
윤 후보는 거듭 "국무총리와 행안부·법무부 장관에 정치인이 가 있으니 선거에 대한 중립이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말했고, 이 수석은 "그 말을 다시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고 이 수석대변인이 소개했습니다.
이 수석은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김동연 제3지대 대선 후보를 찾아 문 대통령의 '축하난'과 축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야권 후보 3인에 대한 문 대통령의 '축하난' 전달은 비교적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마무리됐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정권 재창출을 노리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치열한 선거전을 펼칠 상대들입니다.
특히 3명의 야권 후보들은 한 때 문 대통령과 같은 배를 탄 '원팀'이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후보의 검찰총장 임명식 당시, 문 대통령은 "아마 검찰총장 인사에 이렇게 국민들의 관심이 크게 모인 적은 아마 역사상 없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하며, "우리 신임 윤석열 총장"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2년이 지난 뒤 제1 야당의 대선 후보 자격으로, 윤 후보는 "저의 경선 승리를 이 정권은 매우 두려워하고, 뼈아파할 것"이라며 "조국의 위선, 추미애의 오만을 무너뜨린 공정의 상징이기 때문"(지난 5일 국민의힘 후보 수락 연설)이라고 말했습니다.
조국 전 민정수석 일가에 대한 수사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이 결국 넘어설 수 없는 선을 만들고 만 셈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안철수 후보와의 인연은 2012년 대선 단일화 과정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대선 직전 안철수 후보의 사퇴로 단일화가 이뤄졌지만, 당시 안철수 후보가 공동 유세에 적극적이지는 않았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대선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두 사람의 동거가 이어졌지만, 20대 총선을 앞둔 2015년 12월 안 후보가 탈당하면서, 문 대통령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김동연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였습니다. 청와대는 당시 '상업고등학교와 야간 대학 출신'이라는 김 후보자의 학력과, 소년가장으로 자라 고시에 합격한 '흙수저'라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학벌 파괴 발탁 인사의 상징이었습니다.
하지만 1년 6개월 뒤 홍남기 부총리와 교체됩니다. 경제정책 방향을 놓고 장하성 정책실장과 갈등이 잦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후보는 오늘(15일) 이철희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님은 저와 한마음이셨는데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 문 대통령, 이재명 후보처럼 야권 후보들과도 만날까
그렇다면, 문 대통령과 야권 후보와 회동은 성사될까요?
청와대는 "요청이 있으면 검토한다"는 원론적 입장입니다. 하지만 성사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현 정부와 철저히 각을 세우고 있는 윤석열 후보가 문 대통령에게 면담 요청을 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입니다. 앞서 지난 7일 윤 후보는 관련 질문에 "요청할 이유는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른 야권 후보들 역시 문 대통령과의 면담에 적극적이진 않습니다.
- 文 축하난 받은 야권 후보 3인…한때는 모두 ‘원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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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2021-11-15 17:12:19
- 수정2021-11-15 17:14:32

"체력 안배 잘하시면서 다니세요."(문재인 대통령)
"여사님과 두 분 다 건강 잘 챙기십시오."(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문재인 대통령이 오늘(15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게 '축하난'을 전달했습니다. 윤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결정된 지 10일 만입니다. '축하난'은 이철희 정무수석이 직접 국민의힘 당사를 방문해 윤 후보에게 전달했습니다.
윤 후보는 이 수석에게 "우리 대통령과 여사님 다 건강하십니까?"라며 대통령의 안부부터 물었습니다. 이에 이 수석은 "특별히 아픈 데는 없습니다만 피곤이 누적돼서, 대통령 되기 전에 비하면 얼굴이 많이 상했다"고 답했습니다. "대통령이란 자리가 혹사당하는 자리더라. 제가 가까이 가서 보니까 그렇더라"고도 덧붙였습니다.
이어 이 수석이 "화면으로 보니 살이 좀 빠지신 것 같다"고 말하자 윤 후보는 "못 먹어서 그렇다"며 차량 이동 중 김밥이나 빵으로 끼니를 때우고 있다면서도 "그래도 재미가 있다"며 웃었습니다.
이 수석은 "대통령께서 축하 말씀을 꼭 전해달라고 하셨다"며 문 대통령의 축하 메시지를 윤 후보에게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신(문 대통령)도 2번이나 대선을 치러봤으니까 체력 안배를 잘하시면서
다니시고"라며 문 대통령의 덕담을 전달했습니다.
이에 윤 후보는 "감사의 말씀 전해달라"며 "여사님과 두 분 다 건강 잘 챙기십시오"라고 답했습니다.

이어진 비공개 대화에서는 대선 과정에서의 '중립'을 놓고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국민의힘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면담이 끝난 뒤 브리핑에서 "윤 후보가 (이 수석에게) 대통령께 이번 대선에서 엄정한 중립을 지켜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이 수석도 대통령께 바로 전달하고, (윤 후보를 만나러) 오기 전에 대통령이 선거 엄정중립하겠다는 말 전해달라 했다고 이야기 했다"고 이 수석대변인은 전했습니다.
윤 후보는 거듭 "국무총리와 행안부·법무부 장관에 정치인이 가 있으니 선거에 대한 중립이 절실하게 요구된다"고 말했고, 이 수석은 "그 말을 다시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고 이 수석대변인이 소개했습니다.
이 수석은 이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와 김동연 제3지대 대선 후보를 찾아 문 대통령의 '축하난'과 축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야권 후보 3인에 대한 문 대통령의 '축하난' 전달은 비교적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마무리됐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정권 재창출을 노리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치열한 선거전을 펼칠 상대들입니다.
특히 3명의 야권 후보들은 한 때 문 대통령과 같은 배를 탄 '원팀'이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후보의 검찰총장 임명식 당시, 문 대통령은 "아마 검찰총장 인사에 이렇게 국민들의 관심이 크게 모인 적은 아마 역사상 없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하며, "우리 신임 윤석열 총장"이라고 부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2년이 지난 뒤 제1 야당의 대선 후보 자격으로, 윤 후보는 "저의 경선 승리를 이 정권은 매우 두려워하고, 뼈아파할 것"이라며 "조국의 위선, 추미애의 오만을 무너뜨린 공정의 상징이기 때문"(지난 5일 국민의힘 후보 수락 연설)이라고 말했습니다.
조국 전 민정수석 일가에 대한 수사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이 결국 넘어설 수 없는 선을 만들고 만 셈입니다.

문재인 대통령과 안철수 후보와의 인연은 2012년 대선 단일화 과정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대선 직전 안철수 후보의 사퇴로 단일화가 이뤄졌지만, 당시 안철수 후보가 공동 유세에 적극적이지는 않았다는 평이 많았습니다.
대선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에서 두 사람의 동거가 이어졌지만, 20대 총선을 앞둔 2015년 12월 안 후보가 탈당하면서, 문 대통령과는 다른 길을 걷게 됩니다.

김동연 후보는 문재인 정부의 첫 경제부총리였습니다. 청와대는 당시 '상업고등학교와 야간 대학 출신'이라는 김 후보자의 학력과, 소년가장으로 자라 고시에 합격한 '흙수저'라는 점을 부각했습니다. 문재인 정부 학벌 파괴 발탁 인사의 상징이었습니다.
하지만 1년 6개월 뒤 홍남기 부총리와 교체됩니다. 경제정책 방향을 놓고 장하성 정책실장과 갈등이 잦았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후보는 오늘(15일) 이철희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님은 저와 한마음이셨는데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 문 대통령, 이재명 후보처럼 야권 후보들과도 만날까
그렇다면, 문 대통령과 야권 후보와 회동은 성사될까요?
청와대는 "요청이 있으면 검토한다"는 원론적 입장입니다. 하지만 성사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현 정부와 철저히 각을 세우고 있는 윤석열 후보가 문 대통령에게 면담 요청을 할 가능성은 낮기 때문입니다. 앞서 지난 7일 윤 후보는 관련 질문에 "요청할 이유는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른 야권 후보들 역시 문 대통령과의 면담에 적극적이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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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호 기자 manjeo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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