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동계올림픽 앞두고 문 닫는 베이징…산 넘어 산

입력 2021.11.18 (08:00) 수정 2021.11.18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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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4일 중국 베이징에서 제 24회 동계올림픽이 열립니다.

코로나19가 만 2년 가까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와 대회관계자들은 폐쇄식 관리 시스템을 적용받습니다. 경기장과 훈련장 등 지정된 장소를 벗어나 다른 장소로 이동할 수 없습니다. 경기장 외 베이징 시내를 관광하는 것은 엄두도 못 냅니다.

외국에서 베이징으로 들어와 경기를 관람하는 것 역시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3주 동안 격리를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는 10월에 이어 연말쯤 구체적인 방역 지침이 담긴 규범집을 또 발표할 예정입니다.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확인하는 역무원 (출처: 중신망)코로나19 검사 결과를 확인하는 역무원 (출처: 중신망)

■ 베이징 17일부터 '출입' 엄격 제한 … 코로나 발생지역에서 베이징 입경 사실상 불가

이같은 연장선상일까요?

11월 17일부터 올림픽 개최도시인 베이징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한층 강화됐습니다. 중국 내 다른 지역에서 베이징으로 이동할 경우 48시간 안에 코로나19 검사(핵산검사) 음성 확인서와 ‘베이징 건강 미니프로그램(健康宝)’ 녹색코드가 있어야 합니다.

그동안에는 코로나19 발생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베이징에 들어올 경우 코로나19 검사가 필요하지 않았지만 최근 베이징에서 확진자가 늘어나고, 올림픽도 다가오면서 방역이 강화된 것입니다.

베이징 지역 주요 관광지 관람이 중단되고 전국 규모 회의나 워크샵 등도 통제됐습니다.

더욱이 중국 내 코로나가 발생한 지역에서 베이징에 들어오는 길은 사실상 막혔습니다. 베이징에서 다른 지방으로 출장을 갔는데 출장지에서 코로나19 환자가 1명이라도 발생했다면 꼼짝없이 그 곳에서 2주 동안 베이징에 들어올 수 없는 것입니다. 베이징 거주 여부에 관계없이 말입니다.

또한 베이징 안에서 확진자가 1명 이상 발생한 구(區)에 체류한 경력이 있는 사람은 가급적 베이징시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지침도 세워졌습니다.

때문에 꼭 필요한 출장이나 학업 등의 목적으로 베이징 안팎을 오가야 하는 우리나라 교민과 주재원들의 불편도 커지게 됐습니다. 벌써부터 출장을 연기하거나 회의를 취소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당장 지린성과 헤이룽장,네이멍구,신장,티벳,윈난,광시 등 7개 성, 51개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베이징 진입 제한 관리 통제 조치가 시행됐습니다.




■ 출장 다녀온지 2주 지났는데 건강 미니프로그램 '이상' … 방역강화 조치 일환?

강화된 방역 지침 시행 하루 전인 11월 16일. 2주 전 출장을 다녀왔던 사람들의 '베이징 건강 미니프로그램(健康寶)'에 이상이 생겼습니다. 평상시 ' 이상이 없다' 라는 표시인 '녹색코드'가 사라진 것입니다.

중국에서 음식점이나 건물을 들어갈 때 대부분 건강 미니프로그램을 실행해 '녹색코드'를 보여줘야 합니다.
'녹색코드'가 없으면 택시를 탈 수 없으며 심지어는 자신이 사는 집에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통상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던 지역에서 베이징에 들어왔을 경우 바로 건강 미니프로그램에 '이상' 표시가 나타납니다.

하지만 출장을 다녀온 지 2주가 지났고, 코로나 확진자 발생지역이 아닌 곳을 다녀온 사람의 건강 미니프로그램에서 '이상' 반응이 뜬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거주위원회를 찾아가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 갔다는 사실과 출장 기간 등을 제출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이같은 조치 역시 중국이 올림픽을 앞두고 가급적이면 사람들에게 베이징 안팎을 오가지 말라는 신호로 풀이됩니다.

중국 베이징 셔우두 공항  (출처: 바이두)중국 베이징 셔우두 공항 (출처: 바이두)

■ 중(中)· 고(高) 위험지역 → 베이징행 항공길 막혀

베이징으로 향하는 항공길도 막혔습니다.

중국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지역의 위험 정도에 따라 '중(中)' 위험 또는' 고(高)' 위험지역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중국 민항국(Civil Aviation Administration of China)의 관계자는 "중 또는고 위험지역에서 베이징으로 가는 모든 항공편이 취소됐다"고 중국 관영매체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중, 고 위험지역 외 다른 지방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항공편도 평소보다 30% 가량 운항 횟수가 줄었습니다.

또한 베이징에 있는 공항과 철도역,버스 터미널 등 30여 곳에는 모든 여행객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봉쇄된 다렌지역 대학가 기숙사 모습 (출처:CCTV)코로나19 여파로 봉쇄된 다렌지역 대학가 기숙사 모습 (출처:CCTV)

■ 한 달사이 21개 성(省)으로 확산, 확진자 천여 명… 다롄시, 40만 명 외출 금지

10월 17일 시작된 상하이 여행객발 코로나19 유행은 한달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달 만에 중국 31개 성,시,자치구 가운데 2/3에 가까운 21곳에서 확산됐고 확진자는 천명을 넘어섰습니다.

처음에는 이들 여행객들이 다녀갔던 간쑤성과 네이멍구 자치구 등 북서부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면서 봉쇄와 이동제한 등 강력한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그러다 동북부 러시아와 국경이 맞닿아 있는 헤이룽장성에서 새로운 감염원으로 추정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습니다.

헤이룽장성의 확산세가 주춤해질 무렵 발해만을 끼고 있는 중국 랴오닝성 다롄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됐습니다. 다롄에서만 10여 일 사이 코로나19 확진자가 260명을 넘었습니다.

다렌 지역에선 확진자와 밀접 접촉하거나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대학생 만 명 가량이 학교 기숙사와 호텔 등에 격리됐습니다. 또 지역 주민 40만 명에게 외출 금지령이 내려졌고, 학교와 병원 등이 문을 닫았습니다.

택배 물품 소독하는 방역 요원  (출처: 바이두)택배 물품 소독하는 방역 요원 (출처: 바이두)

■ 온라인 구매도 줄여라! … 갈수록 강화되는 중국의 코로나 대응

이번 강화된 베이징 방역지침 가운데는 온라인 구매를 줄여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다른 지방으로부터 베이징으로 보내진 많은 택배 물품과 포장지에서 코로나19 양성반응이 나타났다며 시민들이 해외나 중, 고 고위험지역으로부터의 온라인 구매를 줄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이동은 물론 택배 물품의 흐름도 막겠다는 것인데 일부에서는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의 방역은 이미 알려진대로 코로나 '0'에 도전하는 '제로 코로나', '무관용 원칙'입니다. 세계는 '위드 코로나'로 가고 있는데 중국은 정반대인 '제로 코로나' 인 것입니다.

중국 방역당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이 비용이 적게 들고 서방 국가의 '감염 후 치료'보다 훨씬 효과적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추고 있습니다.

이 때문인지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다가올수록 중국, 베이징의 방역은 더 강화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해외에서 중국을 찾을 경우 지난해까지는 2주 격리였지만 올해 초부터는 3주 격리로 늘어나더니 일부 도시는 4주, 5주 격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큰 변화는 없지만 이러다가 해외에서 중국을 찾는 사람들의 입국이 더 어려워지는 건 아닌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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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리포트] 동계올림픽 앞두고 문 닫는 베이징…산 넘어 산
    • 입력 2021-11-18 08:00:19
    • 수정2021-11-18 08:02:15
    특파원 리포트

내년 2월 4일 중국 베이징에서 제 24회 동계올림픽이 열립니다.

코로나19가 만 2년 가까이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와 대회관계자들은 폐쇄식 관리 시스템을 적용받습니다. 경기장과 훈련장 등 지정된 장소를 벗어나 다른 장소로 이동할 수 없습니다. 경기장 외 베이징 시내를 관광하는 것은 엄두도 못 냅니다.

외국에서 베이징으로 들어와 경기를 관람하는 것 역시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3주 동안 격리를 해야하기 때문입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조직위는 10월에 이어 연말쯤 구체적인 방역 지침이 담긴 규범집을 또 발표할 예정입니다.

코로나19 검사 결과를 확인하는 역무원 (출처: 중신망)
■ 베이징 17일부터 '출입' 엄격 제한 … 코로나 발생지역에서 베이징 입경 사실상 불가

이같은 연장선상일까요?

11월 17일부터 올림픽 개최도시인 베이징의 코로나19 방역 지침이 한층 강화됐습니다. 중국 내 다른 지역에서 베이징으로 이동할 경우 48시간 안에 코로나19 검사(핵산검사) 음성 확인서와 ‘베이징 건강 미니프로그램(健康宝)’ 녹색코드가 있어야 합니다.

그동안에는 코로나19 발생지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베이징에 들어올 경우 코로나19 검사가 필요하지 않았지만 최근 베이징에서 확진자가 늘어나고, 올림픽도 다가오면서 방역이 강화된 것입니다.

베이징 지역 주요 관광지 관람이 중단되고 전국 규모 회의나 워크샵 등도 통제됐습니다.

더욱이 중국 내 코로나가 발생한 지역에서 베이징에 들어오는 길은 사실상 막혔습니다. 베이징에서 다른 지방으로 출장을 갔는데 출장지에서 코로나19 환자가 1명이라도 발생했다면 꼼짝없이 그 곳에서 2주 동안 베이징에 들어올 수 없는 것입니다. 베이징 거주 여부에 관계없이 말입니다.

또한 베이징 안에서 확진자가 1명 이상 발생한 구(區)에 체류한 경력이 있는 사람은 가급적 베이징시 밖으로 나가지 말라는 지침도 세워졌습니다.

때문에 꼭 필요한 출장이나 학업 등의 목적으로 베이징 안팎을 오가야 하는 우리나라 교민과 주재원들의 불편도 커지게 됐습니다. 벌써부터 출장을 연기하거나 회의를 취소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당장 지린성과 헤이룽장,네이멍구,신장,티벳,윈난,광시 등 7개 성, 51개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베이징 진입 제한 관리 통제 조치가 시행됐습니다.




■ 출장 다녀온지 2주 지났는데 건강 미니프로그램 '이상' … 방역강화 조치 일환?

강화된 방역 지침 시행 하루 전인 11월 16일. 2주 전 출장을 다녀왔던 사람들의 '베이징 건강 미니프로그램(健康寶)'에 이상이 생겼습니다. 평상시 ' 이상이 없다' 라는 표시인 '녹색코드'가 사라진 것입니다.

중국에서 음식점이나 건물을 들어갈 때 대부분 건강 미니프로그램을 실행해 '녹색코드'를 보여줘야 합니다.
'녹색코드'가 없으면 택시를 탈 수 없으며 심지어는 자신이 사는 집에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통상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했던 지역에서 베이징에 들어왔을 경우 바로 건강 미니프로그램에 '이상' 표시가 나타납니다.

하지만 출장을 다녀온 지 2주가 지났고, 코로나 확진자 발생지역이 아닌 곳을 다녀온 사람의 건강 미니프로그램에서 '이상' 반응이 뜬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에 따라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거주위원회를 찾아가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에 갔다는 사실과 출장 기간 등을 제출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습니다.

이같은 조치 역시 중국이 올림픽을 앞두고 가급적이면 사람들에게 베이징 안팎을 오가지 말라는 신호로 풀이됩니다.

중국 베이징 셔우두 공항  (출처: 바이두)
■ 중(中)· 고(高) 위험지역 → 베이징행 항공길 막혀

베이징으로 향하는 항공길도 막혔습니다.

중국은 코로나19가 발생한 지역의 위험 정도에 따라 '중(中)' 위험 또는' 고(高)' 위험지역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중국 민항국(Civil Aviation Administration of China)의 관계자는 "중 또는고 위험지역에서 베이징으로 가는 모든 항공편이 취소됐다"고 중국 관영매체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중, 고 위험지역 외 다른 지방에서 베이징으로 향하는 항공편도 평소보다 30% 가량 운항 횟수가 줄었습니다.

또한 베이징에 있는 공항과 철도역,버스 터미널 등 30여 곳에는 모든 여행객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봉쇄된 다렌지역 대학가 기숙사 모습 (출처:CCTV)
■ 한 달사이 21개 성(省)으로 확산, 확진자 천여 명… 다롄시, 40만 명 외출 금지

10월 17일 시작된 상하이 여행객발 코로나19 유행은 한달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한달 만에 중국 31개 성,시,자치구 가운데 2/3에 가까운 21곳에서 확산됐고 확진자는 천명을 넘어섰습니다.

처음에는 이들 여행객들이 다녀갔던 간쑤성과 네이멍구 자치구 등 북서부 중심으로 확진자가 늘면서 봉쇄와 이동제한 등 강력한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그러다 동북부 러시아와 국경이 맞닿아 있는 헤이룽장성에서 새로운 감염원으로 추정되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했습니다.

헤이룽장성의 확산세가 주춤해질 무렵 발해만을 끼고 있는 중국 랴오닝성 다롄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됐습니다. 다롄에서만 10여 일 사이 코로나19 확진자가 260명을 넘었습니다.

다렌 지역에선 확진자와 밀접 접촉하거나 고위험군으로 분류된 대학생 만 명 가량이 학교 기숙사와 호텔 등에 격리됐습니다. 또 지역 주민 40만 명에게 외출 금지령이 내려졌고, 학교와 병원 등이 문을 닫았습니다.

택배 물품 소독하는 방역 요원  (출처: 바이두)
■ 온라인 구매도 줄여라! … 갈수록 강화되는 중국의 코로나 대응

이번 강화된 베이징 방역지침 가운데는 온라인 구매를 줄여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다른 지방으로부터 베이징으로 보내진 많은 택배 물품과 포장지에서 코로나19 양성반응이 나타났다며 시민들이 해외나 중, 고 고위험지역으로부터의 온라인 구매를 줄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람의 이동은 물론 택배 물품의 흐름도 막겠다는 것인데 일부에서는 너무 과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의 방역은 이미 알려진대로 코로나 '0'에 도전하는 '제로 코로나', '무관용 원칙'입니다. 세계는 '위드 코로나'로 가고 있는데 중국은 정반대인 '제로 코로나' 인 것입니다.

중국 방역당국은 '제로 코로나' 정책이 비용이 적게 들고 서방 국가의 '감염 후 치료'보다 훨씬 효과적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추고 있습니다.

이 때문인지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다가올수록 중국, 베이징의 방역은 더 강화될 것이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해외에서 중국을 찾을 경우 지난해까지는 2주 격리였지만 올해 초부터는 3주 격리로 늘어나더니 일부 도시는 4주, 5주 격리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큰 변화는 없지만 이러다가 해외에서 중국을 찾는 사람들의 입국이 더 어려워지는 건 아닌지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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