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친 데 또 고치고, 필요 없어도 사고…“예산 낭비 아닌가요?”

입력 2021.11.18 (12:50) 수정 2021.11.18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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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말이면 지방자치단체마다 남은 예산을 쓰려 멀쩡한 보도블록 들어내고 다시 깔거나 도로를 재포장하는 행태, 지금도 여전한데요.

이번엔 세입이 크게 늘었다고 전국 일선 교육청에 갑작스레 내려보낸 교육부 예산이 논란입니다.

하초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과학실현대화사업'으로 새로 단장한 한 중학교의 과학실입니다.

도색에서부터 비품 구매까지 3,000만 원을 썼습니다.

그런데 올해 1억 원이 또 내려왔습니다.

[조백송/홍천중학교 교감 : "예산을 집행하려다 보니까. 내구연한이 아직 남아있는 기자재들을 다시 교체하는 그런 일도 있습니다."]

다른 학교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원격 수업용 교사 카메라나 학생용 방석 수백개, 보드게임 등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겨울이 코 앞인데 외벽을 도색하는 학교도 많습니다.

[신명완/페인트 도색업자 : "(겨울에 도색하면) 모든 게 얼다 녹았다 그렇게 하면서 경화가 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안 좋죠. 안 좋은데."]

이런 일이 빚어진 건 교육부가 올해 2차 추경을 통해 지방교육 재정교부금 등 6조 원이 넘는 예산이 확보됐다며 전국 시도교육청에 한꺼번에 내려보냈기 때문입니다.

내년 2월까지 회계연도 안에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도 달았습니다.

일선 학교 현장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기한이 촉박하다거나 계약이 곤란하다는 의견에서부터 불필요한 예산 낭비라는 지적까지 나옵니다.

강원도 내 학교에서만 300여 건의 민원이 제기됐습니다.

[조영국/신남초등학교 교사 : "이게 과연 지금 시기에 반드시 필요해서 집행되는 예산인지 아니면, 예산을 털어쓰기 위해서 억지로 학교로 밀어내는 (건지 모르겠어요.)"]

이처럼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교육부는 집행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 등으로 빚어진 교육 결손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기혁/교육부 지방교육재정과장 : "7월 말에 증액 추경 편성되었습니다. 학교 교육 정상화 등을 위해 학교 차원에서 신속하게 추진될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부는 예산 처리 기한이 너무 짧다는 의견이 많은 만큼 내년도 예산으로 이월해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하초희입니다.

촬영기자:박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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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친 데 또 고치고, 필요 없어도 사고…“예산 낭비 아닌가요?”
    • 입력 2021-11-18 12:50:48
    • 수정2021-11-18 12:56:45
    뉴스 12
[앵커]

연말이면 지방자치단체마다 남은 예산을 쓰려 멀쩡한 보도블록 들어내고 다시 깔거나 도로를 재포장하는 행태, 지금도 여전한데요.

이번엔 세입이 크게 늘었다고 전국 일선 교육청에 갑작스레 내려보낸 교육부 예산이 논란입니다.

하초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과학실현대화사업'으로 새로 단장한 한 중학교의 과학실입니다.

도색에서부터 비품 구매까지 3,000만 원을 썼습니다.

그런데 올해 1억 원이 또 내려왔습니다.

[조백송/홍천중학교 교감 : "예산을 집행하려다 보니까. 내구연한이 아직 남아있는 기자재들을 다시 교체하는 그런 일도 있습니다."]

다른 학교들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원격 수업용 교사 카메라나 학생용 방석 수백개, 보드게임 등을 구매하고 있습니다.

겨울이 코 앞인데 외벽을 도색하는 학교도 많습니다.

[신명완/페인트 도색업자 : "(겨울에 도색하면) 모든 게 얼다 녹았다 그렇게 하면서 경화가 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안 좋죠. 안 좋은데."]

이런 일이 빚어진 건 교육부가 올해 2차 추경을 통해 지방교육 재정교부금 등 6조 원이 넘는 예산이 확보됐다며 전국 시도교육청에 한꺼번에 내려보냈기 때문입니다.

내년 2월까지 회계연도 안에 사용해야 한다는 조건도 달았습니다.

일선 학교 현장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옵니다.

기한이 촉박하다거나 계약이 곤란하다는 의견에서부터 불필요한 예산 낭비라는 지적까지 나옵니다.

강원도 내 학교에서만 300여 건의 민원이 제기됐습니다.

[조영국/신남초등학교 교사 : "이게 과연 지금 시기에 반드시 필요해서 집행되는 예산인지 아니면, 예산을 털어쓰기 위해서 억지로 학교로 밀어내는 (건지 모르겠어요.)"]

이처럼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교육부는 집행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 등으로 빚어진 교육 결손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예산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기혁/교육부 지방교육재정과장 : "7월 말에 증액 추경 편성되었습니다. 학교 교육 정상화 등을 위해 학교 차원에서 신속하게 추진될 필요가 있습니다."]

교육부는 예산 처리 기한이 너무 짧다는 의견이 많은 만큼 내년도 예산으로 이월해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하초희입니다.

촬영기자:박영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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