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K] 서예와 캘리그라피, “묵향의 변신”

입력 2021.11.18 (19:29) 수정 2021.11.18 (1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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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화K’ 시간입니다.

깊어가는 가을, 전북에서는 지금 서예인들의 축제,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열리고 있습니다.

시대와 소통하며 생활 예술로 거듭나고 있는 서예. 그 진한 묵향에 빠져보시죠.

[리포트]

보기만 해도 익살스럽고, 진지함이 묻어나거나, 삶의 묵직함도 엿보입니다.

붓과 먹으로 예술을 빚어내는 서예입니다.

[오정근/서예가 : "서예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죠. 무궁무진하게 종이에 스미듯이 번지게 할 수도 있고 안 번지게 할 수도 있고."]

매화꽃, 나팔꽃, 호박꽃.

꽃마다 향기가 다르듯이 글자는 같은데 생김이 다릅니다.

[여태명/서예가 : "호박꽃 하면 호박꽃에 나타나는 묵직함과 노랗고 크고…."]

"글씨에도 표정이 있다" 판에 박힌 정통 서예의 틀을 깨고 싶었다는 서예가 여태명.

독창성과 개성이 드러나는 '민체'를 처음으로 이름 짓고 널리 알려왔습니다.

[여태명/서예가 : "사람마다 다 틀린 게 민체예요. 개성에 따라 자기 모습에 따라, 성정에 따라, 다 다르게 쓰는 거."]

전주 나들목과 TV 예능 프로그램, 남북 정상회담 기념비 등에 그의 글씨가 쓰였습니다.

하지만 30여 년 동안 후학들을 양성했던 원광대 서예과가 폐지되는 등 서예 입지는 점점 좁아지는 상황.

[여태명/서예가 : "서예 전공해서 생활이 안 되잖아. 그러니까 누가 안 오잖아요. 첫째 학생들이 없고. 하고자 하는 사람도 없고."]

누구나 서예를 쉽게 쓸 수 있어야 외면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여태명/서예가 : "(서예 하면) 검정 글씨는 글씨고 하얀 것은 종이인데 읽을 수도 없고 뜻도 모르겠고, "나도 저만큼 쓸 수 있겠는데?"(라고) 누구든지 내 작품을 딱 보면…."]

무엇보다 서예가 생활 속에서 살아 있는 글씨로 쓰이길 바랍니다.

[여태명/서예가 : "가치는 있겠지만, 수장고에 있는 것보다는 유리를 깨고 실생활에 나와서 쓰이고."]

요즘엔 개성과 감성이 살아있는 캘리그래피가 서예의 맥을 잇고 있습니다.

[강수호/캘리그래퍼 : "글씨는 다 표정이 있어요. 우리나라 한글이 굉장히 우수합니다. 간단하면서도 모든 표정을 낼 수 있어요. 그것은 캘리그래피만이 가능하다."]

민체든, 캘리그래피든, 정통 서예가 아니라고 외면도 받았지만,

[강수호/캘리그래퍼 : "처음에는 저것도 글씨인가 그런 소리가 제 귀에도 많이 들렸어요. 그런 식으로 조금 괄시를 했어요. 그런데 그 맛을 아는 사람들은 옛날 정통 글씨는 잘 쓰지 않습니다."]

한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캘리그래피 시장은 더 넓어질거라고 기대합니다.

[강수호/캘리그래퍼 : "요즘 한류 시대잖아요. 글씨도 앞으로 그쪽 으로 나가지 않을까. (정통 서예는) 다양한 발전성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캘리그래피 쪽으로 많이 전향한 작가들이 많습니다."]

천 개의 글자에 천 명의 개성이 담겨 있듯. 누구나 서예가가 될 수 있고.

[임선우 : "(체험한 게 서예라는 거예요. 어땠어요?) 쉽고 재미있었어요."]

전통은 시대와 소통하면서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여태명/서예가 : "선조들이 좋은 전통을 남겨줬으면 내가 그 전통을 이어받아서 뭔가 더 보태고 아름답게 가꾸고 해서 물려줘야 하는데 그것을 그대로 전달해주는 그것만 해서는 안 된다."]

더욱더 진해질 묵향의 변신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촬영:VJ 이현권/편집:공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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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K] 서예와 캘리그라피, “묵향의 변신”
    • 입력 2021-11-18 19:29:24
    • 수정2021-11-18 19:55:29
    뉴스7(전주)
[앵커]

‘문화K’ 시간입니다.

깊어가는 가을, 전북에서는 지금 서예인들의 축제,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가 열리고 있습니다.

시대와 소통하며 생활 예술로 거듭나고 있는 서예. 그 진한 묵향에 빠져보시죠.

[리포트]

보기만 해도 익살스럽고, 진지함이 묻어나거나, 삶의 묵직함도 엿보입니다.

붓과 먹으로 예술을 빚어내는 서예입니다.

[오정근/서예가 : "서예의 매력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죠. 무궁무진하게 종이에 스미듯이 번지게 할 수도 있고 안 번지게 할 수도 있고."]

매화꽃, 나팔꽃, 호박꽃.

꽃마다 향기가 다르듯이 글자는 같은데 생김이 다릅니다.

[여태명/서예가 : "호박꽃 하면 호박꽃에 나타나는 묵직함과 노랗고 크고…."]

"글씨에도 표정이 있다" 판에 박힌 정통 서예의 틀을 깨고 싶었다는 서예가 여태명.

독창성과 개성이 드러나는 '민체'를 처음으로 이름 짓고 널리 알려왔습니다.

[여태명/서예가 : "사람마다 다 틀린 게 민체예요. 개성에 따라 자기 모습에 따라, 성정에 따라, 다 다르게 쓰는 거."]

전주 나들목과 TV 예능 프로그램, 남북 정상회담 기념비 등에 그의 글씨가 쓰였습니다.

하지만 30여 년 동안 후학들을 양성했던 원광대 서예과가 폐지되는 등 서예 입지는 점점 좁아지는 상황.

[여태명/서예가 : "서예 전공해서 생활이 안 되잖아. 그러니까 누가 안 오잖아요. 첫째 학생들이 없고. 하고자 하는 사람도 없고."]

누구나 서예를 쉽게 쓸 수 있어야 외면받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여태명/서예가 : "(서예 하면) 검정 글씨는 글씨고 하얀 것은 종이인데 읽을 수도 없고 뜻도 모르겠고, "나도 저만큼 쓸 수 있겠는데?"(라고) 누구든지 내 작품을 딱 보면…."]

무엇보다 서예가 생활 속에서 살아 있는 글씨로 쓰이길 바랍니다.

[여태명/서예가 : "가치는 있겠지만, 수장고에 있는 것보다는 유리를 깨고 실생활에 나와서 쓰이고."]

요즘엔 개성과 감성이 살아있는 캘리그래피가 서예의 맥을 잇고 있습니다.

[강수호/캘리그래퍼 : "글씨는 다 표정이 있어요. 우리나라 한글이 굉장히 우수합니다. 간단하면서도 모든 표정을 낼 수 있어요. 그것은 캘리그래피만이 가능하다."]

민체든, 캘리그래피든, 정통 서예가 아니라고 외면도 받았지만,

[강수호/캘리그래퍼 : "처음에는 저것도 글씨인가 그런 소리가 제 귀에도 많이 들렸어요. 그런 식으로 조금 괄시를 했어요. 그런데 그 맛을 아는 사람들은 옛날 정통 글씨는 잘 쓰지 않습니다."]

한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캘리그래피 시장은 더 넓어질거라고 기대합니다.

[강수호/캘리그래퍼 : "요즘 한류 시대잖아요. 글씨도 앞으로 그쪽 으로 나가지 않을까. (정통 서예는) 다양한 발전성이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캘리그래피 쪽으로 많이 전향한 작가들이 많습니다."]

천 개의 글자에 천 명의 개성이 담겨 있듯. 누구나 서예가가 될 수 있고.

[임선우 : "(체험한 게 서예라는 거예요. 어땠어요?) 쉽고 재미있었어요."]

전통은 시대와 소통하면서 끊임없이 변화합니다.

[여태명/서예가 : "선조들이 좋은 전통을 남겨줬으면 내가 그 전통을 이어받아서 뭔가 더 보태고 아름답게 가꾸고 해서 물려줘야 하는데 그것을 그대로 전달해주는 그것만 해서는 안 된다."]

더욱더 진해질 묵향의 변신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KBS 뉴스 이화연입니다.

촬영:VJ 이현권/편집:공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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