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청춘’의 대명사 강촌… 문화예술마을 부활 ‘시동’

입력 2021.11.19 (20:32) 수정 2021.11.19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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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 가는 기차는 나를 데리고 가네
5월의 내 사랑이 숨쉬는 곳
지금은 눈이 내린 끝없는 철길 위에
초라한 내 모습만 이 길을 따라가네 그리운 사람”


김현철의 ‘춘천 가는 기차’(1989) 노랫말 중 일부입니다. 낭만이 가득했던 강원도 강촌을 그리워하는 내용입니다.

노래 시작 즈음에 나오는 기차 기적소리는 더 아련하게 들립니다. 실제로 기적소리를 마지막으로 들은 게 언제인지 어렴풋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당시 강촌의 감성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한다는 아쉬움 때문에 아련함이 더 크게 다가오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강촌은 7080세대에게 ‘ 낭만, 청춘’의 다른 이름이었습니다. 짐을 바리바리 싸고, 2시간이 넘는 완행열차를 타야했지만, 통기타와 노래, 친구와 연인만 있으면 그 시간도 즐거웠습니다. 추억을 한 단어로 규정하긴 어렵지만, 강촌은 대학시절 MT장소, 젊음의 성지로 불렸던 곳입니다.

강촌은 7080세대에게 대학시절 MT 명소였을 뿐 아니라 ‘낭만, 청춘’으로 불렸다.강촌은 7080세대에게 대학시절 MT 명소였을 뿐 아니라 ‘낭만, 청춘’으로 불렸다.

■ 2010년 경춘선 복선 전철 개통으로 관광객 급감…강촌 상권도 침체

영원한 건 없었습니다. 강촌도 시들어갔습니다. 2010년 서울과 춘천을 오가는 전철이 개통되고, 경춘선 강촌역이 폐쇄되면서 강촌은 급속히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폐철길 위에 레일바이크가 들어서고, 옛 강촌역사를 탑승장으로 이용하면서 상황이 좀 나아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마저도 폐쇄되면서 강촌을 찾는 발길이 더 줄었습니다.

사정이 가장 절박한 건 강촌지역 민박과 펜션입니다. 찾는 사람이 없어 방마다 텅 비었습니다. 건물마다 임대 매물 등을 써붙여놓은 현수막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나마 있는 관광객들도 체류형보다는 당일치기가 주를 이루며 강촌의 위기감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 폐쇄 10년 만에 ‘강촌상상역’으로 재탄생…문화예술마을 거점지로 기대

폐쇄된 옛 강촌역사가 10년 만에 ‘강촌상상역’으로 재탄생했다.폐쇄된 옛 강촌역사가 10년 만에 ‘강촌상상역’으로 재탄생했다.

강원도 대표 관광지였던 강촌을 되살리기 위한 신호탄이 쏘아올려졌습니다. 폐쇄된 지 10년 만에 강촌역사가 부활했습니다.

새롭게 붙여진 이름은 ‘강촌상상역’입니다. 과거의 영광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의 힐링 마을을 꿈꾸자는 의미가 담겼습니다.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강촌 1~3리와 방곡1리 일대 주민들이 추진하는 문화예술마을 조성 사업의 하나입니다.

면적 630㎡의 역사 1층에는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도자기 공방이 들어섰습니다. 아기자기한 도자기를 살 수 있고, 직접 도자기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2층에는 강촌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 전시장이 있습니다. 빛바랜 사진들이 낭만 가득했던 강촌으로 추억 여행을 시켜줍니다.

강촌상상역 2층에서는 강촌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전시장이 있다.강촌상상역 2층에서는 강촌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전시장이 있다.

■ 강촌상상역 주변 출렁다리, 레일바이크 조성 완료…즐길거리 ‘다채’

강촌에서 월동하는 겨울 철새 ‘호사비오리’를 형상화한 또오리 역장.강촌에서 월동하는 겨울 철새 ‘호사비오리’를 형상화한 또오리 역장.

강원도 춘천시는 2015년, 강촌유원지의 명물 출렁다리를 폭 2m, 길이 58m 규모의 현수교로 30년 만에 다시 만들기도 했습니다. 2019년에는 옛 강촌역 인근에 ‘또오리’ 조형물도 설치했습니다.

높이 5m인 이 조형물은 강촌에서 월동하는 겨울 철새인 ‘호사비오리(천연기념물 448호)’를 강촌역장으로 변신한 모습으로 형상화했습니다.

경춘선 폐철도 위 도로로 포장된 모습. 기차역 플랫폼이었다는 흔적만 곳곳에 남아있다.경춘선 폐철도 위 도로로 포장된 모습. 기차역 플랫폼이었다는 흔적만 곳곳에 남아있다.

옛 기차길이 놓여있던 1㎞ 가량의 피암터널도 변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차역 흔적만 겨우 남아있지만, 맨땅으로 변한 곳엔 철길 복원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내년 연말에는 구곡폭포 바로 밑에 출렁다리가 추가로 들어설 예정입니다.

강촌 주민들의 노력과 춘천시의 지원이 합쳐져 강촌에 새로운 바람이 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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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낭만·청춘’의 대명사 강촌… 문화예술마을 부활 ‘시동’
    • 입력 2021-11-19 20:32:41
    • 수정2021-11-19 20:33:23
    취재K

“춘천 가는 기차는 나를 데리고 가네
5월의 내 사랑이 숨쉬는 곳
지금은 눈이 내린 끝없는 철길 위에
초라한 내 모습만 이 길을 따라가네 그리운 사람”


김현철의 ‘춘천 가는 기차’(1989) 노랫말 중 일부입니다. 낭만이 가득했던 강원도 강촌을 그리워하는 내용입니다.

노래 시작 즈음에 나오는 기차 기적소리는 더 아련하게 들립니다. 실제로 기적소리를 마지막으로 들은 게 언제인지 어렴풋하기만 합니다. 하지만 그보다 당시 강촌의 감성을 더 이상 느끼지 못한다는 아쉬움 때문에 아련함이 더 크게 다가오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강촌은 7080세대에게 ‘ 낭만, 청춘’의 다른 이름이었습니다. 짐을 바리바리 싸고, 2시간이 넘는 완행열차를 타야했지만, 통기타와 노래, 친구와 연인만 있으면 그 시간도 즐거웠습니다. 추억을 한 단어로 규정하긴 어렵지만, 강촌은 대학시절 MT장소, 젊음의 성지로 불렸던 곳입니다.

강촌은 7080세대에게 대학시절 MT 명소였을 뿐 아니라 ‘낭만, 청춘’으로 불렸다.
■ 2010년 경춘선 복선 전철 개통으로 관광객 급감…강촌 상권도 침체

영원한 건 없었습니다. 강촌도 시들어갔습니다. 2010년 서울과 춘천을 오가는 전철이 개통되고, 경춘선 강촌역이 폐쇄되면서 강촌은 급속히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폐철길 위에 레일바이크가 들어서고, 옛 강촌역사를 탑승장으로 이용하면서 상황이 좀 나아지는 듯 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마저도 폐쇄되면서 강촌을 찾는 발길이 더 줄었습니다.

사정이 가장 절박한 건 강촌지역 민박과 펜션입니다. 찾는 사람이 없어 방마다 텅 비었습니다. 건물마다 임대 매물 등을 써붙여놓은 현수막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나마 있는 관광객들도 체류형보다는 당일치기가 주를 이루며 강촌의 위기감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 폐쇄 10년 만에 ‘강촌상상역’으로 재탄생…문화예술마을 거점지로 기대

폐쇄된 옛 강촌역사가 10년 만에 ‘강촌상상역’으로 재탄생했다.
강원도 대표 관광지였던 강촌을 되살리기 위한 신호탄이 쏘아올려졌습니다. 폐쇄된 지 10년 만에 강촌역사가 부활했습니다.

새롭게 붙여진 이름은 ‘강촌상상역’입니다. 과거의 영광에 머무르지 않고 미래의 힐링 마을을 꿈꾸자는 의미가 담겼습니다.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강촌 1~3리와 방곡1리 일대 주민들이 추진하는 문화예술마을 조성 사업의 하나입니다.

면적 630㎡의 역사 1층에는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도자기 공방이 들어섰습니다. 아기자기한 도자기를 살 수 있고, 직접 도자기를 만들 수도 있습니다. 2층에는 강촌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 전시장이 있습니다. 빛바랜 사진들이 낭만 가득했던 강촌으로 추억 여행을 시켜줍니다.

강촌상상역 2층에서는 강촌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진전시장이 있다.
■ 강촌상상역 주변 출렁다리, 레일바이크 조성 완료…즐길거리 ‘다채’

강촌에서 월동하는 겨울 철새 ‘호사비오리’를 형상화한 또오리 역장.
강원도 춘천시는 2015년, 강촌유원지의 명물 출렁다리를 폭 2m, 길이 58m 규모의 현수교로 30년 만에 다시 만들기도 했습니다. 2019년에는 옛 강촌역 인근에 ‘또오리’ 조형물도 설치했습니다.

높이 5m인 이 조형물은 강촌에서 월동하는 겨울 철새인 ‘호사비오리(천연기념물 448호)’를 강촌역장으로 변신한 모습으로 형상화했습니다.

경춘선 폐철도 위 도로로 포장된 모습. 기차역 플랫폼이었다는 흔적만 곳곳에 남아있다.
옛 기차길이 놓여있던 1㎞ 가량의 피암터널도 변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차역 흔적만 겨우 남아있지만, 맨땅으로 변한 곳엔 철길 복원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내년 연말에는 구곡폭포 바로 밑에 출렁다리가 추가로 들어설 예정입니다.

강촌 주민들의 노력과 춘천시의 지원이 합쳐져 강촌에 새로운 바람이 불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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