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구해주러 오겠지’ 믿었지만”…경찰은 너무 늦게 왔다

입력 2021.11.21 (07:04) 수정 2021.11.21 (07:0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피해 여성 A 씨의 회사 동료/
"목을 조르거나 이런 것은 그냥 기본이었고, 들어와서 칼을 대고 '너 죽고 나 죽자' 이런 식으로 계속 협박을 했어요. 친구(피해 여성 A 씨)가 맨발로 도망간 적도 있어요."

지난 19일 자신을 스토킹하던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숨진 30대 여성 A 씨. 전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근 1년 동안 A 씨는 단 하루도 마음이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부산에 살던 A 씨는 직장을 옮기며 서울로 이사했지만, 전 남자친구의 스토킹은 오히려 더 심해졌습니다.

피해 여성 A 씨의 회사 동료/
"(전 남자친구가) 서울에 그냥 아무 때나 올라오는 거예요, 자기가 원할 때. 올라오고 싶을 때 올라가는 거예요."

전 남자친구는 A 씨의 오피스텔을 동의도 없이 수시로 드나들었습니다. 명백한 주거 침입이었습니다.

피해 여성 A 씨의 회사 동료들/
"(오피스텔) 카드키가 세 개가 있었는데, 그걸 훔쳐갔어요. 서브키를. 비밀번호를 바꾸지 그랬냐 이런 얘기가 있더라고요. 근데 이게 비밀번호가 아닌 집이에요. 카드키니까."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구석에서 웅크리고 앉아 가지고 애를 놀래키고 이제 막, 무단침입해가지고 그런 경우도 많고. "

전 남자친구의 스토킹은 갈수록 심해졌습니다. 칼을 들고 협박을 하는 일도 있었지만, A 씨는 선뜻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습니다. 이전에도 주거 침입 등으로 신고했지만,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고 오히려 전 남자친구로부터 더 무서운 보복을 받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피해 여성 A 씨의 회사 동료 /
"작년에 주거침입으로 한번 신고한 적이 있는데, 그 이후에도 또 그걸로 인해서 많이 힘들었다고 했었거든요. '너 나 또 신고할 거냐, 또 신고해봐라' 이런 식으로 앞에서 으름장 놓고 협박하고 막 목 조르고 그랬었으니까 그때도. 그러니까 얘(피해 여성)는 신고하면 그게 결국은 본인 한테 다 돌아오니까 (신고를) 못하는 거예요."

전 남자친구는 치밀하기까지 했습니다. A 씨를 만날 때마다 휴대전화를 강제로 빼앗았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자신이 보낸 협박 메시지들을 삭제했습니다.

피해 여성 A 씨의 회사 동료 /
"신고는 못하게 하고 메시지도 삭제하고 검열한다는 느낌. 이제 협박성 문자라던가 이런걸 다 보내놓고, 신고를 할까봐 휴대전화를 뺏어서 이제 지우고 그리고 신고할 테면 신고해보라고."

괴롭힘 정도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심해졌습니다. 급기야 지난 9월부터는 흉기로 협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7일, 결국 이러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느낀 A 씨는 맨발로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탈출했고, 경찰에도 신고했습니다.

피해 여성 A 씨의 회사 동료 /
"흉기를 들고 자꾸 목에다 갖다 대면서 '같이 죽자'라고 그러니까, 얘가 무서워서 도망을 나온 거거든요. 흉기를 들고 위협할 때 맨발로 도망을 나왔고 그 때 임시 보호소에 이틀 있었어요."

경찰은 A 씨를 신변보호 대상자로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도 스토킹은 계속됐습니다.

피해 여성 A 씨의 회사 동료 /
"임시 보호소갔다가 온 날 회사로 찾아왔었어요, 그 피의자가. 저희가 직접적으로는 (전 남자친구를) 본 게 처음이기 때문에 너무 너무 무서움을 저희도 느꼈거든요. 조금 강제적으로 '얘기를 들으러 왔다'라는 식으로, 억지로 (A 씨를) 데려가려고 하더라고요."

전 남자친구가 회사 근처까지 A 씨를 찾아온 그날, 다시 경찰에 신고했지만 담당 수사관은 연락이 닿질 않았습니다.

피해 여성 A 씨의 회사 동료들/
" 9일에 그분(전 남자친구)이 찾아왔을 때도 저희가 수사관님한테 전화했는데 전화통화가 계속 안 됐어요. 보니까 그게 그날 당직이셔가지고 오프셨어요."
"수사관이 한 명이라는 것도 저는 좀 그렇거든요. 112 신고를 해봤자 그분들은 그냥 '그 사람(담당 수사관)이 없으면 어떻게 할 수 없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니까…."

기자와 대화 중인 피해자의 지인들기자와 대화 중인 피해자의 지인들
112 신고는 결국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피해 여성 A 씨의 회사 동료 /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그분이 같이 있냐'고 물어서 '가고 없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그러면 어떻게 할 수가 없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이후 더 대담해진 전 남자친구는 A 씨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겠다는 협박을 했다고 합니다.

피해 여성 A 씨의 회사 동료 /
"그 남자가 아마 (카카오톡) 프로필에다가 '너로 인해서 주변 소중한 사람들이 피해를 본다'는, 이런 식의 메시지를 자꾸 남겨놓고…. 이걸 얘(A 씨)가 보고 가족이라든가 주변 친구들이 또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길까봐 너무너무 걱정하고 본인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도 이제 염려가 되니까 그래서 매일매일 거의 울다시피 하고 살았어요."

경찰은 A 씨에게 위급 상황에 신고하라며 스마트워치를 줬습니다. 그리고 사건 당일인 그제(19일), 전 남자친구가 흉기를 휘두르려 하자 A 씨는 다급하게 스마트워치 버튼을 눌렀습니다. 하지만 신고가 들어왔을 때 경찰은 피해자의 위치를 잘못 파악해 엉뚱한 곳을 헤맸습니다. 스마트워치의 GPS 위치값이 잘못 전송된 탓이었습니다. 그 사이 A 씨는 2차 신고를 했고, 결국 경찰은 첫 신고 뒤 12분이 지나서야 사건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 A 씨가 흉기에 찔린 뒤였습니다.

사건 당일 CCTV 영상에 찍힌 피해자의 모습사건 당일 CCTV 영상에 찍힌 피해자의 모습
A 씨는 스마트워치 말고도 회사 동료들에게 긴급 구조 요청을 보낼 수 있는 휴대전화 서비스에도 가입해둔 상태였습니다. 친구들은 A 씨가 차라리 회사 동료들에게 긴급 구조 요청을 보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합니다.

피해 여성 A 씨의 회사 동료들/
"휴대폰에서 이제 SOS 신청하는 서비스가 있잖아요. 그걸 누르면 그 주소랑 로드맵도 다 떠요. 그리고 녹음도 한 삼 초 정도 돼서 저희한테 문자로 날라오거든요. 그게 오히려 더 정확한 거예요."
"경찰이 준 스마트워치가 더 정확하다고 믿고 '빨리 나를 구해주러 오겠지' 라고 믿고 그거를 눌렀을텐데. 그 친구한테는 최후의 방어막이었잖아요 그게…."

A 씨는 사건 당일 시골에 계신 어머니에게 등기우편으로 카드 한장을 보냈습니다.

A 씨 어머니/
"엄마한테 지 카드를 보냈었거든요. 엄마 한약 사 먹으라고 빠른등기를 보냈어요. 'OO아, 잘 먹을게 고맙다'라고 톡을 하니까, ' 엄마 영수증만 보내삼' 이게 이게 마지막 대화예요."

1년 넘게 목숨까지 위협을 받을 정도로 지독한 스토킹을 당하면서도,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내색조차 하지 않은 배려심 깊고 착한 딸이었습니다.

A 씨 어머니/
"제가 솔직히 딸이 그렇게 스토킹 당하는 줄도 몰랐어요. 엄마 걱정한다고…. 걔는 국가를 믿은 것 같아요. 스마트워치를 차고, 그렇게 하면서 나라를 믿고 우리 딸이 살았는데…."

아직도 믿기지 않은 사랑하는 딸의 죽음. A 씨의 어머니는 가눌 길이 없는 슬픔 속에서도 진심으로 딸의 안전을 걱정해주고 버팀목이 되어준 회사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A 씨 어머니/
"감사하다…. 우리 OO이를 그렇게 보호해줘서. 그렇게 고통받고 산지를 엄마는 몰랐다…. 고맙다, 정말 애썼다…."

A 씨 역시 생전 극한의 두려움과 고통 속에서도 동료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늘 건넸습니다.

A 씨 회사 동료/
"천사였어요. 남을 더 잘 도와주고 저희한테도 매일 미안하다고 했거든요. 자기가 괜히 이런 말을 해서 신경쓰게 하는 것 같아서 너무 미안하다…."

A 씨를 살해하고 도망친 전 남자친구는 하루 만에 대구에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전 남자친구는 경찰서로 들어서며 피해자와 유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죄송하다'고만 짧게 답했습니다. 표정은 다소 굳어있었지만 담담해보였습니다. 경찰은 전 남자친구를 살인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으며,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나를 구해주러 오겠지’ 믿었지만”…경찰은 너무 늦게 왔다
    • 입력 2021-11-21 07:04:43
    • 수정2021-11-21 07:05:04
    취재K

피해 여성 A 씨의 회사 동료/
"목을 조르거나 이런 것은 그냥 기본이었고, 들어와서 칼을 대고 '너 죽고 나 죽자' 이런 식으로 계속 협박을 했어요. 친구(피해 여성 A 씨)가 맨발로 도망간 적도 있어요."

지난 19일 자신을 스토킹하던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숨진 30대 여성 A 씨. 전 남자친구와 헤어진 뒤 근 1년 동안 A 씨는 단 하루도 마음이 편할 날이 없었습니다.

부산에 살던 A 씨는 직장을 옮기며 서울로 이사했지만, 전 남자친구의 스토킹은 오히려 더 심해졌습니다.

피해 여성 A 씨의 회사 동료/
"(전 남자친구가) 서울에 그냥 아무 때나 올라오는 거예요, 자기가 원할 때. 올라오고 싶을 때 올라가는 거예요."

전 남자친구는 A 씨의 오피스텔을 동의도 없이 수시로 드나들었습니다. 명백한 주거 침입이었습니다.

피해 여성 A 씨의 회사 동료들/
"(오피스텔) 카드키가 세 개가 있었는데, 그걸 훔쳐갔어요. 서브키를. 비밀번호를 바꾸지 그랬냐 이런 얘기가 있더라고요. 근데 이게 비밀번호가 아닌 집이에요. 카드키니까."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구석에서 웅크리고 앉아 가지고 애를 놀래키고 이제 막, 무단침입해가지고 그런 경우도 많고. "

전 남자친구의 스토킹은 갈수록 심해졌습니다. 칼을 들고 협박을 하는 일도 있었지만, A 씨는 선뜻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습니다. 이전에도 주거 침입 등으로 신고했지만,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고 오히려 전 남자친구로부터 더 무서운 보복을 받아야 했기 때문입니다.

피해 여성 A 씨의 회사 동료 /
"작년에 주거침입으로 한번 신고한 적이 있는데, 그 이후에도 또 그걸로 인해서 많이 힘들었다고 했었거든요. '너 나 또 신고할 거냐, 또 신고해봐라' 이런 식으로 앞에서 으름장 놓고 협박하고 막 목 조르고 그랬었으니까 그때도. 그러니까 얘(피해 여성)는 신고하면 그게 결국은 본인 한테 다 돌아오니까 (신고를) 못하는 거예요."

전 남자친구는 치밀하기까지 했습니다. A 씨를 만날 때마다 휴대전화를 강제로 빼앗았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자신이 보낸 협박 메시지들을 삭제했습니다.

피해 여성 A 씨의 회사 동료 /
"신고는 못하게 하고 메시지도 삭제하고 검열한다는 느낌. 이제 협박성 문자라던가 이런걸 다 보내놓고, 신고를 할까봐 휴대전화를 뺏어서 이제 지우고 그리고 신고할 테면 신고해보라고."

괴롭힘 정도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심해졌습니다. 급기야 지난 9월부터는 흉기로 협박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7일, 결국 이러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공포를 느낀 A 씨는 맨발로 자신의 오피스텔에서 탈출했고, 경찰에도 신고했습니다.

피해 여성 A 씨의 회사 동료 /
"흉기를 들고 자꾸 목에다 갖다 대면서 '같이 죽자'라고 그러니까, 얘가 무서워서 도망을 나온 거거든요. 흉기를 들고 위협할 때 맨발로 도망을 나왔고 그 때 임시 보호소에 이틀 있었어요."

경찰은 A 씨를 신변보호 대상자로 지정했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도 스토킹은 계속됐습니다.

피해 여성 A 씨의 회사 동료 /
"임시 보호소갔다가 온 날 회사로 찾아왔었어요, 그 피의자가. 저희가 직접적으로는 (전 남자친구를) 본 게 처음이기 때문에 너무 너무 무서움을 저희도 느꼈거든요. 조금 강제적으로 '얘기를 들으러 왔다'라는 식으로, 억지로 (A 씨를) 데려가려고 하더라고요."

전 남자친구가 회사 근처까지 A 씨를 찾아온 그날, 다시 경찰에 신고했지만 담당 수사관은 연락이 닿질 않았습니다.

피해 여성 A 씨의 회사 동료들/
" 9일에 그분(전 남자친구)이 찾아왔을 때도 저희가 수사관님한테 전화했는데 전화통화가 계속 안 됐어요. 보니까 그게 그날 당직이셔가지고 오프셨어요."
"수사관이 한 명이라는 것도 저는 좀 그렇거든요. 112 신고를 해봤자 그분들은 그냥 '그 사람(담당 수사관)이 없으면 어떻게 할 수 없다' 이렇게 말씀을 하시니까…."

기자와 대화 중인 피해자의 지인들 112 신고는 결국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피해 여성 A 씨의 회사 동료 /
"(신고를 받은 경찰관이) '그분이 같이 있냐'고 물어서 '가고 없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했더니 '그러면 어떻게 할 수가 없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이후 더 대담해진 전 남자친구는 A 씨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겠다는 협박을 했다고 합니다.

피해 여성 A 씨의 회사 동료 /
"그 남자가 아마 (카카오톡) 프로필에다가 '너로 인해서 주변 소중한 사람들이 피해를 본다'는, 이런 식의 메시지를 자꾸 남겨놓고…. 이걸 얘(A 씨)가 보고 가족이라든가 주변 친구들이 또 혹시라도 무슨 일이 생길까봐 너무너무 걱정하고 본인 뿐만 아니라 주변 사람들까지도 이제 염려가 되니까 그래서 매일매일 거의 울다시피 하고 살았어요."

경찰은 A 씨에게 위급 상황에 신고하라며 스마트워치를 줬습니다. 그리고 사건 당일인 그제(19일), 전 남자친구가 흉기를 휘두르려 하자 A 씨는 다급하게 스마트워치 버튼을 눌렀습니다. 하지만 신고가 들어왔을 때 경찰은 피해자의 위치를 잘못 파악해 엉뚱한 곳을 헤맸습니다. 스마트워치의 GPS 위치값이 잘못 전송된 탓이었습니다. 그 사이 A 씨는 2차 신고를 했고, 결국 경찰은 첫 신고 뒤 12분이 지나서야 사건 현장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 A 씨가 흉기에 찔린 뒤였습니다.

사건 당일 CCTV 영상에 찍힌 피해자의 모습 A 씨는 스마트워치 말고도 회사 동료들에게 긴급 구조 요청을 보낼 수 있는 휴대전화 서비스에도 가입해둔 상태였습니다. 친구들은 A 씨가 차라리 회사 동료들에게 긴급 구조 요청을 보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합니다.

피해 여성 A 씨의 회사 동료들/
"휴대폰에서 이제 SOS 신청하는 서비스가 있잖아요. 그걸 누르면 그 주소랑 로드맵도 다 떠요. 그리고 녹음도 한 삼 초 정도 돼서 저희한테 문자로 날라오거든요. 그게 오히려 더 정확한 거예요."
"경찰이 준 스마트워치가 더 정확하다고 믿고 '빨리 나를 구해주러 오겠지' 라고 믿고 그거를 눌렀을텐데. 그 친구한테는 최후의 방어막이었잖아요 그게…."

A 씨는 사건 당일 시골에 계신 어머니에게 등기우편으로 카드 한장을 보냈습니다.

A 씨 어머니/
"엄마한테 지 카드를 보냈었거든요. 엄마 한약 사 먹으라고 빠른등기를 보냈어요. 'OO아, 잘 먹을게 고맙다'라고 톡을 하니까, ' 엄마 영수증만 보내삼' 이게 이게 마지막 대화예요."

1년 넘게 목숨까지 위협을 받을 정도로 지독한 스토킹을 당하면서도, 가족들이 걱정할까봐 내색조차 하지 않은 배려심 깊고 착한 딸이었습니다.

A 씨 어머니/
"제가 솔직히 딸이 그렇게 스토킹 당하는 줄도 몰랐어요. 엄마 걱정한다고…. 걔는 국가를 믿은 것 같아요. 스마트워치를 차고, 그렇게 하면서 나라를 믿고 우리 딸이 살았는데…."

아직도 믿기지 않은 사랑하는 딸의 죽음. A 씨의 어머니는 가눌 길이 없는 슬픔 속에서도 진심으로 딸의 안전을 걱정해주고 버팀목이 되어준 회사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잊지 않았습니다.

A 씨 어머니/
"감사하다…. 우리 OO이를 그렇게 보호해줘서. 그렇게 고통받고 산지를 엄마는 몰랐다…. 고맙다, 정말 애썼다…."

A 씨 역시 생전 극한의 두려움과 고통 속에서도 동료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늘 건넸습니다.

A 씨 회사 동료/
"천사였어요. 남을 더 잘 도와주고 저희한테도 매일 미안하다고 했거든요. 자기가 괜히 이런 말을 해서 신경쓰게 하는 것 같아서 너무 미안하다…."

A 씨를 살해하고 도망친 전 남자친구는 하루 만에 대구에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전 남자친구는 경찰서로 들어서며 피해자와 유족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죄송하다'고만 짧게 답했습니다. 표정은 다소 굳어있었지만 담담해보였습니다. 경찰은 전 남자친구를 살인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으며,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입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