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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태양광 불법하도급’ 본격 수사…현장점검표 서명란 분석
입력 2021.11.21 (07:04) 취재K

서울시가 고 박원순 시장 시절 태양광 사업에 참여한 업체들을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고발인 조사를 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BS 취재 결과,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12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서울시 감사위원회 관계자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남대문경찰서는 지능범죄수사팀에 경제범죄수사팀 인력을 일부 추가해, 수사팀을 꾸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지난 3일,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협동조합 2곳과 일반업체 9곳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했습니다. 이들 업체는 서울시에서 도급받은 전기공사를 불법으로 하도급 주거나, 무자격 시공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설치된 베란다형 태양광 6,917건을 조사한 결과, 5,435건은 불법 하도급, 427건은 무자격 시공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업체가 불법행위로 수령한 보조금은 31억여 원이었습니다.


■ 혐의 입증 자료로 '현장 점검표' 서명란 분석

경찰은 고발된 업체들의 불법 하도급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시가 제출한 '현장 점검표'를 집중적으로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태양광 설비 설치 업자는 공사를 끝내고 설비가 잘 작동하는지 확인한 뒤, 현장 점검표에 직접 서명해야 합니다. 또 이 서류를 서울시에 제출해야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이번 감사에서 최근 3년 치 현장 점검표를 일일이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이 과정에서 서울시가 도급을 준 업체 소속이 아닌 사람이 현장 점검표에 서명한 사례를 다수 발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서울시는 애초 직원 숫자가 적어 도급 물량을 소화하기 어려웠던 업체들이, 물량 일부를 다른 업자에 넘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또 4대 보험비 부담을 회피하려고 일부러 일용직 노동자를 고용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기공사업법에 따르면, 전기공사는 자격을 갖추고 등록한 사람만 할 수 있고, 일부 사유를 제외하고는 하도급을 줄 수 없습니다.


■ 보조금 11억 원 받고 벌금은 천만 원…불법 하도급 '반복'

서울시 베란다형 태양광 사업에서 불법 하도급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감사원은 2019년 서울시 감사에서 불법으로 하도급을 준 협동조합과 일반업체 등 5곳을 적발해, 서울시에 고발 조치하도록 한 바 있습니다. 당시 감사원의 조사 대상은 2016년부터 2018년 사이 설치된 태양광 시설이었습니다.

KBS 취재 결과, 당시 고발된 업체 중 한 곳은 전기공사업법 위반 혐의로 법인과 대표가 각각 벌금 5백만 원을 선고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기공사업법은 제14조 1항을 위반해 불법 하도급을 준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고 돼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가 국회 행정안전위원인 국민의힘 이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이 업체가 2018년과 2019년 서울시에서 받은 보조금은 모두 11억여 원에 이릅니다. 나중에 불법 하도급이 적발되더라도, 일단 공사를 도급받아 보조금을 챙기는 것이 '이익'인 겁니다.

최근 서울시가 전임 시장 시절 태양광 사업과 관련해 고발 또는 수사 의뢰한 사건은 모두 3건입니다.

▲무자격 시공·불법 하도급 ▲보조금 수령을 위한 고의폐업 ▲보조금 추가 수령을 위한 시민 자부담금 대납 등입니다.

고의 폐업과 무자격 시공·불법 하도급 사건은 서울 남대문 경찰서, 부담금 대납 의혹 사건은 양천경찰서에서 각각 수사하고 있습니다.
  • 경찰 ‘태양광 불법하도급’ 본격 수사…현장점검표 서명란 분석
    • 입력 2021-11-21 07:04:58
    취재K

서울시가 고 박원순 시장 시절 태양광 사업에 참여한 업체들을 고발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고발인 조사를 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KBS 취재 결과,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지난 12일과 17일 두 차례에 걸쳐, 서울시 감사위원회 관계자를 불러 고발인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남대문경찰서는 지능범죄수사팀에 경제범죄수사팀 인력을 일부 추가해, 수사팀을 꾸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지난 3일,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협동조합 2곳과 일반업체 9곳을 서울경찰청에 고발했습니다. 이들 업체는 서울시에서 도급받은 전기공사를 불법으로 하도급 주거나, 무자격 시공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2019년부터 2021년 사이 설치된 베란다형 태양광 6,917건을 조사한 결과, 5,435건은 불법 하도급, 427건은 무자격 시공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 업체가 불법행위로 수령한 보조금은 31억여 원이었습니다.


■ 혐의 입증 자료로 '현장 점검표' 서명란 분석

경찰은 고발된 업체들의 불법 하도급 혐의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시가 제출한 '현장 점검표'를 집중적으로 분석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관련 규정에 따르면, 태양광 설비 설치 업자는 공사를 끝내고 설비가 잘 작동하는지 확인한 뒤, 현장 점검표에 직접 서명해야 합니다. 또 이 서류를 서울시에 제출해야만 보조금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이번 감사에서 최근 3년 치 현장 점검표를 일일이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이 과정에서 서울시가 도급을 준 업체 소속이 아닌 사람이 현장 점검표에 서명한 사례를 다수 발견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서울시는 애초 직원 숫자가 적어 도급 물량을 소화하기 어려웠던 업체들이, 물량 일부를 다른 업자에 넘긴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또 4대 보험비 부담을 회피하려고 일부러 일용직 노동자를 고용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기공사업법에 따르면, 전기공사는 자격을 갖추고 등록한 사람만 할 수 있고, 일부 사유를 제외하고는 하도급을 줄 수 없습니다.


■ 보조금 11억 원 받고 벌금은 천만 원…불법 하도급 '반복'

서울시 베란다형 태양광 사업에서 불법 하도급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감사원은 2019년 서울시 감사에서 불법으로 하도급을 준 협동조합과 일반업체 등 5곳을 적발해, 서울시에 고발 조치하도록 한 바 있습니다. 당시 감사원의 조사 대상은 2016년부터 2018년 사이 설치된 태양광 시설이었습니다.

KBS 취재 결과, 당시 고발된 업체 중 한 곳은 전기공사업법 위반 혐의로 법인과 대표가 각각 벌금 5백만 원을 선고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기공사업법은 제14조 1항을 위반해 불법 하도급을 준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천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린다고 돼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시가 국회 행정안전위원인 국민의힘 이영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이 업체가 2018년과 2019년 서울시에서 받은 보조금은 모두 11억여 원에 이릅니다. 나중에 불법 하도급이 적발되더라도, 일단 공사를 도급받아 보조금을 챙기는 것이 '이익'인 겁니다.

최근 서울시가 전임 시장 시절 태양광 사업과 관련해 고발 또는 수사 의뢰한 사건은 모두 3건입니다.

▲무자격 시공·불법 하도급 ▲보조금 수령을 위한 고의폐업 ▲보조금 추가 수령을 위한 시민 자부담금 대납 등입니다.

고의 폐업과 무자격 시공·불법 하도급 사건은 서울 남대문 경찰서, 부담금 대납 의혹 사건은 양천경찰서에서 각각 수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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