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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이 ‘스타트업’을 이제 아세요”…스타트업 생태계 도약할까
입력 2021.11.23 (07:00) 취재K

코로나로 경제 곳곳이 시름이다. 힘들지 않은 곳이 없고, 위기를 거론하지 않는 분야가 없다. 이 와중에도 두각을 나타내는 곳이 있다.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날개를 단 듯한 분위기가 포착된다. 바로, 스타트업(Startup) 쪽이다.

스타트업은 신생 창업기업을 말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쓰기 시작한 신조어인데, 어느 새 익숙한 경제 용어가 됐다. 스타트업 붐이 그만큼 유례없기 때문이다. 미국 만큼은 아니어도, 국내 어느 시기와 비교해도 전례 없는 수준이다.

1. 통계로 본 '스타트업 붐'

일단, 통계를 보자. 최근 1년 혹은 한 달 동안 스타트업이 몇 개 생겼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는 공식 통계는 없다. 스타트업이라는 용어 자체가 법적 용어가 아니고, (※ 이 점에서 벤처기업과 다르다. 최하단 비교표 참조) 그래서 아직은 스타트업만 딱 골라 추린 통계는 없다.

현존 통계 중 가장 근접한 것은 <창업기업 동향 조사>다. 중소벤처기업부가 한 달 단위로 발표한다. 여기서 개인사업자를 뺀 신설법인의 추이를 보는 것이 스타트업 열기를 가늠할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아래 통계를 보자. 추세가 유지되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신설 스타트업이 더 많을 것이다.

신설법인 모두가 혁신적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기술기반업종’만 따로 추려서 보더라도 올해가 과거 어느 해보다 기술기반업종에서 신설법인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신설법인 모두가 혁신적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기술기반업종’만 따로 추려서 보더라도 올해가 과거 어느 해보다 기술기반업종에서 신설법인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2. 생태계의 진화…양이 질을 만든다

양이 늘어나는 것은 좋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질 좋은 스타트업이 증가해야 할 것이고, 더 나아가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의 질이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지속가능하다. 다행이라면, 일종의 양질전환(量質轉換)의 법칙이 작동하는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대하는 태도다. 대기업은 과거 스타트업을 잠재적 경쟁자로 취급했다. 자본과 영향력을 동원해 고사시키기 일쑤였다.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오가며 스타트업의 싹을 미리 자르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아니면 대놓고 베끼거나.

최근 달라졌다. 대기업들이 스타트업을 우군으로 보기 시작했다. 전망있는 스타트업에 돈을 대거나(투자),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거나(협업), 적정한 대가를 주고 아예 사들인다(M&A). 스타트업과 시너지를 내겠다며 개방형 혁신, 이른바 '오픈 이노베이션'을 경쟁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지난주 열린 스타트업 축제 '2021 COMEUP'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확인됐다. 삼성과 구글 등 글로벌 대기업이 처음으로 주요 참가자로 동참했다. 협력하거나 투자할 전망 좋은 스타트업을 경쟁적으로 물색했다.

3. "부모님이 '스타트업' 을 아세요"

스타트업을 보는 사회의 인식이 정말 달라지고 있다면, 이를 누구보다 피부로 느낄 사람은 누구일까. 스타트업이라는 위험한 도전에 나선 창업자들 아닐까. 현장을 열심히 뛰고 있는 스타트업 창업자를 만났다.

스타트업 '보이스루'는 번역 플랫폼 회사다. 2018년에 창업했다. 동영상, 웹툰, 웹소설 등을 외국어로 번역한다. 비대면 번역 플랫폼을 구축해 보통 24시간 안에 번역을 완성한다. K-콘텐츠에 대한 수요 폭증과 맞물리면서 창업 3년 만에 매출 100배가 됐다. 내년엔 흑자전환까지 노리고 있다.

번역 플랫폼 전문 스타트업 ‘보이스루’ 창업자 이상헌 대표, 이 대표는 아직 20대다.번역 플랫폼 전문 스타트업 ‘보이스루’ 창업자 이상헌 대표, 이 대표는 아직 20대다.

'보이스루' 창업자 이상헌 대표에게 물었다. 최근 스타트업을 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냐고. 정말 그렇다고 답했다. 뭐가 가장 달라졌냐고 다시 물었다. 이 대표는 '부모님'과 '취업' 두 단어로 얘기를 시작했다.


Q. 뭐가 가장 달라진 것 같습니까?

A. 이상헌/스타트업 '보이스루' 대표

"일단, 부모님이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를 아시고요. (하하) "

"예전에는 대기업 가는 것이 1차 목표였다면, 이제는 스타트업 취업도 함께 고려가 되고 있어요. 좋은 인재들이 우리 회사에 지원하는 게 확실히 느껴지고. 2018년에도, 올해도 취업박람회에 부스를 차렸는데, 찾아오는 사람 수가 완전 달라요."

4. 관건은 생존율…30%의 벽을 뚫어라

문제는 지금의 스타트업 붐이 역설적으로 코로나 덕을 보고 있다는 점이다. 막대하게 풀린 돈이 투자금이 돼 스타트업 업계로 쏟아진 영향이 크다. 물론 긴축이 본격화 된다면, 투자금은 말라갈 것이다. 신생 스타트업은 양적으로 주춤할 것이고, 기성 스타트업은 버텨내야 한다.

국내 신생기업이 5년 동안 생존하는 비율은 31.2%이다. (「2019년 기업생멸행정통계」기준) 스타트업 10곳 중 7곳은 5년 안에 문을 닫는다는 얘기다. 이 벽을 뚫어야만, 스타트업 생태계는 한 단 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긍정적인 대목은 스타트업을 먼저 졸업한 선배격인 벤처 기업들의 성적표다. 벤처기업 중 연간 매출이 천억 원을 넘는 기업인 '벤처천억기업'이 지난해 말 기준 633곳이었다. 매년 늘고 있고, 지난해 말에는 역대 최고치였다.

벤처'천억'기업 전체를 하나의 기업집단이라고 치면 매출액은 재계 4위다. 삼성과 현대차, SK 다음이다. 스타트업은 일자리에서도 효자다. 올해 상반기 스타트업이 만들어낸 고용, 1년 전보다 10% 늘었다. 전체 기업 평균의 3배를 넘는다.


인포그래픽 : 권세라
  • “부모님이 ‘스타트업’을 이제 아세요”…스타트업 생태계 도약할까
    • 입력 2021-11-23 07:00:23
    취재K

코로나로 경제 곳곳이 시름이다. 힘들지 않은 곳이 없고, 위기를 거론하지 않는 분야가 없다. 이 와중에도 두각을 나타내는 곳이 있다. 양적으로도 질적으로도 날개를 단 듯한 분위기가 포착된다. 바로, 스타트업(Startup) 쪽이다.

스타트업은 신생 창업기업을 말한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쓰기 시작한 신조어인데, 어느 새 익숙한 경제 용어가 됐다. 스타트업 붐이 그만큼 유례없기 때문이다. 미국 만큼은 아니어도, 국내 어느 시기와 비교해도 전례 없는 수준이다.

1. 통계로 본 '스타트업 붐'

일단, 통계를 보자. 최근 1년 혹은 한 달 동안 스타트업이 몇 개 생겼는지를 정확히 알 수 있는 공식 통계는 없다. 스타트업이라는 용어 자체가 법적 용어가 아니고, (※ 이 점에서 벤처기업과 다르다. 최하단 비교표 참조) 그래서 아직은 스타트업만 딱 골라 추린 통계는 없다.

현존 통계 중 가장 근접한 것은 <창업기업 동향 조사>다. 중소벤처기업부가 한 달 단위로 발표한다. 여기서 개인사업자를 뺀 신설법인의 추이를 보는 것이 스타트업 열기를 가늠할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다. 아래 통계를 보자. 추세가 유지되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신설 스타트업이 더 많을 것이다.

신설법인 모두가 혁신적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기술기반업종’만 따로 추려서 보더라도 올해가 과거 어느 해보다 기술기반업종에서 신설법인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신설법인 모두가 혁신적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기술기반업종’만 따로 추려서 보더라도 올해가 과거 어느 해보다 기술기반업종에서 신설법인이 많을 것으로 보인다.

2. 생태계의 진화…양이 질을 만든다

양이 늘어나는 것은 좋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질 좋은 스타트업이 증가해야 할 것이고, 더 나아가 스타트업에 대한 인식의 질이 바뀌어야 한다. 그래야 지속가능하다. 다행이라면, 일종의 양질전환(量質轉換)의 법칙이 작동하는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대기업이 스타트업을 대하는 태도다. 대기업은 과거 스타트업을 잠재적 경쟁자로 취급했다. 자본과 영향력을 동원해 고사시키기 일쑤였다. 불법과 합법의 경계를 오가며 스타트업의 싹을 미리 자르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아니면 대놓고 베끼거나.

최근 달라졌다. 대기업들이 스타트업을 우군으로 보기 시작했다. 전망있는 스타트업에 돈을 대거나(투자), 프로젝트를 함께 수행하거나(협업), 적정한 대가를 주고 아예 사들인다(M&A). 스타트업과 시너지를 내겠다며 개방형 혁신, 이른바 '오픈 이노베이션'을 경쟁적으로 시작하고 있다.


지난주 열린 스타트업 축제 '2021 COMEUP'에서도 이런 분위기가 확인됐다. 삼성과 구글 등 글로벌 대기업이 처음으로 주요 참가자로 동참했다. 협력하거나 투자할 전망 좋은 스타트업을 경쟁적으로 물색했다.

3. "부모님이 '스타트업' 을 아세요"

스타트업을 보는 사회의 인식이 정말 달라지고 있다면, 이를 누구보다 피부로 느낄 사람은 누구일까. 스타트업이라는 위험한 도전에 나선 창업자들 아닐까. 현장을 열심히 뛰고 있는 스타트업 창업자를 만났다.

스타트업 '보이스루'는 번역 플랫폼 회사다. 2018년에 창업했다. 동영상, 웹툰, 웹소설 등을 외국어로 번역한다. 비대면 번역 플랫폼을 구축해 보통 24시간 안에 번역을 완성한다. K-콘텐츠에 대한 수요 폭증과 맞물리면서 창업 3년 만에 매출 100배가 됐다. 내년엔 흑자전환까지 노리고 있다.

번역 플랫폼 전문 스타트업 ‘보이스루’ 창업자 이상헌 대표, 이 대표는 아직 20대다.번역 플랫폼 전문 스타트업 ‘보이스루’ 창업자 이상헌 대표, 이 대표는 아직 20대다.

'보이스루' 창업자 이상헌 대표에게 물었다. 최근 스타트업을 보는 시선이 많이 달라졌냐고. 정말 그렇다고 답했다. 뭐가 가장 달라졌냐고 다시 물었다. 이 대표는 '부모님'과 '취업' 두 단어로 얘기를 시작했다.


Q. 뭐가 가장 달라진 것 같습니까?

A. 이상헌/스타트업 '보이스루' 대표

"일단, 부모님이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를 아시고요. (하하) "

"예전에는 대기업 가는 것이 1차 목표였다면, 이제는 스타트업 취업도 함께 고려가 되고 있어요. 좋은 인재들이 우리 회사에 지원하는 게 확실히 느껴지고. 2018년에도, 올해도 취업박람회에 부스를 차렸는데, 찾아오는 사람 수가 완전 달라요."

4. 관건은 생존율…30%의 벽을 뚫어라

문제는 지금의 스타트업 붐이 역설적으로 코로나 덕을 보고 있다는 점이다. 막대하게 풀린 돈이 투자금이 돼 스타트업 업계로 쏟아진 영향이 크다. 물론 긴축이 본격화 된다면, 투자금은 말라갈 것이다. 신생 스타트업은 양적으로 주춤할 것이고, 기성 스타트업은 버텨내야 한다.

국내 신생기업이 5년 동안 생존하는 비율은 31.2%이다. (「2019년 기업생멸행정통계」기준) 스타트업 10곳 중 7곳은 5년 안에 문을 닫는다는 얘기다. 이 벽을 뚫어야만, 스타트업 생태계는 한 단 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긍정적인 대목은 스타트업을 먼저 졸업한 선배격인 벤처 기업들의 성적표다. 벤처기업 중 연간 매출이 천억 원을 넘는 기업인 '벤처천억기업'이 지난해 말 기준 633곳이었다. 매년 늘고 있고, 지난해 말에는 역대 최고치였다.

벤처'천억'기업 전체를 하나의 기업집단이라고 치면 매출액은 재계 4위다. 삼성과 현대차, SK 다음이다. 스타트업은 일자리에서도 효자다. 올해 상반기 스타트업이 만들어낸 고용, 1년 전보다 10% 늘었다. 전체 기업 평균의 3배를 넘는다.


인포그래픽 : 권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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