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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이슈]④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대응 장치는 확충됐지만
입력 2021.11.23 (09:54) 수정 2021.11.23 (10:22) 930뉴스(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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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울산의 이슈를 살펴보는 기획 보도, 오늘은 그 4번째로 순서로 울산의 아동학대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울산의 아동학대 신고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대응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는지, 개선할 점은 무엇인지 주아랑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거칠게 아이의 목덜미를 잡아 바닥으로 내팽개치고, 밀어 넘어뜨리고, 생후 29개월 된 아이에게 10여 분간 물 7컵을 먹입니다.

지난해 울산에서 신고된 아동학대는 천 4백여 건.

2년 새 5백여 건이나 늘었습니다.

긍정적인 건, 지난해 10월부터 아동학대 조사가 공공화되고, 이른바 '정인이법'의 영향으로 올해 3월부터 즉각 분리제도가 시행되면서 울산에서도 아동학대 대응 인프라가 확충되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13명에 그치던 울산의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은 35명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고, 모든 지자체에 아동보호팀이 신설됐습니다.

또, 피해 아동들이 지낼 수 있는 아동 쉼터와 아동일시보호시설도 확충됐습니다.

올해 초 울산경찰청 안에 아동학대 특별수사팀이 신설되고, 경찰과 지자체 간의 협력체계도 강화됐습니다.

하지만 대응기관의 조사가 부실하거나 사무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울산 남구와 중구 국공립어린이집 2곳에서 일어난 아동학대 사건의 경우, 경찰의 부실 수사로 다수의 학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남구 국공립어린이집 사건은 법원 선고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 아동 부모가 직접 법원에 CCTV 영상을 요청해 추가 피해 사실을 발견하면서 전면 재수사가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피해 아동 부모/음성변조 : "'경찰을 믿고 기다려달라'…. 근데 결과적으로 이렇게 엄청난 부실 수사를 제가 마주하게 된 거죠. 어느 부모가 경찰을 믿고 집에서 편하게 아이 치료에 전념하면서 기다릴 수 있겠습니까?"]

대응 인력 부족과 열악한 대응 여건도 문젭니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울산의 학대예방경찰관 1명이 담당한 아동은 9천 8백여 명으로,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아동학대전담 공무원도 사정이 비슷한 데, 5개 구·군 중 그나마 상황이 나은 남구조차 최근 10개월간 전담 공무원 1명당 100건 가까운 학대 사건을 조사하는 등 업무량이 너무 많습니다.

특히, 24시간 당직체제에 대한 전담 공무원들의 피로도는 높지만 경찰과 같은 조사 강제권이 없어 어려움이 많습니다.

[김수인/울산 남구청 아동학대전담 공무원 : "가해자들이 간혹 저희한테 소리도 지르시고, 협박용 멘트도 사실 하실 때도 있고…. 그런데 그걸 오롯이 저희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이 권유와 설득의 과정으로 밖에 대처할 수 없어서…."]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대응 기관들의 협업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이순영/춘해보건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뭔가 지금 현재 안 되기 때문에 새로운 시스템을 계속 만들자고 하는 것보다는 각각의 조직들이 어떻게 잘 작동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을 하고…."]

또,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사전 교육과 재발 방지를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주아랑입니다.

촬영기자:김근영
  • [울산의 이슈]④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대응 장치는 확충됐지만
    • 입력 2021-11-23 09:54:44
    • 수정2021-11-23 10:22:43
    930뉴스(울산)
[앵커]

울산의 이슈를 살펴보는 기획 보도, 오늘은 그 4번째로 순서로 울산의 아동학대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울산의 아동학대 신고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대응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있는지, 개선할 점은 무엇인지 주아랑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거칠게 아이의 목덜미를 잡아 바닥으로 내팽개치고, 밀어 넘어뜨리고, 생후 29개월 된 아이에게 10여 분간 물 7컵을 먹입니다.

지난해 울산에서 신고된 아동학대는 천 4백여 건.

2년 새 5백여 건이나 늘었습니다.

긍정적인 건, 지난해 10월부터 아동학대 조사가 공공화되고, 이른바 '정인이법'의 영향으로 올해 3월부터 즉각 분리제도가 시행되면서 울산에서도 아동학대 대응 인프라가 확충되고 있다는 겁니다.

지난해 13명에 그치던 울산의 아동학대 전담 공무원은 35명으로 3배 가까이 늘어났고, 모든 지자체에 아동보호팀이 신설됐습니다.

또, 피해 아동들이 지낼 수 있는 아동 쉼터와 아동일시보호시설도 확충됐습니다.

올해 초 울산경찰청 안에 아동학대 특별수사팀이 신설되고, 경찰과 지자체 간의 협력체계도 강화됐습니다.

하지만 대응기관의 조사가 부실하거나 사무적으로 일을 처리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울산 남구와 중구 국공립어린이집 2곳에서 일어난 아동학대 사건의 경우, 경찰의 부실 수사로 다수의 학대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남구 국공립어린이집 사건은 법원 선고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 아동 부모가 직접 법원에 CCTV 영상을 요청해 추가 피해 사실을 발견하면서 전면 재수사가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피해 아동 부모/음성변조 : "'경찰을 믿고 기다려달라'…. 근데 결과적으로 이렇게 엄청난 부실 수사를 제가 마주하게 된 거죠. 어느 부모가 경찰을 믿고 집에서 편하게 아이 치료에 전념하면서 기다릴 수 있겠습니까?"]

대응 인력 부족과 열악한 대응 여건도 문젭니다.

지난해 10월 말 기준 울산의 학대예방경찰관 1명이 담당한 아동은 9천 8백여 명으로, 전국 최고 수준입니다.

아동학대전담 공무원도 사정이 비슷한 데, 5개 구·군 중 그나마 상황이 나은 남구조차 최근 10개월간 전담 공무원 1명당 100건 가까운 학대 사건을 조사하는 등 업무량이 너무 많습니다.

특히, 24시간 당직체제에 대한 전담 공무원들의 피로도는 높지만 경찰과 같은 조사 강제권이 없어 어려움이 많습니다.

[김수인/울산 남구청 아동학대전담 공무원 : "가해자들이 간혹 저희한테 소리도 지르시고, 협박용 멘트도 사실 하실 때도 있고…. 그런데 그걸 오롯이 저희 아동학대 전담공무원이 권유와 설득의 과정으로 밖에 대처할 수 없어서…."]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대응 기관들의 협업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이순영/춘해보건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뭔가 지금 현재 안 되기 때문에 새로운 시스템을 계속 만들자고 하는 것보다는 각각의 조직들이 어떻게 잘 작동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조금 더 고민을 하고…."]

또, 아동학대 예방을 위한 사전 교육과 재발 방지를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KBS 뉴스 주아랑입니다.

촬영기자:김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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