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라이브] 안철수 “당선이 목표…제 3후보 당선 가능성 높아”

입력 2021.11.24 (07:02) 수정 2021.11.24 (09:34)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요약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LIVE 인터뷰
- "본선 출마는 2번이니 재수생…이번이 기회"
- "연말까지 두 자릿수, 설 이후 3강 체제 경쟁"
- "양당 체제 문제…정의당과 문제 인식 같아"
- "李·尹, 과거 응징만…과학기술 고민 해봤겠나"
- "정치인생 최대 위기는 2018년 지선 패배 후"
- "국민의힘과 합당 결렬? 뒤돌아보지 않는다"

국민의힘 안철수 대선후보가 23일(어제) KBS <디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가 "양쪽에 대한 신뢰가 바닥이기에 제3 후보 당선 가능성이 여느 때보다 높은 대선"이라고 밝혔습니다.

제3지대 공조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강조했습니다. 정의당에 대해선 "기득권 두 정당이 우리나라 정치에서 가장 큰 문제점이라는 문제의식도 같다"면서, 조건없는 회동을 제안한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의 소통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본선 출마만 따지면 두 번째 도전이니 ‘재수생’이 맞다는 안 후보, 설 연휴 이후인 내년 2월부터는 이재명·윤석열 후보와 3강 구도로 경쟁하겠다고 자신했는데요. 인터뷰 주요 내용을 정리해 소개합니다.

■ 프로그램 : KBS NEWS D-LIVE
■ 방송시간 : 11월 23일(화) 14:30~16:00
■ 방송채널 : KBS UHD 9-2 ·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 진행 : 신지혜 기자
■ 출연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 세 번째 대권 출마다.
"사실은 본선만 따져야 하니까, 재수인 셈이다."

- 살면서 재수, 삼수하며 도전해 본 일이 있나?
"저 실패 많이 해봤다. 특히 사업할 때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장사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 물건 파는 게 아니라, 수금이었다. 수금에 시간을 더 많이 썼다. 받을 돈이 있는데 돈이 없어서 망한다는 ‘흑자 부도’라는 말도 있지 않나."

- 수금을 잘 못 할 것 같은 인상인데.
"영업사원을 뽑아보면, 정작 영업을 잘할 것 같이 생긴 사람은 실적이 형편없다. 사람들이 ‘뭘 팔러 왔나 보다’ 하고 경계하고 쫓아버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더분한 사람이 와서 이 이야기, 저 이야기하면 친해져서 잘 구매를 해 주게 되지 않나. 안랩 CEO를 10년 했는데, 영업을 10년 한 셈이다."

- 사업보다 정치가 더 어렵나.
"정치가 훨씬 더 어려운 것 같다. 10년 사업하면서 별의별 일을 다 겪었고, 사기꾼도 많이 만났다. 세상 바닥을 경험했다고 생각했기에 정치를 하기로 처음 결심했을 때 별 새로운 일이 있겠나 싶었다. 그런데 바닥 밑에 지하실이 있더라. 지하 10층까지 있었다. 대신 만 9년 동안 어떤 정치인보다도 농축된 경험을 했다. 무엇보다 당 대표로 전국 선거를 전부 지휘해본 사람은 현재 정치권에서 저밖에 없다."

- 정치 인생에서 언제가 제일 바닥이었나?
"2018년 9월 현실정치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하고 독일로 공부하러 떠났을 때였다. (지방)선거 실패의 책임을 지고 떠났던 그때가 가장 힘들었다. 솔직하게."

- 한국 정치사에서 제3정당이 집권을 한 적은 없다. 중도는 양대 정당에 주로 투표한다.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예정인가?
"지금 상황이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하고 비슷하다. 프랑스도 양당에 대한 국민 불신이 쌓일 대로 쌓였을 때 마크롱이 나왔고 당선됐다. (한국의 경우) 2012년에는 우파가 강하고 좌파는 무너져있었다. 2017년에는 좌파가 강하고 우파가 무너져 있었다. 이러면 제3후보가 이기기는 어렵다."

- 그렇다면 2017년에는 당선이 어렵다고 생각했나?
"그랬다. 이기기 힘든 환경인 걸 알면서도 도전을 한 거다. 이번에는 다르다. 양당 후보에 대한 도덕성과 경험, 능력 등의 문제 때문에 유권자 30% 정도는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다고 한다. 나머지 70% 중에서도 3분의 1은 언제든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한다. 대선 100일 전에 이같은 상황은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처음일 거다. 양쪽에 대한 신뢰가 바닥이기에 제3 후보 당선 가능성이 여느 때보다 높은 대선이다."

- 이번에는 될 거라고 보는 것인가.
"그렇다. 제가 정권을 교체하러 나왔다."

-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비례 3석을 얻었다. 당시 "합리적 개혁을 추진하고 싶었지만 저희가 많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무엇이 제일 부족했다고 생각하나?
"그때까지도 여의도 정치 문법에 따라서 정치를 했다는 것을 부끄럽게도 (총선) 이후에 깨달은 것이다. 국민들이 저에게 바란 것은 여의도식 정치인이 아니라 다시 안철수의 옷을 입고 정치하는 것이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 여의도 문법에서 벗어난 정치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눈앞의 상대만 죽이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이 여의도 정치 문법이라고 생각한다. 대표적인 예가 노무현 대통령 국회 탄핵이다. 그 당시 탄핵을 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이긴 줄 알고 두 손 들고 만세를 불렀다. 그런데 정작 국민은 탄핵당한 대통령이 만든 당을 다수당으로 만들었다. 심판은 국민이다. 심판은 국민이다. 저는 거기에서 탈피해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 앞서 심상정 후보에게 공조를 제안했고, 심 후보도 "조건 없이 만나자"고 제안했다. 여의도 문법에 익숙한 입장에서는 후보 단일화 없는 정책 공조가 어떤 방식으로 가능한지 잘 그려지지 않는다.
"여러 가지가 있는 거다. 제가 제안한 ‘쌍특검’도 정의당과 공조할 수 있는 부분이다. 기득권 두 정당이 우리나라 정치에서 가장 큰 문제점이라는 문제의식도 같다. 이걸 고치려면 사실은 선거법이 바뀌어야 한다. 다당제가 정착된 나라는 선거 제도 때문에 가능했다."

- 후보 단일화는 하지 않되, 제3지대로 유권자를 최대한 끌어오자는 전략인가?
"문제 인식도 같고 해결 방안도 같다면 거기에 대해 국민께 호소할 수 있는 것이다."

- 심상정 후보가 직접 연락했나?
"지금은 서로 언론을 통해서 이야기를 주고받은 상태이다. 24일(오늘) 입장을 밝힐까 한다."

- 직접 전화할 예정인가.
"24일에 알게 될 거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3일 국회에서 공적연금 통합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3일 국회에서 공적연금 통합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 2012년에 ‘안철수 신드롬’이 있었다. 청년층의 멘토로 활약했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왜 그런지에 대해 고민했나?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
"누굴 탓하겠나. 우선은 제 역량이 부족한 탓 아니었나 싶다. 진심을 제대로 전달하거나, 좋은 정책을 만들어서 청년에게 호소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생각을 했다."

- 기성 정치를 하며 청년들과 멀어진 것 아닌가?
"멀어지지는 않았다. 정치를 시작한 이유가, 청년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데 대학교수가 어떻게 해결을 하나. 정치인이 돼서 해결하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정치 입문 동기가 청년 문제 해결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 ‘555 경제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핵심은 과학기술로 한국이 세계 5대 경제 강국에 진입한다는 것이다. 분배보다는 성장이 우선이라는 뜻인가?
"그렇지 않다. 분배 담론 없는 성장은 사이비 보수이고, 반대로 성장 담론 없는 분배는 사이비 진보다.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먼저 성장 정책을 발표했고 그다음 발표할 정책이 ‘안심 복지’ 정책이다."

- 정부가 과학기술 발전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미국 화이자·모더나 백신 개발 과정을 보면 된다. mRNA 백신 개발 초기에 미국 정부가 한 일은 개발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규제나 법규를 미리 없애버렸다. 그리고 실패해도 좋다며 대규모의 연구 개발비를 지원해줬다. 그래서 개발에 5년에서 10년 걸리는 백신이 1년도 안 돼서 나오게 된 거다. 다른 분야끼리 벽을 치지 않고 자유롭게 융합 연구할 수 있는 나라, 실패해도 책임을 묻지 않고 도전할 수 있게 하는 나라, 정부와 정치권이 과학기술의 발전 방향을 이해하는 나라, 이런 나라는 발전하고 그렇지 못한 나라는 추락할 것이다."

- 이재명 후보도 최근 "규제 중심에서 핵심 미래 산업 육성으로 기조를 바꾸겠다"고 했고, 윤석열 후보도 "이념이 아니라 과학을 국정 중심에 놓겠다"고 했다. 얘기만 들어보면 서로 비슷해 보인다. 안 후보는 어떻게 다르다는 것인가?
"각자의 우선순위가 있지 않나. 나는 과학자이자 벤처기업가 출신이다. 그런데 법조인은 과거를 응징하는 직업이다. 그분들이 아무리 과학과 규제 철폐를 말하더라도 그것은 남이 써 준 것이기에, 만약 당선되면 원래 자신이 가진 우선순위로 되돌아간다. 두 후보가 평생 과학기술이나 규제에 대해 생각해 봤겠나."

- 입시 관련 정책을 냈다. 요약하면 연 2회 수능 시행하고 수시 전면 폐지하자는 것인데, 이것이 사교육 의존을 줄일 방법이라고 보는 것인가?
"현 정부가 출범할 때 사교육을 줄이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사교육비가 더 늘어났다. 원인이 여러 가지지만 계속 바뀌는 입시 제도를 교사들도 제대로 파악 못 해서 사교육이 더 커지게 된 것이다. 제도를 일관성 있게 유지했다면 사교육이 오히려 줄었을 것이다. 수시는 잘만 되면 이상적 제도다. 그러나 조국 사태에서도 봤겠지만 우리나라는 수시가 부모 찬스를 쓰는 통로이기도 하고, 입학사정관이 객관적으로 (평가를) 할 만한 사회가 안 되다 보니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어렵겠다고 판단했다."

- 수능 비중이 높아지면 오히려 사교육 시장이 커질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제안한 안이 50%는 수능으로 입시를 하고, 나머지 50%는 수능과 내신을 반반 섞어서 평가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지역에 있는 학생도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리고 20% 정도는 농어촌 전형이나 운동특기자를 두자는 것이다."

- 본인은 자녀 교육을 어떻게 했나.
"자율성을 최대한 줬다. ‘어떤 대학을 가면 좋겠느냐’고 물어도 대답을 안 했다. ‘그건 네가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고 적성에 맞는 것을 결정해라’라고 최대한 자율성을 주고 키웠다."

- 연금 개혁을 발표했다. 연금 통합은 하지 않되, 지급 기준을 국민연금과 통일하자는 정책이다. 공무원, 군인, 사학연금 가입자는 많이 내고 적게 돌려받게 되는 것인가?
"사실 연금 개혁 공약이 가장 인기가 없다. 거대 양당 후보들도 거기에 대해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런데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연금이 지속가능하지 않다. 지금 31세가 65세가 되면 연금은 모두 소진된다. 2088년이 되면 누적 적자가 1경 7,000조 원이 됩니다. 지금 그런 구조로 돼 있다. 또 국민연금과 직역 연금(공무원연금 등) 격차가 심하다. 국민연금에 비해 2.3배에서 5배까지도 많이 받는다. 이것의 적자는 국민 세금으로 메우고 있는데, 약 천 조 정도 쌓여있다. 지금까지의 기득권은 인정하되 어떤 시점부터는 국민연금과 같은 수준으로 맞춰가자는 것이다."

- 시점은 특정하지 않은 것인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모인 위원회에서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일본은 이미 동일 연금제를 시행하고 있다. 불가능하거나 불합리한 제도는 아니다."

- 올 여름까지 국민의힘과 합당 협상을 했지만 결렬됐다. 결과적으로 잘된 일이라고 보나?
"저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대한민국 생존 전략과 미래 담론, 이 두 가지를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로 만드는 게 국민의당의 목표다."

- 하지만 당시에는 합당이 낫다고 판단해서 협상을 시작한 것이 아닌가.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지지자들이 마음이 상했다. 국민의당이 제2야당인데, 합치더라도 제2야당 하나 없어지는 것밖에 되지 않았다."

- 지난 대선 득표율은 21.41%이었다. 이번 대선 목표 득표율은?
"당선이 목표다. 그래서 연말까지는 두 자릿수를 달성하고, 내년 설부터는 3강 트로이카 체제에서 치열하게 경쟁할 생각이다."

- 본격적인 경쟁은 내년 설 이후부터라고 보는 것인가.
"그렇게 목표를 잡고 있다."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디라이브] 안철수 “당선이 목표…제 3후보 당선 가능성 높아”
    • 입력 2021-11-24 07:02:46
    • 수정2021-11-24 09:34:49
    용감한라이브
<strong>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LIVE 인터뷰</strong><br />- "본선 출마는 2번이니 재수생…이번이 기회"<br />- "연말까지 두 자릿수, 설 이후 3강 체제 경쟁"<br />- "양당 체제 문제…정의당과 문제 인식 같아"<br />- "李·尹, 과거 응징만…과학기술 고민 해봤겠나"<br />- "정치인생 최대 위기는 2018년 지선 패배 후"<br />- "국민의힘과 합당 결렬? 뒤돌아보지 않는다"
국민의힘 안철수 대선후보가 23일(어제) KBS <디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선거가 "양쪽에 대한 신뢰가 바닥이기에 제3 후보 당선 가능성이 여느 때보다 높은 대선"이라고 밝혔습니다.

제3지대 공조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강조했습니다. 정의당에 대해선 "기득권 두 정당이 우리나라 정치에서 가장 큰 문제점이라는 문제의식도 같다"면서, 조건없는 회동을 제안한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의 소통 가능성을 내비쳤습니다.

본선 출마만 따지면 두 번째 도전이니 ‘재수생’이 맞다는 안 후보, 설 연휴 이후인 내년 2월부터는 이재명·윤석열 후보와 3강 구도로 경쟁하겠다고 자신했는데요. 인터뷰 주요 내용을 정리해 소개합니다.

■ 프로그램 : KBS NEWS D-LIVE
■ 방송시간 : 11월 23일(화) 14:30~16:00
■ 방송채널 : KBS UHD 9-2 ·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 진행 : 신지혜 기자
■ 출연 :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 세 번째 대권 출마다.
"사실은 본선만 따져야 하니까, 재수인 셈이다."

- 살면서 재수, 삼수하며 도전해 본 일이 있나?
"저 실패 많이 해봤다. 특히 사업할 때는 실패의 연속이었다. 장사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 물건 파는 게 아니라, 수금이었다. 수금에 시간을 더 많이 썼다. 받을 돈이 있는데 돈이 없어서 망한다는 ‘흑자 부도’라는 말도 있지 않나."

- 수금을 잘 못 할 것 같은 인상인데.
"영업사원을 뽑아보면, 정작 영업을 잘할 것 같이 생긴 사람은 실적이 형편없다. 사람들이 ‘뭘 팔러 왔나 보다’ 하고 경계하고 쫓아버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수더분한 사람이 와서 이 이야기, 저 이야기하면 친해져서 잘 구매를 해 주게 되지 않나. 안랩 CEO를 10년 했는데, 영업을 10년 한 셈이다."

- 사업보다 정치가 더 어렵나.
"정치가 훨씬 더 어려운 것 같다. 10년 사업하면서 별의별 일을 다 겪었고, 사기꾼도 많이 만났다. 세상 바닥을 경험했다고 생각했기에 정치를 하기로 처음 결심했을 때 별 새로운 일이 있겠나 싶었다. 그런데 바닥 밑에 지하실이 있더라. 지하 10층까지 있었다. 대신 만 9년 동안 어떤 정치인보다도 농축된 경험을 했다. 무엇보다 당 대표로 전국 선거를 전부 지휘해본 사람은 현재 정치권에서 저밖에 없다."

- 정치 인생에서 언제가 제일 바닥이었나?
"2018년 9월 현실정치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하고 독일로 공부하러 떠났을 때였다. (지방)선거 실패의 책임을 지고 떠났던 그때가 가장 힘들었다. 솔직하게."

- 한국 정치사에서 제3정당이 집권을 한 적은 없다. 중도는 양대 정당에 주로 투표한다. 이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예정인가?
"지금 상황이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하고 비슷하다. 프랑스도 양당에 대한 국민 불신이 쌓일 대로 쌓였을 때 마크롱이 나왔고 당선됐다. (한국의 경우) 2012년에는 우파가 강하고 좌파는 무너져있었다. 2017년에는 좌파가 강하고 우파가 무너져 있었다. 이러면 제3후보가 이기기는 어렵다."

- 그렇다면 2017년에는 당선이 어렵다고 생각했나?
"그랬다. 이기기 힘든 환경인 걸 알면서도 도전을 한 거다. 이번에는 다르다. 양당 후보에 대한 도덕성과 경험, 능력 등의 문제 때문에 유권자 30% 정도는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다고 한다. 나머지 70% 중에서도 3분의 1은 언제든 (지지) 후보를 바꿀 수 있다고 한다. 대선 100일 전에 이같은 상황은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처음일 거다. 양쪽에 대한 신뢰가 바닥이기에 제3 후보 당선 가능성이 여느 때보다 높은 대선이다."

- 이번에는 될 거라고 보는 것인가.
"그렇다. 제가 정권을 교체하러 나왔다."

-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비례 3석을 얻었다. 당시 "합리적 개혁을 추진하고 싶었지만 저희가 많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무엇이 제일 부족했다고 생각하나?
"그때까지도 여의도 정치 문법에 따라서 정치를 했다는 것을 부끄럽게도 (총선) 이후에 깨달은 것이다. 국민들이 저에게 바란 것은 여의도식 정치인이 아니라 다시 안철수의 옷을 입고 정치하는 것이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 여의도 문법에서 벗어난 정치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가?
"눈앞의 상대만 죽이면 이길 수 있다는 것이 여의도 정치 문법이라고 생각한다. 대표적인 예가 노무현 대통령 국회 탄핵이다. 그 당시 탄핵을 한 사람들은 자신들이 이긴 줄 알고 두 손 들고 만세를 불렀다. 그런데 정작 국민은 탄핵당한 대통령이 만든 당을 다수당으로 만들었다. 심판은 국민이다. 심판은 국민이다. 저는 거기에서 탈피해 국민이 원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서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 앞서 심상정 후보에게 공조를 제안했고, 심 후보도 "조건 없이 만나자"고 제안했다. 여의도 문법에 익숙한 입장에서는 후보 단일화 없는 정책 공조가 어떤 방식으로 가능한지 잘 그려지지 않는다.
"여러 가지가 있는 거다. 제가 제안한 ‘쌍특검’도 정의당과 공조할 수 있는 부분이다. 기득권 두 정당이 우리나라 정치에서 가장 큰 문제점이라는 문제의식도 같다. 이걸 고치려면 사실은 선거법이 바뀌어야 한다. 다당제가 정착된 나라는 선거 제도 때문에 가능했다."

- 후보 단일화는 하지 않되, 제3지대로 유권자를 최대한 끌어오자는 전략인가?
"문제 인식도 같고 해결 방안도 같다면 거기에 대해 국민께 호소할 수 있는 것이다."

- 심상정 후보가 직접 연락했나?
"지금은 서로 언론을 통해서 이야기를 주고받은 상태이다. 24일(오늘) 입장을 밝힐까 한다."

- 직접 전화할 예정인가.
"24일에 알게 될 거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3일 국회에서 공적연금 통합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출처 : 연합뉴스]
- 2012년에 ‘안철수 신드롬’이 있었다. 청년층의 멘토로 활약했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왜 그런지에 대해 고민했나? 어떤 결론을 내렸는지?
"누굴 탓하겠나. 우선은 제 역량이 부족한 탓 아니었나 싶다. 진심을 제대로 전달하거나, 좋은 정책을 만들어서 청년에게 호소하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생각을 했다."

- 기성 정치를 하며 청년들과 멀어진 것 아닌가?
"멀어지지는 않았다. 정치를 시작한 이유가, 청년 문제를 해결하고 싶은데 대학교수가 어떻게 해결을 하나. 정치인이 돼서 해결하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정치 입문 동기가 청년 문제 해결이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 ‘555 경제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핵심은 과학기술로 한국이 세계 5대 경제 강국에 진입한다는 것이다. 분배보다는 성장이 우선이라는 뜻인가?
"그렇지 않다. 분배 담론 없는 성장은 사이비 보수이고, 반대로 성장 담론 없는 분배는 사이비 진보다. 성장과 복지가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먼저 성장 정책을 발표했고 그다음 발표할 정책이 ‘안심 복지’ 정책이다."

- 정부가 과학기술 발전에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미국 화이자·모더나 백신 개발 과정을 보면 된다. mRNA 백신 개발 초기에 미국 정부가 한 일은 개발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규제나 법규를 미리 없애버렸다. 그리고 실패해도 좋다며 대규모의 연구 개발비를 지원해줬다. 그래서 개발에 5년에서 10년 걸리는 백신이 1년도 안 돼서 나오게 된 거다. 다른 분야끼리 벽을 치지 않고 자유롭게 융합 연구할 수 있는 나라, 실패해도 책임을 묻지 않고 도전할 수 있게 하는 나라, 정부와 정치권이 과학기술의 발전 방향을 이해하는 나라, 이런 나라는 발전하고 그렇지 못한 나라는 추락할 것이다."

- 이재명 후보도 최근 "규제 중심에서 핵심 미래 산업 육성으로 기조를 바꾸겠다"고 했고, 윤석열 후보도 "이념이 아니라 과학을 국정 중심에 놓겠다"고 했다. 얘기만 들어보면 서로 비슷해 보인다. 안 후보는 어떻게 다르다는 것인가?
"각자의 우선순위가 있지 않나. 나는 과학자이자 벤처기업가 출신이다. 그런데 법조인은 과거를 응징하는 직업이다. 그분들이 아무리 과학과 규제 철폐를 말하더라도 그것은 남이 써 준 것이기에, 만약 당선되면 원래 자신이 가진 우선순위로 되돌아간다. 두 후보가 평생 과학기술이나 규제에 대해 생각해 봤겠나."

- 입시 관련 정책을 냈다. 요약하면 연 2회 수능 시행하고 수시 전면 폐지하자는 것인데, 이것이 사교육 의존을 줄일 방법이라고 보는 것인가?
"현 정부가 출범할 때 사교육을 줄이겠다고 했는데, 지금은 사교육비가 더 늘어났다. 원인이 여러 가지지만 계속 바뀌는 입시 제도를 교사들도 제대로 파악 못 해서 사교육이 더 커지게 된 것이다. 제도를 일관성 있게 유지했다면 사교육이 오히려 줄었을 것이다. 수시는 잘만 되면 이상적 제도다. 그러나 조국 사태에서도 봤겠지만 우리나라는 수시가 부모 찬스를 쓰는 통로이기도 하고, 입학사정관이 객관적으로 (평가를) 할 만한 사회가 안 되다 보니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어렵겠다고 판단했다."

- 수능 비중이 높아지면 오히려 사교육 시장이 커질 수 있지 않나?
"그래서 제안한 안이 50%는 수능으로 입시를 하고, 나머지 50%는 수능과 내신을 반반 섞어서 평가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지역에 있는 학생도 기회를 가질 수 있다. 그리고 20% 정도는 농어촌 전형이나 운동특기자를 두자는 것이다."

- 본인은 자녀 교육을 어떻게 했나.
"자율성을 최대한 줬다. ‘어떤 대학을 가면 좋겠느냐’고 물어도 대답을 안 했다. ‘그건 네가 한 번 곰곰이 생각해보고 적성에 맞는 것을 결정해라’라고 최대한 자율성을 주고 키웠다."

- 연금 개혁을 발표했다. 연금 통합은 하지 않되, 지급 기준을 국민연금과 통일하자는 정책이다. 공무원, 군인, 사학연금 가입자는 많이 내고 적게 돌려받게 되는 것인가?
"사실 연금 개혁 공약이 가장 인기가 없다. 거대 양당 후보들도 거기에 대해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런데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연금이 지속가능하지 않다. 지금 31세가 65세가 되면 연금은 모두 소진된다. 2088년이 되면 누적 적자가 1경 7,000조 원이 됩니다. 지금 그런 구조로 돼 있다. 또 국민연금과 직역 연금(공무원연금 등) 격차가 심하다. 국민연금에 비해 2.3배에서 5배까지도 많이 받는다. 이것의 적자는 국민 세금으로 메우고 있는데, 약 천 조 정도 쌓여있다. 지금까지의 기득권은 인정하되 어떤 시점부터는 국민연금과 같은 수준으로 맞춰가자는 것이다."

- 시점은 특정하지 않은 것인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모인 위원회에서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일본은 이미 동일 연금제를 시행하고 있다. 불가능하거나 불합리한 제도는 아니다."

- 올 여름까지 국민의힘과 합당 협상을 했지만 결렬됐다. 결과적으로 잘된 일이라고 보나?
"저는 뒤돌아보지 않는다. 대한민국 생존 전략과 미래 담론, 이 두 가지를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로 만드는 게 국민의당의 목표다."

- 하지만 당시에는 합당이 낫다고 판단해서 협상을 시작한 것이 아닌가.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지지자들이 마음이 상했다. 국민의당이 제2야당인데, 합치더라도 제2야당 하나 없어지는 것밖에 되지 않았다."

- 지난 대선 득표율은 21.41%이었다. 이번 대선 목표 득표율은?
"당선이 목표다. 그래서 연말까지는 두 자릿수를 달성하고, 내년 설부터는 3강 트로이카 체제에서 치열하게 경쟁할 생각이다."

- 본격적인 경쟁은 내년 설 이후부터라고 보는 것인가.
"그렇게 목표를 잡고 있다."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