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 민주화운동 피해자들, 국가배상 소송 제기

입력 2021.11.2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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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광주 민주화운동 피해자들이 국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내기로 했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오늘(24일)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무력 진압으로 사망하거나 후유증을 앓고 있는 사람, 부상자,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 등 70여 명을 대리해 국가배상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습니다.

민변은 "피해자들에 대해 일부 보상이 이뤄졌지만 그 보상이 지나치게 낮거나 모욕적이었다"며 "늦었지만 국가배상을 통해 죄를 국가에게 묻고자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자회견에는 당시 피해자 등이 나와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19살이었던 A 씨는 "군홧발로 짓밟힌 기억으로 항상 악몽에 시달렸다"며 "죽지 못해 살아남은 데에 트라우마가 있어서, 아직도 딸이나 아들이 늦게 오면 항상 불안한 마음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숨진 피해자의 유가족인 B 씨도 "동생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시위에 참여했다가 도청에서 숨졌었다"며 "우리 가족의 삶은 폭도 가족이라며 철저한 감시 속에서 살아야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민변 측은 특히 최근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판결로, 과거 '5·18 보상법'을 통해 보상을 받은 이들에 대한 배상의 길이 열린 점도 소송 제기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았습니다.

5·18 보상법은 1990년에 만들어진 옛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로, 광주 민주화운동으로 인한 노동 능력의 상실 정도 등에 따른 일정한 생활 지원과 보상을 하도록 규정했지만 배상이 아닌 보상으로 한정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헌재는 지난 5월 "5·18 보상법에 따라 국가로부터 피해 보상을 받으면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간주해 다른 손해배상 소송을 낼 수 없도록 한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했습니다.

지난 8월 대법원도 "5·18 보상법에 따라 피해 보상을 받은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자들도 국가를 상대로 불법 구금에 대한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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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8 광주 민주화운동 피해자들, 국가배상 소송 제기
    • 입력 2021-11-24 13:38:03
    사회
5·18 광주 민주화운동 피해자들이 국가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내기로 했습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오늘(24일)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무력 진압으로 사망하거나 후유증을 앓고 있는 사람, 부상자,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 등 70여 명을 대리해 국가배상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습니다.

민변은 "피해자들에 대해 일부 보상이 이뤄졌지만 그 보상이 지나치게 낮거나 모욕적이었다"며 "늦었지만 국가배상을 통해 죄를 국가에게 묻고자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자회견에는 당시 피해자 등이 나와 증언하기도 했습니다.

광주 민주화운동 당시 19살이었던 A 씨는 "군홧발로 짓밟힌 기억으로 항상 악몽에 시달렸다"며 "죽지 못해 살아남은 데에 트라우마가 있어서, 아직도 딸이나 아들이 늦게 오면 항상 불안한 마음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숨진 피해자의 유가족인 B 씨도 "동생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시위에 참여했다가 도청에서 숨졌었다"며 "우리 가족의 삶은 폭도 가족이라며 철저한 감시 속에서 살아야 했다"고 증언했습니다.

민변 측은 특히 최근 헌법재판소와 대법원 판결로, 과거 '5·18 보상법'을 통해 보상을 받은 이들에 대한 배상의 길이 열린 점도 소송 제기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았습니다.

5·18 보상법은 1990년에 만들어진 옛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자 보상 등에 관한 법률로, 광주 민주화운동으로 인한 노동 능력의 상실 정도 등에 따른 일정한 생활 지원과 보상을 하도록 규정했지만 배상이 아닌 보상으로 한정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헌재는 지난 5월 "5·18 보상법에 따라 국가로부터 피해 보상을 받으면 재판상 화해가 성립된 것으로 간주해 다른 손해배상 소송을 낼 수 없도록 한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했습니다.

지난 8월 대법원도 "5·18 보상법에 따라 피해 보상을 받은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자들도 국가를 상대로 불법 구금에 대한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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