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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상품권’ 3억 4천만 원 어치 종이 파쇄기에…사고 처리 어떻게?
입력 2021.11.24 (15:04) 수정 2021.11.24 (15:07) 취재K

■ 실수로 폐기한 '지역 상품권'... 자그마치 '3억 4천만 원'

지난 6월, 충남의 한 축협은 현금으로 환전한 '지역 상품권'들을 지자체가 지정한 종이 파쇄 업체에 맡겼습니다. 환전을 마친 상품권은 종잇조각에 불과하기 때문에 폐기는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종잇조각 사이에는 폐기해서는 안 될 '환전하지 않은 지역 상품권'들이 섞여 있었습니다. 축협 하나로마트가 물건을 내주고 받은 상품권으로 무려 '3억 4천만 원'어치였습니다.

이 상품권들은 폐기 전 조폐공사에 상품권 일련번호를 입력하고 현금으로 환전을 마쳐야 했지만, 직원들의 실수로 수억 원의 돈이 눈 앞에서 사라진 겁니다.

직원들의 실수가 이어진 건 상품권을 금고가 아닌 A4용지 상자 안에 넣어 소홀히 관리하고, '미환전 상품권'과' 폐기 대상 상품권'을 제대로 구분해놓지 않은 탓이었습니다. 또 하나로마트를 통해 회수한 상품권을 매일매일 환전하지 않고 쌓아둔 것도 화근이었습니다.

■ 손실 안게 된 축협...'공식 사고 처리' 대신 '은폐'선택

해당 축협은 지역 상품권의 모 계좌를 관리하는 조폐공사에 이런 사실을 알리고 구제를 요청했지만, 상품권이 파쇄된 이상 현금 환전은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정상적인 조직이라면 사고 사실을 상부에 알려 공식화하고, 감사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거나 책임소재를 밝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해당 축협은 사고처리 방식을 고민하다, 공식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대신 은폐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축협 임원들은 관련 직원 6명에게 5천만 원씩 개인 대출을 받아 손실을 메꾸라고 지시했고, 따르지 않는 직원에게는 강한 어조의 회유와 압박을 가했습니다. 사고처리를 하게 되면 일이 복잡해진다는 이유였습니다.

■ 반발한 직원 결국 사표..축협, '내용증명'보내 손실 떠넘겨

6명의 직원 중 5명은 임원들의 요구에 응했지만, 축협의 기대와 달리 실수를 저지른 직원 중 1명은 대출요구에 불응했습니다.

이 직원은 감사 등 정식 절차를 거쳐 사고를 수습하자고 주장하다 임원진과 갈등을 빚었고, 결국 사표를 내야 했습니다.

회사를 떠난 직원이 수사기관과 언론 등에 신고 또는 제보를 이어가자 사고 은폐가 어려워진 축협은 뒤늦게 농협중앙회에 감사를 요청했습니다.

사건을 덮으려 했던 축협 임원들은 일 처리 방식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감사를 받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축협 임직원들이 회사를 떠난 직원에게 보낸 내용증명. 3억 4천만 원 ‘전액보상’을 요구하고 있다축협 임직원들이 회사를 떠난 직원에게 보낸 내용증명. 3억 4천만 원 ‘전액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 직원에게 손해액 3억 4천만 원 전액을 변상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내 책임을 떠넘기려고도 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연관 기사] 축협서 상품권 3억여 원 실수로 폐기…직원들에게 “대출받아 메꾸라”
  • ‘지역 상품권’ 3억 4천만 원 어치 종이 파쇄기에…사고 처리 어떻게?
    • 입력 2021-11-24 15:04:19
    • 수정2021-11-24 15:07:45
    취재K

■ 실수로 폐기한 '지역 상품권'... 자그마치 '3억 4천만 원'

지난 6월, 충남의 한 축협은 현금으로 환전한 '지역 상품권'들을 지자체가 지정한 종이 파쇄 업체에 맡겼습니다. 환전을 마친 상품권은 종잇조각에 불과하기 때문에 폐기는 당연한 수순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종잇조각 사이에는 폐기해서는 안 될 '환전하지 않은 지역 상품권'들이 섞여 있었습니다. 축협 하나로마트가 물건을 내주고 받은 상품권으로 무려 '3억 4천만 원'어치였습니다.

이 상품권들은 폐기 전 조폐공사에 상품권 일련번호를 입력하고 현금으로 환전을 마쳐야 했지만, 직원들의 실수로 수억 원의 돈이 눈 앞에서 사라진 겁니다.

직원들의 실수가 이어진 건 상품권을 금고가 아닌 A4용지 상자 안에 넣어 소홀히 관리하고, '미환전 상품권'과' 폐기 대상 상품권'을 제대로 구분해놓지 않은 탓이었습니다. 또 하나로마트를 통해 회수한 상품권을 매일매일 환전하지 않고 쌓아둔 것도 화근이었습니다.

■ 손실 안게 된 축협...'공식 사고 처리' 대신 '은폐'선택

해당 축협은 지역 상품권의 모 계좌를 관리하는 조폐공사에 이런 사실을 알리고 구제를 요청했지만, 상품권이 파쇄된 이상 현금 환전은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정상적인 조직이라면 사고 사실을 상부에 알려 공식화하고, 감사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거나 책임소재를 밝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해당 축협은 사고처리 방식을 고민하다, 공식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는 대신 은폐하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축협 임원들은 관련 직원 6명에게 5천만 원씩 개인 대출을 받아 손실을 메꾸라고 지시했고, 따르지 않는 직원에게는 강한 어조의 회유와 압박을 가했습니다. 사고처리를 하게 되면 일이 복잡해진다는 이유였습니다.

■ 반발한 직원 결국 사표..축협, '내용증명'보내 손실 떠넘겨

6명의 직원 중 5명은 임원들의 요구에 응했지만, 축협의 기대와 달리 실수를 저지른 직원 중 1명은 대출요구에 불응했습니다.

이 직원은 감사 등 정식 절차를 거쳐 사고를 수습하자고 주장하다 임원진과 갈등을 빚었고, 결국 사표를 내야 했습니다.

회사를 떠난 직원이 수사기관과 언론 등에 신고 또는 제보를 이어가자 사고 은폐가 어려워진 축협은 뒤늦게 농협중앙회에 감사를 요청했습니다.

사건을 덮으려 했던 축협 임원들은 일 처리 방식이 잘못된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감사를 받고 있다"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축협 임직원들이 회사를 떠난 직원에게 보낸 내용증명. 3억 4천만 원 ‘전액보상’을 요구하고 있다축협 임직원들이 회사를 떠난 직원에게 보낸 내용증명. 3억 4천만 원 ‘전액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 직원에게 손해액 3억 4천만 원 전액을 변상하라는 내용증명을 보내 책임을 떠넘기려고도 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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