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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은 어떻게 ‘돈 안 쓰고’ 매년 성적을 낼까?
입력 2021.11.24 (16:56) 스포츠K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은 '실패'가 아닌 '성과'라는 느낌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이른바 '차-포 떼고' 시즌을 맞은 포항이 아시아 정상 도전의 무대에 설 수 있으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포항은 올 시즌 시작부터 지난해 3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영광이 주역들을 거의 다 잃고 시작했다.

2020시즌 K리그 최고 히트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일오팔팔(일류첸코-오닐-팔로세비치-팔라시오스)' 외국인 4인방 가운데 팔라시오스 1명만 남고 떠났다. K리그 신인상을 차지하며 단숨에 한국 축구의 미래로 떠오른 송민규 역시 우여곡절 끝에 시즌 도중 전북으로 이적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포항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이라는 작은 기적을 달성했다. 포항보다 훨씬 선수 면면의 몸값이 높은 J리그의 강팀들과 '디펜딩 챔피언' 울산을 차례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라 준우승 상금 약 29억 원을 획득했다.

물론 장기 레이스인 리그에서는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했다. 2017년 이후 4년 만에 하위 스플릿으로 내려가면서 지금은 강등권 팀들과 생존 경쟁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하위 스플릿 리그 선두인 7위에 오른 포항은 승점 45점으로 1부 잔류는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포항은 참 돈 안 쓰고 성적을 내는 '가성비 높은' 구단이다. 21세기 들어 두 차례(2007, 2013)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2009년에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는데 모두 대대적인 투자의 결과물은 아니었다.

2007년에는 6강 플레이오프에 턱걸이로 올라타, 챔피언결정전까지 휩쓸어버린 '파리아스 매직'의 대이변을 일으켰고, 2009년에는 공격 축구를 표방한 이른바 '스틸러스 웨이'를 앞세워 아시아를 제패하고 클럽 월드컵에 출전했다.

2013년에는 그 흔한 외국인 공격수 한 명 영입하지 않은 '황선 대원군' 황선홍 감독이 바람을 일으키며 리그 최종전에서 울산을 물리치고 극적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실제로 선수들의 몸값에 투입되는 인건비를 살펴보면 포항은 꾸준히 투자 대비 성과를 올리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이 매년 발표하는 선수단 전체 몸값을 살펴보면, 포항은 평균적으로 1부 리그 중하위권에 속해 있다. 2018년 포항은 선수단 몸값에 총 57억 원을 써 12개 구단 중 7위에 올랐는데, 리그 최종 성적은 4위였다.

이듬해에도 인건비 투자는 전체 8위에 그쳤지만 4위를 지켰고, '일오팔팔' 외국인 선수 영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인건비 5위를 기록한 작년 시즌은 시즌 3위로 마쳤다.

<최근 3년간 포항의 인건비 대비 리그 순위>
연도 리그순위 인건비 순위
2020 3위 5위
2019 4위 8위
2018 4위 7위

포항이 이렇게 가성비 높은 결과물을 내는 요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프로축구 원년부터 시작한 전통의 명가가 갖고 있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1983년 포항제철이라는 이름으로 할렐루야, 대우, 유공, 국민은행 등과 첫 발을 내디딘 포항은 모기업의 재정적 지원이 단계적으로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도 굳건히 버텨냈다.

K리그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유스 시스템을 확립해 꾸준히 우수한 유망주들을 발굴해냈다. 구단의 살림살이를 꾸려 나가는 프런트 직원들 역시 오랜 기간 자리이동 없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었던 점도 보이지 않는 힘이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값진 준우승을 차지한 포항은 귀국 후 28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 12월 4일 FC서울과 홈 경기로 올해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다.
  • 포항은 어떻게 ‘돈 안 쓰고’ 매년 성적을 낼까?
    • 입력 2021-11-24 16:56:03
    스포츠K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준우승은 '실패'가 아닌 '성과'라는 느낌이 든다. 그도 그럴 것이 이른바 '차-포 떼고' 시즌을 맞은 포항이 아시아 정상 도전의 무대에 설 수 있으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포항은 올 시즌 시작부터 지난해 3위를 차지할 수 있었던 영광이 주역들을 거의 다 잃고 시작했다.

2020시즌 K리그 최고 히트 상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일오팔팔(일류첸코-오닐-팔로세비치-팔라시오스)' 외국인 4인방 가운데 팔라시오스 1명만 남고 떠났다. K리그 신인상을 차지하며 단숨에 한국 축구의 미래로 떠오른 송민규 역시 우여곡절 끝에 시즌 도중 전북으로 이적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포항은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이라는 작은 기적을 달성했다. 포항보다 훨씬 선수 면면의 몸값이 높은 J리그의 강팀들과 '디펜딩 챔피언' 울산을 차례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라 준우승 상금 약 29억 원을 획득했다.

물론 장기 레이스인 리그에서는 주축 선수들의 이탈로 인한 타격이 불가피했다. 2017년 이후 4년 만에 하위 스플릿으로 내려가면서 지금은 강등권 팀들과 생존 경쟁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하위 스플릿 리그 선두인 7위에 오른 포항은 승점 45점으로 1부 잔류는 안정권에 접어들었다.

포항은 참 돈 안 쓰고 성적을 내는 '가성비 높은' 구단이다. 21세기 들어 두 차례(2007, 2013)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2009년에는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는데 모두 대대적인 투자의 결과물은 아니었다.

2007년에는 6강 플레이오프에 턱걸이로 올라타, 챔피언결정전까지 휩쓸어버린 '파리아스 매직'의 대이변을 일으켰고, 2009년에는 공격 축구를 표방한 이른바 '스틸러스 웨이'를 앞세워 아시아를 제패하고 클럽 월드컵에 출전했다.

2013년에는 그 흔한 외국인 공격수 한 명 영입하지 않은 '황선 대원군' 황선홍 감독이 바람을 일으키며 리그 최종전에서 울산을 물리치고 극적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실제로 선수들의 몸값에 투입되는 인건비를 살펴보면 포항은 꾸준히 투자 대비 성과를 올리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이 매년 발표하는 선수단 전체 몸값을 살펴보면, 포항은 평균적으로 1부 리그 중하위권에 속해 있다. 2018년 포항은 선수단 몸값에 총 57억 원을 써 12개 구단 중 7위에 올랐는데, 리그 최종 성적은 4위였다.

이듬해에도 인건비 투자는 전체 8위에 그쳤지만 4위를 지켰고, '일오팔팔' 외국인 선수 영입에 집중적으로 투자해 인건비 5위를 기록한 작년 시즌은 시즌 3위로 마쳤다.

<최근 3년간 포항의 인건비 대비 리그 순위>
연도 리그순위 인건비 순위
2020 3위 5위
2019 4위 8위
2018 4위 7위

포항이 이렇게 가성비 높은 결과물을 내는 요인은 복합적이다. 우선 프로축구 원년부터 시작한 전통의 명가가 갖고 있는 보이지 않는 힘이다.

1983년 포항제철이라는 이름으로 할렐루야, 대우, 유공, 국민은행 등과 첫 발을 내디딘 포항은 모기업의 재정적 지원이 단계적으로 줄어드는 상황 속에서도 굳건히 버텨냈다.

K리그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유스 시스템을 확립해 꾸준히 우수한 유망주들을 발굴해냈다. 구단의 살림살이를 꾸려 나가는 프런트 직원들 역시 오랜 기간 자리이동 없이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었던 점도 보이지 않는 힘이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값진 준우승을 차지한 포항은 귀국 후 28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 12월 4일 FC서울과 홈 경기로 올해 일정을 모두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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