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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서 붕어 7천 마리 집단폐사 “처음 있는 일”…고작 12마리로 원인 조사?
입력 2021.11.26 (08:00) 취재K
지난달, 경남 창녕군 우포늪에서 폐사한 붕어들이 건져 올려지고 있다.지난달, 경남 창녕군 우포늪에서 폐사한 붕어들이 건져 올려지고 있다.

■ 창녕 우포늪에서 붕어 7천 마리 집단폐사…"처음 겪는 일"

경남 창녕군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습지보존구역, 우포늪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지난 5월 붕어가 집단으로 폐사한데 이어, 지난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또 붕어 7천 마리가 폐사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우포늪에서는 해마다 물고기들이 소규모로 폐사한 적이 있지만 올해처럼 수천 마리가, 특히 붕어만 집단으로 폐사한 적은 없었습니다.

우포늪 인근 마을에서 48년을 살았던 석창성 이장도 처음 겪는 일입니다. 석 이장은 "폐사한 붕어가 조금 나왔을 때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가을철이 되면서 굉장히 한꺼번에 폐사가 이뤄졌다"라며 "이 사건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습니다.

나뭇배에 담긴 죽은 붕어들.나뭇배에 담긴 죽은 붕어들.

■ "어병으로 잠정 결론" …붕어 시료는 고작 12마리?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어병(魚病)'이 원인인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습니다.

원인 조사를 한 선문대학교는 폐사한 붕어를 조사한 결과, 여러 정황을 볼 때 서식지 환경이 나빠진 상태에서 세균과 바이러스의 복합 작용으로 인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시료가 불완전해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아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이 때문에 환경단체는 집단폐사가 발생했을 때 죽은 붕어를 추가로 분석해 원인을 밝히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낙동강환경청이 폐사한 붕어 7천 마리 가운데 단 12마리만 냉동 보관해놓았고, 선문대학교의 조사 과정에서 이 12마리를 모두 써버렸기 때문에 추가 조사를 위한 붕어 시료가 현재는 없는 상태입니다.

낙동강환경청이 폐사한 붕어 수거에만 급급해 원인 조사를 위한 시료 냉동보관을 소홀히 한 겁니다.


■ "충분한 시료 필요"…"관리체계 개선해야"

이승준 부경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처럼 오랜 시간 발생한 물고기 집단 폐사 사례를 정확하게 조사하려면 시료가 충분히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집단폐사가 발생했던 초기부터 끝날 때까지 주 단위나 주기적으로 시료를 반복해서 채취해 냉동 보관해놓았어야 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붕어 12마리를 분석한 것만으로는 정확한 원인을 알아낼 수 없다는 건데요. 창녕환경운동연합과 경남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도 낙동강환경청의 안일함을 비판했습니다.

낙동강환경청이 붕어 집단폐사가 시작됐던 지난 5월에 폐사한 붕어를 잘 냉동 보관해 원인 조사를 했다면 재발 방지나 대책 마련이 가능했다는 겁니다.

환경단체는 "낙동강환경청이 냉동보관했던 붕어 12마리도 환경단체가 문제를 제기하자, 뒤늦게서야 전문기관에 보냈기 때문에 시료가 불완전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해 우포늪의 관리 정책과 체계를 점검하고, 보호지역인 우포늪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도록 관리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 낙동강환경청 "폐사체 보관 방식 보완"…내년 초 용역 예정

낙동강환경청은 환경단체의 지적에 대해 폐사체 보관 방식을 보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재발 방지와 대책 마련을 위해 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이에 따라 내년 초 용역 조사가 시작되면 그 결과는 내년 중순이 지나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폐사한 붕어 시료가 없는 상태에서 이뤄지는 조사가 얼마나 정확할 것인지는 미지수입니다.
  • 우포늪서 붕어 7천 마리 집단폐사 “처음 있는 일”…고작 12마리로 원인 조사?
    • 입력 2021-11-26 08:00:33
    취재K
지난달, 경남 창녕군 우포늪에서 폐사한 붕어들이 건져 올려지고 있다.지난달, 경남 창녕군 우포늪에서 폐사한 붕어들이 건져 올려지고 있다.

■ 창녕 우포늪에서 붕어 7천 마리 집단폐사…"처음 겪는 일"

경남 창녕군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습지보존구역, 우포늪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 지난 5월 붕어가 집단으로 폐사한데 이어, 지난 9월 말부터 10월 중순까지 또 붕어 7천 마리가 폐사하는 일이 생겼습니다.

우포늪에서는 해마다 물고기들이 소규모로 폐사한 적이 있지만 올해처럼 수천 마리가, 특히 붕어만 집단으로 폐사한 적은 없었습니다.

우포늪 인근 마을에서 48년을 살았던 석창성 이장도 처음 겪는 일입니다. 석 이장은 "폐사한 붕어가 조금 나왔을 때는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가을철이 되면서 굉장히 한꺼번에 폐사가 이뤄졌다"라며 "이 사건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습니다.

나뭇배에 담긴 죽은 붕어들.나뭇배에 담긴 죽은 붕어들.

■ "어병으로 잠정 결론" …붕어 시료는 고작 12마리?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낙동강유역환경청은 '어병(魚病)'이 원인인 것으로 잠정 결론을 내렸습니다.

원인 조사를 한 선문대학교는 폐사한 붕어를 조사한 결과, 여러 정황을 볼 때 서식지 환경이 나빠진 상태에서 세균과 바이러스의 복합 작용으로 인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시료가 불완전해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아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는데요. 이 때문에 환경단체는 집단폐사가 발생했을 때 죽은 붕어를 추가로 분석해 원인을 밝히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낙동강환경청이 폐사한 붕어 7천 마리 가운데 단 12마리만 냉동 보관해놓았고, 선문대학교의 조사 과정에서 이 12마리를 모두 써버렸기 때문에 추가 조사를 위한 붕어 시료가 현재는 없는 상태입니다.

낙동강환경청이 폐사한 붕어 수거에만 급급해 원인 조사를 위한 시료 냉동보관을 소홀히 한 겁니다.


■ "충분한 시료 필요"…"관리체계 개선해야"

이승준 부경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이번 사건처럼 오랜 시간 발생한 물고기 집단 폐사 사례를 정확하게 조사하려면 시료가 충분히 있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교수는 "집단폐사가 발생했던 초기부터 끝날 때까지 주 단위나 주기적으로 시료를 반복해서 채취해 냉동 보관해놓았어야 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붕어 12마리를 분석한 것만으로는 정확한 원인을 알아낼 수 없다는 건데요. 창녕환경운동연합과 경남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도 낙동강환경청의 안일함을 비판했습니다.

낙동강환경청이 붕어 집단폐사가 시작됐던 지난 5월에 폐사한 붕어를 잘 냉동 보관해 원인 조사를 했다면 재발 방지나 대책 마련이 가능했다는 겁니다.

환경단체는 "낙동강환경청이 냉동보관했던 붕어 12마리도 환경단체가 문제를 제기하자, 뒤늦게서야 전문기관에 보냈기 때문에 시료가 불완전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재발 방지를 위해 우포늪의 관리 정책과 체계를 점검하고, 보호지역인 우포늪을 제대로 관리할 수 있도록 관리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 낙동강환경청 "폐사체 보관 방식 보완"…내년 초 용역 예정

낙동강환경청은 환경단체의 지적에 대해 폐사체 보관 방식을 보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재발 방지와 대책 마련을 위해 용역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이에 따라 내년 초 용역 조사가 시작되면 그 결과는 내년 중순이 지나 나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폐사한 붕어 시료가 없는 상태에서 이뤄지는 조사가 얼마나 정확할 것인지는 미지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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