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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주민 구자철 “대표팀 복귀요?”
입력 2021.11.26 (09:02) 스포츠K
구자철이 카타르월드컵의 일명 컨테이너 경기장으로 알려진 라스 아부 아부드 스타디움을 배경으로 인터뷰하고 있다.(2021.11.18)구자철이 카타르월드컵의 일명 컨테이너 경기장으로 알려진 라스 아부 아부드 스타디움을 배경으로 인터뷰하고 있다.(2021.11.18)

전세계 축구 축제, 월드컵이 내년 11월 21일 카타르에서 시작된다. 2022 카타르월드컵은 첫 중동 개최 월드컵이자 여름 아닌 겨울, 11월에 펼쳐지는 대회로 축구 팬들에게 '신선한' 대회로 다가온다. 개막 1년을 앞두고 카타르에서는 경기장 건설과 교통 시설 등 모든 기반 시설을 갖추고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을 치르고 있는 축구대표팀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 카타르 리그에서 3년째 누비고 있고 누구보다 월드컵을 앞둔 국가대표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구자철(32)을 KBS 취재진이 카타르 도하 현지에서 만났다. 구자철은 이틀에 걸친 취재진과의 현장 동행 취재와 인터뷰에서 카타르에서 펼쳐질 월드컵에 대한 기대와 월드컵을 향해 순항 중인 축구대표팀 후배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다음은 구자철과의 일문일답.

Q. 2014브라질월드컵과 2018 러시아월드컵을 경험했다.
월드컵이 열리는 곳에서 선수로 뛰면서 월드컵을 기다리는 느낌은 어떤가?

A. 저도 상상이 안 가요, 사실. 브라질이나 러시아월드컵과는 비교할 수 없는 환경의 월드컵이거든요. 카타르는 면적이 작은데 그렇기 때문에 카타르 중심에서 모든 경기장을 30분 안에 갈 수 있어요. 여기를 찾아오는 팬들은 하루에 최소 2경기, 3경기도 볼 수 있죠. 본선 32개국이 한 도시에 있고 각 나라 팬들로 많은 사람이 이곳을 빼곡히 채우겠어요. 다만 걱정이 팬들을 맞을 호텔이나 숙박 시설이 그 수를 충족할 수 있을까인데, 마지막 경기장도 90프로 완공이 됐고. 지금 당장 월드컵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예요. 우리나라가 1988 서울올림픽과 2002한일월드컵을 토대로 나라 전체가 발전한 것처럼 그런 효과를 기대하면서 카타르도 2022대회를 위해 온 나라를 공사하면서 준비를 하고 있어요.

구자철은 특히 월드컵 경기장을 취재하는 취재진들에게 카타르월드컵에서 활용될 독특한 일명 컨테이너 경기장을 직접 소개하며 적극적으로 월드컵에 대한 자세한 설명까지 덧붙였다.

Q. 경기장 간 거리가 짧은 이른바 '컴팩트 월드컵'은 팬들에게 많은 경기 관전 혜택을 제공한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어떤가?

A. 선수들에게는 아마 인프라를 따져봤을 때 최고의 월드컵이 될 거에요. 왜냐하면, 이동 거리가 없죠. 그래서 피로감이 덜한 상태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좋고 그런 상태에서 경기하게 되면 최고 환경에서 최고 퍼포먼스가 나오기 마련이거든요. 러시아나 브라질은 이동 거리가 멀었어요. 한 경기할 때마다 비행기로 4, 5시간 해당 도시로 옮겨 다녔는데 시차도 있었고 날씨도 너무 달랐고. 여기는 그런 게 없잖아요. 그리고 연습 시설, 경기장도 좋고요. 11월 21일 개막이면 날씨가 경기하기 아주 정말 좋고요. 그리고 여기 잔디 기가 막혀요.

Q.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최종예선 이라크전이 열리는 경기장을 직접 찾아 응원했는데 어땠는지.

A. 이번 이라크전 보면서 팀이 정말 단단해졌다고 느꼈어요. 기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아무래도 수비 4백에서 잘 받쳐주더라고요. 라인을 올려주고 내려주고 하는 라인 컨트롤이 너무나 좋기 때문에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스스로가 커버할 수 있는 활동범위가 넓었고 그런 걸 따져봤을 때 참 좋은 경기였던 것 같아요. 아주 긍정적인 건 수비, 미드필드, 공격의 핵심 선수들이 절정의 기량을 보이고 있고 수비와 공격의 간격이 촘촘해진 것을 보면서 그런 안정감이라는 게 얼마나 팀을 강하게 만드는지 저는 알고 있기 때문에 기대가 커요.

2008년부터 10년 넘게 축구 국가대표로 활약해 온 구자철은 지난 2019년 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지금도 대표팀 경기를 빼놓지 않고 챙겨보며 후배들을 응원하고 있다.

A. 저도 대표팀 생활 오래 했지만, 팀이 이렇게 한팀이 된다는 게 사실 쉽지 않거든요. 각자 소속팀에서 활약하다가 모이는 기간도 짧고... 그런 걸 따져봤을 때 '원팀'이라는 느낌 주지 쉽지 않은데 이란 원정 경기 때부터 그런 것들이 보였어요. 그게 과정이거든요. 사실 분위기를 탄다는 게. 최종예선이라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한 경기 끝날 때마다 뭔가 자신감을 갖고 부족한 점을 발견해 다음 소집 때 채우는 게 필요한데 이전에는 이 월드컵 본선으로 향하는 최종예선의 과정에서 감독이 바뀌고 하면서 그때마다 선수 구성 변화도 있고 그래서 하나의 팀으로 되는 게 쉽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아서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것 같아요.

대표팀 은퇴와 후배들에 대한 인터뷰 중인 구자철대표팀 은퇴와 후배들에 대한 인터뷰 중인 구자철

Q. '카타르 주민(?)'인 만큼 대한축구협회와 월드컵 베이스캠프 의견도 나눴다고?

A. 지난번에 베이스캠프 후보지 둘러보러 축구협회에서 왔을때 저랑 이야기 나눴죠. 좋은 곳 결정하기 위해서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라크와의 월드컵 최종예선을 위해 머물렀던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경기 뒤에도 선수단과 함께 귀국하지 않고 도하에 남아 베이스 캠프 선정을 위한 막판 작업에 돌입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 18일 구자철에게 면담을 요청해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다시 한번 의견을 나눴다.

Q. 추천해준 곳은 어디?

A. 비밀이에요. 알려드릴 수 없어요. 몇 곳을 추천은 해드렸고요. 결정은 벤투감독께서 하실 텐데 빠르면 이번 주 안에 결정하신다고 들었어요.

Q. 정확한 곳은 아니더라도 이를테면 어떤 조건의 후보지를 추천했나?

A. 일단 선수들이 갇혀있는 곳이 아니길…. 왜냐하면 특히 이번 대회는 좁은 곳에 많은 인원이 오가니까 밖에 나가는 게 쉽지 않을 거예요. 예를 들면 저희가 러시아월드컵 때에는 베이스캠프 주변 산책로를 걷기도 하고 했는데 이번엔 그런 게 아주 쉽지는 않을 거잖아요. 제가 이번엔 느낌이 좀 좋아요. 우리 대표팀이 오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있기 때문에. 하하하.

(이 대목에서 구자철은 숨길 수 없는 자신의 좋은 느낌을 드러내며 예언(?) 같은 발언을 한 뒤 이 말은 대표팀의 본선행 확정 뒤 언급해달라며 머쓱해 했다.)

Q. 대표팀 이야기 하다 보니 여전히 아쉽다. 대표팀 은퇴 미련 없나?

A. 에이, 미련 남기려면 떠나지 말았어야죠. 은퇴라는 선택은 분명 쉽지 않았지만 선택한 뒤에는 깔끔히 뒤돌아보지 말아야죠. 미련이라는 단어는 안 쓰는 게 맞아요.

Q. 자신의 은퇴를 스스로가 치사했다라고 표현하던데?
(구자철은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나는 대표팀을 치사하게 은퇴했지만…."이라고 했다.)

A. 제가 선택한 거잖아요. 그때 당시 제 판단으로는 내가 팀에 도움이 되는가. 였는데 제가 갖고 있는 여러 압박감과 컨디션 등등을 종합적으로 생각했을 때 내가 유니폼을 벗는 게 맞다…. 였어요. 제가 나가겠다고 한 거잖아요. 그래서 치사한 거죠. 대표팀이라는 건 '언제든지 함께하겠다, 언제든지 준비하고 있다, 언제든지 희생하겠다'는 의미인데 제가 은퇴를 결정한 건 그런 메시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한편으론 정말 미안하죠. 저와 기성용 등 고참들이 한 번에 나가고 한동안 후배들이 힘들어하고 조금 방황했던 시기가 있었거든요. 그게 안 미안할 수가 없잖아요. 그런데 그게 결과적으로 모두를 위해서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팀이 잘 잡혀가고 있잖아요. 얼마나 잘한 선택인지.

Q. 월드컵을 바라보는 후배들에게 조언해줄 게 있을까?

A. 조언할 게 없어요. 제가 뭐라고 조언을 해요. 지금처럼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주고 책임감 보여주고 그런 모습을 지금처럼 보여주면 되죠. 제 생각이나 조언은 중요하지 않아요. 대표팀에서 활약한다는 건 이미 그런 것들을 다 잘 알고 있는 선수들이에요.

Q. 그럼에도 과거 경험을 살려 해주고 싶은 말이 있지 않을까?

A. 월드컵이란 압박감이 저는 좀 심했거든요. 그러니까 그 준비하는 과정이 버거웠죠. 그때는 어려서 과정을 과정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한 경기 한 경기 좋고 안 좋고 지고 이기고를 겪으면서 매 경기 결과에 집착하다 보니까 부담을 많이 받았죠. 여론도 안 좋았고요.

(현재 월드컵 본선을 향해 순항 중인 벤투호와 달리 구자철이 경험한 대표팀의 브라질월드컵과 러시아월드컵을 향하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A. 참 힘든 시기였죠. 좀 많이 슬프기도 했는데 러시아월드컵 본선 출전권을 확정한 경기. 우즈베크였을 거에요. 거기서 종료 휘슬 울리고 울었어요. 제가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서 눈물 흘린 건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참을 수 없을 만큼 감격스럽고 서럽기도 하고. 월드컵에 나가게 됐다는 게….

A. 과정을 과정으로 생각하고 한 경기 한 경기 집착하지 않고 대표팀 선수들이 조금은 여유랄까 즐기는 마음으로 도전했으면 하는 바람은 있어요.

카타르리그에서 활약하며 내년 월드컵에서 후배들을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는 구자철. 구자철의 기대감만큼 월드컵 역사에서 의미 있는 첫 중동, 11월 개최 월드컵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제가 여기 카타르리그에서 뛰면서 월드컵이 펼쳐질 경기장에서도 많이 뛰었는데 항상 경기 마치고 나면 내년에 누군가 여기서 골 넣고 환희하겠지, 관중이 꽉 차 있을 거고 그런 생각을 해요. 그러면 정말 설레요. 월드컵은 최고 권위 대회잖아요. 200여 개 피파 회원국 중 32개국만 뛸 수 있는 무대잖아요. 그 32개국 팬들만이 가질 수 있는 그런 벅찬 감정도 있을 것이고. 여기에서 뛰면서 저는 늘 경기장 보면서 그런 생각 해요. 우리 대표팀은 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뭔가 환희에 가득 찬, 할 수 있다는 기운이 가득하길 바라죠."
  • 카타르 주민 구자철 “대표팀 복귀요?”
    • 입력 2021-11-26 09:02:57
    스포츠K
구자철이 카타르월드컵의 일명 컨테이너 경기장으로 알려진 라스 아부 아부드 스타디움을 배경으로 인터뷰하고 있다.(2021.11.18)구자철이 카타르월드컵의 일명 컨테이너 경기장으로 알려진 라스 아부 아부드 스타디움을 배경으로 인터뷰하고 있다.(2021.11.18)

전세계 축구 축제, 월드컵이 내년 11월 21일 카타르에서 시작된다. 2022 카타르월드컵은 첫 중동 개최 월드컵이자 여름 아닌 겨울, 11월에 펼쳐지는 대회로 축구 팬들에게 '신선한' 대회로 다가온다. 개막 1년을 앞두고 카타르에서는 경기장 건설과 교통 시설 등 모든 기반 시설을 갖추고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예선을 치르고 있는 축구대표팀은 10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 카타르 리그에서 3년째 누비고 있고 누구보다 월드컵을 앞둔 국가대표의 마음을 잘 알고 있는 국가대표 출신 미드필더 구자철(32)을 KBS 취재진이 카타르 도하 현지에서 만났다. 구자철은 이틀에 걸친 취재진과의 현장 동행 취재와 인터뷰에서 카타르에서 펼쳐질 월드컵에 대한 기대와 월드컵을 향해 순항 중인 축구대표팀 후배들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냈다.

다음은 구자철과의 일문일답.

Q. 2014브라질월드컵과 2018 러시아월드컵을 경험했다.
월드컵이 열리는 곳에서 선수로 뛰면서 월드컵을 기다리는 느낌은 어떤가?

A. 저도 상상이 안 가요, 사실. 브라질이나 러시아월드컵과는 비교할 수 없는 환경의 월드컵이거든요. 카타르는 면적이 작은데 그렇기 때문에 카타르 중심에서 모든 경기장을 30분 안에 갈 수 있어요. 여기를 찾아오는 팬들은 하루에 최소 2경기, 3경기도 볼 수 있죠. 본선 32개국이 한 도시에 있고 각 나라 팬들로 많은 사람이 이곳을 빼곡히 채우겠어요. 다만 걱정이 팬들을 맞을 호텔이나 숙박 시설이 그 수를 충족할 수 있을까인데, 마지막 경기장도 90프로 완공이 됐고. 지금 당장 월드컵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예요. 우리나라가 1988 서울올림픽과 2002한일월드컵을 토대로 나라 전체가 발전한 것처럼 그런 효과를 기대하면서 카타르도 2022대회를 위해 온 나라를 공사하면서 준비를 하고 있어요.

구자철은 특히 월드컵 경기장을 취재하는 취재진들에게 카타르월드컵에서 활용될 독특한 일명 컨테이너 경기장을 직접 소개하며 적극적으로 월드컵에 대한 자세한 설명까지 덧붙였다.

Q. 경기장 간 거리가 짧은 이른바 '컴팩트 월드컵'은 팬들에게 많은 경기 관전 혜택을 제공한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어떤가?

A. 선수들에게는 아마 인프라를 따져봤을 때 최고의 월드컵이 될 거에요. 왜냐하면, 이동 거리가 없죠. 그래서 피로감이 덜한 상태에서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좋고 그런 상태에서 경기하게 되면 최고 환경에서 최고 퍼포먼스가 나오기 마련이거든요. 러시아나 브라질은 이동 거리가 멀었어요. 한 경기할 때마다 비행기로 4, 5시간 해당 도시로 옮겨 다녔는데 시차도 있었고 날씨도 너무 달랐고. 여기는 그런 게 없잖아요. 그리고 연습 시설, 경기장도 좋고요. 11월 21일 개막이면 날씨가 경기하기 아주 정말 좋고요. 그리고 여기 잔디 기가 막혀요.

Q. 축구대표팀의 월드컵 최종예선 이라크전이 열리는 경기장을 직접 찾아 응원했는데 어땠는지.

A. 이번 이라크전 보면서 팀이 정말 단단해졌다고 느꼈어요. 기술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아무래도 수비 4백에서 잘 받쳐주더라고요. 라인을 올려주고 내려주고 하는 라인 컨트롤이 너무나 좋기 때문에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스스로가 커버할 수 있는 활동범위가 넓었고 그런 걸 따져봤을 때 참 좋은 경기였던 것 같아요. 아주 긍정적인 건 수비, 미드필드, 공격의 핵심 선수들이 절정의 기량을 보이고 있고 수비와 공격의 간격이 촘촘해진 것을 보면서 그런 안정감이라는 게 얼마나 팀을 강하게 만드는지 저는 알고 있기 때문에 기대가 커요.

2008년부터 10년 넘게 축구 국가대표로 활약해 온 구자철은 지난 2019년 대표 은퇴를 선언했다. 그러나 지금도 대표팀 경기를 빼놓지 않고 챙겨보며 후배들을 응원하고 있다.

A. 저도 대표팀 생활 오래 했지만, 팀이 이렇게 한팀이 된다는 게 사실 쉽지 않거든요. 각자 소속팀에서 활약하다가 모이는 기간도 짧고... 그런 걸 따져봤을 때 '원팀'이라는 느낌 주지 쉽지 않은데 이란 원정 경기 때부터 그런 것들이 보였어요. 그게 과정이거든요. 사실 분위기를 탄다는 게. 최종예선이라는 과정에서 선수들이 한 경기 끝날 때마다 뭔가 자신감을 갖고 부족한 점을 발견해 다음 소집 때 채우는 게 필요한데 이전에는 이 월드컵 본선으로 향하는 최종예선의 과정에서 감독이 바뀌고 하면서 그때마다 선수 구성 변화도 있고 그래서 하나의 팀으로 되는 게 쉽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그렇지 않아서 더 좋은 팀이 될 수 있는 조건을 갖춘 것 같아요.

대표팀 은퇴와 후배들에 대한 인터뷰 중인 구자철대표팀 은퇴와 후배들에 대한 인터뷰 중인 구자철

Q. '카타르 주민(?)'인 만큼 대한축구협회와 월드컵 베이스캠프 의견도 나눴다고?

A. 지난번에 베이스캠프 후보지 둘러보러 축구협회에서 왔을때 저랑 이야기 나눴죠. 좋은 곳 결정하기 위해서 제가 조금이나마 도움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라크와의 월드컵 최종예선을 위해 머물렀던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은 경기 뒤에도 선수단과 함께 귀국하지 않고 도하에 남아 베이스 캠프 선정을 위한 막판 작업에 돌입했다. 벤투 감독은 지난 18일 구자철에게 면담을 요청해 저녁 식사를 함께하며 다시 한번 의견을 나눴다.

Q. 추천해준 곳은 어디?

A. 비밀이에요. 알려드릴 수 없어요. 몇 곳을 추천은 해드렸고요. 결정은 벤투감독께서 하실 텐데 빠르면 이번 주 안에 결정하신다고 들었어요.

Q. 정확한 곳은 아니더라도 이를테면 어떤 조건의 후보지를 추천했나?

A. 일단 선수들이 갇혀있는 곳이 아니길…. 왜냐하면 특히 이번 대회는 좁은 곳에 많은 인원이 오가니까 밖에 나가는 게 쉽지 않을 거예요. 예를 들면 저희가 러시아월드컵 때에는 베이스캠프 주변 산책로를 걷기도 하고 했는데 이번엔 그런 게 아주 쉽지는 않을 거잖아요. 제가 이번엔 느낌이 좀 좋아요. 우리 대표팀이 오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있기 때문에. 하하하.

(이 대목에서 구자철은 숨길 수 없는 자신의 좋은 느낌을 드러내며 예언(?) 같은 발언을 한 뒤 이 말은 대표팀의 본선행 확정 뒤 언급해달라며 머쓱해 했다.)

Q. 대표팀 이야기 하다 보니 여전히 아쉽다. 대표팀 은퇴 미련 없나?

A. 에이, 미련 남기려면 떠나지 말았어야죠. 은퇴라는 선택은 분명 쉽지 않았지만 선택한 뒤에는 깔끔히 뒤돌아보지 말아야죠. 미련이라는 단어는 안 쓰는 게 맞아요.

Q. 자신의 은퇴를 스스로가 치사했다라고 표현하던데?
(구자철은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나는 대표팀을 치사하게 은퇴했지만…."이라고 했다.)

A. 제가 선택한 거잖아요. 그때 당시 제 판단으로는 내가 팀에 도움이 되는가. 였는데 제가 갖고 있는 여러 압박감과 컨디션 등등을 종합적으로 생각했을 때 내가 유니폼을 벗는 게 맞다…. 였어요. 제가 나가겠다고 한 거잖아요. 그래서 치사한 거죠. 대표팀이라는 건 '언제든지 함께하겠다, 언제든지 준비하고 있다, 언제든지 희생하겠다'는 의미인데 제가 은퇴를 결정한 건 그런 메시지가 아니었기 때문에 한편으론 정말 미안하죠. 저와 기성용 등 고참들이 한 번에 나가고 한동안 후배들이 힘들어하고 조금 방황했던 시기가 있었거든요. 그게 안 미안할 수가 없잖아요. 그런데 그게 결과적으로 모두를 위해서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아요. 팀이 잘 잡혀가고 있잖아요. 얼마나 잘한 선택인지.

Q. 월드컵을 바라보는 후배들에게 조언해줄 게 있을까?

A. 조언할 게 없어요. 제가 뭐라고 조언을 해요. 지금처럼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해주고 책임감 보여주고 그런 모습을 지금처럼 보여주면 되죠. 제 생각이나 조언은 중요하지 않아요. 대표팀에서 활약한다는 건 이미 그런 것들을 다 잘 알고 있는 선수들이에요.

Q. 그럼에도 과거 경험을 살려 해주고 싶은 말이 있지 않을까?

A. 월드컵이란 압박감이 저는 좀 심했거든요. 그러니까 그 준비하는 과정이 버거웠죠. 그때는 어려서 과정을 과정으로 생각하지 못하고 한 경기 한 경기 좋고 안 좋고 지고 이기고를 겪으면서 매 경기 결과에 집착하다 보니까 부담을 많이 받았죠. 여론도 안 좋았고요.

(현재 월드컵 본선을 향해 순항 중인 벤투호와 달리 구자철이 경험한 대표팀의 브라질월드컵과 러시아월드컵을 향하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A. 참 힘든 시기였죠. 좀 많이 슬프기도 했는데 러시아월드컵 본선 출전권을 확정한 경기. 우즈베크였을 거에요. 거기서 종료 휘슬 울리고 울었어요. 제가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서 눈물 흘린 건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참을 수 없을 만큼 감격스럽고 서럽기도 하고. 월드컵에 나가게 됐다는 게….

A. 과정을 과정으로 생각하고 한 경기 한 경기 집착하지 않고 대표팀 선수들이 조금은 여유랄까 즐기는 마음으로 도전했으면 하는 바람은 있어요.

카타르리그에서 활약하며 내년 월드컵에서 후배들을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는 구자철. 구자철의 기대감만큼 월드컵 역사에서 의미 있는 첫 중동, 11월 개최 월드컵이 조금씩 다가오고 있다.

"제가 여기 카타르리그에서 뛰면서 월드컵이 펼쳐질 경기장에서도 많이 뛰었는데 항상 경기 마치고 나면 내년에 누군가 여기서 골 넣고 환희하겠지, 관중이 꽉 차 있을 거고 그런 생각을 해요. 그러면 정말 설레요. 월드컵은 최고 권위 대회잖아요. 200여 개 피파 회원국 중 32개국만 뛸 수 있는 무대잖아요. 그 32개국 팬들만이 가질 수 있는 그런 벅찬 감정도 있을 것이고. 여기에서 뛰면서 저는 늘 경기장 보면서 그런 생각 해요. 우리 대표팀은 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뭔가 환희에 가득 찬, 할 수 있다는 기운이 가득하길 바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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