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IN] 인도, 푸른 뉴델리 하늘 볼 수 있을까?

입력 2021.11.26 (10:49) 수정 2021.11.2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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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년 초겨울이 되면 인도는 뉴델리와 수도권을 중심으로 극심한 대기 오염에 시달립니다.

이로 인한 사망자도 해마다 백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인도 정부는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파란 뉴델리 하늘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지구촌인입니다.

[리포트]

인도 수도 뉴델리가 회색빛 스모그에 휩싸였습니다.

거리의 가로수들이 스모그에 가려져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수준인데요.

지난 21일, 뉴델리의 일 평균 공기질 지수는 347을 기록했습니다.

8일 연속 '매우 나쁨' 수준이 이어진 건데요.

초미세먼지 농도는 세계보건기구 권고기준의 10배를 훌쩍 넘었습니다.

[수메르/뉴델리 주민 : "공해는 날로 심각해지는데, 적절한 해결책이 없습니다. 정부는 정치하기에 바쁘고, 해결책을 찾으려는 사람이 없습니다."]

뉴델리 등 인도의 수도권 대기 질은 해마다 초겨울에 접어들면서 급격히 나빠집니다.

농부들이 추수가 끝난 논밭 잔여물을 소각하는 연기가 신호탄인데요.

잔여물을 치울 비용과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여기저기서 소각이 이어지며 거대한 연기가 상공을 뒤덮습니다.

여기에 10월 말부터 시작되는 디왈리 축제가 상황을 악화시킵니다.

디왈리 축제는 더 많은 빛을 밝히면 더 큰 행운이 찾아온다고 믿는데요.

이 때문에 주민들이 엄청난 양의 폭죽을 터트리고, 기름등과 초에도 불을 켭니다.

매년 축제가 끝나면 대기질은 최악으로 치닫습니다.

[드루브 자인/뉴델리 주민/지난 5일 : "어제까지 디왈리 축제였고, 폭죽을 터뜨리면서 오늘 오염이 심해진 것 같아요. 안개가 아니라 오염물질입니다."]

여기에 노후 공장과 발전소, 차량이 뿜어내는 매연 등도 원인으로 지목되는데요.

인도에선 해마다 100만 명이 이상이 대기오염으로 건강이 나빠져 목숨을 잃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비벡 낭기아/호흡기내과 의사 : "(증상을 계속 방치하면) 만성 호흡곤란 또는 산소호흡기가 있어야 하는 상태로까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인도 정부는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달 중순, 수도권 학교에 대해 무기한 등교 금지령을 권고했고, 뉴델리주는 오는 26일까지 대면 수업을 중단하기로 했는데요.

또 필수품 운반을 제외한 모든 트럭의 뉴델리 시내 진입을 금지했습니다.

뉴델리 인근 화력발전소 11곳 가운데 6곳에는 가동 중단 조치를 내렸고, 공공기관이 문을 닫고 공무원들은 재택 근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대책도 내놓았는데요.

[고팔 라이/뉴델리 환경장관/지난 17일 : "천연가스 버스 1천 대를 대중교통수단에 투입하기 위해 내일부터 도입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대책들이 효과를 얻기 위해선 인도 정부의 항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앞서 인도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대기오염 주범 중 하나인 석탄발전을 단계적 폐지가 아닌 '단계적 감축'으로 축소해 합의하는 데 그쳤는데요.

언젠가 뉴델리의 대기가 깨끗해져서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 올까요?

해마다 계속되는 축제와 스모그, 그리고 느슨한 환경규제를 생각할 때, 그런 날이 오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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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11-26 10:49:23
    • 수정2021-11-26 11: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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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매년 초겨울이 되면 인도는 뉴델리와 수도권을 중심으로 극심한 대기 오염에 시달립니다.

이로 인한 사망자도 해마다 백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인도 정부는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파란 뉴델리 하늘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지구촌인입니다.

[리포트]

인도 수도 뉴델리가 회색빛 스모그에 휩싸였습니다.

거리의 가로수들이 스모그에 가려져 형체를 알아보기 힘든 수준인데요.

지난 21일, 뉴델리의 일 평균 공기질 지수는 347을 기록했습니다.

8일 연속 '매우 나쁨' 수준이 이어진 건데요.

초미세먼지 농도는 세계보건기구 권고기준의 10배를 훌쩍 넘었습니다.

[수메르/뉴델리 주민 : "공해는 날로 심각해지는데, 적절한 해결책이 없습니다. 정부는 정치하기에 바쁘고, 해결책을 찾으려는 사람이 없습니다."]

뉴델리 등 인도의 수도권 대기 질은 해마다 초겨울에 접어들면서 급격히 나빠집니다.

농부들이 추수가 끝난 논밭 잔여물을 소각하는 연기가 신호탄인데요.

잔여물을 치울 비용과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여기저기서 소각이 이어지며 거대한 연기가 상공을 뒤덮습니다.

여기에 10월 말부터 시작되는 디왈리 축제가 상황을 악화시킵니다.

디왈리 축제는 더 많은 빛을 밝히면 더 큰 행운이 찾아온다고 믿는데요.

이 때문에 주민들이 엄청난 양의 폭죽을 터트리고, 기름등과 초에도 불을 켭니다.

매년 축제가 끝나면 대기질은 최악으로 치닫습니다.

[드루브 자인/뉴델리 주민/지난 5일 : "어제까지 디왈리 축제였고, 폭죽을 터뜨리면서 오늘 오염이 심해진 것 같아요. 안개가 아니라 오염물질입니다."]

여기에 노후 공장과 발전소, 차량이 뿜어내는 매연 등도 원인으로 지목되는데요.

인도에선 해마다 100만 명이 이상이 대기오염으로 건강이 나빠져 목숨을 잃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비벡 낭기아/호흡기내과 의사 : "(증상을 계속 방치하면) 만성 호흡곤란 또는 산소호흡기가 있어야 하는 상태로까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인도 정부는 나름대로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달 중순, 수도권 학교에 대해 무기한 등교 금지령을 권고했고, 뉴델리주는 오는 26일까지 대면 수업을 중단하기로 했는데요.

또 필수품 운반을 제외한 모든 트럭의 뉴델리 시내 진입을 금지했습니다.

뉴델리 인근 화력발전소 11곳 가운데 6곳에는 가동 중단 조치를 내렸고, 공공기관이 문을 닫고 공무원들은 재택 근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장기적인 대책도 내놓았는데요.

[고팔 라이/뉴델리 환경장관/지난 17일 : "천연가스 버스 1천 대를 대중교통수단에 투입하기 위해 내일부터 도입절차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대책들이 효과를 얻기 위해선 인도 정부의 항구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앞서 인도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대기오염 주범 중 하나인 석탄발전을 단계적 폐지가 아닌 '단계적 감축'으로 축소해 합의하는 데 그쳤는데요.

언젠가 뉴델리의 대기가 깨끗해져서 푸른 하늘을 볼 수 있는 날이 올까요?

해마다 계속되는 축제와 스모그, 그리고 느슨한 환경규제를 생각할 때, 그런 날이 오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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