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흐름…남북관계 영향은?
입력 2021.11.26 (18:11) 취재K

■ 오커스(AUKUS) 3국,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검토

미국과 영국에 이어 호주도 베이징 올림픽에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습니다. 외교적 보이콧은 올림픽에 선수단은 파견하지만, 정부·외교 관계자나 정치권 인사 등 사절단은 보내지 않는 방식입니다.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호주 정부가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을 지켜본 뒤 공식 외교적 보이콧에 참여할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호주(A), 영국(UK), 미국(US). 바로 오커스(AUKUS) 3국입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해양 안보 강화를 위해 미국이 영국, 호주와 함께 출범시킨 협의체입니다. 중국의 해양 진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협의체이기도 합니다.


■ '파이브 아이즈' 회원국도 동참 가능성

여기에 미국의 정보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 회원국들도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파이브 아이즈는 기밀 정보 공유 동맹으로 회원국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입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미국 정부가 주요 동맹국들에 미국과 같은 행동에 나설 것을 설득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 일본도 언급 시작...미 동맹국 총동원?

오늘(26일)은 일본도 언급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여부와 관련해 "미국의 공식 입장이 발표되지 않은 상태"라며 "적절한 시기에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판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커스, 파이브 아이즈에 이어 일본까지, 미국의 동맹국들이 일제히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입니다.

유럽연합 쪽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유럽의회는 이미 7월 8일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압도적 표차로 채택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과 관련해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요청을 받지는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현재까지 베이징 동계올림픽 초청에 응한 국가 지도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일합니다.


■ 표면적 이유는 '인권'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이 처음 불거진 원인은 중국 내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문제입니다. 미국 등 서구권에서는 '인종 학살'이란 용어를 사용할 정도로,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에서 심각한 인권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중국의 테니스 선수인 '펑솨이 실종사건'도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감을 증폭시켰습니다.

펑솨이는 장가오리 전 중국 부총리에게 성폭행당했다고 폭로한 뒤 실종설에 휩싸였는데, 지난 21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영상통화를 하는 사진이 IOC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펑솨이가 정말 자유로운 상태에 있는지 의심을 지우지 않고 있습니다.

김원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 책임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글에서 "중국의 인권 사안이 범죄 중의 범죄로 불리는 '제노사이드(인종 학살)'로 규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과 서방 국가 모두 양보나 타협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인권 의제를 둘러싼 자유주의 대 권위주의 체제 사이의 이데올로기 대결은 더 격화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 북한 인권은?...한국 정부 선택의 길 놓일까

인권 문제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중국, 북한 등 권위주의 국가를 비판할 때 가장 앞에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유엔 제3위원회는 2005년부터 올해까지 16년째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2018~2019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진행될 때도 미국 조야에서는 북한 인권 문제도 비핵화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론됐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 인권 문제 거론은 북한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북한을 압박하고 제재하는 수단으로 언제든 활용될 수 있는 소재입니다.

우리 정부의 행보 역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동맹국과 한 배를 타기에는 한중관계는 물론, 남북관계에도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책 연구기관 관계자는 "현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하기 위해, 인권 문제에서 일관되지 못 한 입장을 보여주었다"며 "결과적으로 남북관계에서 성과도 못 내고,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 추구 움직임에도 동참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흐름…남북관계 영향은?
    • 입력 2021-11-26 18:11:56
    취재K

■ 오커스(AUKUS) 3국,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검토

미국과 영국에 이어 호주도 베이징 올림픽에 '외교적 보이콧'을 검토하고 있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습니다. 외교적 보이콧은 올림픽에 선수단은 파견하지만, 정부·외교 관계자나 정치권 인사 등 사절단은 보내지 않는 방식입니다.

호주 일간 시드니모닝헤럴드는 "호주 정부가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결정을 지켜본 뒤 공식 외교적 보이콧에 참여할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호주(A), 영국(UK), 미국(US). 바로 오커스(AUKUS) 3국입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해양 안보 강화를 위해 미국이 영국, 호주와 함께 출범시킨 협의체입니다. 중국의 해양 진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협의체이기도 합니다.


■ '파이브 아이즈' 회원국도 동참 가능성

여기에 미국의 정보동맹체인 '파이브 아이즈' 회원국들도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파이브 아이즈는 기밀 정보 공유 동맹으로 회원국은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입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미국 정부가 주요 동맹국들에 미국과 같은 행동에 나설 것을 설득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 일본도 언급 시작...미 동맹국 총동원?

오늘(26일)은 일본도 언급되기 시작했습니다.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은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여부와 관련해 "미국의 공식 입장이 발표되지 않은 상태"라며 "적절한 시기에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판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오커스, 파이브 아이즈에 이어 일본까지, 미국의 동맹국들이 일제히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입니다.

유럽연합 쪽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유럽의회는 이미 7월 8일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압도적 표차로 채택하기도 했습니다.

우리 정부는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과 관련해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요청을 받지는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현재까지 베이징 동계올림픽 초청에 응한 국가 지도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일합니다.


■ 표면적 이유는 '인권'

베이징 올림픽 외교적 보이콧이 처음 불거진 원인은 중국 내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인권 문제입니다. 미국 등 서구권에서는 '인종 학살'이란 용어를 사용할 정도로, 신장 위구르 자치구 내에서 심각한 인권 탄압이 자행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최근 중국의 테니스 선수인 '펑솨이 실종사건'도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반감을 증폭시켰습니다.

펑솨이는 장가오리 전 중국 부총리에게 성폭행당했다고 폭로한 뒤 실종설에 휩싸였는데, 지난 21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영상통화를 하는 사진이 IOC를 통해 공개됐습니다. 하지만 인권단체들은 펑솨이가 정말 자유로운 상태에 있는지 의심을 지우지 않고 있습니다.

김원식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 책임연구위원은 최근 발표한 글에서 "중국의 인권 사안이 범죄 중의 범죄로 불리는 '제노사이드(인종 학살)'로 규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과 서방 국가 모두 양보나 타협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인권 의제를 둘러싼 자유주의 대 권위주의 체제 사이의 이데올로기 대결은 더 격화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 북한 인권은?...한국 정부 선택의 길 놓일까

인권 문제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중국, 북한 등 권위주의 국가를 비판할 때 가장 앞에 등장하는 단어입니다.

유엔 제3위원회는 2005년부터 올해까지 16년째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인권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2018~2019년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진행될 때도 미국 조야에서는 북한 인권 문제도 비핵화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 거론됐습니다.

이 때문에 중국 인권 문제 거론은 북한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가 북한을 압박하고 제재하는 수단으로 언제든 활용될 수 있는 소재입니다.

우리 정부의 행보 역시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동맹국과 한 배를 타기에는 한중관계는 물론, 남북관계에도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책 연구기관 관계자는 "현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을 추진하기 위해, 인권 문제에서 일관되지 못 한 입장을 보여주었다"며 "결과적으로 남북관계에서 성과도 못 내고,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 추구 움직임에도 동참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