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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은 어떻게 ‘개 식용’을 금지했을까
입력 2021.11.27 (07:00) 취재K

'식생활은 개인의 자유다', '동물 학대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개 식용 논쟁을 정부가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지난 25일 정부는 개 식용의 '공식적' 종식을 위해 민간단체 중심의 사회적 논의기구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내년 4월까지는 합의 방안을 만들겠다는 방침입니다.

30년째 논란…법 사각지대 방치 중

최근 대한육견협회는 국민의 기본권과 직업선택권 침해를 들어 개 식용 금지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육견협회는 기자회견문에서 고려 시대 때부터 개고기를 먹어왔다며 "개는 음식이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개는 '식품'이 될 수 없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른바 '식품공전'을 통해 식품에 사용할 수 있는 원료의 목록과 제조 기준 등을 정하고 있습니다. 개고기는 이 식품공전에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기준에 맞지 않은 식품을 판매, 진열해서는 안 되고, 위반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는 규정도 마련돼 있습니다.


또 가축의 도살과 유통 과정의 위생 규정을 담은 축산물위생관리법 대상에 소와 돼지, 닭, 오리, 양 등을 비롯해 말, 사슴, 당나귀 등까지 포함돼 있지만 개는 빠져있습니다.

동물보호단체 등은 개를 도살하고 유통, 판매하는 행위가 불법인데 정부가 이를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이와 관련 개 사육장과 도살장의 비위생적인 실태 등은 언론에 여러 차례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관련 법 위반인 것은 맞지만 "관습적으로 오랫동안 개고기를 섭취해왔기 때문에 갑자기 이를 단속하거나 금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 반려인 1,500만 시대…개 식용 시장 축소 경향

반려인구 1,500만 시대가 되면서 개 식용에 대한 국민 인식도 많이 변했습니다.

전국 3대 개 시장이라고 불렸던 성남 모란시장과 부산 구포시장이 사라졌고 대구 칠성 개 시장만 남은 상태입니다. 칠성 시장에서도 도살장은 폐쇄됐고 건강원과 보신탕집만 일부 운영되고 있습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반려 목적을 제외하고 개를 100마리 이상 사육하는 농가는 2017년 2,216가구에서 지난해 800가구로 63% 감소했습니다.

100마리 이상 개 사육두수도 2017년 75만1천5백마리에서 지난해 39만7천3백마리로 줄었습니다. 고기 맛보기 힘들었던 시절과 달리, 다양한 육류 소비가 가능한 시대인 만큼 개고기 섭취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 타이완은 어떻게 개 식용 금지했나

우리나라처럼 오랜 기간 개 식용 문화가 있던 타이완은 2017년 '동물보호법'을 개정해 개, 고양이 식용을 금지하고 위반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과 함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법을 위반한 사람의 성명과 사진 등을 공개하는 규정도 마련했습니다.

다만 개 식용 금지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타이완에서는 1990년대 유기견 문제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면서 '동물보호법'이 최초로 만들어졌고, 2001년에는 경제적 목적의 반려동물 도살행위 금지, 2007년 개·고양이 도살과 동물 사체 판매가 금지됐습니다.

그리고 2015년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개·고양이 도살 행위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만TWD(타이완달러, 약 427만 원) 벌금을 부과하는 처벌 규정 강화가 마련됩니다.

이후 지방자치단체에서 개, 고양이 식용을 금지하는 조례가 먼저 생긴 뒤, 2017년개 식용 전면 금지에 이른 것입니다.

오랜 기간 관습적으로 이어져 온 식습관을 갑자기 법으로 금지 시키는 것이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이 때문에 법 개정까지 단계적으로 관련 규정을 강화하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온 타이완의 사례를 참고해,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또 타이완뿐 아니라 대다수 아시아 국가들이 개 식용 금지를 확산하는 추세입니다.

필리핀 마닐라의 경우 '동물보호 조례'에서 개를 죽이거나 개고기를 보유하는 행위를 금지한 것으로 조사됐고, 홍콩도 개 식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중국도 국가 차원에서 개 식용을 금지하진 않았지만, 최근 광둥성의 선전시는 코로나19 예방 대책을 발표하며 야생동물과 더불어 개와 고양이 식용을 금지하는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참고자료: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 '대만의 개 식용 금지와 관련한 동물보호법 개정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유제범,편지은)

(인포그래픽: 김현수)
  • 타이완은 어떻게 ‘개 식용’을 금지했을까
    • 입력 2021-11-27 07:00:11
    취재K

'식생활은 개인의 자유다', '동물 학대다'.

수십 년간 이어져 온 개 식용 논쟁을 정부가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지난 25일 정부는 개 식용의 '공식적' 종식을 위해 민간단체 중심의 사회적 논의기구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내년 4월까지는 합의 방안을 만들겠다는 방침입니다.

30년째 논란…법 사각지대 방치 중

최근 대한육견협회는 국민의 기본권과 직업선택권 침해를 들어 개 식용 금지를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육견협회는 기자회견문에서 고려 시대 때부터 개고기를 먹어왔다며 "개는 음식이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현행법상 개는 '식품'이 될 수 없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른바 '식품공전'을 통해 식품에 사용할 수 있는 원료의 목록과 제조 기준 등을 정하고 있습니다. 개고기는 이 식품공전에 포함돼 있지 않습니다.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기준에 맞지 않은 식품을 판매, 진열해서는 안 되고, 위반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는 규정도 마련돼 있습니다.


또 가축의 도살과 유통 과정의 위생 규정을 담은 축산물위생관리법 대상에 소와 돼지, 닭, 오리, 양 등을 비롯해 말, 사슴, 당나귀 등까지 포함돼 있지만 개는 빠져있습니다.

동물보호단체 등은 개를 도살하고 유통, 판매하는 행위가 불법인데 정부가 이를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이와 관련 개 사육장과 도살장의 비위생적인 실태 등은 언론에 여러 차례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식약처 관계자는 관련 법 위반인 것은 맞지만 "관습적으로 오랫동안 개고기를 섭취해왔기 때문에 갑자기 이를 단속하거나 금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 반려인 1,500만 시대…개 식용 시장 축소 경향

반려인구 1,500만 시대가 되면서 개 식용에 대한 국민 인식도 많이 변했습니다.

전국 3대 개 시장이라고 불렸던 성남 모란시장과 부산 구포시장이 사라졌고 대구 칠성 개 시장만 남은 상태입니다. 칠성 시장에서도 도살장은 폐쇄됐고 건강원과 보신탕집만 일부 운영되고 있습니다.


정의당 강은미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와 환경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반려 목적을 제외하고 개를 100마리 이상 사육하는 농가는 2017년 2,216가구에서 지난해 800가구로 63% 감소했습니다.

100마리 이상 개 사육두수도 2017년 75만1천5백마리에서 지난해 39만7천3백마리로 줄었습니다. 고기 맛보기 힘들었던 시절과 달리, 다양한 육류 소비가 가능한 시대인 만큼 개고기 섭취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 타이완은 어떻게 개 식용 금지했나

우리나라처럼 오랜 기간 개 식용 문화가 있던 타이완은 2017년 '동물보호법'을 개정해 개, 고양이 식용을 금지하고 위반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과 함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습니다. 이와 더불어 법을 위반한 사람의 성명과 사진 등을 공개하는 규정도 마련했습니다.

다만 개 식용 금지가 하루 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타이완에서는 1990년대 유기견 문제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면서 '동물보호법'이 최초로 만들어졌고, 2001년에는 경제적 목적의 반려동물 도살행위 금지, 2007년 개·고양이 도살과 동물 사체 판매가 금지됐습니다.

그리고 2015년 식용을 목적으로 하는 개·고양이 도살 행위에 대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만TWD(타이완달러, 약 427만 원) 벌금을 부과하는 처벌 규정 강화가 마련됩니다.

이후 지방자치단체에서 개, 고양이 식용을 금지하는 조례가 먼저 생긴 뒤, 2017년개 식용 전면 금지에 이른 것입니다.

오랜 기간 관습적으로 이어져 온 식습관을 갑자기 법으로 금지 시키는 것이 간단한 일은 아닙니다.

이 때문에 법 개정까지 단계적으로 관련 규정을 강화하면서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해온 타이완의 사례를 참고해, 사회적 갈등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또 타이완뿐 아니라 대다수 아시아 국가들이 개 식용 금지를 확산하는 추세입니다.

필리핀 마닐라의 경우 '동물보호 조례'에서 개를 죽이거나 개고기를 보유하는 행위를 금지한 것으로 조사됐고, 홍콩도 개 식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중국도 국가 차원에서 개 식용을 금지하진 않았지만, 최근 광둥성의 선전시는 코로나19 예방 대책을 발표하며 야생동물과 더불어 개와 고양이 식용을 금지하는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참고자료: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 '대만의 개 식용 금지와 관련한 동물보호법 개정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유제범,편지은)

(인포그래픽: 김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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