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후] 수입 명품에 해외 주식까지…1인 3역 가상인물로 18억 원 가로채

입력 2021.11.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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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A 씨는 수입 명품 전문거래업자인 것처럼 자신을 B 씨에게 소개한 뒤 명품을 저렴하게 구매해주겠다며 접근했습니다.

A 씨는 "친누나가 영등포에서 명품 OO 매장을 운영한다. 누나의 상사가 명품 회사의 고위직 매니저를 관리하는 회사 매니저이고 나는 그 오른팔이다. 이 회사에는 브랜드별로 고위직 매니저들이 있으니 부탁해서 저렴하게 명품을 주문할 수 있다"면서 B 씨로부터 명품 시계 구매 대행 비용으로 650만 원을 받았습니다.

2020년 5월까지 A 씨는 B 씨로부터 명품 구매 명목으로만 43차례에 걸쳐 7억 6천만 원가량을 가로챘습니다. 명품 구매로만 돈을 받아낸 게 아닙니다.

A 씨는 B 씨에게 "OO 명품 매장이 경매에 나왔는데 경매 보증금 1억 원을 투자하면 나중에 돌려받거나 매달 순수익의 20%를 급여식으로 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B 씨를 속이기 위해 휴대전화로 법무사를 흉내 내기도 했습니다. A 씨는 그렇게 B 씨로부터 4천만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A 씨의 사기 대상은 B 씨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번에는 미국 주식투자를 내세웠습니다. C 씨를, 미국 주식투자 전문가인 사촌 형과 특수금융기관 전무가 있다는 대화방에 초대해놓고 해외 주식 투자를 권했습니다.

A 씨는 "사촌 형에게 의뢰해 주식을 하고 있는데 이득을 많이 보고 있다. 연 수익률 42% 목표로 하며, 최소 14%의 이자를 보장하고 3개월간 2%의 고정수익을 지급할 수 있다. 투자금액 제한이 있는데 현재 3억 6천만 원을 투자할 수 있다. 만약 수익이 나지 않으면 내가 원금을 돌려주겠다"며 C 씨로부터 29차례에 걸쳐 주식투자금 명목으로 5억 원가량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미국 주식 투자 전문가라는 사촌 형, 특수 금융기관 전무라는 사람은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는 인물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A 씨가 만든 가상의 인물들입니다.

주식 투자 단체 대화방에서는 A 씨 자신이 1인 3역을 했고, 누나가 있기는 했지만 OO 명품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 않았으며, 친누나의 상사나 회사 등도 A 씨가 만들어낸 가짜였습니다.

A 씨는 피해자들을 속이기 위해, 심지어 자신의 친구나 가족에게 가상의 인물을 연기해 달라고 부탁해 그들을 일부 피해자들과 직접 만나게 하기까지 했습니다.

A 씨는 이렇게 받아 챙긴 돈을 생활비와 도박자금, 혹은 기존에 구매한 명품 구매 비용을 돌려막는 데 사용했습니다. 법원은 A씨가 실제 명품을 구매해주거나 경매를 받고 투자로 원금과 수익을 보장해줄 의사도 능력도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런 다양한 방식으로 A 씨가 2019년 11월부터 속인 피해자만 6명, 갈취한 금액은 18억 7,000여만 원에 이르렀습니다.

법원(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은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다른 사람을 속이기 위해 가상의 인물을 만들고 이들이 존재하는 것처럼 이들 명의로 메시지를 주고받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친구나 가족에게 연기를 부탁해 실제로 만나도록 하는 등 치밀한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였다"며 "범행의 내용, 방법, 피해액수 등에 비춰 죄질이 불량하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또한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들은 심각한 재산상 손해와 더불어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피해액 대부분이 변제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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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건후] 수입 명품에 해외 주식까지…1인 3역 가상인물로 18억 원 가로채
    • 입력 2021-11-29 07:00:47
    취재후·사건후

2019년 10월 A 씨는 수입 명품 전문거래업자인 것처럼 자신을 B 씨에게 소개한 뒤 명품을 저렴하게 구매해주겠다며 접근했습니다.

A 씨는 "친누나가 영등포에서 명품 OO 매장을 운영한다. 누나의 상사가 명품 회사의 고위직 매니저를 관리하는 회사 매니저이고 나는 그 오른팔이다. 이 회사에는 브랜드별로 고위직 매니저들이 있으니 부탁해서 저렴하게 명품을 주문할 수 있다"면서 B 씨로부터 명품 시계 구매 대행 비용으로 650만 원을 받았습니다.

2020년 5월까지 A 씨는 B 씨로부터 명품 구매 명목으로만 43차례에 걸쳐 7억 6천만 원가량을 가로챘습니다. 명품 구매로만 돈을 받아낸 게 아닙니다.

A 씨는 B 씨에게 "OO 명품 매장이 경매에 나왔는데 경매 보증금 1억 원을 투자하면 나중에 돌려받거나 매달 순수익의 20%를 급여식으로 받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B 씨를 속이기 위해 휴대전화로 법무사를 흉내 내기도 했습니다. A 씨는 그렇게 B 씨로부터 4천만 원을 받아 챙겼습니다.

A 씨의 사기 대상은 B 씨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이번에는 미국 주식투자를 내세웠습니다. C 씨를, 미국 주식투자 전문가인 사촌 형과 특수금융기관 전무가 있다는 대화방에 초대해놓고 해외 주식 투자를 권했습니다.

A 씨는 "사촌 형에게 의뢰해 주식을 하고 있는데 이득을 많이 보고 있다. 연 수익률 42% 목표로 하며, 최소 14%의 이자를 보장하고 3개월간 2%의 고정수익을 지급할 수 있다. 투자금액 제한이 있는데 현재 3억 6천만 원을 투자할 수 있다. 만약 수익이 나지 않으면 내가 원금을 돌려주겠다"며 C 씨로부터 29차례에 걸쳐 주식투자금 명목으로 5억 원가량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미국 주식 투자 전문가라는 사촌 형, 특수 금융기관 전무라는 사람은 애초에 존재하지도 않는 인물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A 씨가 만든 가상의 인물들입니다.

주식 투자 단체 대화방에서는 A 씨 자신이 1인 3역을 했고, 누나가 있기는 했지만 OO 명품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 않았으며, 친누나의 상사나 회사 등도 A 씨가 만들어낸 가짜였습니다.

A 씨는 피해자들을 속이기 위해, 심지어 자신의 친구나 가족에게 가상의 인물을 연기해 달라고 부탁해 그들을 일부 피해자들과 직접 만나게 하기까지 했습니다.

A 씨는 이렇게 받아 챙긴 돈을 생활비와 도박자금, 혹은 기존에 구매한 명품 구매 비용을 돌려막는 데 사용했습니다. 법원은 A씨가 실제 명품을 구매해주거나 경매를 받고 투자로 원금과 수익을 보장해줄 의사도 능력도 없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런 다양한 방식으로 A 씨가 2019년 11월부터 속인 피해자만 6명, 갈취한 금액은 18억 7,000여만 원에 이르렀습니다.

법원(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은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해 징역 4년을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다른 사람을 속이기 위해 가상의 인물을 만들고 이들이 존재하는 것처럼 이들 명의로 메시지를 주고받았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친구나 가족에게 연기를 부탁해 실제로 만나도록 하는 등 치밀한 방법으로 피해자들을 속였다"며 "범행의 내용, 방법, 피해액수 등에 비춰 죄질이 불량하다"고 밝혔습니다.

재판부는 또한 "범행으로 인해 피해자들은 심각한 재산상 손해와 더불어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피해액 대부분이 변제되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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