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내몰린 세입자들…‘난방기·자물쇠 뜯고 쫓아내’

입력 2021.11.30 (21:46) 수정 2021.11.30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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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원주의 한 다세대주택 세입자들이 하루 아침에 집에서 쫓녀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시행사와 시공사 간의 다툼 때문인데요.

사용 승인을 내 준 원주시는 손 쓸 방법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현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보름쯤 전, 원주시 문막읍의 한 다세대주택 앞입니다.

현관 앞에 세입자 수십 명이 서 있습니다.

시공사가 현관을 틀어막은 겁니다.

경찰이 출동하고 나서야 집으로 가 봤지만, 자물쇠와 난방기는 뜯겨 있고, 전기는 차단된 상태였습니다.

[A 다세대주택 세입자/음성변조 : "짐을 다 빼라 그래서 그날 좀 추웠거든요. 나가야 된다 이러니까. 이래서 시내 모텔로 지금 다 나가서 자고 있는 상황이고."]

이날 모두 11세대가 쫓겨났습니다.

지상 8층 높이로 지어진 신축 건물입니다. 건물 곳곳에는 이렇게 '유치권 행사중'이라는 현수막들이 내걸렸습니다.

화근은 시행사와 시공사간의 갈등이었습니다.

시행사는 공사 기간이 약속보다 1년 정도 더 걸렸고, 마감 공사도 덜 돼,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박병섭/시행사 대표 : "옥상 칠, 싱크대, 공사를 마무리해서 입주를 시키는 정도로 제대로 마무리가 하나도 안 돼 있어요."]

하지만, 시공사는 공사비를 반밖에 못받은 상황에서, 시행사가 임의로 세입자를 들여 이들을 쫓아낼 수밖에 없었다고 반박합니다.

[김동철/시공사 감사 : "동파 될까봐 돈을 800만 원 들여서 각 호수마다 물을 다 뺀 상태였습니다. 나가신 분들은 우리가 유치권 행사 중에 들어왔기 때문에 내보낸 거고."]

공사가 끝났느냐를 놓고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올해 1월 사용 승인이 나갔습니다.

[이강민/원주시 건축허가팀장 : "사용 승인 신청 시에는 건물의 안전과 피난 등에 대해서는 확인을 하지만, 부속 시설물이나 싱크대 등 이런 시설물에 대해서는 별도로 규정이 없어서."]

현재 세입자들은 보증금도 돌려받지 못한 채 또다른 임시 거처를 구해 생활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현기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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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리로 내몰린 세입자들…‘난방기·자물쇠 뜯고 쫓아내’
    • 입력 2021-11-30 21:46:18
    • 수정2021-11-30 21:57:01
    뉴스9(춘천)
[앵커]

원주의 한 다세대주택 세입자들이 하루 아침에 집에서 쫓녀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시행사와 시공사 간의 다툼 때문인데요.

사용 승인을 내 준 원주시는 손 쓸 방법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현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보름쯤 전, 원주시 문막읍의 한 다세대주택 앞입니다.

현관 앞에 세입자 수십 명이 서 있습니다.

시공사가 현관을 틀어막은 겁니다.

경찰이 출동하고 나서야 집으로 가 봤지만, 자물쇠와 난방기는 뜯겨 있고, 전기는 차단된 상태였습니다.

[A 다세대주택 세입자/음성변조 : "짐을 다 빼라 그래서 그날 좀 추웠거든요. 나가야 된다 이러니까. 이래서 시내 모텔로 지금 다 나가서 자고 있는 상황이고."]

이날 모두 11세대가 쫓겨났습니다.

지상 8층 높이로 지어진 신축 건물입니다. 건물 곳곳에는 이렇게 '유치권 행사중'이라는 현수막들이 내걸렸습니다.

화근은 시행사와 시공사간의 갈등이었습니다.

시행사는 공사 기간이 약속보다 1년 정도 더 걸렸고, 마감 공사도 덜 돼, 잔금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합니다.

[박병섭/시행사 대표 : "옥상 칠, 싱크대, 공사를 마무리해서 입주를 시키는 정도로 제대로 마무리가 하나도 안 돼 있어요."]

하지만, 시공사는 공사비를 반밖에 못받은 상황에서, 시행사가 임의로 세입자를 들여 이들을 쫓아낼 수밖에 없었다고 반박합니다.

[김동철/시공사 감사 : "동파 될까봐 돈을 800만 원 들여서 각 호수마다 물을 다 뺀 상태였습니다. 나가신 분들은 우리가 유치권 행사 중에 들어왔기 때문에 내보낸 거고."]

공사가 끝났느냐를 놓고 다툼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올해 1월 사용 승인이 나갔습니다.

[이강민/원주시 건축허가팀장 : "사용 승인 신청 시에는 건물의 안전과 피난 등에 대해서는 확인을 하지만, 부속 시설물이나 싱크대 등 이런 시설물에 대해서는 별도로 규정이 없어서."]

현재 세입자들은 보증금도 돌려받지 못한 채 또다른 임시 거처를 구해 생활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현기입니다.

촬영기자:최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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