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적-황-녹’ 3색 언론인 분류…안면인식 기술로 ‘감시’?

입력 2021.12.0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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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최첨단 안면인식 기술과 외신 기자들의 성향 분석이 이들의 감시를 위해 활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입찰 서류들이 발견됐습니다.

문제가 된 지역은 중국에서 인구가 세 번째로 많은 허난성(河南省), 이 지역 정부 조달 홈페이지에 언론인과 외국인 유학생을 집중 감시 할 수 있는 시스템 입찰 공고가 올라와 있다고 BBC와 로이터 등이 전했습니다.

■ 언론인, 위험도(?) 따라 '3색으로 분류'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7월 29일 허난성 정부 조달 홈페이지에 해당 시스템과 관련한 입찰 공고가 올라왔으며, 9월 17일 중국 내 한 기업이 500만 위안(우리 돈 약 9억 3,300만 원)에 해당 계약을 따냈습니다.

허난성 정부는 입찰 공고에서 "의심스러운 사람 중에서 언론인과 유학생을 추적할 수 있는 감시 시스템을 원한다"며 3천 개의 안면인식 카메라를 활용해 허난성에 들어오는 그런 '관심 인사'들의 개인 파일을 엮을 계획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어 입찰 세부 사항으로 "감시 카메라들은 마스크와 안경에 부분적으로 가려진 개인의 얼굴을 비교적 정확하게 가려내야 하고, 추적 대상자는 사진을 업로드하거나 얼굴의 특징을 검색하는 방식을 통해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명시했다고 BBC와 로이터 등이 보도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입찰 공고에 따르면 해당 시스템은 최소 2천 명의 정부 관리와 경찰이 운영하게 되며, 언론인은 위험도에 따라 적색, 황색, 녹색 등 3개 그룹으로 구분됩니다.

BBC의 보도에 따르면 적색으로 분류된 언론인들은 가장 '위험 인물'인 셈이라서 주요 감시 대상이고, 녹색으로 표시된 레벨 3은 '위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정부가 파악한 언론인들인 셈입니다.

그리고 이전부터 관련 기사나 발언 등을 통해 '적색' 또는 '황색'으로 분류된 언론인들은 중국 내 다른 지방으로 여행하기 위한 항공권을 예약하는 즉시 경보가 발령되는 시스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통합 보안 시스템인 이 소프트웨어가 구동되면 인구 9천900만 명의 허난성 경찰들이 시스템과 연계된 경보가 울릴 경우 대응하게 되는데, 언론인이 호텔을 잡거나 출장용 여행 티켓을 구매하고, 지역의 경계를 넘어갈 경우 등이 그에 해당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허난성, 도입됐는지 여부 '미확인'…. 추정만 할 뿐

중국 허난성의 관련 공고에 따르면 해당 소프트웨어 회사는 계약 체결 두 달 내에 시스템을 완성해야 합니다.

이에따라 입찰 공고,계약 일시 등에 따르면 이미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을수도 있지만, 현재 운용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계약을 따낸 것으로 알려진 소프트웨어 회사 측은 BBC 등의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허난성의 이 같은 계획을 처음 포착한 미국 감시 관련 회사 IPVM측은 "중국은 언론인을 억류하고 처벌해온 역사가 있지만, 이번 (입찰) 문서를 통해 언론인에 대한 효율적 탄압을 위해 보안 기술을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 드러났다"고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200쪽에 달하는 입찰 문서에는 허난성 정부가 왜 언론인이나 유학생을 추적하길 원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나오지 않았다"며 "허난성 정부가 추적을 원하는 또 다른 그룹은 '이웃 나라 출신 불법 거주 여성'이다 "고 전했습니다.

로이터와 BBC는 관련 보도에서 "허난성 당국의 공고는 '언론인'이라고 언급했지만, 일부 문장에서는 '외국 언론인'이라고 특정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입찰 공고는 허난성 물난리 사태 때 외국 언론들이 취재중에 위협받은 사건 직후에 공개됐다고 외신들은 설명했습니다.

앞서 지난 7월 허난성 정저우(鄭州)의 물난리를 취재하던 BBC, 미국의 로스앤젤레스타임스, AFP 통신, 독일 매체 등 외신 기자들은 현지 주민들의 괴롭힘을 당했고, 심지어는 살해위협까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중국 외신기자협회(FCCC)는 성명을 통해 정저우시(市)의 재난을 취재하는 외국 매체 기자들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며, 중국 당국에 언론인의 안전을 보호할 책임을 지라고 촉구했지만 별다른 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인들이 자국을 욕보이는 서방 매체의 보도에 화가 났으며, 서방 매체는 중국에 대한 편집증적 시각을 형성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런 시도가 중국 다른 지역에서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로이터 등 외신들은 "허난성 외 중국 다른 지역에서는 언론인이나 외국인을 특별 감시 대상으로 특정한 어떠한 문서도 찾지 못했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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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적-황-녹’ 3색 언론인 분류…안면인식 기술로 ‘감시’?
    • 입력 2021-12-01 07:01:38
    세계는 지금

중국에서 최첨단 안면인식 기술과 외신 기자들의 성향 분석이 이들의 감시를 위해 활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입찰 서류들이 발견됐습니다.

문제가 된 지역은 중국에서 인구가 세 번째로 많은 허난성(河南省), 이 지역 정부 조달 홈페이지에 언론인과 외국인 유학생을 집중 감시 할 수 있는 시스템 입찰 공고가 올라와 있다고 BBC와 로이터 등이 전했습니다.

■ 언론인, 위험도(?) 따라 '3색으로 분류'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7월 29일 허난성 정부 조달 홈페이지에 해당 시스템과 관련한 입찰 공고가 올라왔으며, 9월 17일 중국 내 한 기업이 500만 위안(우리 돈 약 9억 3,300만 원)에 해당 계약을 따냈습니다.

허난성 정부는 입찰 공고에서 "의심스러운 사람 중에서 언론인과 유학생을 추적할 수 있는 감시 시스템을 원한다"며 3천 개의 안면인식 카메라를 활용해 허난성에 들어오는 그런 '관심 인사'들의 개인 파일을 엮을 계획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어 입찰 세부 사항으로 "감시 카메라들은 마스크와 안경에 부분적으로 가려진 개인의 얼굴을 비교적 정확하게 가려내야 하고, 추적 대상자는 사진을 업로드하거나 얼굴의 특징을 검색하는 방식을 통해 데이터베이스에서 검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명시했다고 BBC와 로이터 등이 보도했습니다.


이번에 공개된 입찰 공고에 따르면 해당 시스템은 최소 2천 명의 정부 관리와 경찰이 운영하게 되며, 언론인은 위험도에 따라 적색, 황색, 녹색 등 3개 그룹으로 구분됩니다.

BBC의 보도에 따르면 적색으로 분류된 언론인들은 가장 '위험 인물'인 셈이라서 주요 감시 대상이고, 녹색으로 표시된 레벨 3은 '위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정부가 파악한 언론인들인 셈입니다.

그리고 이전부터 관련 기사나 발언 등을 통해 '적색' 또는 '황색'으로 분류된 언론인들은 중국 내 다른 지방으로 여행하기 위한 항공권을 예약하는 즉시 경보가 발령되는 시스템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또 통합 보안 시스템인 이 소프트웨어가 구동되면 인구 9천900만 명의 허난성 경찰들이 시스템과 연계된 경보가 울릴 경우 대응하게 되는데, 언론인이 호텔을 잡거나 출장용 여행 티켓을 구매하고, 지역의 경계를 넘어갈 경우 등이 그에 해당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허난성, 도입됐는지 여부 '미확인'…. 추정만 할 뿐

중국 허난성의 관련 공고에 따르면 해당 소프트웨어 회사는 계약 체결 두 달 내에 시스템을 완성해야 합니다.

이에따라 입찰 공고,계약 일시 등에 따르면 이미 시스템이 운영되고 있을수도 있지만, 현재 운용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계약을 따낸 것으로 알려진 소프트웨어 회사 측은 BBC 등의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허난성의 이 같은 계획을 처음 포착한 미국 감시 관련 회사 IPVM측은 "중국은 언론인을 억류하고 처벌해온 역사가 있지만, 이번 (입찰) 문서를 통해 언론인에 대한 효율적 탄압을 위해 보안 기술을 구축하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 드러났다"고 의미를 강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200쪽에 달하는 입찰 문서에는 허난성 정부가 왜 언론인이나 유학생을 추적하길 원하는지에 대한 이유는 나오지 않았다"며 "허난성 정부가 추적을 원하는 또 다른 그룹은 '이웃 나라 출신 불법 거주 여성'이다 "고 전했습니다.

로이터와 BBC는 관련 보도에서 "허난성 당국의 공고는 '언론인'이라고 언급했지만, 일부 문장에서는 '외국 언론인'이라고 특정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입찰 공고는 허난성 물난리 사태 때 외국 언론들이 취재중에 위협받은 사건 직후에 공개됐다고 외신들은 설명했습니다.

앞서 지난 7월 허난성 정저우(鄭州)의 물난리를 취재하던 BBC, 미국의 로스앤젤레스타임스, AFP 통신, 독일 매체 등 외신 기자들은 현지 주민들의 괴롭힘을 당했고, 심지어는 살해위협까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중국 외신기자협회(FCCC)는 성명을 통해 정저우시(市)의 재난을 취재하는 외국 매체 기자들이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며, 중국 당국에 언론인의 안전을 보호할 책임을 지라고 촉구했지만 별다른 조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중국인들이 자국을 욕보이는 서방 매체의 보도에 화가 났으며, 서방 매체는 중국에 대한 편집증적 시각을 형성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런 시도가 중국 다른 지역에서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로이터 등 외신들은 "허난성 외 중국 다른 지역에서는 언론인이나 외국인을 특별 감시 대상으로 특정한 어떠한 문서도 찾지 못했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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