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워온 전기장판으로 추위 버티죠”…‘지하 휴게실’ 여전
입력 2021.12.01 (12:42)
수정 2021.12.0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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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아파트 경비원들의 휴게시설 기준을 정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막상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밤샘 근무하는 아파트 경비원들이 쪽잠을 자는 공간이 어떤 상황인지, 신지수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백90여 세대가 사는 한 아파트 경비원 휴게실입니다.
37년 된 아파트 지하 공간으로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쓰레기 포대와 청소도구가 있고 주민들이 버린 옷장을 사물함으로 씁니다.
[A 씨/아파트 경비원 : "주민들이 오래 쓰다가 또 이사를 가거나 하면, 버리면 갖다가 이렇게..."]
천장에 회색 자재가 덕지덕지 붙어있는데 1급 발암물질인 석면입니다.
[A 씨/아파트 경비원 : "어떤 사람들은 가렵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 여기서 자면..."]
경비원들은 심야 시간대 이곳에서 네댓 시간 눈을 붙입니다.
버려진 침대 두개를 가져와 전기장판을 깔았고 추울 땐 전기히터를 틉니다.
[B 씨/아파트 경비원 : "한겨울 영하로 내려가면 여기서 냉기가 나온다고, 시멘트가 어니까. 전기장판이 이 한기를 없애주는 건 아니잖아요. 그냥 닿는데만 따뜻한 거지."]
다른 아파트 경비원 휴게실 한 곳을 찾아가 봤습니다.
여기도 지하에 있는데, 문이 잠겨 있습니다.
경비원들은 이용을 안 해 비밀번호도 모릅니다.
[심 모씨/아파트 경비원 : "퇴근해버렸나보네요. 번호를 알아야 내가 누르지..."]
휴게실이 있어도 못 쓰다 보니 새벽에 쪽잠을 자려면 그냥 경비초소에서 자야 합니다.
누울 공간이 없어, 의자 위에 나무판자를 올리고 눈을 붙이기 일쑤입니다.
[심 모씨/아파트 경비원 : "딱딱해서 못 자요. 의자가 흔들리잖아요 잠자다보면. 그래서 (접이식 침대) 가져온 거예요."]
새벽 시간 잠이 들었다가도 주민들이 와서 창문을 두드리면 일어나야 합니다.
[심 모씨/아파트 경비원 : "이중주차가 돼 있잖아요. 새벽 2시에 차 빼달라고 하면, 인터폰 해서 '차 빼주세요' 하겠어요?"]
한 경비원은 휴게실에 밥상으로 쓸 탁자를 달라고 했다가 출근 8일 만에 계약을 해지당했습니다.
[C 씨/아파트 경비원 : "너무 열악한 거 아니냐고, 이것 좀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단톡방에) 올렸더니. (용역회사가) 같이 근무하기 힘들겠다 이렇게..."]
지난 10월 하순부터 경비원 휴게시설의 온도나 소음규정 등 기준이 강화됐지만, 열악한 실태는 크게 변한 게 없습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촬영기자:김진환 김정은 유용규/영상편집:여동용
정부가 아파트 경비원들의 휴게시설 기준을 정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막상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밤샘 근무하는 아파트 경비원들이 쪽잠을 자는 공간이 어떤 상황인지, 신지수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백90여 세대가 사는 한 아파트 경비원 휴게실입니다.
37년 된 아파트 지하 공간으로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쓰레기 포대와 청소도구가 있고 주민들이 버린 옷장을 사물함으로 씁니다.
[A 씨/아파트 경비원 : "주민들이 오래 쓰다가 또 이사를 가거나 하면, 버리면 갖다가 이렇게..."]
천장에 회색 자재가 덕지덕지 붙어있는데 1급 발암물질인 석면입니다.
[A 씨/아파트 경비원 : "어떤 사람들은 가렵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 여기서 자면..."]
경비원들은 심야 시간대 이곳에서 네댓 시간 눈을 붙입니다.
버려진 침대 두개를 가져와 전기장판을 깔았고 추울 땐 전기히터를 틉니다.
[B 씨/아파트 경비원 : "한겨울 영하로 내려가면 여기서 냉기가 나온다고, 시멘트가 어니까. 전기장판이 이 한기를 없애주는 건 아니잖아요. 그냥 닿는데만 따뜻한 거지."]
다른 아파트 경비원 휴게실 한 곳을 찾아가 봤습니다.
여기도 지하에 있는데, 문이 잠겨 있습니다.
경비원들은 이용을 안 해 비밀번호도 모릅니다.
[심 모씨/아파트 경비원 : "퇴근해버렸나보네요. 번호를 알아야 내가 누르지..."]
휴게실이 있어도 못 쓰다 보니 새벽에 쪽잠을 자려면 그냥 경비초소에서 자야 합니다.
누울 공간이 없어, 의자 위에 나무판자를 올리고 눈을 붙이기 일쑤입니다.
[심 모씨/아파트 경비원 : "딱딱해서 못 자요. 의자가 흔들리잖아요 잠자다보면. 그래서 (접이식 침대) 가져온 거예요."]
새벽 시간 잠이 들었다가도 주민들이 와서 창문을 두드리면 일어나야 합니다.
[심 모씨/아파트 경비원 : "이중주차가 돼 있잖아요. 새벽 2시에 차 빼달라고 하면, 인터폰 해서 '차 빼주세요' 하겠어요?"]
한 경비원은 휴게실에 밥상으로 쓸 탁자를 달라고 했다가 출근 8일 만에 계약을 해지당했습니다.
[C 씨/아파트 경비원 : "너무 열악한 거 아니냐고, 이것 좀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단톡방에) 올렸더니. (용역회사가) 같이 근무하기 힘들겠다 이렇게..."]
지난 10월 하순부터 경비원 휴게시설의 온도나 소음규정 등 기준이 강화됐지만, 열악한 실태는 크게 변한 게 없습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촬영기자:김진환 김정은 유용규/영상편집:여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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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정2021-12-01 12:50:08
[앵커]
정부가 아파트 경비원들의 휴게시설 기준을 정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막상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밤샘 근무하는 아파트 경비원들이 쪽잠을 자는 공간이 어떤 상황인지, 신지수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백90여 세대가 사는 한 아파트 경비원 휴게실입니다.
37년 된 아파트 지하 공간으로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쓰레기 포대와 청소도구가 있고 주민들이 버린 옷장을 사물함으로 씁니다.
[A 씨/아파트 경비원 : "주민들이 오래 쓰다가 또 이사를 가거나 하면, 버리면 갖다가 이렇게..."]
천장에 회색 자재가 덕지덕지 붙어있는데 1급 발암물질인 석면입니다.
[A 씨/아파트 경비원 : "어떤 사람들은 가렵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 여기서 자면..."]
경비원들은 심야 시간대 이곳에서 네댓 시간 눈을 붙입니다.
버려진 침대 두개를 가져와 전기장판을 깔았고 추울 땐 전기히터를 틉니다.
[B 씨/아파트 경비원 : "한겨울 영하로 내려가면 여기서 냉기가 나온다고, 시멘트가 어니까. 전기장판이 이 한기를 없애주는 건 아니잖아요. 그냥 닿는데만 따뜻한 거지."]
다른 아파트 경비원 휴게실 한 곳을 찾아가 봤습니다.
여기도 지하에 있는데, 문이 잠겨 있습니다.
경비원들은 이용을 안 해 비밀번호도 모릅니다.
[심 모씨/아파트 경비원 : "퇴근해버렸나보네요. 번호를 알아야 내가 누르지..."]
휴게실이 있어도 못 쓰다 보니 새벽에 쪽잠을 자려면 그냥 경비초소에서 자야 합니다.
누울 공간이 없어, 의자 위에 나무판자를 올리고 눈을 붙이기 일쑤입니다.
[심 모씨/아파트 경비원 : "딱딱해서 못 자요. 의자가 흔들리잖아요 잠자다보면. 그래서 (접이식 침대) 가져온 거예요."]
새벽 시간 잠이 들었다가도 주민들이 와서 창문을 두드리면 일어나야 합니다.
[심 모씨/아파트 경비원 : "이중주차가 돼 있잖아요. 새벽 2시에 차 빼달라고 하면, 인터폰 해서 '차 빼주세요' 하겠어요?"]
한 경비원은 휴게실에 밥상으로 쓸 탁자를 달라고 했다가 출근 8일 만에 계약을 해지당했습니다.
[C 씨/아파트 경비원 : "너무 열악한 거 아니냐고, 이것 좀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단톡방에) 올렸더니. (용역회사가) 같이 근무하기 힘들겠다 이렇게..."]
지난 10월 하순부터 경비원 휴게시설의 온도나 소음규정 등 기준이 강화됐지만, 열악한 실태는 크게 변한 게 없습니다.
KBS 뉴스 신지수입니다.
촬영기자:김진환 김정은 유용규/영상편집:여동용
정부가 아파트 경비원들의 휴게시설 기준을 정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막상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밤샘 근무하는 아파트 경비원들이 쪽잠을 자는 공간이 어떤 상황인지, 신지수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4백90여 세대가 사는 한 아파트 경비원 휴게실입니다.
37년 된 아파트 지하 공간으로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쓰레기 포대와 청소도구가 있고 주민들이 버린 옷장을 사물함으로 씁니다.
[A 씨/아파트 경비원 : "주민들이 오래 쓰다가 또 이사를 가거나 하면, 버리면 갖다가 이렇게..."]
천장에 회색 자재가 덕지덕지 붙어있는데 1급 발암물질인 석면입니다.
[A 씨/아파트 경비원 : "어떤 사람들은 가렵다고 하는 경우도 있고 여기서 자면..."]
경비원들은 심야 시간대 이곳에서 네댓 시간 눈을 붙입니다.
버려진 침대 두개를 가져와 전기장판을 깔았고 추울 땐 전기히터를 틉니다.
[B 씨/아파트 경비원 : "한겨울 영하로 내려가면 여기서 냉기가 나온다고, 시멘트가 어니까. 전기장판이 이 한기를 없애주는 건 아니잖아요. 그냥 닿는데만 따뜻한 거지."]
다른 아파트 경비원 휴게실 한 곳을 찾아가 봤습니다.
여기도 지하에 있는데, 문이 잠겨 있습니다.
경비원들은 이용을 안 해 비밀번호도 모릅니다.
[심 모씨/아파트 경비원 : "퇴근해버렸나보네요. 번호를 알아야 내가 누르지..."]
휴게실이 있어도 못 쓰다 보니 새벽에 쪽잠을 자려면 그냥 경비초소에서 자야 합니다.
누울 공간이 없어, 의자 위에 나무판자를 올리고 눈을 붙이기 일쑤입니다.
[심 모씨/아파트 경비원 : "딱딱해서 못 자요. 의자가 흔들리잖아요 잠자다보면. 그래서 (접이식 침대) 가져온 거예요."]
새벽 시간 잠이 들었다가도 주민들이 와서 창문을 두드리면 일어나야 합니다.
[심 모씨/아파트 경비원 : "이중주차가 돼 있잖아요. 새벽 2시에 차 빼달라고 하면, 인터폰 해서 '차 빼주세요' 하겠어요?"]
한 경비원은 휴게실에 밥상으로 쓸 탁자를 달라고 했다가 출근 8일 만에 계약을 해지당했습니다.
[C 씨/아파트 경비원 : "너무 열악한 거 아니냐고, 이것 좀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단톡방에) 올렸더니. (용역회사가) 같이 근무하기 힘들겠다 이렇게..."]
지난 10월 하순부터 경비원 휴게시설의 온도나 소음규정 등 기준이 강화됐지만, 열악한 실태는 크게 변한 게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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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수 기자 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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