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본문 영역

상세페이지

이슈 ‘코로나19’ 팩트체크
[팩트체크K] ‘오미크론’, 시진핑 의식한 이름? WHO에 물어봤더니…
입력 2021.12.01 (15:15) 수정 2021.12.01 (15:45) 팩트체크K

겨울의 문턱에 등장한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의 충격이 전 세계에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 변이 바이러스는 지난달 초 남아프리카에서 처음 발견됐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이 바이러스에 '오미크론(ο)'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우려 변이' 로 분류했습니다. 전파력이 기존보다 더 강하고 치명률도 높을 수 있다고 추정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분석과 대안을 내놓으려면 2주 이상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아직 정체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이 신종 변이 바이러스는 명칭 때문에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WHO는 변이 바이러스 명칭은 그리스 알파벳 순으로 붙여왔는데 이번에 발견된 13번째 변이 명칭은 관행을 깨고 15번째인 오미크론으로 지칭했다.WHO는 변이 바이러스 명칭은 그리스 알파벳 순으로 붙여왔는데 이번에 발견된 13번째 변이 명칭은 관행을 깨고 15번째인 오미크론으로 지칭했다.

■ 누(ν), 크사이(ξ) 건너뛰고 오미크론(ο) 명명…시진핑 의식해서?

오미크론(ο)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전날까지만 해도 국내외 언론들은 이 신종 변이 바이러스의 명칭이 '누(ν) 변이 바이러스'가 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변이 바이러스의 명칭은 지난 5월부터 WHO가 그리스 알파벳순으로 붙여 왔고 이전까지 변이 바이러스 12개가 발견됐기에 이번이 13번째 알파벳인 누(ν)가 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WHO는 누(ν)는 물론, 14번째인 크사이(ξ)도 건너뛰고 바로 오미크론(ο)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러자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국제 보건뉴스 담당 선임 편집인 폴 누키는 트위터에 WHO 소식통이 확인해 줬다는 글을 올리며 정치적인 명명법이었음을 시사했습니다.

폴 누키(데일리 텔레그래프 선임 편집인):
세계보건기구 소식통은 그리스 문자 누(Nu)와 크사이(Xi)를 의도적으로 피했음을 확인해 줬다. 소식통들은 누(Nu)는 "새로운(new)"이라는 단어와의 (발음상) 혼동을 피하기 위해 건너뛰었고, 크사이(Xi)는 "특정 지역에 대한 낙인찍기를 회피"하기 위해 건너뛰었다고 말했다. 모든 전염병 대유행은 본질적으로 정치적이다!

그리스 알파벳 14번째인 크사이(ξ)는 영어로 ‘Xi’라고 적습니다. 공교롭게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성(姓) 영문 표기 'Xi'와 같습니다. 만약 '크사이 변이'라고 이름을 붙였으면 '시진핑 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이를 토대로 국내 언론들은 변이 바이러스 명명이 중국 때문일 거라는 기사들을 잇따라 썼고 일부 네티즌들은 아래와 같이 기사 내용을 사실로 단정하기도 했습니다.


■ WHO "새로운 질병 명명을 위한 모범 사례 따랐다"

하지만 미루어 짐작하는 추정과 실제 사실은 다를 수 있습니다. KBS 팩트체크팀은 오미크론 명칭과 관련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WHO에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1. 폴 누키의 주장이 사실인지 2. 왜 변이 바이러스 누와 크사이를 건너뛰고 오미크론이라고 이름을 붙였는지
3. WHO가 중국을 두려워해 오미크론이라고 명명했다는 주장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세 가지를 질문했는데 아래와 같이 답신이 왔습니다.

Two letters were skipped- Nu and Xi - because Nu is too easily confounded with “new” and Xi was not used because it is a common surname and WHO best practices for naming new diseases* (developed in conjunction with FAO and OIE back in 2015) suggest avoiding “causing offence to any cultural, social, national, regional, professional or ethnic groups”

누(Nu)와 크사이(Xi)두 단어들은 건너뛰었습니다-누(Nu)는 "새로운(new)"과 너무 쉽게 혼동되기 때문이고 크사이(Xi)는 흔한 성씨이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질병 명명을 위한 WHO 모범 사례(2015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동물보건기구(OIE)와 함께 만든)는 "어떠한 문화적, 사회적, 국가적, 지역적, 직업적 혹은 민족적 집단에 대한 불쾌감 유발"을 피하도록 제안하고 있습니다.

WHO는 중국을 두려워해 오미크론이라고 명명했다는 주장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답신 이메일에 전염병 명명 모범 사례라면서 2015년 5월 제정한 가이드라인을 홈페이지 주소를 링크해 첨부해 보냈습니다.
(https://www.who.int/publications/i/item/WHO-HSE-FOS-15.1)

■ "'지역 명칭' 명명은 부정적 낙인을 찍을 수 있어 회피 권고"

가이드라인에서 참고할 만한 내용은 질병 이름으로 피해야 할 경우를 예로 든 부분입니다.

WHO가 홈페이지에 실은 전염병 명명 모범 사례  중 질병 이름에 포함할 수 없는 사례 예시WHO가 홈페이지에 실은 전염병 명명 모범 사례 중 질병 이름에 포함할 수 없는 사례 예시

① 지리적인 장소인 도시, 국가, 지역, 대륙 : 중동호흡기증후군(X), 스페인독감(X), 리프트밸리열(X), 라임병(X), 크림-콩고출혈열,(X), 일본뇌염(X)
② 사람 이름 : 크로이츠펠트-야콥병(X), 샤가스병(X)
③ 동물 또는 음식의 종/등급 : 돼지독감(X), 조류독감(X), 원숭이두창(X), 말뇌염(X), 마비성패류중독(X)
④ 문화, 인구, 산업 또는 직업 언급 : 직업 관련, 재향군인병(X), 광부병(X), 도축업자병(X), 요리사병(X), 간호사병(X)
⑤ 과도한 공포를 조장하는 용어 : 미지의, 사망, 치명적, 유행성

WHO는 초기 우한 폐렴이라고도 부르던 신종 전염병을 covid-19로 명명했습니다. 지난 5월부터는 언론이나 학계에서 지역명을 따 부르던 변이 바이러스 이름도 다시 명명했습니다. 발음하기 쉽고 부정적인 낙인을 찍지 않겠다는 차원에서 그리스 알파벳 순으로 부르겠다고 결정한 겁니다.

이에 따라 영국 변이는 알파 변이, 남아공 변이는 베타 변이, 브라질 변이는 감마 변이, 인도 변이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들 변이 바이러스는 해당 국가에서 처음 발견됐지만 그 국가가 변이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아니기에 가이드라인에 따라 이름을 바꾸었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어떨까요? 가이드라인에서 명명의 근거를 찾는다면 사람 이름을 붙이지 말라는 항목일 것이고, WHO 스스로도 흔한 성씨여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는데 독자 여러분들은 과연 수긍하실 수 있으십니까?

취재진이 WHO에 보낸 질문 가운데 3. WHO가 중국을 두려워해 오미크론이라고 명명했다는 주장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WHO는 답신을 하지 않았습니다.

(취재지원: 조성하 인턴기자 shacho117@naver.com)
  • [팩트체크K] ‘오미크론’, 시진핑 의식한 이름? WHO에 물어봤더니…
    • 입력 2021-12-01 15:15:30
    • 수정2021-12-01 15:45:02
    팩트체크K

겨울의 문턱에 등장한 코로나19 신종 변이 바이러스의 충격이 전 세계에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 변이 바이러스는 지난달 초 남아프리카에서 처음 발견됐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이 바이러스에 '오미크론(ο)'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우려 변이' 로 분류했습니다. 전파력이 기존보다 더 강하고 치명률도 높을 수 있다고 추정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분석과 대안을 내놓으려면 2주 이상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아직 정체도 제대로 파악되지 않은 이 신종 변이 바이러스는 명칭 때문에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WHO는 변이 바이러스 명칭은 그리스 알파벳 순으로 붙여왔는데 이번에 발견된 13번째 변이 명칭은 관행을 깨고 15번째인 오미크론으로 지칭했다.WHO는 변이 바이러스 명칭은 그리스 알파벳 순으로 붙여왔는데 이번에 발견된 13번째 변이 명칭은 관행을 깨고 15번째인 오미크론으로 지칭했다.

■ 누(ν), 크사이(ξ) 건너뛰고 오미크론(ο) 명명…시진핑 의식해서?

오미크론(ο)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 전날까지만 해도 국내외 언론들은 이 신종 변이 바이러스의 명칭이 '누(ν) 변이 바이러스'가 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변이 바이러스의 명칭은 지난 5월부터 WHO가 그리스 알파벳순으로 붙여 왔고 이전까지 변이 바이러스 12개가 발견됐기에 이번이 13번째 알파벳인 누(ν)가 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WHO는 누(ν)는 물론, 14번째인 크사이(ξ)도 건너뛰고 바로 오미크론(ο)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러자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국제 보건뉴스 담당 선임 편집인 폴 누키는 트위터에 WHO 소식통이 확인해 줬다는 글을 올리며 정치적인 명명법이었음을 시사했습니다.

폴 누키(데일리 텔레그래프 선임 편집인):
세계보건기구 소식통은 그리스 문자 누(Nu)와 크사이(Xi)를 의도적으로 피했음을 확인해 줬다. 소식통들은 누(Nu)는 "새로운(new)"이라는 단어와의 (발음상) 혼동을 피하기 위해 건너뛰었고, 크사이(Xi)는 "특정 지역에 대한 낙인찍기를 회피"하기 위해 건너뛰었다고 말했다. 모든 전염병 대유행은 본질적으로 정치적이다!

그리스 알파벳 14번째인 크사이(ξ)는 영어로 ‘Xi’라고 적습니다. 공교롭게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성(姓) 영문 표기 'Xi'와 같습니다. 만약 '크사이 변이'라고 이름을 붙였으면 '시진핑 변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이를 토대로 국내 언론들은 변이 바이러스 명명이 중국 때문일 거라는 기사들을 잇따라 썼고 일부 네티즌들은 아래와 같이 기사 내용을 사실로 단정하기도 했습니다.


■ WHO "새로운 질병 명명을 위한 모범 사례 따랐다"

하지만 미루어 짐작하는 추정과 실제 사실은 다를 수 있습니다. KBS 팩트체크팀은 오미크론 명칭과 관련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WHO에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1. 폴 누키의 주장이 사실인지 2. 왜 변이 바이러스 누와 크사이를 건너뛰고 오미크론이라고 이름을 붙였는지
3. WHO가 중국을 두려워해 오미크론이라고 명명했다는 주장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세 가지를 질문했는데 아래와 같이 답신이 왔습니다.

Two letters were skipped- Nu and Xi - because Nu is too easily confounded with “new” and Xi was not used because it is a common surname and WHO best practices for naming new diseases* (developed in conjunction with FAO and OIE back in 2015) suggest avoiding “causing offence to any cultural, social, national, regional, professional or ethnic groups”

누(Nu)와 크사이(Xi)두 단어들은 건너뛰었습니다-누(Nu)는 "새로운(new)"과 너무 쉽게 혼동되기 때문이고 크사이(Xi)는 흔한 성씨이기 때문에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질병 명명을 위한 WHO 모범 사례(2015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동물보건기구(OIE)와 함께 만든)는 "어떠한 문화적, 사회적, 국가적, 지역적, 직업적 혹은 민족적 집단에 대한 불쾌감 유발"을 피하도록 제안하고 있습니다.

WHO는 중국을 두려워해 오미크론이라고 명명했다는 주장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답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답신 이메일에 전염병 명명 모범 사례라면서 2015년 5월 제정한 가이드라인을 홈페이지 주소를 링크해 첨부해 보냈습니다.
(https://www.who.int/publications/i/item/WHO-HSE-FOS-15.1)

■ "'지역 명칭' 명명은 부정적 낙인을 찍을 수 있어 회피 권고"

가이드라인에서 참고할 만한 내용은 질병 이름으로 피해야 할 경우를 예로 든 부분입니다.

WHO가 홈페이지에 실은 전염병 명명 모범 사례  중 질병 이름에 포함할 수 없는 사례 예시WHO가 홈페이지에 실은 전염병 명명 모범 사례 중 질병 이름에 포함할 수 없는 사례 예시

① 지리적인 장소인 도시, 국가, 지역, 대륙 : 중동호흡기증후군(X), 스페인독감(X), 리프트밸리열(X), 라임병(X), 크림-콩고출혈열,(X), 일본뇌염(X)
② 사람 이름 : 크로이츠펠트-야콥병(X), 샤가스병(X)
③ 동물 또는 음식의 종/등급 : 돼지독감(X), 조류독감(X), 원숭이두창(X), 말뇌염(X), 마비성패류중독(X)
④ 문화, 인구, 산업 또는 직업 언급 : 직업 관련, 재향군인병(X), 광부병(X), 도축업자병(X), 요리사병(X), 간호사병(X)
⑤ 과도한 공포를 조장하는 용어 : 미지의, 사망, 치명적, 유행성

WHO는 초기 우한 폐렴이라고도 부르던 신종 전염병을 covid-19로 명명했습니다. 지난 5월부터는 언론이나 학계에서 지역명을 따 부르던 변이 바이러스 이름도 다시 명명했습니다. 발음하기 쉽고 부정적인 낙인을 찍지 않겠다는 차원에서 그리스 알파벳 순으로 부르겠다고 결정한 겁니다.

이에 따라 영국 변이는 알파 변이, 남아공 변이는 베타 변이, 브라질 변이는 감마 변이, 인도 변이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로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들 변이 바이러스는 해당 국가에서 처음 발견됐지만 그 국가가 변이의 원인을 제공한 것은 아니기에 가이드라인에 따라 이름을 바꾸었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그러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는 어떨까요? 가이드라인에서 명명의 근거를 찾는다면 사람 이름을 붙이지 말라는 항목일 것이고, WHO 스스로도 흔한 성씨여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는데 독자 여러분들은 과연 수긍하실 수 있으십니까?

취재진이 WHO에 보낸 질문 가운데 3. WHO가 중국을 두려워해 오미크론이라고 명명했다는 주장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서 WHO는 답신을 하지 않았습니다.

(취재지원: 조성하 인턴기자 shacho117@naver.com)
코로나19 팩트체크
kbs가 손수 골랐습니다. 네이버에서도 보세요.
기자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