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이지 않는 학폭의 고리]② 고교 야구부 학교 폭력, 교육청도 ‘감싸기 의혹’

입력 2021.12.02 (08:07) 수정 2021.12.02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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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구의 한 고등학교가 야구부에서 발생한 학교 폭력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 보도 그제(11월 30일) 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진상 조사에 나선 교육청마저 학교 측 감싸기에 급급한 채 사건을 축소하려 한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박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야구 방망이로 머리와 엉덩이를 맞고, 어깨동무를 한 채 머리까지 박았다.

야구부 학교 폭력 피해 선수가 사건 직후 쓴 진술서입니다.

그러나 학교는 이 진술서를 무시했고,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들은 지난 6월 대구시 교육청에 진상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학교에서 자기들이 책임을 안 지려고 은폐를 하고 조작을 했기 때문에, 교육청에 진상 조사를 여러 번 부탁했고…."]

그런데 조사를 마친 교육청 공무원들은 학교가 매뉴얼 대로 적절히 조치했다며 오히려 두둔했습니다.

학부모들은 납득할 수 없다며 재차 교육청 감사를 요청했고, 대구 교육청 감사실은 석 달간 감사를 통해 교육청 공무원들의 조사가 부실했다고 밝혔습니다.

학교 측이, 심각한 학교 폭력을 보고서에 기록하지 않았고 심지어 학부모에게도 알리지 않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 게 잘못됐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감사실이 내린 처분은 경징계가 전부였습니다.

폭력 사실을 숨긴 게 아니라 실수로 빠뜨린 것으로 판단했다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감사관들 역시 피해 학생들이 방망이로 폭행당했다며 재차 진술했지만 그냥 넘겨버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구시교육청 감사관/음성변조 : "저희가 보호조치 하기에는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난 이후라서 별도로 조치할 사항이 저희 눈에는 보이지 않았고요."]

이는 학교폭력 사실을 알게 된 사람은 누구든지 즉시 관계기관에 신고하도록 한 학교폭력예방법 위반입니다.

때문에 학교는 물론 진상조사에 나선 교육청까지 학교폭력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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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끊이지 않는 학폭의 고리]② 고교 야구부 학교 폭력, 교육청도 ‘감싸기 의혹’
    • 입력 2021-12-02 08:07:36
    • 수정2021-12-02 08:28:58
    뉴스광장(대구)
[앵커]

대구의 한 고등학교가 야구부에서 발생한 학교 폭력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 보도 그제(11월 30일) 전해드렸는데요.

그런데 진상 조사에 나선 교육청마저 학교 측 감싸기에 급급한 채 사건을 축소하려 한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박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야구 방망이로 머리와 엉덩이를 맞고, 어깨동무를 한 채 머리까지 박았다.

야구부 학교 폭력 피해 선수가 사건 직후 쓴 진술서입니다.

그러나 학교는 이 진술서를 무시했고,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학부모들은 지난 6월 대구시 교육청에 진상 조사를 요구했습니다.

[학부모/음성변조 : "학교에서 자기들이 책임을 안 지려고 은폐를 하고 조작을 했기 때문에, 교육청에 진상 조사를 여러 번 부탁했고…."]

그런데 조사를 마친 교육청 공무원들은 학교가 매뉴얼 대로 적절히 조치했다며 오히려 두둔했습니다.

학부모들은 납득할 수 없다며 재차 교육청 감사를 요청했고, 대구 교육청 감사실은 석 달간 감사를 통해 교육청 공무원들의 조사가 부실했다고 밝혔습니다.

학교 측이, 심각한 학교 폭력을 보고서에 기록하지 않았고 심지어 학부모에게도 알리지 않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한 게 잘못됐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감사실이 내린 처분은 경징계가 전부였습니다.

폭력 사실을 숨긴 게 아니라 실수로 빠뜨린 것으로 판단했다는 겁니다.

뿐만 아니라 감사관들 역시 피해 학생들이 방망이로 폭행당했다며 재차 진술했지만 그냥 넘겨버린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대구시교육청 감사관/음성변조 : "저희가 보호조치 하기에는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난 이후라서 별도로 조치할 사항이 저희 눈에는 보이지 않았고요."]

이는 학교폭력 사실을 알게 된 사람은 누구든지 즉시 관계기관에 신고하도록 한 학교폭력예방법 위반입니다.

때문에 학교는 물론 진상조사에 나선 교육청까지 학교폭력을 은폐하거나 축소하려 했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김동욱/그래픽:인푸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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