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지리아 방문 오미크론 확진자’ 국내 첫 발생, 지금 나이지리아는?

입력 2021.12.03 (07:00) 수정 2021.12.03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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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미크론과 각국 여행규제… UN사무총장 "트래블 아파르트헤이트"

한국시각으로 어제(2일) 새벽,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의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극단적 인종차별정책)' 발언이 뉴욕 UN 본부에서 전해졌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의 오미크론 발견과 보고 이후 전 세계가 관련 아프리카 국가들의 출입국을 막는 것을 두고 "어느 한 나라나 지역을 고립시키는 여행제한은 매우 불공정하며 징벌적일 뿐 아니라 효과도 없다"며 작심 발언을 한 것입니다.


이 발언 어떻게 봐야 할까요? 실체조차 파악되지 않은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는데, 너무 여유로운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 UN 193개 회원국 중 54개국이 아프리카 국가

전 세계 평화를 위해 다양한 국가들의 이해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곳이 바로 국제연합 UN (United Nations)이죠. 그 수장이라 할 수 있는 UN사무총장의 '트래블 아파르트헤이트' 작심 발언이 이뤄진 장소, 바로 아프리카연합(AU) 유엔 연례회의였습니다.

UN 193개 회원국 가운데 아프리카 국가가 54개국이나 됩니다. UN이 무시할 수 없는 발언력이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겁니다. UN에서의 아프리카 대륙의 영향력은 우리나라도 경험한 바 있습니다. 영화화까지 됐었죠. UN가입을 위해 남과 북이 아프리카 국가들을 상대로 외교전을 벌이기까지 했습니다.

UN 회원국마다 동등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어 아프리카 국가들의 영향력이 지켜지지만, 현실세계는 냉혹합니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생존의 목소리'를 그나마 낼 수 있는 공간이 UN밖에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국내 나이지리아 방문 오미크론 확진자 첫 발생, 나이지리아는?

'오미크론 새 변이 발생' 이후, 지금 아프리카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요? 오늘은 아프리카 서부에 있는 인구 2억여 명으로 세계 7위의 인구대국 '나이지리아'를 살펴보겠습니다.


나이지리아, 먼 나라지만 요 며칠 아주 익숙하게 들립니다. 1일 국내 최초로 확인된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한국 최초 오미크론 확진자 보도 몇 시간 뒤, 나이지리아 정부도 "남아공 방문 이력이 있는 나이지리아인 3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됐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오미크론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남부 지역을 넘어서 아프리카 전역으로 퍼지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나이지리아 남부에 있는 항구도시이자 최대규모의 도시인 '라고스'에서 이틀전(현지시간, 12월 1일) 촬영된 영상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시장에서도 마스크를 낀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차량과 거리마다 가득찬 사람들. '어디든 마스크'와 함께하는 한국의 코로나 일상과 너무나도 다른 모습에, 코로나 이전 생활상을 촬영한 것 아니냐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마스크도 없이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시장에 나와 장사를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들어봤습니다. 시장에서 옷을 팔고 있는 한 나이지리아 상인은 "오랜 봉쇄로 인한 배고픔이 더 큰 문제라며, 먹을 것이 당장 급하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러스로 죽으나, 가게가 망해 죽으나' 라며 생존권 보장을 촉구했던 우리 나라 자영업자들과 같은 절박한 목소리가 이곳에도 있었습니다.

KF 차단기능이 없어보이는 얇은 마스크를 끼고 시장에서 구두를 닦고 있는 한 나이지리아인은 "백신접종을 한 사람이 거의없다"며 "결국 백신을 맞지 않으면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한탄했습니다.

■ 나이지리아 1차 백신접종률 3%… 백신 미접종 심각

나이지리아에 백신 맞은 사람이 거의 없다는 이 남성의 인터뷰 어디까지 사실일까요?

나이지리아에서 1차 접종을 한 사람은 전체 인구의 3.1%, 2차 접종 완료자는 1.7%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선진국에서는 의무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3차 접종자의 경우는 0%입니다.


나이지리아 백신 접종 상황은 오미크론을 최초 발견해 보고했던 남아공보다 더욱 안 좋습니다. 그렇기에 오미크론 바이러스 전파 확산이 더 가파르고 위중증 환자가 많이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어두운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 첫 변이 발견 남아공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아프리카에서 경제적으로 선두 국가인 남아공의 오미크론 상황도 여전히 좋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NICD)는 "지난달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한 모든 샘플의 74%가 오미크론 변이였다"고 밝혀, 오미크론이 이미 지배종이 됐음을 시사했습니다. 12월 1일 남아공 신규확진자는 8천명 대로 전날보다 2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현재까지 실체가 분명히 드러나지 않은 오미크론에 대한 공동 대응책은 '백신접종과, 손씻기, 마스크 착용' 으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쉽지 않아 보이는 아프리카 빈곤국들. 신종 바이러스 감염 확산과 연쇄 파급 영향 등으로 국경을 당장 열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각 국의 치밀한 방역대책과 더불어 아프리카 빈곤국들을 향한 세계적 관심과 지원이 UN 밖에서도 현실적으로 이뤄져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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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이지리아 방문 오미크론 확진자’ 국내 첫 발생, 지금 나이지리아는?
    • 입력 2021-12-03 07:00:04
    • 수정2021-12-03 07:02:23
    세계는 지금

■ 오미크론과 각국 여행규제… UN사무총장 "트래블 아파르트헤이트"

한국시각으로 어제(2일) 새벽, 안토니오 구테흐스 UN 사무총장의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극단적 인종차별정책)' 발언이 뉴욕 UN 본부에서 전해졌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의 오미크론 발견과 보고 이후 전 세계가 관련 아프리카 국가들의 출입국을 막는 것을 두고 "어느 한 나라나 지역을 고립시키는 여행제한은 매우 불공정하며 징벌적일 뿐 아니라 효과도 없다"며 작심 발언을 한 것입니다.


이 발언 어떻게 봐야 할까요? 실체조차 파악되지 않은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는데, 너무 여유로운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적지 않을 것입니다.

■ UN 193개 회원국 중 54개국이 아프리카 국가

전 세계 평화를 위해 다양한 국가들의 이해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곳이 바로 국제연합 UN (United Nations)이죠. 그 수장이라 할 수 있는 UN사무총장의 '트래블 아파르트헤이트' 작심 발언이 이뤄진 장소, 바로 아프리카연합(AU) 유엔 연례회의였습니다.

UN 193개 회원국 가운데 아프리카 국가가 54개국이나 됩니다. UN이 무시할 수 없는 발언력이 아프리카 대륙에 있는 겁니다. UN에서의 아프리카 대륙의 영향력은 우리나라도 경험한 바 있습니다. 영화화까지 됐었죠. UN가입을 위해 남과 북이 아프리카 국가들을 상대로 외교전을 벌이기까지 했습니다.

UN 회원국마다 동등한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어 아프리카 국가들의 영향력이 지켜지지만, 현실세계는 냉혹합니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생존의 목소리'를 그나마 낼 수 있는 공간이 UN밖에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 국내 나이지리아 방문 오미크론 확진자 첫 발생, 나이지리아는?

'오미크론 새 변이 발생' 이후, 지금 아프리카는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까요? 오늘은 아프리카 서부에 있는 인구 2억여 명으로 세계 7위의 인구대국 '나이지리아'를 살펴보겠습니다.


나이지리아, 먼 나라지만 요 며칠 아주 익숙하게 들립니다. 1일 국내 최초로 확인된 오미크론 확진자가 나이지리아를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한국 최초 오미크론 확진자 보도 몇 시간 뒤, 나이지리아 정부도 "남아공 방문 이력이 있는 나이지리아인 3명이 오미크론에 감염됐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오미크론이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남부 지역을 넘어서 아프리카 전역으로 퍼지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나이지리아 남부에 있는 항구도시이자 최대규모의 도시인 '라고스'에서 이틀전(현지시간, 12월 1일) 촬영된 영상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시장에서도 마스크를 낀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차량과 거리마다 가득찬 사람들. '어디든 마스크'와 함께하는 한국의 코로나 일상과 너무나도 다른 모습에, 코로나 이전 생활상을 촬영한 것 아니냐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마스크도 없이 사람들이 북적거리는 시장에 나와 장사를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도 들어봤습니다. 시장에서 옷을 팔고 있는 한 나이지리아 상인은 "오랜 봉쇄로 인한 배고픔이 더 큰 문제라며, 먹을 것이 당장 급하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러스로 죽으나, 가게가 망해 죽으나' 라며 생존권 보장을 촉구했던 우리 나라 자영업자들과 같은 절박한 목소리가 이곳에도 있었습니다.

KF 차단기능이 없어보이는 얇은 마스크를 끼고 시장에서 구두를 닦고 있는 한 나이지리아인은 "백신접종을 한 사람이 거의없다"며 "결국 백신을 맞지 않으면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한탄했습니다.

■ 나이지리아 1차 백신접종률 3%… 백신 미접종 심각

나이지리아에 백신 맞은 사람이 거의 없다는 이 남성의 인터뷰 어디까지 사실일까요?

나이지리아에서 1차 접종을 한 사람은 전체 인구의 3.1%, 2차 접종 완료자는 1.7%라는 통계가 있습니다 .선진국에서는 의무화 추세를 보이고 있는 3차 접종자의 경우는 0%입니다.


나이지리아 백신 접종 상황은 오미크론을 최초 발견해 보고했던 남아공보다 더욱 안 좋습니다. 그렇기에 오미크론 바이러스 전파 확산이 더 가파르고 위중증 환자가 많이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어두운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 첫 변이 발견 남아공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아프리카에서 경제적으로 선두 국가인 남아공의 오미크론 상황도 여전히 좋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소(NICD)는 "지난달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을 한 모든 샘플의 74%가 오미크론 변이였다"고 밝혀, 오미크론이 이미 지배종이 됐음을 시사했습니다. 12월 1일 남아공 신규확진자는 8천명 대로 전날보다 2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현재까지 실체가 분명히 드러나지 않은 오미크론에 대한 공동 대응책은 '백신접종과, 손씻기, 마스크 착용' 으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이 세 가지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쉽지 않아 보이는 아프리카 빈곤국들. 신종 바이러스 감염 확산과 연쇄 파급 영향 등으로 국경을 당장 열 수는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각 국의 치밀한 방역대책과 더불어 아프리카 빈곤국들을 향한 세계적 관심과 지원이 UN 밖에서도 현실적으로 이뤄져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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