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리포트] 프랑스 발레 스타 박세은② ‘에투알’이 되면 달라지는 것

입력 2021.12.03 (10:55) 수정 2021.12.03 (10:56)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 에투알 된 박세은 대작 <돈키호테> <라 바야데르> 연속 캐스팅

지난 6월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수석무용수가 된 박세은 씨는 단편 옴니버스 스타일의 공연인 <러시아의 밤>에서 에투알로 첫 데뷔를 한 데 이어, 발레계에서 대작으로 꼽히는 작품 <돈키호테(12월 말)>와 <라 바야데르(내년 봄)>에 주연으로 잇따라 캐스팅돼 프랑스 발레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게 됐다.

파리오페라발레단 전체 단원(약 150명) 중 맨 앞줄이 에투알 16인(여성 10명 남성 6명)파리오페라발레단 전체 단원(약 150명) 중 맨 앞줄이 에투알 16인(여성 10명 남성 6명)

발레단에서 ‘에투알’이란 어떤 존재일까?

세계 최정상급 발레단인 파리오페라발레단(Ballet Opera de Paris, BOP)은 러시아 발레보다 보다 창의적이고 개성을 중시하는 발레를 추구하지만, 무용단 내부는 엄격한 계급(?)사회로 정단원으로 입단할 때와 승급을 할 때 치러야 하는 심사가 매우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BOP의 정단원은 약 150명 정도이며, 다섯 단계로 구분된다.

첫 단계는 카드리유(군무. 5등급), 코리페(군무 리더·4등급), 쉬제(솔리스트·3등급), 프리미에 당쇠즈(제1무용수·2등급), 에투알(수석무용수·1등급)이다.

이들은 BOP의 정규직원에 해당하며, 박세은 씨가 시작한 예비단원과 발레단이 운영하는 발레학교의 학생들까지 따진다면 ‘에투알’이 되는 게 얼마나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올라갈 수 있는 자리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이중 에투알은 모두 16명(여성 10명. 남성 6명)이며 이들은 각종 공연에서 ‘주연’만 맡는 최고의 무용수를 일컫는다.

〈러시아의 밤/원제: Ashton / Eyal / Nijinski〉 공연의 남녀 주연 앙상블의 한 장면〈러시아의 밤/원제: Ashton / Eyal / Nijinski〉 공연의 남녀 주연 앙상블의 한 장면


BOP의 352년 역사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에투알에 오른 박세은.


10살 때부터 발레를 시작한 박세은 씨는 이미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발레리나였지만 2011년 가방 하나 둘러메고 파리로 와 BOP의 문을 두드렸다.


어린 시절부터 ‘콩쿠르의 여왕’이란 별명을 가진 박세은 씨는 파리 무용학교 출신이 주류인 BOP에서 예비단원으로 계약을 맺고 입단해 불과 10년 만에 5등급을 차례로 거쳐 수석무용수(에투알) 자리에 오른 것이다.

에투알이 되면 ‘오페라 가르니에’에 자기만의 독립된 공간이 생기고, 공연 때는 개인 보조요원이 붙는다고 한다. 다른 예술에 비해선 매우 짧은 편이지만 42살까지 에투알 신분이 보장된다. 대신 회사의 정규직 같은 고용계약을 끝내고 연봉직으로 다시 계약 (회사로 따지면 임원이 되는 개념)을 맺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처우와 관련된 변화보다 더 중요한 건 최정상급 무용수라는 ‘존중’을 받는 것이다.

에투알의 독립공간에서 KBS와 인터뷰 중인 박세은에투알의 독립공간에서 KBS와 인터뷰 중인 박세은


1급 이하 무용수들이 예술감독으로부터 어떤 공연, 어떤 역할로 차출되는지 선택을 받아야 한다면, 에투알은 예술감독과 함께 상의하며 이런 일을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역할은 무조건 주연이지만, 무용 연기에 대해 개인의 개성을 존중받게 되는 것이다.


박세은 씨 역시 에투알이 돼서 가장 좋은 건 다른 무용단에 비해 레퍼토리가 다양한 BOP에서 본인이 해보고 싶었던 역할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꼽았다.

박세은 씨가 주연을 맡게 된 〈돈키호테/연말〉와 〈라 바야데르/내년 봄〉의 포스터박세은 씨가 주연을 맡게 된 〈돈키호테/연말〉와 〈라 바야데르/내년 봄〉의 포스터

그런 그녀에게 에투알이 된 후 어떤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지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솔직히 어떤 계획을 세운 건 없다고... 춤을 생각하고 춤을 공부하고 춤을 추는 것만 생각한다고...춤을 사랑하게 될 때의 열정을 유지하며 좀 더 완성된 춤을 추는 게 목표라고...'


■ 에투알인 된 후 첫 공연을 준비 중인 박세은 씨의 솔직 인터뷰


촬영기자:김대원
자료조사:김남구
사진제공:파리오페라발레단(Ballet Opera de Paris)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특파원 리포트] 프랑스 발레 스타 박세은② ‘에투알’이 되면 달라지는 것
    • 입력 2021-12-03 10:55:50
    • 수정2021-12-03 10:56:09
    특파원 리포트

■ 에투알 된 박세은 대작 <돈키호테> <라 바야데르> 연속 캐스팅

지난 6월 파리오페라발레단의 수석무용수가 된 박세은 씨는 단편 옴니버스 스타일의 공연인 <러시아의 밤>에서 에투알로 첫 데뷔를 한 데 이어, 발레계에서 대작으로 꼽히는 작품 <돈키호테(12월 말)>와 <라 바야데르(내년 봄)>에 주연으로 잇따라 캐스팅돼 프랑스 발레계의 뜨거운 주목을 받게 됐다.

파리오페라발레단 전체 단원(약 150명) 중 맨 앞줄이 에투알 16인(여성 10명 남성 6명)
발레단에서 ‘에투알’이란 어떤 존재일까?

세계 최정상급 발레단인 파리오페라발레단(Ballet Opera de Paris, BOP)은 러시아 발레보다 보다 창의적이고 개성을 중시하는 발레를 추구하지만, 무용단 내부는 엄격한 계급(?)사회로 정단원으로 입단할 때와 승급을 할 때 치러야 하는 심사가 매우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BOP의 정단원은 약 150명 정도이며, 다섯 단계로 구분된다.

첫 단계는 카드리유(군무. 5등급), 코리페(군무 리더·4등급), 쉬제(솔리스트·3등급), 프리미에 당쇠즈(제1무용수·2등급), 에투알(수석무용수·1등급)이다.

이들은 BOP의 정규직원에 해당하며, 박세은 씨가 시작한 예비단원과 발레단이 운영하는 발레학교의 학생들까지 따진다면 ‘에투알’이 되는 게 얼마나 치열한 경쟁을 뚫어야 올라갈 수 있는 자리인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이중 에투알은 모두 16명(여성 10명. 남성 6명)이며 이들은 각종 공연에서 ‘주연’만 맡는 최고의 무용수를 일컫는다.

〈러시아의 밤/원제: Ashton / Eyal / Nijinski〉 공연의 남녀 주연 앙상블의 한 장면


BOP의 352년 역사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에투알에 오른 박세은.


10살 때부터 발레를 시작한 박세은 씨는 이미 한국예술종합학교를 졸업하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발레리나였지만 2011년 가방 하나 둘러메고 파리로 와 BOP의 문을 두드렸다.


어린 시절부터 ‘콩쿠르의 여왕’이란 별명을 가진 박세은 씨는 파리 무용학교 출신이 주류인 BOP에서 예비단원으로 계약을 맺고 입단해 불과 10년 만에 5등급을 차례로 거쳐 수석무용수(에투알) 자리에 오른 것이다.

에투알이 되면 ‘오페라 가르니에’에 자기만의 독립된 공간이 생기고, 공연 때는 개인 보조요원이 붙는다고 한다. 다른 예술에 비해선 매우 짧은 편이지만 42살까지 에투알 신분이 보장된다. 대신 회사의 정규직 같은 고용계약을 끝내고 연봉직으로 다시 계약 (회사로 따지면 임원이 되는 개념)을 맺는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처우와 관련된 변화보다 더 중요한 건 최정상급 무용수라는 ‘존중’을 받는 것이다.

에투알의 독립공간에서 KBS와 인터뷰 중인 박세은


1급 이하 무용수들이 예술감독으로부터 어떤 공연, 어떤 역할로 차출되는지 선택을 받아야 한다면, 에투알은 예술감독과 함께 상의하며 이런 일을 결정할 수 있게 된다. 역할은 무조건 주연이지만, 무용 연기에 대해 개인의 개성을 존중받게 되는 것이다.


박세은 씨 역시 에투알이 돼서 가장 좋은 건 다른 무용단에 비해 레퍼토리가 다양한 BOP에서 본인이 해보고 싶었던 역할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을 꼽았다.

박세은 씨가 주연을 맡게 된 〈돈키호테/연말〉와 〈라 바야데르/내년 봄〉의 포스터
그런 그녀에게 에투알이 된 후 어떤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지 묻자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솔직히 어떤 계획을 세운 건 없다고... 춤을 생각하고 춤을 공부하고 춤을 추는 것만 생각한다고...춤을 사랑하게 될 때의 열정을 유지하며 좀 더 완성된 춤을 추는 게 목표라고...'


■ 에투알인 된 후 첫 공연을 준비 중인 박세은 씨의 솔직 인터뷰


촬영기자:김대원
자료조사:김남구
사진제공:파리오페라발레단(Ballet Opera de Paris)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