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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로 책 찍고 오토바이 자세도…9살 의붓아들 상습학대
입력 2021.12.06 (19:36) 취재K

"너를 해치고 교도소에 가면 그만이다"
"나는 경찰도 안 무섭다"
"뉴스에 나올 일을 만들지 마라"

범죄 영화에나 나올 법한 말이지만, 충격적이게도 한 30대 여성이 9살 된 의붓아들에게 했던 말입니다.

이 여성은 자신을 무시한다며 아들이 읽던 책에 흉기를 내리꽂는 등 아들을 갖은 방법으로 학대했습니다.

대전에서 벌어졌던 이 아동학대 사건, 최근 법원 판결로 드러났는데요.

사건 당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 "너를 해치고 교도소 가면 그만"...30대 여성 9살 의붓아들 정서적 학대

2019년 겨울, 30대 A 씨는 대전 서구의 자신의 집에서 9살 의붓아들과 함께 있었습니다.

아들은 책을 읽고 있었고 A 씨는 식사를 준비했는데요.

아들이 밥을 먹으라는 말을 무시하고 계속 책만 읽고 있자 화가 난 A 씨는 부엌에서 쓰던 흉기를 아들이 읽고 있던 책에 내리꽂았습니다.

그런데 A 씨의 이런 행동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날에는 아들이 자신을 무시한다며 흉기를 들고 "너를 해치고 교도소에 가면 그만이다", "나는 경찰도 안 무섭다", "뉴스에 나올 일을 만들지 마라" 이런 입에 담기도 힘든 말을 하며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또 아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벽을 흉기로 긋고 "이 다음엔 너야"라고 협박하며 정서적으로 학대하기도 했습니다.


■ 30분 넘게 '오토바이 자세'...신체적으로도 상습 학대

그런데 정서적 학대가 끝이 아니었습니다.

신체적으로도 갖은 방법으로 학대 행위가 이어졌습니다.

2019년 5월, A 씨는 아들의 도벽을 고친다며 4kg가량의 책을 넣은 가방을 메도록 한 뒤 100m 거리의 공원 오르막길을 수차례 오르내리게 했습니다.

여기에 말을 안 듣는다며 양팔을 앞으로 나란히 하고 무릎을 굽히게 하는 부동자세, 이른바 '오토바이 자세'를 30분 넘게 시키기도 했습니다.

장난감을 던져 맞추는 일은 예삿일이었고 교자상을 던져 얼굴에 부딪히게 하거나 책가방으로 머리를 수차례 내리치는 일도 있었습니다.


■ "1년 7개월 동안 11차례 학대"...고의성 없었다며 일부 혐의 부인

A 씨는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 않게 이런 학대 행위를 이어갔지만, 피해 아동의 할머니가 영상통화를 하면서 아이의 눈에 멍이 든 것을 수상히 여기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아이는 당시에 "엄마에게 둥그런 물체로 눈을 맞아 멍이 들었는데 엄마가 한 번만 봐 달라고 계속 빌어서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는 친구가 때렸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결국, A 씨는 1년 7개월 동안 11차례에 걸쳐 의붓아들을 상습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는데요.

법정에 선 A 씨는 장난감을 정리하려고 던졌는데 우연히 아이가 맞았다는 등 고의성이 없었다고 일부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 학대 혐의 대부분 유죄로 인정...CCTV로 상담내용 감시 혐의는 무죄

1심 재판부는 피해 아동의 구체적인 진술을 근거로 A 씨에게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아이는 경찰 조사에서 "엄마에게 물체로 눈을 맞았을 때 다음날 눈이 새파랗게 멍들어서 달걀로 문지르고 아이스팩을 하기도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엄마가 던진 교자상에 맞았을 때는 "머리에 맞은 뒤 교자상 상판이 날아가고 테두리가 목에 걸렸다", "엄마가 책상을 버리고 오라고 했는데 책상을 들고 계단을 내려갈 때 계속 아팠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렇게 아이의 진술이 구체적인 데다 비합리적이라고 볼만한 부분이 없다며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또 A 씨는 아들의 옷방에 CCTV를 설치하고 아동보호기관의 상담내용을 감시해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도 기소됐는데요.

이 부분은 "상담할 때 CCTV의 전원을 꺼뒀고 집이 협소해 말소리가 다 들리기 때문에 굳이 CCTV로 상담 내용을 감시할 필요가 없었다"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 1심 재판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선고..."수감생활할 경우 다른 자녀들 어려움 우려"

이런 점을 고려해 1심 재판부는 A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보호관찰과 아동학대 치료강의 40시간 수강, 3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등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양육자임에도 불구하고 학대의 방법과 정도를 보면 죄책이 무겁고 피해 아동이 환청을 겪는 데다 접근금지를 요청할 정도로 상당한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겪었다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A 씨가 잘못을 대체로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수감생활을 할 경우 다른 어린 자녀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을 참작해 실형을 선고하지는 않았는데요.

검찰과 A 씨 모두 항소장을 제출해 이 사건의 판단은 2심으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 흉기로 책 찍고 오토바이 자세도…9살 의붓아들 상습학대
    • 입력 2021-12-06 19:36:41
    취재K

"너를 해치고 교도소에 가면 그만이다"
"나는 경찰도 안 무섭다"
"뉴스에 나올 일을 만들지 마라"

범죄 영화에나 나올 법한 말이지만, 충격적이게도 한 30대 여성이 9살 된 의붓아들에게 했던 말입니다.

이 여성은 자신을 무시한다며 아들이 읽던 책에 흉기를 내리꽂는 등 아들을 갖은 방법으로 학대했습니다.

대전에서 벌어졌던 이 아동학대 사건, 최근 법원 판결로 드러났는데요.

사건 당시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 "너를 해치고 교도소 가면 그만"...30대 여성 9살 의붓아들 정서적 학대

2019년 겨울, 30대 A 씨는 대전 서구의 자신의 집에서 9살 의붓아들과 함께 있었습니다.

아들은 책을 읽고 있었고 A 씨는 식사를 준비했는데요.

아들이 밥을 먹으라는 말을 무시하고 계속 책만 읽고 있자 화가 난 A 씨는 부엌에서 쓰던 흉기를 아들이 읽고 있던 책에 내리꽂았습니다.

그런데 A 씨의 이런 행동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날에는 아들이 자신을 무시한다며 흉기를 들고 "너를 해치고 교도소에 가면 그만이다", "나는 경찰도 안 무섭다", "뉴스에 나올 일을 만들지 마라" 이런 입에 담기도 힘든 말을 하며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또 아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며 벽을 흉기로 긋고 "이 다음엔 너야"라고 협박하며 정서적으로 학대하기도 했습니다.


■ 30분 넘게 '오토바이 자세'...신체적으로도 상습 학대

그런데 정서적 학대가 끝이 아니었습니다.

신체적으로도 갖은 방법으로 학대 행위가 이어졌습니다.

2019년 5월, A 씨는 아들의 도벽을 고친다며 4kg가량의 책을 넣은 가방을 메도록 한 뒤 100m 거리의 공원 오르막길을 수차례 오르내리게 했습니다.

여기에 말을 안 듣는다며 양팔을 앞으로 나란히 하고 무릎을 굽히게 하는 부동자세, 이른바 '오토바이 자세'를 30분 넘게 시키기도 했습니다.

장난감을 던져 맞추는 일은 예삿일이었고 교자상을 던져 얼굴에 부딪히게 하거나 책가방으로 머리를 수차례 내리치는 일도 있었습니다.


■ "1년 7개월 동안 11차례 학대"...고의성 없었다며 일부 혐의 부인

A 씨는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 않게 이런 학대 행위를 이어갔지만, 피해 아동의 할머니가 영상통화를 하면서 아이의 눈에 멍이 든 것을 수상히 여기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아이는 당시에 "엄마에게 둥그런 물체로 눈을 맞아 멍이 들었는데 엄마가 한 번만 봐 달라고 계속 빌어서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는 친구가 때렸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결국, A 씨는 1년 7개월 동안 11차례에 걸쳐 의붓아들을 상습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는데요.

법정에 선 A 씨는 장난감을 정리하려고 던졌는데 우연히 아이가 맞았다는 등 고의성이 없었다고 일부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 학대 혐의 대부분 유죄로 인정...CCTV로 상담내용 감시 혐의는 무죄

1심 재판부는 피해 아동의 구체적인 진술을 근거로 A 씨에게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아이는 경찰 조사에서 "엄마에게 물체로 눈을 맞았을 때 다음날 눈이 새파랗게 멍들어서 달걀로 문지르고 아이스팩을 하기도 했다"고 진술했습니다.

또 엄마가 던진 교자상에 맞았을 때는 "머리에 맞은 뒤 교자상 상판이 날아가고 테두리가 목에 걸렸다", "엄마가 책상을 버리고 오라고 했는데 책상을 들고 계단을 내려갈 때 계속 아팠다"고 말했습니다.

재판부는 이렇게 아이의 진술이 구체적인 데다 비합리적이라고 볼만한 부분이 없다며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또 A 씨는 아들의 옷방에 CCTV를 설치하고 아동보호기관의 상담내용을 감시해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도 기소됐는데요.

이 부분은 "상담할 때 CCTV의 전원을 꺼뒀고 집이 협소해 말소리가 다 들리기 때문에 굳이 CCTV로 상담 내용을 감시할 필요가 없었다"는 A 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 1심 재판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선고..."수감생활할 경우 다른 자녀들 어려움 우려"

이런 점을 고려해 1심 재판부는 A 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습니다.

또 보호관찰과 아동학대 치료강의 40시간 수강, 3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등을 명령했습니다.

재판부는 A 씨가 양육자임에도 불구하고 학대의 방법과 정도를 보면 죄책이 무겁고 피해 아동이 환청을 겪는 데다 접근금지를 요청할 정도로 상당한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겪었다고 판시했습니다.

다만 A 씨가 잘못을 대체로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수감생활을 할 경우 다른 어린 자녀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을 참작해 실형을 선고하지는 않았는데요.

검찰과 A 씨 모두 항소장을 제출해 이 사건의 판단은 2심으로 넘어가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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