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오일뱅크, 자회사에 페놀 폐수 떠넘기기 의혹

입력 2021.12.06 (21:30) 수정 2021.12.06 (22:05)

읽어주기 기능은 크롬기반의
브라우저에서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앵커]

현대오일뱅크가 독성물질이 든 공장 폐수를 다른 공장에 떠넘긴 의혹이 포착됐습니다.

KBS 취재 결과 인체에 치명적인 물질, 페놀이 기준치보다 최대 여섯 배 넘게 검출됐다는 내부 문서도 확인됐는데 충청남도 특별사법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백인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하루 원유 69만 배럴을 정제하는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2019년 10월부터 하루 폐수 960톤을 바로 옆에 있는 자회사 현대OCI 공장으로 보냈습니다.

자체 폐수처리장에서 처리하던 폐수 일부를 옆 공장 공업용수로 재활용하는 것이라고 지자체에 신고했습니다.

수질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을 충족했다는 시험성적서를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문서는 달랐습니다.

2019년 현대오일뱅크가 폐수를 자체 분석한 결과입니다.

맹독성 수질오염물질인 페놀을 측정했습니다.

배출허용기준이 리터당 1mg인데 적게는 2.2에서 최대 6.6까지 검출됐습니다.

오염물질 기준치를 초과한 폐수를 공장 밖으로 내보내는 행위는 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이윤우/변호사 : "수질오염 물질이 배출허용기준 이하로 배출되는 경우에는 배출시설 설치 의무가 면제되긴 하거든요. 넘어버렸으면 당연히 배출시설을 설치·허가 다 받아야 되고…"]

페놀 검출량을 축소해 신고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있습니다.

충청남도에 제출한 신고서를 보면 두 차례 시험 성적서에서 페놀 검출량이 기준치 1을 밑돌았다고 적었습니다.

자체 측정치와 비교하면 불과 몇 달 간격을 두고 열 배나 차이가 납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음성변조 : "설비내 이동 간에는 이동수의 함유량이 다양하게 나올 수는 있습니다. 당시에 변경신고를 절차에 따라 한 것이고 의도적으로 수치를 낮춘 사실은 전혀 없고요."]

폐수를 제공받은 현대 OCI는 2020년 초 현대오일뱅크에 공문을 보내 페놀 수치가 과다하다며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폐수를 떠넘기면 폐수처리장을 증설하지 않을 수 있어 450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내부 문서도 있습니다.

충청남도 특사경은 최근 이같은 의혹들을 규명하기 위해 현대오일뱅크 등을 압수수색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백인성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김석훈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유튜브, 네이버, 카카오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 [단독] 현대오일뱅크, 자회사에 페놀 폐수 떠넘기기 의혹
    • 입력 2021-12-06 21:30:13
    • 수정2021-12-06 22:05:33
    뉴스 9
[앵커]

현대오일뱅크가 독성물질이 든 공장 폐수를 다른 공장에 떠넘긴 의혹이 포착됐습니다.

KBS 취재 결과 인체에 치명적인 물질, 페놀이 기준치보다 최대 여섯 배 넘게 검출됐다는 내부 문서도 확인됐는데 충청남도 특별사법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백인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하루 원유 69만 배럴을 정제하는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2019년 10월부터 하루 폐수 960톤을 바로 옆에 있는 자회사 현대OCI 공장으로 보냈습니다.

자체 폐수처리장에서 처리하던 폐수 일부를 옆 공장 공업용수로 재활용하는 것이라고 지자체에 신고했습니다.

수질오염물질 배출허용기준을 충족했다는 시험성적서를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취재진이 입수한 문서는 달랐습니다.

2019년 현대오일뱅크가 폐수를 자체 분석한 결과입니다.

맹독성 수질오염물질인 페놀을 측정했습니다.

배출허용기준이 리터당 1mg인데 적게는 2.2에서 최대 6.6까지 검출됐습니다.

오염물질 기준치를 초과한 폐수를 공장 밖으로 내보내는 행위는 법으로 금지돼 있습니다.

[이윤우/변호사 : "수질오염 물질이 배출허용기준 이하로 배출되는 경우에는 배출시설 설치 의무가 면제되긴 하거든요. 넘어버렸으면 당연히 배출시설을 설치·허가 다 받아야 되고…"]

페놀 검출량을 축소해 신고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있습니다.

충청남도에 제출한 신고서를 보면 두 차례 시험 성적서에서 페놀 검출량이 기준치 1을 밑돌았다고 적었습니다.

자체 측정치와 비교하면 불과 몇 달 간격을 두고 열 배나 차이가 납니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음성변조 : "설비내 이동 간에는 이동수의 함유량이 다양하게 나올 수는 있습니다. 당시에 변경신고를 절차에 따라 한 것이고 의도적으로 수치를 낮춘 사실은 전혀 없고요."]

폐수를 제공받은 현대 OCI는 2020년 초 현대오일뱅크에 공문을 보내 페놀 수치가 과다하다며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폐수를 떠넘기면 폐수처리장을 증설하지 않을 수 있어 450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내부 문서도 있습니다.

충청남도 특사경은 최근 이같은 의혹들을 규명하기 위해 현대오일뱅크 등을 압수수색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KBS 뉴스 백인성입니다.

촬영기자:박세준/영상편집:여동용/그래픽:김석훈

이 기사가 좋으셨다면

오늘의 핫 클릭

실시간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뉴스

이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수신료 수신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