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장산 레이더 갈등…이유는?

입력 2021.12.07 (19:08) 수정 2021.12.07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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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공군이 해운대구 장산에 있는 공군 기지에 고성능 레이더를 설치하기 위한 작업을 마쳤습니다.

주민들은 왜 레이더 설치를 반대해왔고, 공군이 레이더를 설치하려는 목적은 뭔지,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황현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주민들이 몸으로 막을 정도로 반발이 컸는데, 먼저 공군이 장산에 설치하려는 레이더는 어떤 건가요?

[기자]

네, '그린파인'이라는 이름인데요,

이스라엘에서 만든 고성능 레이더입니다.

특히 이번에 배치하는 레이더는 기존 레이더에서 성능이 개량된 신형으로 '슈퍼 그린파인 블록C'라고 불립니다.

탐지거리가 900km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으니까 부산에서 한반도 최북단인 함경북도 온성까지도 탐지가 가능한 셈입니다.

이 정도면 경북 성주군에 미군이 설치한 사드 레이더와도 비슷한 성능을 가진 겁니다.

이 때문에 우리 군이 보유한 레이더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기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경북 성주에 사드를 배치할 때도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컸었잖아요.

장산 레이더를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도 비슷한 건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공군이 레이더를 설치하려는 장산은 해운대구 도심 한가운데 있는 산이죠.

그러다 보니 인근 주민단체를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그동안 계속됐습니다.

주민들은 공군이 레이더 반입을 위해 진입로를 확장하는 공사를 시작한 지 여섯 달이 지난 뒤에야 레이더를 설치하려던 사실을 알았다고 말합니다.

이후 주민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레이더를 설치하려 했다는 게 주민들이 반발하는 이유인데요,

특히 해운대구라는 도심에 이런 레이더를 설치하는 게 적절하냐는 의문을 제기해왔는데요.

여기에 레이더가 작동 과정에서 인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전자파를 내뿜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건강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입니다.

[앵커]

그럼 이렇게 주민들이 반대하고, 여러 걱정을 하는 상황에서 왜 공군은 레이더 설치를 밀어붙이는 건가요?

[기자]

네, 공군은 이 레이더의 탐지거리가 한반도 대부분이란 점에서 군사적으로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공군 관계자는 방위사업청과 함께 남부 지역의 방어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부산에 레이더를 설치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지난 9월, 공군은 주민 불안이 큰 전자파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비슷한 장비를 운영하고 있는 충북 진천에 해운대구 주민을 초청해 실측 행사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공군은 전자파는 인체에 해가 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앵커]

레이더는 사실상 설치가 됐고, 공군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들리는데.

주민들은 반대 운동을 계속 해나가겠다는 거잖아요.

그건 왜 그런 거죠?

[기자]

주민들은 일방적인 공군의 레이더 설치를 그냥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레이더 설치가 가까워졌다는 분위기를 느낀 주민들이 공군 측에 문의했지만 공군은 아니라고만 말해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새벽에 갑자기 들이닥치듯 레이더를 기습적으로 반입하며 이에 항의하는 주민과 반대단체 사람들을 경찰은 연행하기까지 했습니다.

집회신고를 하지 않고 구호 등을 외치고 항의했기 때문에 법을 위반했다는 거였습니다.

주민들은 집회 신고를 할 시간을 주기는 했냐고 울분을 터트리기도 했는데요,

해운대구도 국방부에 두 번에 걸쳐 공문을 보내 주민 민원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는데요.

공군은 답 대신 오늘 오전 7시에야 오늘 레이더를 수송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습니다.

이미 수송이 시작됐고, 주민들과 경찰이 한창 충돌하고 있을 무렵이었습니다.

[앵커]

이런 시설물이 들어설 때는 매번 반복되는 일인데,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지, 다른 해법은 없을지 생각을 해봐야겠군요.

황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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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운대 장산 레이더 갈등…이유는?
    • 입력 2021-12-07 19:08:59
    • 수정2021-12-07 19:51:01
    뉴스7(부산)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공군이 해운대구 장산에 있는 공군 기지에 고성능 레이더를 설치하기 위한 작업을 마쳤습니다.

주민들은 왜 레이더 설치를 반대해왔고, 공군이 레이더를 설치하려는 목적은 뭔지, 취재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황현규 기자 나와 있습니다.

주민들이 몸으로 막을 정도로 반발이 컸는데, 먼저 공군이 장산에 설치하려는 레이더는 어떤 건가요?

[기자]

네, '그린파인'이라는 이름인데요,

이스라엘에서 만든 고성능 레이더입니다.

특히 이번에 배치하는 레이더는 기존 레이더에서 성능이 개량된 신형으로 '슈퍼 그린파인 블록C'라고 불립니다.

탐지거리가 900km에 달한다고 알려져 있으니까 부산에서 한반도 최북단인 함경북도 온성까지도 탐지가 가능한 셈입니다.

이 정도면 경북 성주군에 미군이 설치한 사드 레이더와도 비슷한 성능을 가진 겁니다.

이 때문에 우리 군이 보유한 레이더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기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경북 성주에 사드를 배치할 때도 인근 주민들의 반발이 컸었잖아요.

장산 레이더를 주민들이 반대하는 이유도 비슷한 건가요?

[기자]

네, 맞습니다.

공군이 레이더를 설치하려는 장산은 해운대구 도심 한가운데 있는 산이죠.

그러다 보니 인근 주민단체를 중심으로 반대 목소리가 그동안 계속됐습니다.

주민들은 공군이 레이더 반입을 위해 진입로를 확장하는 공사를 시작한 지 여섯 달이 지난 뒤에야 레이더를 설치하려던 사실을 알았다고 말합니다.

이후 주민 동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레이더를 설치하려 했다는 게 주민들이 반발하는 이유인데요,

특히 해운대구라는 도심에 이런 레이더를 설치하는 게 적절하냐는 의문을 제기해왔는데요.

여기에 레이더가 작동 과정에서 인체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전자파를 내뿜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서 건강에 대한 우려도 큰 상황입니다.

[앵커]

그럼 이렇게 주민들이 반대하고, 여러 걱정을 하는 상황에서 왜 공군은 레이더 설치를 밀어붙이는 건가요?

[기자]

네, 공군은 이 레이더의 탐지거리가 한반도 대부분이란 점에서 군사적으로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공군 관계자는 방위사업청과 함께 남부 지역의 방어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부산에 레이더를 설치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지난 9월, 공군은 주민 불안이 큰 전자파 논란을 해소하기 위해 비슷한 장비를 운영하고 있는 충북 진천에 해운대구 주민을 초청해 실측 행사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공군은 전자파는 인체에 해가 될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앵커]

레이더는 사실상 설치가 됐고, 공군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으로 들리는데.

주민들은 반대 운동을 계속 해나가겠다는 거잖아요.

그건 왜 그런 거죠?

[기자]

주민들은 일방적인 공군의 레이더 설치를 그냥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레이더 설치가 가까워졌다는 분위기를 느낀 주민들이 공군 측에 문의했지만 공군은 아니라고만 말해왔다고 합니다.

그런데 새벽에 갑자기 들이닥치듯 레이더를 기습적으로 반입하며 이에 항의하는 주민과 반대단체 사람들을 경찰은 연행하기까지 했습니다.

집회신고를 하지 않고 구호 등을 외치고 항의했기 때문에 법을 위반했다는 거였습니다.

주민들은 집회 신고를 할 시간을 주기는 했냐고 울분을 터트리기도 했는데요,

해운대구도 국방부에 두 번에 걸쳐 공문을 보내 주민 민원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는데요.

공군은 답 대신 오늘 오전 7시에야 오늘 레이더를 수송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습니다.

이미 수송이 시작됐고, 주민들과 경찰이 한창 충돌하고 있을 무렵이었습니다.

[앵커]

이런 시설물이 들어설 때는 매번 반복되는 일인데, 언제까지 이런 식으로 문제를 풀어가야 하는지, 다른 해법은 없을지 생각을 해봐야겠군요.

황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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