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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 야구용품 살 돈까지 ‘꿀꺽’…고교야구 감독 구속
입력 2021.12.07 (21:28) 수정 2021.12.07 (22:03) 뉴스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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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인천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 감독이 횡령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이 감독은 식대, 경조사비 명목으로 학부모들로부터 돈을 받고, 학생들이 사용할 야구용품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정재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기와 횡령 혐의를 받는 인천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 감독입니다.

지난 3월부터 경찰 수사를 받다가 어제(6일) 구속됐습니다.

[이 모 씨/인천 ○○고교 야구부 감독/어제 : "(부모님들한테 돈 받은 혐의 인정하세요? 횡령 혐의 인정하세요?) ... "]

이 감독이 야구용품을 사겠다며 학부모들에게 보낸 견적서입니다.

야구용품 업체의 직원 계좌번호가 적혀 있습니다.

학부모들이 부친 돈은 이 계좌를 거쳐 다시 감독에게 전달됐습니다.

[전 야구부원 학부모 : "비싼 회비를 운영진 입장에서는 계속 걷었잖아요. 필요하다고 하니까 걷어서 지출을 했는데, 그게 하나도 아이들한테 간 게 아니잖아요."]

해당 감독은 프로구단과 야구 협회 등에서 지원받은 야구공을 빼돌린 혐의도 받습니다.

'가짜 인증샷'까지 찍었다고 야구부원들은 말합니다.

[전 야구부원/음성변조 : "구단이나 협회에서 나오는 지원받은 공을 놓고 사진을 찍은 적은 많은데, 정작 3년 동안 새 공을 받아서 새 공으로 훈련해 본 적은 거의 없어요."]

이 감독은 이런 수법으로 8천만 원 넘게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에게는 한 달에 한두 차례씩 식대와 경조사비 등의 명목으로 현금 봉투를 받은 거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이 파악한 액수는 천8백만 원입니다.

[전 야구부원 학부모 : "식비 그다음에 경조사비 그리고 스카우터 명절 선물비. 말로는 뭐 아이들을 위해서 썼다고 하지만 받는 사람, 누구한테 가는지는 부모들한테 공개한 적이 없습니다."]

해당 감독은 전임자가 비리 혐의로 퇴진하자, 2013년부터 이 학교의 야구부를 지도해 왔습니다.

KBS 뉴스 정재우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여동용

[앵커]

이 문제 취재한 정재우 기자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정 기자!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건 감독의 권한이 크기 때문일텐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권한 때문입니까?

[기자]

네, 프로로 가거나 대학에 입학하려면 경기에 자주 나가야 하거든요.

감독이 선수 선발권을 갖고 있으니까, 선수나 학부모는 쩔쩔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운동부 감독들의 공금 유용 문제가 자꾸 터지는 건데요.

정부는 2013년부터 학교체육진흥법을 통해 운동부 감독의 임금 등을 학교가 직접 걷어서 지급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앵커]

그럼, 해당 학교가 직접 돈 관리를 했을텐데, 어떻게 이런 문제가 터진거죠?

[기자]

이 학교가 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학교 계좌를 만들지 않고, 학부모 총무가 돈을 관리하게 했던 겁니다.

학부모들 얘기를 들어 봤더니, 수년 전부터 학교가 계좌를 만들어서 감독 인건비 등을 관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학교 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학교 측은 교육청 감사를 받은 뒤 현재는 학교 계좌로 돈을 걷고 있다고 밝혔지만, 왜 이전에는 학부모 요구를 묵살했는지, 제대로 답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앞 리포트에서 횡령액이 8천만 원 넘는다고 했는데, 이를 학교 측이 몰랐다는 것도 납득이 안가는데요.

이 부분도 경찰이 수사하겠죠?

[기자]

네. 경찰은 이 학교의 야구부 담당 교사 1명과 행정실 직원 1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야구용품을 사들이면서,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문제가 된 야구 감독의 횡령 혐의를 알면서도 묵인했는 지 등은 수사로 밝혀야 할 부분입니다.

[앵커]

그럼 관리 감독해야 할 교육청은 문제가 없습니까?

[기자]

네, 교육청은 학교 운동부의 운영비가 학교 계좌에서 관리되는지를 확인할 의무가 있는데, 감독을 제대로 안 한 거죠.

심지어 학부모들이 2018년 교육청의 장학사에게 이런 문제를 얘기했는데도, 바뀐 게 없었다고 합니다.

이런 비리를 막으려면 교육청 감독 강화도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정재우 기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편집:황보현평
  • 학생들 야구용품 살 돈까지 ‘꿀꺽’…고교야구 감독 구속
    • 입력 2021-12-07 21:28:02
    • 수정2021-12-07 22:03:51
    뉴스 9
[앵커]

인천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 감독이 횡령과 사기 등의 혐의로 구속됐습니다.

이 감독은 식대, 경조사비 명목으로 학부모들로부터 돈을 받고, 학생들이 사용할 야구용품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정재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사기와 횡령 혐의를 받는 인천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 감독입니다.

지난 3월부터 경찰 수사를 받다가 어제(6일) 구속됐습니다.

[이 모 씨/인천 ○○고교 야구부 감독/어제 : "(부모님들한테 돈 받은 혐의 인정하세요? 횡령 혐의 인정하세요?) ... "]

이 감독이 야구용품을 사겠다며 학부모들에게 보낸 견적서입니다.

야구용품 업체의 직원 계좌번호가 적혀 있습니다.

학부모들이 부친 돈은 이 계좌를 거쳐 다시 감독에게 전달됐습니다.

[전 야구부원 학부모 : "비싼 회비를 운영진 입장에서는 계속 걷었잖아요. 필요하다고 하니까 걷어서 지출을 했는데, 그게 하나도 아이들한테 간 게 아니잖아요."]

해당 감독은 프로구단과 야구 협회 등에서 지원받은 야구공을 빼돌린 혐의도 받습니다.

'가짜 인증샷'까지 찍었다고 야구부원들은 말합니다.

[전 야구부원/음성변조 : "구단이나 협회에서 나오는 지원받은 공을 놓고 사진을 찍은 적은 많은데, 정작 3년 동안 새 공을 받아서 새 공으로 훈련해 본 적은 거의 없어요."]

이 감독은 이런 수법으로 8천만 원 넘게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학부모들에게는 한 달에 한두 차례씩 식대와 경조사비 등의 명목으로 현금 봉투를 받은 거로 조사됐습니다.

경찰이 파악한 액수는 천8백만 원입니다.

[전 야구부원 학부모 : "식비 그다음에 경조사비 그리고 스카우터 명절 선물비. 말로는 뭐 아이들을 위해서 썼다고 하지만 받는 사람, 누구한테 가는지는 부모들한테 공개한 적이 없습니다."]

해당 감독은 전임자가 비리 혐의로 퇴진하자, 2013년부터 이 학교의 야구부를 지도해 왔습니다.

KBS 뉴스 정재우입니다.

촬영기자:최석규/영상편집:여동용

[앵커]

이 문제 취재한 정재우 기자와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정 기자!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건 감독의 권한이 크기 때문일텐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권한 때문입니까?

[기자]

네, 프로로 가거나 대학에 입학하려면 경기에 자주 나가야 하거든요.

감독이 선수 선발권을 갖고 있으니까, 선수나 학부모는 쩔쩔맬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운동부 감독들의 공금 유용 문제가 자꾸 터지는 건데요.

정부는 2013년부터 학교체육진흥법을 통해 운동부 감독의 임금 등을 학교가 직접 걷어서 지급하도록 의무화했습니다.

[앵커]

그럼, 해당 학교가 직접 돈 관리를 했을텐데, 어떻게 이런 문제가 터진거죠?

[기자]

이 학교가 법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학교 계좌를 만들지 않고, 학부모 총무가 돈을 관리하게 했던 겁니다.

학부모들 얘기를 들어 봤더니, 수년 전부터 학교가 계좌를 만들어서 감독 인건비 등을 관리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학교 측이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학교 측은 교육청 감사를 받은 뒤 현재는 학교 계좌로 돈을 걷고 있다고 밝혔지만, 왜 이전에는 학부모 요구를 묵살했는지, 제대로 답하지 못했습니다.

[앵커]

앞 리포트에서 횡령액이 8천만 원 넘는다고 했는데, 이를 학교 측이 몰랐다는 것도 납득이 안가는데요.

이 부분도 경찰이 수사하겠죠?

[기자]

네. 경찰은 이 학교의 야구부 담당 교사 1명과 행정실 직원 1명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야구용품을 사들이면서, 공문서를 허위로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는데요.

문제가 된 야구 감독의 횡령 혐의를 알면서도 묵인했는 지 등은 수사로 밝혀야 할 부분입니다.

[앵커]

그럼 관리 감독해야 할 교육청은 문제가 없습니까?

[기자]

네, 교육청은 학교 운동부의 운영비가 학교 계좌에서 관리되는지를 확인할 의무가 있는데, 감독을 제대로 안 한 거죠.

심지어 학부모들이 2018년 교육청의 장학사에게 이런 문제를 얘기했는데도, 바뀐 게 없었다고 합니다.

이런 비리를 막으려면 교육청 감독 강화도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정재우 기자,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영상편집:황보현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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