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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산천어축제 2년 연속 취소…‘산천어 없는 산천어의 고장’
입력 2021.12.08 (06:00) 취재K
2019년 1월 ‘화천 산천어축제장’. 당시 23일간 열린 산천어축제에는 18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강원도 화천군을 찾았다.2019년 1월 ‘화천 산천어축제장’. 당시 23일간 열린 산천어축제에는 18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강원도 화천군을 찾았다.

강원도 화천 산천어축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겨울축제로 손꼽히는 대형 축제입니다. 강원도 화천지역에서 산천어축제는 지역의 관광자원을 넘어, 주민들의 자부심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19 여파로 산천어축제가 2년 연속 취소되면서 '산천어의 고장' 화천은 '산천어 없는 산천어 고장'으로 2년을 보내게 됐습니다.

■ "산천어축제는 강원도 화천군 '그 자체'입니다"

2003년부터 전방지역인 강원도 화천군에서 시작된 산천어축제는 개최 첫해 22만 명의 관광객이 찾았습니다. 첫 축제이고, 프로그램 역시 단순한 얼음낚시가 거의 다였던 점을 감안하면, 좋은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공을 예감했던 화천군과 주민들은 점차 투자와 관심을 늘려가게 됩니다.

그 결과 2004년에는 첫해의 두배가 넘는 58만 명이 축제장을 찾았고, 이듬해인 2005년에는 방문객이 87만 명으로 늘더니 2006년 축제에 드디어 방문객 수 100만 명을 넘겼습니다. 그 이후 2019년에는 180만 명까지 방문객 수가 늘었고, 외국인 관광객 수도 10만 명을 넘겼습니다. 지역 최고의 관광자원이자 이제는 지역의 정체성이 돼 버린 축제로 성장을 거듭한 겁니다.

"산천어축제는 아무 것도 내세울 게 없었던 지역의 최고 자산이자, 그 자체죠" 화천지역 주민이나 공무원 모두 하나 같이 이렇게 산천어축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냅니다.

■ 3년째 제대로 못 열린 산천어축제

이렇게 '잘 나가던' 산천어축제는 2019년 말부터 생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했습니다.

2019년 12월 말부터 기온이 너무 올라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았던 겁니다. 여기에 비까지 내려 결빙작업에 방해를 받았습니다. 결국 애초 2020년 1월 4일 시작할 예정이던 축제도 3주가량 늦춘 1월 22일에 간신히 열게 됐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축제를 시작했지만 결국, 얼음낚시터는 이후에도 얼음 두께가 얇아져 도중에 중단했습니다. 이것저것 볼 것, 즐길 것이 많은 축제로 성장한 산천어축제라지만 아무래도 핵심은 얼음낚시입니다. 그런데 핵심 프로그램을 제대로 운영할 수 없게 된 상황에 닥친 것이고, 이는 흥행 참패로 이어졌습니다.

올해 축제는 모두가 다 아는 그 이유, 바로 코로나 19 여파로 열 생각도 못한 채 축제가 취소됐습니다.

2년째 제대로 된 산천어축제를 치르지 못하다 보니 주민과 지자체가 다가오는 내년, 2022년 1월 열릴 축제에 거는 기대는 더욱 컸습니다. 다소 축제를 축소시키더라도 왠만하면 축제를 치르겠다는 각오였습니다. 하지만 무서운 감염병의 기세는 사그라들 줄 몰랐고, 확진자 전파 우려 등 안전을 염려해 이달 6일 축제를 2년 연속 취소하겠다는 결정을 내립니다.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지만,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 지역경제 타격…수천억 원 피해 추산

축제장을 향할 예정인 산천어가 임시 수조에 있는 모습. 이 산천어들은 폐기되거나 가공 등으로 재활용될 예정이다.축제장을 향할 예정인 산천어가 임시 수조에 있는 모습. 이 산천어들은 폐기되거나 가공 등으로 재활용될 예정이다.

화천 산천어축제가 지역에 기여하는 직접 경제 유발효과만 1,300억 원에 달합니다. 축제 입장료, 축제장 프로그램 이용요금, 식당같은 지역 상점을 이용한 금액입니다. 축제가 열리는 23일 동안 인구 2만 4,000여 명의 조그만 고장에서 축제로 거둬들인 매출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준입니다.

참고로 강원도 화천군의 한해 예산은 올해 기준 3,600억여 원입니다. 축제를 하지 못하게 됐으니 이런 경제 유발효과는 당연히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와 함께 축제장 관리와 운영 등에 투입되는 단기 지역 일자리만 2,000개가 넘는데, 이 일자리 유발 효과도 없던 일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당장 눈 앞에 닥친 걱정거리가 있습니다. 바로 축제에 쓰일 예정이었던 산천어의 처리 문제입니다. 올해 초 화천군은 양어장들과 산천어 95톤을 넘겨받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산천어축제에 들어가는 산천어의 크기가 250g에서 300g 사이인 점을 생각하면 30만 마리가 훨씬 넘습니다. 화천군은 지난해에도 축제장에 투입 못한 산천어 77톤를 통조림으로 가공해 팔았습니다. 올해도 이런 방식으로 산천어를 소진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 겨울축제 줄줄이 취소…'내년을 기약'

코로나19의 가파른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많은 겨울축제가 취소되고 있습니다.

화천 산천어축제부터 동해안 시군에서 치러지는 각종 해넘이, 해맞이 축제, 태백산눈축제, 평창송어축제, 홍천강꽁꽁축제 등등....

주민들은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애써 웃습니다. 다만, 한 가지가 걱정된다고 입을 모읍니다. 언젠가 종식될 코로나 19 이후 이런 겨울축제와 '겨울여행 일번지 강원'라는 명성이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히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 화천 산천어축제 2년 연속 취소…‘산천어 없는 산천어의 고장’
    • 입력 2021-12-08 06:00:52
    취재K
2019년 1월 ‘화천 산천어축제장’. 당시 23일간 열린 산천어축제에는 18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강원도 화천군을 찾았다.2019년 1월 ‘화천 산천어축제장’. 당시 23일간 열린 산천어축제에는 18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강원도 화천군을 찾았다.

강원도 화천 산천어축제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겨울축제로 손꼽히는 대형 축제입니다. 강원도 화천지역에서 산천어축제는 지역의 관광자원을 넘어, 주민들의 자부심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19 여파로 산천어축제가 2년 연속 취소되면서 '산천어의 고장' 화천은 '산천어 없는 산천어 고장'으로 2년을 보내게 됐습니다.

■ "산천어축제는 강원도 화천군 '그 자체'입니다"

2003년부터 전방지역인 강원도 화천군에서 시작된 산천어축제는 개최 첫해 22만 명의 관광객이 찾았습니다. 첫 축제이고, 프로그램 역시 단순한 얼음낚시가 거의 다였던 점을 감안하면, 좋은 성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성공을 예감했던 화천군과 주민들은 점차 투자와 관심을 늘려가게 됩니다.

그 결과 2004년에는 첫해의 두배가 넘는 58만 명이 축제장을 찾았고, 이듬해인 2005년에는 방문객이 87만 명으로 늘더니 2006년 축제에 드디어 방문객 수 100만 명을 넘겼습니다. 그 이후 2019년에는 180만 명까지 방문객 수가 늘었고, 외국인 관광객 수도 10만 명을 넘겼습니다. 지역 최고의 관광자원이자 이제는 지역의 정체성이 돼 버린 축제로 성장을 거듭한 겁니다.

"산천어축제는 아무 것도 내세울 게 없었던 지역의 최고 자산이자, 그 자체죠" 화천지역 주민이나 공무원 모두 하나 같이 이렇게 산천어축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냅니다.

■ 3년째 제대로 못 열린 산천어축제

이렇게 '잘 나가던' 산천어축제는 2019년 말부터 생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했습니다.

2019년 12월 말부터 기온이 너무 올라 얼음이 제대로 얼지 않았던 겁니다. 여기에 비까지 내려 결빙작업에 방해를 받았습니다. 결국 애초 2020년 1월 4일 시작할 예정이던 축제도 3주가량 늦춘 1월 22일에 간신히 열게 됐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축제를 시작했지만 결국, 얼음낚시터는 이후에도 얼음 두께가 얇아져 도중에 중단했습니다. 이것저것 볼 것, 즐길 것이 많은 축제로 성장한 산천어축제라지만 아무래도 핵심은 얼음낚시입니다. 그런데 핵심 프로그램을 제대로 운영할 수 없게 된 상황에 닥친 것이고, 이는 흥행 참패로 이어졌습니다.

올해 축제는 모두가 다 아는 그 이유, 바로 코로나 19 여파로 열 생각도 못한 채 축제가 취소됐습니다.

2년째 제대로 된 산천어축제를 치르지 못하다 보니 주민과 지자체가 다가오는 내년, 2022년 1월 열릴 축제에 거는 기대는 더욱 컸습니다. 다소 축제를 축소시키더라도 왠만하면 축제를 치르겠다는 각오였습니다. 하지만 무서운 감염병의 기세는 사그라들 줄 몰랐고, 확진자 전파 우려 등 안전을 염려해 이달 6일 축제를 2년 연속 취소하겠다는 결정을 내립니다. 주민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지만,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 지역경제 타격…수천억 원 피해 추산

축제장을 향할 예정인 산천어가 임시 수조에 있는 모습. 이 산천어들은 폐기되거나 가공 등으로 재활용될 예정이다.축제장을 향할 예정인 산천어가 임시 수조에 있는 모습. 이 산천어들은 폐기되거나 가공 등으로 재활용될 예정이다.

화천 산천어축제가 지역에 기여하는 직접 경제 유발효과만 1,300억 원에 달합니다. 축제 입장료, 축제장 프로그램 이용요금, 식당같은 지역 상점을 이용한 금액입니다. 축제가 열리는 23일 동안 인구 2만 4,000여 명의 조그만 고장에서 축제로 거둬들인 매출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수준입니다.

참고로 강원도 화천군의 한해 예산은 올해 기준 3,600억여 원입니다. 축제를 하지 못하게 됐으니 이런 경제 유발효과는 당연히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와 함께 축제장 관리와 운영 등에 투입되는 단기 지역 일자리만 2,000개가 넘는데, 이 일자리 유발 효과도 없던 일이 됐습니다.

무엇보다 당장 눈 앞에 닥친 걱정거리가 있습니다. 바로 축제에 쓰일 예정이었던 산천어의 처리 문제입니다. 올해 초 화천군은 양어장들과 산천어 95톤을 넘겨받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산천어축제에 들어가는 산천어의 크기가 250g에서 300g 사이인 점을 생각하면 30만 마리가 훨씬 넘습니다. 화천군은 지난해에도 축제장에 투입 못한 산천어 77톤를 통조림으로 가공해 팔았습니다. 올해도 이런 방식으로 산천어를 소진시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 겨울축제 줄줄이 취소…'내년을 기약'

코로나19의 가파른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많은 겨울축제가 취소되고 있습니다.

화천 산천어축제부터 동해안 시군에서 치러지는 각종 해넘이, 해맞이 축제, 태백산눈축제, 평창송어축제, 홍천강꽁꽁축제 등등....

주민들은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며 애써 웃습니다. 다만, 한 가지가 걱정된다고 입을 모읍니다. 언젠가 종식될 코로나 19 이후 이런 겨울축제와 '겨울여행 일번지 강원'라는 명성이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히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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