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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외면 받는 무주 ‘농산물 공동수집장’…태반이 창고로
입력 2021.12.08 (07:29) 수정 2021.12.08 (08:27) 뉴스광장(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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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무주군이 고령이거나 영세한 농민들의 농산물을 직접 가져다 팔아주겠다며 '농산물 공동수집장'을 수십 개 마을에 지었는데요.

정작 농민들이 외면하면서 상당수가 창고로 전락했습니다.

이지현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랭지 배추를 주로 생산하는 무주의 한 산골 마을.

김장철을 맞아 마을 공동 작업장은 새벽부터 불을 켠 채 작업이 한창이지만, 바로 옆 농산물 공동수집장은 텅 비어있습니다.

주민들은 공동수집장을 제대로 사용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실효성이 없는 거예요. 저기다 갖다 놓고 물건을 낼 사람도 없고…."]

인근의 또 다른 농산물 공동수집장.

안으로 들어가보니 사용된 흔적조차 없는 농산물 출하통지서가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고령의 농민 30여 가구가 살고 있어 출하할 농산물이 없다보니 사실상 무용지물입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저거는 좀 낭비라고 생각해요. 마땅한 게 뭐가 있어야죠. 젊은 사람들이 있어서 농사를 지어야 저것도 활용이 되는데…."]

벼 포대를 쌓아둔 이 마을 수집장 역시 상황은 비슷합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거의 여기에선 저장 창고 정도로 밖에 못 써먹죠."]

2년 전부터 본격 조성된 무주 농산물 공동수집장.

무주군이 영세농과 고령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직접 받아 판매해주겠다며 6개 읍면지역, 62개 마을에 지었습니다.

예산은 15억여 원 들었는데, 이처럼 상당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해양/무주군의원/무주군 행정사무감사/지난달 19일 : "수집장이 완성이 되고 1년 정도 지난 곳을 보면 농가들이 갖다 놓을 게 없대요. 저기에다가…."]

무주군은 최근 자체 조사 결과 8개 마을에서만 실적이 미흡할 뿐 45개 마을은 보통, 9개 마을은 잘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는데, 취재 결과 우수 평가를 받은 마을에서도 방치된 수집장이 확인됐습니다.

['수집장 우수 평가' 마을 주민/음성변조 : "수집장은 사실 뭐 있기는 있어도 그냥 크게 활용을 못하고 있는 거죠."]

올해 기준으로, 2천여 농민이 참여해 농산물 187톤을 판매했다고 홍보했지만, 이는 무주지역 전체 농산물 판매량 2만 6천여 톤의 0.7% 불과합니다.

농산물수집장이 농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무주 6개 읍면에 이미 4개 농산물 산지유통센터가 있고, 농산물 생산 규모가 큰 마을들은 별도 저장 창고와 집하장이 마련돼있어 기능이 중복됩니다.

[□□마을 전 이장/음성변조 : "뭐 나올 게 있어야지. 이제 이웃 젊은 사람들이 나와서 이제 농협(산지유통센터)으로 그냥 싣고 가버리잖아."]

농민들은 또 공동수집장을 통해 농산물을 내면 출하 물량이 일시에 공판장으로 몰려 제값 받기가 힘들고, 사업을 대행하는 농협 등의 배만 불리는 꼴이라고 푸념합니다.

['수집장 우수 평가' 마을주민/음성변조 : "직거래 같은 거로 하면 괜찮은데, 그런 건 아니고 그냥 공판장으로 넘어가니까 가격이 너무 싸서 맞지를 않는 거지. 있어도 갖다 놓는 사람이 없죠."]

무주군은 그동안 홍보가 미흡했다며, 농산물 공동수집장의 여러 활용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무주군 공무원/음성변조 :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그래서 사업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도록 그렇게 해주는 게…."]

행정안전부의 적극 행정 우수 사례로도 선정됐던 농산물 공동수집장 사업.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개선 방안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이지현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김동균
  • 농민 외면 받는 무주 ‘농산물 공동수집장’…태반이 창고로
    • 입력 2021-12-08 07:29:56
    • 수정2021-12-08 08:27:09
    뉴스광장(전주)
[앵커]

무주군이 고령이거나 영세한 농민들의 농산물을 직접 가져다 팔아주겠다며 '농산물 공동수집장'을 수십 개 마을에 지었는데요.

정작 농민들이 외면하면서 상당수가 창고로 전락했습니다.

이지현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랭지 배추를 주로 생산하는 무주의 한 산골 마을.

김장철을 맞아 마을 공동 작업장은 새벽부터 불을 켠 채 작업이 한창이지만, 바로 옆 농산물 공동수집장은 텅 비어있습니다.

주민들은 공동수집장을 제대로 사용해 본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실효성이 없는 거예요. 저기다 갖다 놓고 물건을 낼 사람도 없고…."]

인근의 또 다른 농산물 공동수집장.

안으로 들어가보니 사용된 흔적조차 없는 농산물 출하통지서가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고령의 농민 30여 가구가 살고 있어 출하할 농산물이 없다보니 사실상 무용지물입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저거는 좀 낭비라고 생각해요. 마땅한 게 뭐가 있어야죠. 젊은 사람들이 있어서 농사를 지어야 저것도 활용이 되는데…."]

벼 포대를 쌓아둔 이 마을 수집장 역시 상황은 비슷합니다.

[△△마을 주민/음성변조 : "거의 여기에선 저장 창고 정도로 밖에 못 써먹죠."]

2년 전부터 본격 조성된 무주 농산물 공동수집장.

무주군이 영세농과 고령 농민들이 생산한 농산물을 직접 받아 판매해주겠다며 6개 읍면지역, 62개 마을에 지었습니다.

예산은 15억여 원 들었는데, 이처럼 상당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해양/무주군의원/무주군 행정사무감사/지난달 19일 : "수집장이 완성이 되고 1년 정도 지난 곳을 보면 농가들이 갖다 놓을 게 없대요. 저기에다가…."]

무주군은 최근 자체 조사 결과 8개 마을에서만 실적이 미흡할 뿐 45개 마을은 보통, 9개 마을은 잘 운영되고 있다고 밝혔는데, 취재 결과 우수 평가를 받은 마을에서도 방치된 수집장이 확인됐습니다.

['수집장 우수 평가' 마을 주민/음성변조 : "수집장은 사실 뭐 있기는 있어도 그냥 크게 활용을 못하고 있는 거죠."]

올해 기준으로, 2천여 농민이 참여해 농산물 187톤을 판매했다고 홍보했지만, 이는 무주지역 전체 농산물 판매량 2만 6천여 톤의 0.7% 불과합니다.

농산물수집장이 농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무주 6개 읍면에 이미 4개 농산물 산지유통센터가 있고, 농산물 생산 규모가 큰 마을들은 별도 저장 창고와 집하장이 마련돼있어 기능이 중복됩니다.

[□□마을 전 이장/음성변조 : "뭐 나올 게 있어야지. 이제 이웃 젊은 사람들이 나와서 이제 농협(산지유통센터)으로 그냥 싣고 가버리잖아."]

농민들은 또 공동수집장을 통해 농산물을 내면 출하 물량이 일시에 공판장으로 몰려 제값 받기가 힘들고, 사업을 대행하는 농협 등의 배만 불리는 꼴이라고 푸념합니다.

['수집장 우수 평가' 마을주민/음성변조 : "직거래 같은 거로 하면 괜찮은데, 그런 건 아니고 그냥 공판장으로 넘어가니까 가격이 너무 싸서 맞지를 않는 거지. 있어도 갖다 놓는 사람이 없죠."]

무주군은 그동안 홍보가 미흡했다며, 농산물 공동수집장의 여러 활용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무주군 공무원/음성변조 :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그래서 사업의 효과성을 높일 수 있도록 그렇게 해주는 게…."]

행정안전부의 적극 행정 우수 사례로도 선정됐던 농산물 공동수집장 사업. 본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개선 방안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KBS 뉴스 이지현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김동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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