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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명 중인 스페인 前 국왕, “전 연인 위협에 정보기관 동원”?
입력 2021.12.08 (09:00) 세계는 지금

이권 개입 논란과 사생활 문제로 사실상 망명 중인 후안 카를로스 1세 전 스페인 국왕 (위 사진 맨 왼쪽)이 새로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번에는 정보기관을 동원해 전 연인을 위협한 혐의로 소송이 제기된 것.

영국 가디언지(紙)에 따르면 카를로스 전 국왕과 한때 연인 관계였던 덴마크 사업가 코리나 추 자인 비트겐슈타인(독일 출신)은 영국 고등법원에 "정신적 고통과 불안, 굴욕 등의 피해를 보았다"며 카를로스 전 국왕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 헤어진 뒤에도 선물보내다 '위협'…왜?

비트겐슈타인 측 소장에 따르면 카를로스 전 국왕의 위협은 그가 왕위에서 물러나기 2년 전인 2012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비트겐슈타인은 회의를 위해 영국 런던을 방문했고 그사이 스페인 정보기관 요원들이 모나코에 있는 그의 아파트와 스위스에 있는 빌라에 침입했으며, 스위스 빌라에는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죽음에 관한 책을 놓고 갔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

또 당시 스페인 비밀 정보기관인 국가정보국(CNI) 국장이었던 펠릭스 산스 롤단 장군과 그의 동료들이 비트겐슈타인 자신과 아이들까지 위협했다는 주장도 내놨습니다.


2017년 6월에는 자신의 침실 창문에 구멍이 난 것을 발견하기도 했고, 2020년 4월에는 자신의 건물 폐쇄회로TV(CCTV) 카메라를 향해 총이 발사된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이 모든 것은 우선 비트겐슈타인의 일방적인 주장입니다.

두 사건 모두 당시 경찰에 신고됐지만, 누가 왜 이런 짓을 한 것인지 후속 수사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습니다.

단 비트겐슈타인의 주장 등을 통해 일부 짐작 해볼수 있는데, 카를로스 전 국왕이 연인 사이였을 때 선물한 미술품, 보석, 현금 등의 반환을 요구하는 것으로 봐서는 연인 관계였던 것을 보여주는 증거물을 없애려는 시도이거나 미련을 갖고 지내다 관계 재개가 어려워지자 이른바 옛 애인에 대한 '괴롭힘'을 작심한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법원에 제출된 일부 문서에 따르면 두 사람이 2004년에서 2009년 사이에 깊은 관계였으며, 심지어 헤어진 후에도 국왕이 그녀에게 선물 공세를 퍼부었다고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비트겐슈타인이 관계 회복을 거부하면서 모든 상황이 틀어지고 결국 사태가 악화했다고 언론들은 추측하고 있습니다.

■ 모든 혐의 부인…"공적 자격 행해진 것" 면책 특권까지 요구

카를로스 전 국왕 측 변호인단은 서면 변론을 통해 "관련 혐의들을 모두 강력히 부인한다"고 밝히면서 카를로스 전 국왕에 면책 특권이 적용돼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고 있습니다.

변호인단은 "원고가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하는 행위들은 (카를로스 전 국왕의) 공적인 자격으로 행해진 것들"이라며 "이런 혐의들이 폭력적이거나 불법적이더라도 국왕의 공식 권한에 속해있을 것"이라고까지 주장했습니다.

카를로스 전 국왕이 스페인 정보기관의 관리들이 움직이도록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가 왕이기 때문에 '면책 특권'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적인 주장인 것.

변호인 서면 답변을 해석해보자면, 혐의를 인정하지 않지만 설혹 그런 게 있었더라도 문제가 안 된다는 논리입니다. "만약에 국가정보기관의 수장, 정보기관의 요원 또는 계약자, 기타 '작전 요원'을 이용해 물리적, 디지털 감시를 수행했다고 하더라도 이 행위는 왕의 공식적인 권한에 속한 것"이란 취지입니다.


가디언에 따르면 변호인들은 또 카를로스 전 국왕이 스페인 왕가의 일원이자 스페인 헌법상 핵심 인물인 만큼 퇴위 후에도 면책특권은 계속 적용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비트겐슈타인 측은, 카를로스 전 국왕의 위협이 대부분 퇴임 후에 일어난 일인 만큼 우선 면책 특권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대부분 사적인 일이었다"고 맞받았습니다.

시기적으로 봤을 때 비트겐슈타인의 주장이 상당히 합리적이라고 언론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전 연인에 대한 위협은 2017년과 2020년 이뤄진 셈인데, 1975년부터 39년 동안 재임한 카를로스 전 국왕은 2014년에 아들에게 국왕 자리를 물려줬기 때문입니다.

그는 퇴임 후 자금 출처를 알 수 없는 신용카드를 사용한 의혹 등으로 스페인 세무 당국의 조사를 받았고,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고속철 수주사업을 도와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아 자금을 은닉한 혐의로 스페인과 스위스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카를로스 전 국왕은 각종 문제가 불거지자마자 스페인을 떠나 지난해 8월부터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망명 중인 스페인 前 국왕, “전 연인 위협에 정보기관 동원”?
    • 입력 2021-12-08 09:00:01
    세계는 지금

이권 개입 논란과 사생활 문제로 사실상 망명 중인 후안 카를로스 1세 전 스페인 국왕 (위 사진 맨 왼쪽)이 새로운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이번에는 정보기관을 동원해 전 연인을 위협한 혐의로 소송이 제기된 것.

영국 가디언지(紙)에 따르면 카를로스 전 국왕과 한때 연인 관계였던 덴마크 사업가 코리나 추 자인 비트겐슈타인(독일 출신)은 영국 고등법원에 "정신적 고통과 불안, 굴욕 등의 피해를 보았다"며 카를로스 전 국왕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 헤어진 뒤에도 선물보내다 '위협'…왜?

비트겐슈타인 측 소장에 따르면 카를로스 전 국왕의 위협은 그가 왕위에서 물러나기 2년 전인 2012년부터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당시 비트겐슈타인은 회의를 위해 영국 런던을 방문했고 그사이 스페인 정보기관 요원들이 모나코에 있는 그의 아파트와 스위스에 있는 빌라에 침입했으며, 스위스 빌라에는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빈의 죽음에 관한 책을 놓고 갔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

또 당시 스페인 비밀 정보기관인 국가정보국(CNI) 국장이었던 펠릭스 산스 롤단 장군과 그의 동료들이 비트겐슈타인 자신과 아이들까지 위협했다는 주장도 내놨습니다.


2017년 6월에는 자신의 침실 창문에 구멍이 난 것을 발견하기도 했고, 2020년 4월에는 자신의 건물 폐쇄회로TV(CCTV) 카메라를 향해 총이 발사된 것을 발견하기도 했다고 하는데, 이 모든 것은 우선 비트겐슈타인의 일방적인 주장입니다.

두 사건 모두 당시 경찰에 신고됐지만, 누가 왜 이런 짓을 한 것인지 후속 수사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진 것이 거의 없습니다.

단 비트겐슈타인의 주장 등을 통해 일부 짐작 해볼수 있는데, 카를로스 전 국왕이 연인 사이였을 때 선물한 미술품, 보석, 현금 등의 반환을 요구하는 것으로 봐서는 연인 관계였던 것을 보여주는 증거물을 없애려는 시도이거나 미련을 갖고 지내다 관계 재개가 어려워지자 이른바 옛 애인에 대한 '괴롭힘'을 작심한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법원에 제출된 일부 문서에 따르면 두 사람이 2004년에서 2009년 사이에 깊은 관계였으며, 심지어 헤어진 후에도 국왕이 그녀에게 선물 공세를 퍼부었다고 언론은 보도했습니다.

하지만 비트겐슈타인이 관계 회복을 거부하면서 모든 상황이 틀어지고 결국 사태가 악화했다고 언론들은 추측하고 있습니다.

■ 모든 혐의 부인…"공적 자격 행해진 것" 면책 특권까지 요구

카를로스 전 국왕 측 변호인단은 서면 변론을 통해 "관련 혐의들을 모두 강력히 부인한다"고 밝히면서 카를로스 전 국왕에 면책 특권이 적용돼야 한다고까지 주장하고 있습니다.

변호인단은 "원고가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하는 행위들은 (카를로스 전 국왕의) 공적인 자격으로 행해진 것들"이라며 "이런 혐의들이 폭력적이거나 불법적이더라도 국왕의 공식 권한에 속해있을 것"이라고까지 주장했습니다.

카를로스 전 국왕이 스페인 정보기관의 관리들이 움직이도록 설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가 왕이기 때문에 '면책 특권'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것이 핵심적인 주장인 것.

변호인 서면 답변을 해석해보자면, 혐의를 인정하지 않지만 설혹 그런 게 있었더라도 문제가 안 된다는 논리입니다. "만약에 국가정보기관의 수장, 정보기관의 요원 또는 계약자, 기타 '작전 요원'을 이용해 물리적, 디지털 감시를 수행했다고 하더라도 이 행위는 왕의 공식적인 권한에 속한 것"이란 취지입니다.


가디언에 따르면 변호인들은 또 카를로스 전 국왕이 스페인 왕가의 일원이자 스페인 헌법상 핵심 인물인 만큼 퇴위 후에도 면책특권은 계속 적용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비트겐슈타인 측은, 카를로스 전 국왕의 위협이 대부분 퇴임 후에 일어난 일인 만큼 우선 면책 특권이 적용되지 않는다며 "대부분 사적인 일이었다"고 맞받았습니다.

시기적으로 봤을 때 비트겐슈타인의 주장이 상당히 합리적이라고 언론은 분석하고 있습니다. 영국과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전 연인에 대한 위협은 2017년과 2020년 이뤄진 셈인데, 1975년부터 39년 동안 재임한 카를로스 전 국왕은 2014년에 아들에게 국왕 자리를 물려줬기 때문입니다.

그는 퇴임 후 자금 출처를 알 수 없는 신용카드를 사용한 의혹 등으로 스페인 세무 당국의 조사를 받았고,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고속철 수주사업을 도와주는 대가로 뇌물을 받아 자금을 은닉한 혐의로 스페인과 스위스 사법당국의 수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카를로스 전 국왕은 각종 문제가 불거지자마자 스페인을 떠나 지난해 8월부터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지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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